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팅은 강아지 환자의 수술 사진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피가 나는 상처를 잘 보지 못하시는 분들은 보지 말아주세요.
강아지와 고양이도 성형 수술을 합니다. 사람처럼 더 이쁘고, 잘생겨지기 위한 수술은 아니지만, 일전의 안검 내반 케이스처럼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교정하기 위해서 성형 수술을 합니다. 이번에는 그런 성형 수술 중에 하나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강아지의 외음부 성형 수술에 대한 얘기입니다.
환자는 3살의 중성화한 암컷 비숑으로 처음 오늘동물병원을 찾았을 때부터 어렸을 적 방광염을 자주 앓았다는 히스토리가 있었습니다. 방광염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항생제를 굉장히 길게 먹기도 했고, 소변 배양 검사도 했었는데, 계속해서 재발을 한다는 얘길 보호자분께서 하셨습니다. 처음 내원했을 때는 예방 접종 때문에 왔었고, 방광염 증상을 보이고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방광염에 대한 자세한 상담을 드리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방광염이 지속적으로 재발하는 환자들은 보통 방광염을 재발시키는 원인을 찾아서 교정을 해줘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외음부의 피부 접힘증입니다. 외음부의 피부가 접혀서 통기가 잘 안되고, 짖무르면서 지속적으로 외음부에 세균성 피부염이 생기면, 피부에 있는 세균이 요도를 타고 올라가 방광에서 세균성 방광염을 유발하곤 합니다. 실제로 첫 내원 당시 환자의 외음부 모습은 아래 사진과 같았습니다.
털 때문인 것도 있지만, 외음부가 거의 보이지 않고, 손으로 외음부 위쪽의 피부를 당겨줘야 외음부가 보이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첫 내원 시에 보호자분에게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방광염의 재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당장 방광염이 있는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에 보호자분께서 수술 결정을 바로 내리지는 않으셨고, 피부 염증을 관리하면서 좀 더 지켜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수술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면 외음부의 위생을 최대한 잘 관리하는게 필요합니다. 세균성 피부염 관리를 위해서 소독약으로 피부 소독을 자주 해주셔야 하고, 짓무르지 않도록 베이비 파우더 같은 것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론 계속해서 유지 관리를 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피부염 자체가 완전히 해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게 몇 달 정도를 잘 지내다가, 어느 날 아이가 혈뇨를 본다며 보호자분께서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주셨습니다. 세균성 방광염이 가장 먼저 의심됐지만, 혹시나 뜬금없이 결석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어 방광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환자의 소변 사진과 방광 초음파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광 내에 결석은 확인되지 않았고, 심한 슬러지(아마도 혈액과 염증물질)가 방광 내에서 확인됐습니다. 방광염에 의한 혈뇨를 본다고 판단하고, 방광염 치료를 위해 약을 처방했습니다.
강아지의 방광염은 (대부분이 특발성으로 항생제를 필요로 하지 않는 고양이와 달리) 대부분 세균성 방광염이기 때문에 항생제를 필요로 합니다. 이런 강아지(혹은 고양이)의 감염성 요로계 질환(UTI, Urinary Tract Infection)에 관해서 어떻게 치료를 해야하는가는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ISCAID(International Society for Companion Animal Infectious Diseases)에서 2019년 Veterinary Journal에 발행한 가이드라인입니다.
ISCAID는 세균성 방광염을 치료할 때, 처음 써야 하는 항생제는 어떤 것이 추천되는지,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항생제를 먹여야 하는지, 재발하는 경우 어떤 방법들을 시도해볼 수 있는지에 대해 에비던스를 기반으로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몇 가지 포인트를 짚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단순 방광염(Sporadic bacterial cystitis)의 경우, 이상적으로는 소변 검사를 해서 염증을 확인하고, 세균 배양을 해서 세균이 있다는 걸 확인하는 걸 추천합니다만, 첫 발증이고, 단순 방광염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별도의 진단 검사 없이 아목시실린이나 세팔렉신 같은 항생제를 경험적으로 처방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임상 증상이 사라져도 완전히 세균을 없얘야 한다면서, 3-4주씩 길게 항생제를 처방하곤 했지만, 요즘엔 3-5일 정도면 충분하다고 보고, 치료 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걸 추천합니다. 보통 항생제를 먹으면 48시간 이내에 임상 증상이 사라집니다. 이렇게 임상 증상이 사라지면, 예전에는 다시 방광 초음파를 보거나, 소변 검사를 해서 완치가 됐는지 확인하곤 했지만, 최근에는 추가 검사 없이 그걸로 치료를 종료합니다.
이 환자는 단순 방광염이라고 보긴 좀 어려웠지만, 방광염이 재발하는 원인이 명확했던 편이라 방광염 자체는 단순 방광염에 준해서 치료했습니다. 항생제를 먹고 금방 임상 증상이 사라졌지만, 몇 주 후 다시 방광염이 재발해서 다시 병원을 찾았고, 결국 보호자분께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보시고, 수술을 해주기로 하셨습니다.
외음부 성형술은 늘어진 피부를 제거하고, 피부를 당겨서 봉합하며 접힌 피부를 펴주는 수술입니다. 피부를 제거하고 봉합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위험한 수술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외음부 주변의 피부를 제거할 뿐 요도 근처를 직접 건드리는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수술 합병증도 상대적으로 거의 없는 수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환자의 수술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사진을 보면 외음부가 아예 피부에 파묻혀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마커펜으로 표시된 부분의 피부를 제거하고, 봉합을 해서 피부를 펴줍니다. 마지막 사진을 보면 파묻혀 있던 외음부가 잘 보이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두면 외음부의 피부 사이에 있는 세균성 피부염이 해소되면서 방광염이 재발할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2주 후, 봉합을 제거한 이후의 환자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외음부가 잘 튀어나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광염에서 시작했지만, 성형 수술을 해야 근본적인 해결을 할 수 있는 겁니다. 반복적인 방광염으로 인한 잦은 항생제 처방은 항생제 내성균을 유발할 수 있고, 그래서 항생제를 쓰면서 그때그때 땜빵식의 치료를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환자도 처음에는 왜 방광염이 계속 터지는지에 대해 보호자분께서 의아해하셨는데, 피부 접힘증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에 이해를 충분히 하시고 수술을 결정하셨습니다. 수술 후의 모습에 대해 원래 아이들 외음부가 이렇게 생겼냐며 놀라워하시기도 하셨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