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강아지와 고양이의 특발성 발작에 관한 케이스 글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작년 6월에 포스팅을 했었는데, 그 케이스에 있는 환자는 지금도 잘 관리가 되고 있습니다) 당시 포스팅에서 소개한 환자는 고양이였고, 이미 다른 병원에서 특발성 발작으로 진단을 받고 온 환자였기에 발작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관해 좀 더 초점을 맞춘 글을 썼는데, 이번에는 강이지 환자에서 진단부터 관리까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좀 더 자세하게 써볼까 합니다.

환자는 6살의 중성화한 수컷, 셔틀랜드 쉽독으로 원래 발작이 한 달에 1-2번 정도 있었는데, 최근 들어 발작이 잦아진 듯한 느낌이 든다며 내원하셨습니다. 최근 1주일 사이에는 거의 매일 발작을 하고 있는 것 같고,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가면 그 사이에 발작을 했는지 바닥에 소변을 싼 흔적이 꽤 있다는 얘길 하셨습니다.

보호자분께서 이렇게 발작을 하는 것 같다고 하시면, 수의사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정말 발작이었나’라는 질문입니다. 보호자분들께서 종종 기절하는 증상(실신)을 발작이랑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어느 정도 시간이나 증상이 지속됐는지, 환자가 의식이 있었는지, 몸이 축 늘어졌는지, 강직됐는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전조 증상 같은 게 있었는지 등을 여쭤봅니다. 가장 확실한 건 보호자분께서 동영상을 촬영해오셔서 수의사에게 보여주시는 것이지만, 보통 발작을 처음 경험하시는 경우에는 아이가 걱정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서 동영상 촬영할 생각을 잘 못하십니다(보통 아이를 안아주시거나, 마사지를 해주느라 영상 촬영을 못하시는데, 발작이나 실신에는 마사지가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영상 촬영을 해서 수의사에게 증상을 정확하게 보여주시는 게 더 낫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에는 히스토리나 나이, 보호자분이 묘사하시는 증상의 모습이 발작과 일치한다고 판단됐고, 실신 대신 발작 쪽으로 접근을 시작했습니다. (실신의 경우에는 심장 쪽으로 진단 검사가 진행되지만, 발작은 신경계 쪽으로 진단 검사가 진행됩니다)

발작은 원인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 반응성 발작(Reactiive seizure)

– 구조적 발작(Structural seizure)

– 특발성 발작(Idiopathic epilepsy)

반응성 발작(reactive seizure)는 전신적인 대사 질환에 의해 발작이 나타나는 걸 얘기합니다. 대표적인 게 간부전으로 인해 간성 뇌증이 오거나, 저혈당으로 인해 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저 질환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보통 혈액 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합니다. 혈당이 낮거나 혈액의 암모니아 수치가 높지는 않은지 확인해보는 거죠.

구조적 발작(structural seizure)는 말그대로 대뇌에 무언가 문제가 생긴 걸 얘기합니다. 종양이나 염증, 외상 등 구조적인 문제가 뇌에 생기는 걸 얘기하죠. 진단은 MRI를 이용합니다. MRI 촬영을 하면 대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죠.

마지막은 특발성 발작(idiopathic epilepsy)입니다. 특발성이라는 말 자체가 “원인을 잘 모른다”는 뜻입니다. 이런저런 진단 검사를 해봤는데, 원인이 명확하지 않을 때 특발성 발작이라고 얘기하죠. 특발성 발작은 다시 세분화하면 유전적인 원인에 의한 것과 정말 원인을 전혀 모르는 것으로 구분을 합니다(이 둘의 치료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현재 특발성 발작 유전 요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품종은 라고토 로마그놀로라는 품종으로 이 품종은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어서 어릴 때 발작을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품종인지는 모르겠네요(전 진료를 보면서 한 번도 본 적은 없습니다)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품종 전체에서 특발성 발작을 하는 개체가 많으면 유전성 간질(genetic epilepsy)이 의심되는 품종이라고 얘기하는데, 그 중에 국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품종으로는 이 케이스에서 얘기하는 셔틀랜드 쉽독, 비슷하게 생긴 보더 콜리, 비글, 닥스훈트, 잉글리쉬 스파니엘, 저먼 셰퍼드, 골든 리트리버, 스탠다드 푸들 같은 품종들이 있습니다. 품종 전체에서 2% 이상의 특발성 발작 환자가 있다면, 이렇게 유전성 간질의 의심되는(suspected genetic epilepsy) 품종이라고 얘기합니다.

어쨌든 모든 발작 환자는 이 구분법(반응성, 구조적, 특발성 발작)을 토대로 왜 발작을 하는가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건 신경계 검사입니다. 신경계 검사는 신체 검사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신경계 검사를 한 후, 반응성 발작(reactive seizure)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진행합니다. 혈액 검사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그 다음 의심하는 건 구조적 발작(structural seizrue)입니다.

구조적 발작의 경우 확인을 위해서는 MRI 촬영이 필요한데, 강아지의 경우, 나이를 토대로 MRI 촬영을 하지 않고, 구조적 발작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기가 있습니다. 보통 1살 미만 혹은 5살 이상에서 처음 발작이 시작됐다는 히스토리가 있으면 구조적 발작 가능성이 꽤 있기 때문에 MRI 촬영까지 필요하지만, 특발성 발작 자체가 1-5살 사이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감안해서 1-5살 사이에 첫 발작을 했다면, MRI 촬영 없이 특발성 발작이라고 진단을 내리고 관리를 하기도 합니다. 물론 가능성을 토대로 마취나 비용의 문제를 감안해서 이렇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확진을 내리고자 한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MRI 촬영을 합니다(보호자분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보호자분이 정말 특발성이 맞는지 확실하게 하고 싶다고 하시면 나이랑은 상관없이 MRI 촬영을 진행합니다.) 사족이지만, 고양이는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나 구조적 발작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발작을 하는 경우, (반응성 발작이 배제됐다는 전제 하에) 가능하면 MRI 촬영을 권합니다.

이 환자에서 가장 먼저 진행한 건 혈액 검사입니다. 히스토리 상으로 발작을 제외하면 다른 증상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반응성 발작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였지만, 그래도 혈액 검사를 해서 명확하게 대사적인 요인에 의해 발작할 가능성을 배제합니다. 환자의 혈액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검사 항목

결과

정상 범위

ALB

3.2 g/dl

2.3 – 4

ALKP

131 U/L

23 -212

ALT

80 U/L

10 – 125

BUN

24 mg/dl

7 – 27

Ca

9.9 mg/dl

7.9 – 12

CHOL

321 mg/dl

110 – 320

CREA

1.2 mg/dl

0.5 – 1.8

GGT

0 U/L

0 – 11

GLOB

3.7 g/dl

2.5 – 4.5

GLU

101 mg/dl

74 – 143

PHOS

4.6 mg/dl

2.5 – 6.8

TBIL

0.2 mg/dl

0 – 0.9

TP

7 g/dl

5.2 – 8.2

Na+

150 mmol/L

144 – 160

K+

3.8 mmol/L

3.5 – 5.8

Cl-

111 mmol/L

109 – 122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보다 1mg/dL 높지만, 무시할만한 수준이기 때문에 환자의 혈액 검사에서는 특이사항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사적인 문제 때문에 발작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이러면 그 다음에 확인하게 되는 것은 뇌의 구조적인 문제(structural seizure)입니다. 환자의 나이가 6살이었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웠고, 원래 발작 빈도가 1달에 1-2번 정도였던 환자였는데, 최근 들어 발작 빈도가 늘어났다는 히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예를 들면 진행성으로 나빠지는 뇌수막염 같은 질환)를 배제하기 위해 MRI 촬영이 필요했습니다. 환자의 MRI 촬영은 외부 병원 의뢰로 진행됐습니다. MRI 소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MRI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고, 이런 경우 환자는 반응성 요인도 아니고, 구조적 요인도 아닌 특발성에 의해 발작을 한다고 진단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셔틀랜드 쉽독이라는 품종까지 감안하면 그럴 수 있겠구나 싶죠. 진단은 명확해졌는데, 특발성 발작은 죽는 병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꼭 치료를 해야할까요? 발작 환자를 치료하느냐 마느냐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2015년에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에서 정한 기준이 그것입니다.

ACVIM 가이드라인에서 얘기하는 발작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간질지속증(Status Epilepticus)이 5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

– 24시간 이내에 3번 이상의 발작을 하는 경우

– 6개월 이내에 2번 이상의 발작을 하는 경우

– 발작후 증상(Post ictal periods)가 24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심한 경우

이 환자는 6개월 이내에 2번 이상의 발작을 하는 경우에 해당이 됐기에 치료가 필요했습니다. 진단이 명확했기에, 다행히 치료해야할 것 또한 명확합니다. 어떤 기저 질환으로 인해 발작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발작 자체를 하지 않게 관리하는 항경련제 치료를 합니다. 강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항경련제는 고양이보다 상대적으로 옵션이 좀 더 있는 편입니다. 페노바비탈, 포타슘 브로마이드(KBr), 조니사마이드, 레베티라세탐을 모두 쓸 수 있죠. 이 중에서 레베티라세탐은 반감기가 짧아서 혈중 약물 농도가 유지되는 시간이 길지 않다는 문제 때문에 이 환자처럼 장기 관리가 필요할 때는 잘 사용하지 않고, 평생 항경련제를 먹어야할 가능성이 높은 특발성 발작 환자들에서는 페노바비탈이나 KBr, 조니사마이드를 더 선호합니다.

발작은 이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여러개의 약을 조합해서 쓰기보다는 monotherapy(단일 약물로 발작을 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를 더 선호하는데, 어떤 약을 먹일 것인가는 환자의 발작 빈도가 얼마나 되느냐, 환자가 고려해야할 다른 병발한 질환이 있는지, 보호자분의 경제적인 부담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에 따라서 추천하는 것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페노바비탈은 퍼스트 초이스로 사용하기 꽤 좋은 항경련제이고, 저렴한 약이지만, 간수치를 올리고, 다음/다뇨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셔틀랜드 쉽독 정도 되는 작지 않은 개가 집 안 곳곳에서 오줌을 싸고 다닌다면, 보호자분은 발작과는 별개로 좀 관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페노바비탈의 부작용을 피해서 최근에는 조니사마이드를 퍼스트 초이스로 쓰는 경우가 꽤 많은데, 조니사마이드는 상대적으로 약값이 비싸고, 약물 농도 모니터링 비용도 페노바비탈에 비해 훨씬 더 비싸기 때문에 보호자분께서 비용 부담이 있으시다면, 아무래도 쓰기가 어렵죠.

이 환자의 보호자분은 비용 부담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으셨고, 부작용 걱정이 상대적으로 적은 약을 원하셨습니다. 포타슘 브로마이드(KBr)라는 옵션도 있지만, KBr은 국내에 투약할 수 있는 정식 승인된 약제가 없어서, 상업용 KBr을 먹여야 한다는 문제가 있고, 페노바비탈과 다소 비슷한 부작용(다음/다뇨/다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KBr은 약을 복용하는 내내 염분 섭취를 비교적 일정하게 해야하고, 반감기가 매우 길어서 steady state(약물의 혈중 농도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는 시기)에 도달하기까지 2-3달 정도가 걸립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KBr이 나쁜 약은 아닙니다만, 개인적으로 발작 관리할 때 KBr을 후순위에 두게 됩니다)

어쨌든 선택한 약은 조니사마이드입니다. 조니사마이드는 steady state에 도달하기까지 대략 2주 정도가 걸립니다. 약이 발작을 잘 눌러주는지 알기 위해서는 일단 2주는 발작 횟수에 상관없이 약을 꾸준히 주셔야 하는 거죠. 약을 먹고 2주가 됐을 때, 조니사마이드 혈중 농도 검사를 진행했고, 환자의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조니사마이드 농도 검사는 외부 의뢰 검사로 진행됩니다.)

검사 항목

결과

치료 농도

Zonisamide

17.70 mcg/mL

10.00 – 40.00 mcg/mL

조니사마이드는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약이기 때문에 치료 농도 상한을 목표로 잡습니다. 40mcg/mL 정도에 수치를 맞추는 거죠. 이 치료 농도라는 건 환자마다 다를 수 있어서, 치료 농도 안에 혈중 농도가 들어가 있고, 환자가 발작을 하지 않는다면, 굳이 약을 증량하지 않고 그대로 두기도 합니다(이런 경우에는 어느 정도 혈중 농도에서 발작을 안 하는지 기록해두는 셈이 됩니다. 향후 발작 빈도가 늘어나면 다시 혈중 농도 검사를 해서 이전에 발작을 안 했던 농도까지 다시 맞추는 시도를 합니다).

이 환자는 치료 농도 내에 혈중 농도가 들어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발작이 조금 잦은 것 같다는 보호자분의 말씀이 있었고, 약물 농도를 치료 농도 상한에 맞추기 위해서 용량을 증량합니다. 이후 다시 2주가 지나고 조니사마이드 농도 검사를 진행했고, 환자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검사 항목

결과

치료 농도

Zonisamide

36.20 mcg/mL

10.00 – 40.00 mcg/mL

조금 아쉽게 40을 찍지는 못했지만, 40 근방까지 농도가 올라갔습니다. 조니사마이드를 사용할 때, 페노바비탈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치료 농도 상한을 넘기는 걸 그다지 겁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페노바비탈의 경우 이상적인 치료 농도를 넘어버리면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해야해서 수치가 너무 높으면 감량을 고려하지만, 조니사마이드는 정말 높은 혈중 농도(보통 80mcg/mL 이상)가 나오는 게 아니면,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80mcg/mL를 넘어가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70mcg/mL를 넘어가면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모니터링합니다. 이 환자의 경우에는 70이나 80mcg/mL선까지는 아직 여유가 좀 있었기 때문에 40 이상에 혈중 농도를 맞추기 위해서 다시 한 번 용량을 증량했습니다.

이렇게 용량을 증량한 이후 환자의 발작 횟수는 보호자분께서 그럭저럭 견디실만한 수준까지 줄었고, 이후의 농도 검사는 (했다면 좋았겠지만) 발작 관리 비용을 줄여보고자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발작 횟수가 늘어나면 다시 조니사마이드 농도 검사가 필요하고,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최소 6개월에 한 번 정도는 농도 검사를 해서 혈중 농도가 잘 유지되고 있는지 평가가 필요합니다.

조니사마이드의 부작용 중에는 (혈중 농도가 높을 때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유발하는 것 외에) 간부전이 있습니다. 조니사마이드에 의한 간부전은 idiosyncratic hepatotoxicity(특이적 간독성)라고 예측할 수 없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수의사에 따라 간수치를 모니터링하는 사람도 있고, 어차피 예측하지 못할테니 모니터링하지 않는 저 같은 수의사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나은가에 대해서는 정해진 가이드라인이 있지 않습니다.

이 케이스를 관리한지 몇 달 정도 지나서 나온 따끈따끈한 논문 중에 조니사마이드에서 idiosyncratic hepatotoxicity가 얼마나 흔한지에 대해 살펴본 게 있습니다. JVIM(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에 올라온 논문입니다.

총 384마리의 강아지에서 조니사마이드를 먹였을 때 간독성을 보이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가를 살펴봤는데, 결론을 보면 전체의 1% 미만에서만 간독성을 보였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간독성을 보였던 환자들은 모두 치료를 시작하고 첫 3주 이내에 증상을 보였고, 장기간 투약 시에 무증상으로 간수치만 올라간 케이스는 10% 미만뿐이었습니다. 예측이 어렵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약을 먹이기 시작하고 나서 첫 3주 동안은 간수치 모니터링이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물론 이 때 간수치가 올라간다고 다 약을 끊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이 논문을 보고, 첫 조니사마이드 농도 검사 시에 피 뽑으면서 간수치를 같이 보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발작 관리를 했을 때, 발작 관리의 골드 스탠다드는 발작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발작이 완전히 없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1년 동안 발작을 1회 미만으로 하는 걸 관해(remission)이라고 했을 때, 간질(epilepsy)의 remission rate는 15-18% 정도 뿐입니다. 그래서 보통 발작 관리가 효과적이냐 아니냐 약 먹기 전과 비교했을 때 50% 미만으로 발작 횟수가 줄어들었는지를 토대로 평가합니다. 거기서 보호자분이 발작을 더 줄이길 원하신다면, 약물 농도를 증량해보거나, 다른 항경련제를 추가해본다든가 하는 식으로 관리하는 거죠. 발작약을 여러개를 쓰면 약값도 비싸지지만, 혈중 농도 모니터링을 위해서 해야 하는 검사의 갯수도 늘어나서 검사 비용도 비싸집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어떻게든 단일 약물로 해결을 보고자 하는 거고요)

발작 관리는 어떻게 관리해야하는가에 대한 원리를 수의사와 보호자분이 둘 다 명확하게 이해하고, 개별 약물에 대한 부작용과 혈중 농도 모니터링을 하면서 인내를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steady state에 도달하기 전에 조바심이 나서 다른 약으로 바꾸거나, 아직 혈중 농도가 충분히 치료 농도에 맞춰지지 않았는데, 약이 효과가 없다고 평가한다든가 하는 실수를 하면 안됩니다. MRI까지 촬영하면 진단이 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치료에 있어서는 잘못하게 되는 경우가 꽤 많은 게 그래서입니다. 발작을 직접 보면, 겁나고 어쩔 줄 모르게 되지만, 그럼에도 체계와 인내를 가지고 접근해야 실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고민이 있으신가요?

아이의 상태가 궁금하시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전화 또는 카카오톡으로 예약·상담을 도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