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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아 중성화 수술(OHE)

이번 포스팅에서는 동물병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수술 중 하나인 중성화 수술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중성화 수술을 안 하는 동물병원은 없지만, 오늘동물병원은 어떻게 중성화 수술을 하는지, 어떤 부분을 조금 더 세심하게 신경쓰는지에 대한 얘기입니다. (수컷 중성화 수술은 다른 포스팅에서 소개하도록 하고, 여기서는 암컷 중성화 수술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암컷의 중성화 시기는 보통 개와 고양이 모두 5개월령쯤을 기준으로 합니다. 암컷의 경우, 자궁축농증과 유선 종양을 예방하는 것이 중성화 수술의 가장 큰 목적이고, 이렇게 했을 경우 기대 수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새끼를 볼 게 아니라면 보호자분께 중성화 수술을 권유합니다. (중성화 수술의 시기와 관련된 포스팅은 이 링크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오늘동물병원에서 중성화 수술을 하는 환자는 보통 오전 중에 내원을 합니다. 수술 당일에는 (마취 중 구토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금식을 하게 됩니다. 마취 중에는 당연히 의식이 없고, 이 때 음식물을 토하게 되면 기도로 토사물이 넘어가면서 오연성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마취 전 최소 6시간 이상의 금식을 추천합니다. (대부분은 보호자분들의 혼동을 막기 위해 수술 전날 미리 전화를 드려서 자정이 지나면 사료를 치워주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내원하면 간단한 마취 전 검사(혈액을 이용한 CBC, 생화학 검사와 소변 검사)를 진행하고, 오전 중에는 수액을 맞습니다. 중성화를 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건강한 환자들이지만, 마취 전에 수액을 주는 이유는 사람에서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합니다. 1986년, 2004년, 2006년에 나온 논문을 비롯한 다수의 논문이 사람에서 수술을 할 때 수액을 주는 경우 메스꺼움과 구토를 줄이고, 통증과 진통제(opioid) 사용량을 줄이며, 회복을 빠르게 하고 환자의 만족도를 높인다고 말합니다. 이런 이유로 선택적인 수술(elective surgery)를 하는 환자들은 가급적이면 수술 전후로 수액을 맞고, 이 내용을 그대로 동물에서도 적용합니다.

오늘동물병원에서 중성화를 하는 아이들은 수액과 동시에 진통제도 함께 맞습니다. 이렇게 수액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약물(이 경우에는 진통제)을 주사하는 것을 CRI(Constant Rate Infusion)라고 합니다. 사용하는 약물은 강아지냐 고양이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수술을 하기 전부터 진통제를 줘서 환자의 통증을 줄이는 것을 고려합니다. 마취 전에는 세레니아라고 하는 주사도 맞습니다. 보통은 항구토제로 사용되지만, 별 부작용 없이 중성화 수술을 할 때 개와 고양이에서 마취제의 사용량을 줄여준다는 논문이 있어 오늘동물병원은 중성화 수술을 하는 경우 전처치제로 세레니아 주사를 맞습니다. 이렇게 하면 호흡 마취를 진행할 때, 호흡 마취제의 사용량을 조금 더 줄일 수 있습니다.

마취 전 검사 결과에서 이상이 없으면 수술을 진행합니다. 수술 전에는 수술 통증을 없애고, 마취 유도 시 마취제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과 NSAID를 이용해 진통을 2중, 3중으로 진행합니다. 기존에 CRI로 주사되는 진통제에 추가로 진통제 2개를 더 더하는 거죠. 수술은 배의 정중앙에서 피부를 절개하는 정중절개 방법을 사용합니다.

개는 그런 경우가 없지만, 고양이의 경우, 중성화 수술을 할 때는 2가지 방법 중 하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배의 정중앙에서 절개하는 정중절개 방법이 있고, 옆구리에서 피부를 절개하는 옆구리 절개 방법이 있습니다. 둘 중 어떤 방법이 더 우월하다는 에비던스는 없습니다. 2019년 JFMS에 올라온 논문을 보면, 수술 후 1시간째에는 옆구리 절개를 한 그룹이 더 통증이 심했고, 퇴원을 할 때도 통증은 옆구리 절개 그룹이 더 심했습니다. 반면 퇴원을 할 때 수술 부위는 정중절개를 한 그룹이 조금 더 부어있었습니다. 수술 후 3일차에는 반대로 정중절개를 한 그룹이 통증이 더 심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논문은 둘 중에 어떤 특정 수술 방법이 더 우월한 것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수술 부위는 대략 1cm가 조금 안되는 정도로 그리 크지 않습니다. 절개 부위를 크게 하지 않음으로 회복 시기를 앞당기고 통증을 줄이기 위함입니다. 수술 중에 난소와 자궁을 절제할 때는 전기를 이용해 수술 부위를 소작 리가슈어라는 장비를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봉합사를 이용해 혈관을 묶는 것보다 리가슈어를 이용하면 전기를 이용해 혈관을 소작(electorcautery)하기 때문에 훨씬 더 안전하고 빠르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리가슈어가 있으면, 마취 시간을 단축하고, 혈관 결찰 실수로 배 속에서 지혈이 제대로 안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수술이 다 끝나면 피부 절개 부위에는 국소 마취제를 사용해 다시 한 번 진통을 위한 처치를 합니다. 수액으로 들어가는 진통제와 마약성 진통제, NSAID 진통제, 국소마취까지 해서 아이가 아프지 않게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이렇게 한가지 방법이 아니라 여러가지 복합적인 방법으로 진통을 하는 걸 multimodal analgesia라고 하는데, 최신 수의학은 이렇게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진통을 하는 것을 스탠다드로 봅니다. 이렇게 multimodal analgesia를 사용하면 아이들이 덜 아파하는 것도 있지만, 마취제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마취도 훨씬 더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오늘동물병원은 봉합사 제거를 위한 재내원의 필요성을 없애기 위해서 녹는 실(흡수성 봉합사)을 이용해 수술 부위를 피부 안쪽에서 봉합합니다(intradermal suture). 이렇게 봉합하는 경우 수술 부위에 특이사항이 없다면 병원을 다시 오지 않아도 되고, 봉합사가 피부를 뚫고 지나가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이쁘고 깔끔하게 아뭅니다. 위 사진에 나온 고양이의 수술 후 일주일째 사진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수술 때문에 다시 온 건 아니고, 다른 일 때문에 병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수술이 끝난 환자는 다시 입원실로 옮겨져 진통제가 들어간 수액을 맞습니다. 마취 사고가 가장 나기 쉬운 때가 마취에서 깰 때와 마취 후 2~3시간 정도라는 점을 고려해서 환자가 완전히 회복하는 것을 병원에서 확인한 후, 저녁 6시가 넘어 퇴원을 합니다. 집에서는 병원에서 처방받아가는 진통제를 먹여서 수술이 끝난 환자가 아파하지 않도록 합니다. 수술 부위 확인을 어려워하시는 보호자분들을 위해서 환자의 수술 부위 사진을 찍어서 병원 카카오톡 채널로 보내주시면 병원에 내원하지 않고, 사진을 통해 수술 부위를 평가합니다.

동물병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수술 중 하나라는 이유로 타성에 젖어 소홀해지기 쉽지만, 환자에게는 평생 하는 단 한 번의 수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견생(혹은 묘생) 최대의 시련이 될 수도 있는 수술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덜 아프고, 어떻게든 덜 스트레스 받을 수 있도록 조금 번거롭더라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진통을 하고, 최대한 안전하게 마취를 진행하려고 노력합니다. 병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수술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가장 잘하려고 노력하는 수술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다른 병원에서) 중성화 수술을 하고 나서 아이가 병원만 가면 예민해지고, 겁을 먹는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적어도 오늘동물병원에서 수술을 한 아이들은 그렇게 되지 않게 하려고 최선을 다 합니다. 중성화 수술은 어떻게 보면 보호자분과 환자, 그리고 동물병원이 맺는 관계의 첫 단추 같은 것입니다. 첫번째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 두번째, 세번째 단추도 잘못 끼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동물병원은 환자와 보호자분 모두에게 중성화 수술이 매끄러운 경험이 되도록 하고, 두번째 세번째 단추도 잘 끼울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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