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세포종에 관해서는 강아지 고양이 모두 꽤나 여러번 블로그 포스팅으로 다뤘습니다만, 이번에는 비만세포종을 치료하고자 할 때 시도해보는 진단 검사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서 기존에 언급하지 않았던 내용을 써볼까 합니다. 비만세포종은 비장이나 간 같은 원거리 장기로 전이가 되기도 하지만, 통상 가까운 림프절로 전이가 되는 경우가 가장 흔한데, 이 때 처음으로 종양이 전이되는 림프절을 감시림프절(영어로는 Sentinel lymph node라고 합니다)이라고 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이 감시림프절을 어떻게 확인하고, 어떻게 치료 계획에 포함시키는지에 관한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악성 종양인 비만세포종의 “전이”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고양이 얘기는 아니고, 강아지 비만세포종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이전에 강아지 비만세포종에 대한 포스팅을 하면서 비만세포종 환자에서 CT의 무쓸모함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종양이 이미 전이가 됐는지 아닌지를 아는 것을 staging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악성 종양을 staging하고자 할 때 꽤나 유용한 수단이 CT입니다. 몇몇 종양을 제외하면 상당히 많은 악성 종양에서 다른 장기로의 전이를 확인해주는데 CT만한 진단 검사가 없죠. 하지만 CT가 무쓸모한 종양이 몇 가지 있는데, 대표적인 종양 중에 하나가 비만세포종입니다. 이전에 소개했던 논문을 한 번 더 재인용해보죠. 해당 논문은 2019년 VRU(Veterinary Radiology & Ultrasound)에 올라온 Jonathan Hughes의 논문으로 CT가 비만세포종의 스테이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더라는 얘기를 하는 논문입니다.
블로그에서 이 논문을 소개한 이후로 최근(23년 11월)에 VCO(Veterinary and Comparative Oncology)에서 비슷한 논문이 하나 더 나왔는데, 여기서도 똑같은 얘기를 합니다. CT를 이용해 림프절 전이를 확인하고자 할 때, CT가 그리 유용한 수단이 아니라고요. (CT만으로 전이 평가를 하지 말라는 얘길 하죠.) (간혹 비만세포종 상담을 왔는데, 이미 CT까지 다 찍고 온 보호자분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만, 거기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그럼 다른 장기에 전이가 됐는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 어떤 검사가 가장 추천되는 걸까요? 비장이나 간에 전이가 의심되는 케이스라면 세포학 검사(=FNA, 세침 흡인 검사)가 가장 추천이 되고, 림프절의 경우라면 조직 검사가 가장 추천이 됩니다. 문제는 어떤 림프절에 전이가 될 것인가를 알기가 쉽지 않다는 부분입니다.
비만세포종이 몸 어딘가에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전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림프절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검사가 감시림프절 검사(Sentinel lymph node mapping)입니다. 감시림프절이란 암세포가 가장 먼저 전이되는 림프절을 얘기합니다. 보통 종양에서 제일 가까운 림프절이 전이가 가장 먼저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종양의 전이가 첫빠따로 이루어지는) 감시림프절을 확인하고, 그 림프절을 제거해서 조직검사를 하면 staging을 명확하게 할 수 있죠. 또한 비만세포종은 림프절 전이가 있을 때, 전이된 림프절을 제거하는 것이 조금 더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감시림프절이 어떤 림프절인지 알고 제거한다는 건 어떤 면에서는 예후를 좋게 만들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감시림프절 검사(sentinel lymph node mapping)를 한 케이스를 직접 살펴보죠. 환자는 7살의 비숑으로 피부에 종양이 생긴 건 대략 1년 정도 전이었는데, 다른 병원에서 지방종인 것 같다는 얘길 들으시고 별다른 치료 없이 그냥 두셨다가, 최근에 아이가 종양이 생긴 부분을 간지러워하는 모습에 또 다른 병원을 가셨고, 거기서 비만세포종이라는 진단을 받은 경우였습니다. 오늘동물병원에는 어떻게 치료를 해야하는가를 상담받고 수술을 하기 위해서 찾아주셨죠. 종양의 위치는 몸통과 뒷다리가 맞닿는 부분쯤이었습니다.
종양을 가지고 있는 상태로 1년 정도를 버텼다면 Grade가 높은 비만세포종이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꽤 오랜 시간 종양을 몸에 달고 있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간이나 비장, 혹은 림프절로 전이가 되지 않았는지 staging이 중요한 환자였죠. 이 환자에서 CT를 찍는 건 앞서 얘기했듯, 비용만 많이 나오고 그다지 소용이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호자분과 상의 후, 환자는 감시림프절 검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수의사들이 감시 림프절 검사가, 하기 어려운, 특별한 장비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검사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2023년 5월 VCO에 올라온 논문을 보면, 일반적인 동물병원에서 어떻게 감시 림프절 검사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주죠.
환자를 살짝 진정시켜놓은 상태로 종양 주변에 조영제를 주사하고, (소화기 조영 검사를 하는 것처럼) 시간 텀을 두고 연달아 방사선 사진을 찍습니다. 이 때 사용하는 조영제는 흔히 사용하는 옴니팍 같은 건 아니고, 이오메프롤이라는 수용성 조영제를 사용합니다.
이렇게 조영제를 종양 주변에 주사하고 나면, 어떻게 될까요? 종양에서 가장 먼저 림프액이 흘러들어가는 림프절(=감시림프절)로 조영제가 조금씩 같이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시간순서대로 연달아 방사선 사진을 찍으면 이렇게 보이죠.
가느다란 실같은 림프관을 따라서 조영제가 흘러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강아지의 몸에 림프절이 어디 있는지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니, 저렇게 허벅지 안쪽으로 흘러들어가는 조영제 라인을 보면서 이 환자의 비만세포종에서 감시림프절은 우측 서혜부 림프절(inguinal lymph node)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걸 알고 나면, 그 다음 단계는 이 림프절을 세침 검사(FNA)해서 비만세포종의 전이가 이미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거나, 혹은 종양을 제거할 때 림프절도 같이 제거를 해서 조직 검사를 의뢰하는 식으로 전이 평가를 하게 됩니다. 이 환자 같은 경우는 체표 림프절이 감시 림프절로 확인이 된 케이스라 보호자분과 상의 후에 수술할 때 같이 제거하는 식으로 평가해보기로 했죠. 제거가 어렵지 않은 림프절이 감시림프절로 확인되면, 보통은 세포학 검사보다는 조직 검사를 하는 걸 더 추천드립니다. 이는 세포학 검사보다 조직 검사가 더 정확하기 때문인데, 근거 자료는 꽤나 여러 논문이 있지만, 대표적인 논문으로는 2020년 Veterinary Surgery에 올라온 논문이 있습니다.
논문에는 꽤나 재밌는 얘기가 둘이나 나오는데, 첫번째는 감시림프절이 가장 가까운 림프절(locoregional lymph node)과 다른 경우가 18 케이스 중에 5 케이스나 있었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세포학 검사로는 20개 중에 1개에서 전이가 확인됐지만, 조직 검사에서는 20개 중에 9개에서 전이가 확인됐다는 얘기입니다. 첫번째 결론이 감시림프절 검사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거라면, 두번째 결론은 전이 평가에서 세포학 검사보다 조직 검사가 더 우월하다는 얘기를 알려줍니다.
물론 이런 내용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늘 감시림프절의 전이 평가를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감시림프절 검사(sentinel lymph node mapping)가 알려주는 건 그냥 첫빠따로 전이되는 림프절이 어디냐…까지만 알려줍니다. 이 첫빠따 림프절이 접근이 어려운 복강 내 림프절이라면 세포학 검사나 생검 여부를 결정하기가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예컨대 복강 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확인되는 요추하 림프절(medial iliac lymph node)이 감시림프절로 확인이 된다면, 주변으로 아주 커다란 혈관(대동맥과 후대정맥)들이 지나다니니 섣부르게 림프절 생검 수술 결정을 하거나, 세포학 검사를 선택하기가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피부의 비만세포종을 떼는 것보다 림프절을 떼는 게 더 큰 일이 되어버리니까요.)
어쨌든 이 환자의 경우에는 다행히 체표림프절이 감시림프절로 확인됐고, 수술을 하면서 이 림프절을 같이 제거했습니다. 환자의 수술 사진은 이렇습니다.
이렇게 제거한 비만세포종과 감시림프절은 조직 검사를 의뢰합니다. 환자의 조직 검사 결과를 중요한 부분만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INTERPRETATION:
Site 1: Haired skin (right flank region): Mast cell tumor, Grade II (Patnaik)/Low Grade (Kiupel)
Mitotic count: 0 per 10 400x fields
Margins: The mass does not appear to extend to the deep or lateral surgical margins reviewed histologically and grossly (4.5mm and 22 mm away, respectively). There is a layer of myocytes and adipose between deep borders of the mass and deep surgical margins. Excision appears complete.
Vascular invasion: There is no definitive evidence of lymphovascular invasion in the sections of tissue
reviewed histologically.
Site 2: Lymph node: Favor metastasis (see comments)
COMMENTS:
Sites 1 and 2:
The sections of cutaneous mast cell tumor which are graded using the current grading systems grade the sections of this in grade II/low grade; however, there was evidence of suspect early lymph node metastasis which may suggest that this is a more aggressive cutaneous mast cell tumor than what sections reviewed grade as. But because these are derived from a low grade tumor in the skin, neoplastic mast cells draining to nodes could potentially have no more proliferative potential than draining non-neoplastic mast cells. In this context they may be of little clinical significance in the node, other than as an indicator of mast cells in tissues draining to the node. Consideration of the prognostic panel listed below is recommended to fully and better characterize the exact behavior of this particular cutaneous mast cell tumor is listed below.
IDEXX 조직 검사 결과
(비만세포종의 조직검사 결과지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는 이전 포스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일단 피부에 생긴 비만세포종 자체는 Low grade로 확인이 됐고, 종양의 제거도 깔끔하게 잘 된 것 같다는 얘기를 해주죠(Clean margin, low grade라는 얘기). 다만 함께 보낸 감시림프절에서는 전이가 의심된다는 얘길 합니다. 원발 종양 자체가 low grade고, mitotic count도 0이라서 전이가 확실하게 맞는지 아닌지 자기도 잘 모르겠지만, 초기 림프절 전이로 볼만한 소인이 조직 검사 상에서 확인된다는 얘기를 하죠. (조직 검사에서 이렇게 애매한 소리 할 때가 제일 짜증이 납니다)
종양이 전이가 됐다면, low grade라 하더라도 수술 이후에 항암 치료가 권고되기 때문에 림프절 전이 여부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인데, 이렇게 애매한 얘기가 나오는 바람에 보호자분과 상의 후, 이 환자는 비만세포종의 예후 패널 검사를 추가적으로 했습니다. 예후 패널 검사에서 안좋은 요인이 확인되면, 원발 종양이 공격적으로 전이될만한 종양일 가능성이 높으니 항암 치료를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기로 한 거죠. 환자의 예후 패널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RESULTS, BLOCK A:
C-Kit PCR 8 K9: Negative
C-Kit PCR 11 K9: Negative
Canine mast cell tumors that are positive for the activating duplication mutation in exon 11 of c- Kit have shown a significantly shorter disease-free interval and survival time compared to mast cell tumors without a c-Kit mutation. However, tumors with such mutations have been shown to respond favorably to therapy with tyrosine kinase inhibitors.
Canine mast cell tumors that are positive for the activating duplication mutation in exon 8 of c-Kit do not have a more aggressive biological behavior. Tumors with such mutations are likely to respond favorably to therapy with tyrosine kinase inhibitors.
Rarely, PCR for activating duplication mutations in one or both exons fail. If results are reported as QNS (quantity not sufficient), DNA was not present in sufficient amounts within submitted sections to evaluate for potential mutation of the c-Kit gene. If results are reported as inhibited, lack of DNA amplification, due to the presence of inhibiting substances in the sample, impaired evaluation for potential mutation of the c-Kit gene.
A comprehensive description of the Mast Cell Tumor Prognostic Panels (MCT-PPs) and interpretation of the results can be found in the most recent edition of the Mast Cell Tumor Diagnostic Update, available at the following address: www.idexx.com/mct.
RESULTS, BLOCK A:
KIT Pattern: 2
Ki67: 6
AgNORs/cell: 2.2
AgNOR x Ki67: 13.2
COMMENTS:
Correlation between expression of the KIT receptor and the histologic grade of canine mast cell tumors has been made based on the expression pattern of the KIT protein. Mast cell tumors with KIT pattern 1 have not been associated with a poor prognosis. Dogs with KIT patterns 2 and 3 may have a lower disease-free survival time and overall survival time compared to those with expression pattern 1. In one study, 30% of dogs with KIT pattern 3 were dead within 6 months and 20% of dogs with pattern 2 were dead within 10 months. However, mast cell tumors with aberrant KIT expression (patterns 2 and 3) will most likely respond to tyrosine kinase inhibitor drugs.
Mast cell tumors that have a high proliferation activity have been associated with a significantly worse prognosis and decreased survival times. In studies comparing proliferation indices to survival time, the strongest statistical association with decreased survival time was seen in tumors with AgNOR x Ki67 indices greater than 54, but there was also an association between decreased survival time and tumors with greater than 23 Ki67 positive nuclei per grid. Mast cell tumors with AgNOR x Ki67 indices of less than or equal to 54 and less than or equal to 23 Ki67 positive nuclei per grid were not associated with a poor prognosis.
IDEXX MCT prognostic panel
c-kit mutation은 음성이었고, 증식 표지자인 AgNOR x Ki67는 54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에는 KIT pattern이 2로 확인이 됐습니다. 증식 표지자가 높게 나오거나, c-kit mutation이 있거나, 혹은 KIT pattern이 2나3으로 나오면 low grade더라도 항암 치료가 권고가 될 수 있습니다. 통상 low grade에 clean margin이면 예후 패널 자체를 보지 않고 수술만으로 치료를 종료하지만, 이 환자의 경우는 감시림프절 생검이 예후 패널까지 검사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줬고, 실제 종양의 공격성을 예후 패널을 통해 판단해서 병리학자의 “favor metastasis”라는 모호한 말을 전이라고 보고 전신 항암제 치료까지 진행할 수 있게 만들어준거죠.
이렇게 감시림프절을 알고 비만세포종의 치료를 진행하면, 이 케이스에서 보듯 항암 치료를 해야하는지 알려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그 외에도 한가지 장점이 더 있습니다. Staging을 명확하게 해서 종양의 전이 여부를 칼같이 알려준다는 건 진단 측면에서의 장점입니다만, 이렇게 전이된 림프절을 제거하게 되면, 림프절 제거 자체가 치료 목적으로 환자의 예후를 좋게 만드는 데에도 장점을 갖습니다. 이는 전이된 림프절을 제거해서 종양이 환자에게 주는 부담(tumor burden)을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비만세포종 환자는 전이가 됐다고 수술을 안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전이된 림프절까지 제거를 해야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려주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러니 감시림프절 생검을 하면, 진단과 치료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게 되는 셈이죠.
케이스의 환자는 이런 과정을 거쳐, 피부에 생긴 원발 비만세포종과 감시림프절로 확인된 서혜부 림프절 제거했고, 예후 패널 결과와 림프절 조직 검사 결과를 통해서 항암 치료까지 진행했습니다. 6개월 정도 팔라디아를 복용했고, 현재는 종양의 재발이 확인되지 않아 항암 치료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환자에게 생긴 종양 자체가 아주 공격적이지는 않았다는 점도 한몫했겠지만, 비만세포종이 보통 예후가 불량한 종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항암 치료까지 중단할 수 있었다는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죠.
감시림프절 검사는 엄청난 의료 장비(예컨대 CT)가 필요한 검사는 아닙니다만, 하는 병원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하면 된다는 걸 모르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비만세포종에 대한 수의사의 충분한 공부 없이 접근하면 통상적인 다른 종양에 대해 접근하듯 CT부터 찍고 보니까 나중에는 정작 필요한 검사를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오늘동물병원 자랑이지만) 환자에게 제일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마음과, 그걸 어떻게 쉽고 접근성 있게 의료 서비스로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보호자분께 권할 수 있는 검사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