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 소개/강아지 이부프로펜(NSAIDs)
케이스

강아지 이부프로펜(NSAIDs) 중독

이번에 소개할 케이스는 조금 안타까운 케이스입니다. 평소 오늘동물병원에 올 때면 간식 달라고 먼저 진료실로 들어오는 식탐 많은 환자였는데, 보호자분이 보지 않으실 때, 보호자분 가방에 있던 진통소염제를 훔쳐 먹었다고 합니다. 보호자분이 알려주신 약의 성분명은 이부프로펜(Ibuprofen)이었습니다. 이부프로펜은 NSAID(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계통에 속하는 약으로 동물에서 처방이 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동물은 보통 동물용 NSAID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동물병원에서는 거의 처방되지 않는 약입니다. NSAID 계통에 속하는 약들은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에서 소화기 부작용과 신장 독성, 간 독성을 부작용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계통에 속하는 약을 강아지나 고양이가 잘못해서 과량 먹었을 경우에는 반드시 최대한 빨리 병원에 내원해야합니다.

이 환자의 경우는 약을 훔쳐 먹고, 구토를 하긴 했지만, 그 외에 당장 큰 문제가 있는 것 같진 않아서 보호자분께서 아이를 그냥 지켜보셨습니다. 그러다가 주말 사이에 아이가 구토도 하고, 갑작스럽게 물을 많이 마시는 것 같아 약을 먹고 3일째 되는 날에 병원을 찾아오셨습니다. 식욕이 좋았지만, 구토를 계속 하는 부분이 걱정돼서 데리고 오신 경우였습니다.

히스토리 상으로 NSAID 과량 복용이 의심됐고, 보호자분께서 말씀해주신 용량을 토대로 보면, 환자의 체중 기준으로 45mg/kg 정도를 먹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이부프로펜을 개에서 처방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이부프로펜 사용 증례를 찾아보면 보통 5mg/kg 정도를 처방한다고 하니, 얼추 정해진 용량보다 9배 정도를 먹은 셈이 됩니다.

NSAID는 보통 급성으로 과량을 복용했을 때, 제일 먼저 나타나는 부작용이 소화기 증상입니다. 이 환자의 경우는 구토가 있었으니, 소화기 상태가 좋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소화기 증상 다음으로 나타나게 되는 증상이 신장 독성입니다. 신장 독성 때문에 신장 수치가 올라가게 되면, 아이들이 물을 많이 마시고, 오줌을 많이 싸는 증상을 보일 수 있는데, 이 환자의 경우 보호자분이 물을 많이 마셨다는 얘기를 이미 하신 상황이기 때문에 신장 독성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됩니다. 어떤 NSAID의 경우(카프로펜이나 이부프로펜), 그보다 더 많이 먹으면 신경 증상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NSAID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알려진 간독성의 경우, 이런 급성의 중독 케이스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간독성은 만성적으로 오래 NSAID를 복용하는 환자들에서 걱정하게 되는 부작용입니다).

어쨌든, 보호자분과 문진이 끝나고, 혈액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혈액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검사 항목

결과

정상 범위

ALB

3.1 g/dL

2.3 – 4

ALKP

89 U/L

23 – 122

ALT

46 U/L​

10 – 125

BUN

▲47 mg/dL

7- 27

Ca

10.8 mg/dL

7.9 – 12

CHOL

▲483 mg/dL

110 – 320

CREA

2.4 mg/dL

0.5 – 1.8

GGT

0 U/L

0 – 11

GLOB

4.7 g/dL

2.5 – 4.5

GLU

113 mg/dL

74- 143

PHOS

8.7 mg/dL

2.5 – 6.8

TBIL

0.4 mg/dL

0 – 0.9

TP

7.8 g/dL

5.2 – 8.2

Na

▼135 mmol/L

144 – 160

Potassium

5.1 mmol/L

3.5 – 5.8

Chloride

▼97 mmol/L

109 – 122

신장과 관련된 수치인 CRE, BUN, PHOS 수치가 모두 높게 나타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즉, 이부프로펜(NSAID)에 의한 신장 독성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체액 불균형 때문에 전해질(Na, Chloride) 수치도 틀어져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보호자분과 상의 후에 급성 신부전에 준해서 수액 치료를 진행하기로 했고, 다행히 아이가 소변을 보지 않는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니지만, 향후 급성 신부전이 만성으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감안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신장 수치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총 이틀 동안 입원을 하면서 수액치료를 진행했고, 이틀 정도 지난 후 신장 수치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검사 항목

내원 당시 결과

수액치료 후 결과

정상 범위

CREA

2.4 mg/dL

1.5 mg/dL

0.5 – 1.8

BUN

▲47 mg/dL

▲29 mg/dL

7- 27

PHOS

8.7 mg/dL

4.1 mg/dL

2.5 – 6.8

Na

▼135 mmol/L

156 mmol/L

144 – 160

Potassium

5.1 mmol/L

4.3 mmol/L

3.5 – 5.8

Chloride

▼97 mmol/L

4.1 mmol/L

109 – 122

상부 위장관 출혈이 있다는 임상증상(혈액성 구토나 흑변)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신장 독성을 보일 정도의 NSAID라면 위장관에 영향을 분명히 줬을 거라고 가정하고, 위장관 보호제도 함께 처방이 됐습니다. 메스꺼움을 잡아주고, 구토를 멈추게 해주는 항구토제도 함께 처방이 됐고요.

환자는 둘째날 BUN 수치가 조금 높기는 했지만, 정상 범위 대비 2 mg/dL 정도로 아주 경미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수액치료가 더는 불필요하다고 판단돼서 통원치료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입원 중에 주사로 들어가던 약물들이 먹는 약으로 처방이 되었고, 만성 신부전으로 전환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해 일주일 후 신장 기능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한 번 하기로 했습니다.

일주일 후, 환자는 임상증상은 거의 없는 상태였고, 물 마시는 양도 줄었다는 보호자분의 얘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초기 신부전은 임상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정대로 혈액검사를 진행했고, 신장 수치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검사 항목

퇴원시 결과

퇴원 일주일 후 결과

정상 범위

CREA

1.5 mg/dL

1.7 mg/dL

0.5 – 1.8

BUN

▲29 mg/dL

21 mg/dL

7- 27

PHOS

4.1 mg/dL

5 mg/dL

2.5 – 6.8

SDMA

▲27 ug/dL

0 – 14

CRE, BUN, PHOS 수치는 모두 정상 범위 내로 확인되지만,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 초기 신부전이기 때문에 퇴원 후 일주일차 재진 때는 신장의 손상 정도를 조기에 판단할 수 있는 SDMA 검사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오늘동물병원은 아이덱스사의 카탈리스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원내에서 SDMA 검사가 바로 진행 가능합니다)

SDMA 검사가 정상 상한치인 14보다 높은 27로 확인됐고, 이는 신장의 손상이 만성화됐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함께 진행한 소변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검사 항목

결과

정상 범위

Urobilinogen

negative

Bilirubin

negative

Glucose

negative

Leukocytes

negative

Protein

negative

USG

1.024

> 1.030

Blood

negative

Ketone

negative

pH

6

소변의 비중은 신장이 정상인 경우 보통 1.030 이상이 나와야하지만, 이 환자의 경우 신장 손상이 있기 때문에 신장이 소변의 농축능력을 잃으면서 비중이 1.030보다 낮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급성 신부전의 경우, 한 번 망가진 신장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이 케이스처럼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망가진 신장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안타깝지만 앞으로 계속 신부전 관리를 해야되는 상황인거죠. 환자는 IRIS(International Renal Interest Society) 분류 기준에 따라 신부전 2기로 진단이 되었고, 앞으로 장기적인 만성 신부전 관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 케이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흔하게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할 수 있는 진통소염제들이 강아지 고양이들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NSAID라고 분류하지는 않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은 소량만 복용해도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고, NSAID에 속하는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 같은 경우도 과량을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엄밀하진 않지만, 대략의 용량에 따른 독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NSAID(약품 성분명)

소화기 부작용이 나타나는 용량

신장 독성이 나타나는 용량

신경계 부작용이 나타나는 용량

카프로펜(Carprofen)

개: > 20mg/kg

고양이: > 4mg/kg

개: > 40mg/kg

고양이: > 8mg/kg

개: > 400mg/kg

이부프로펜(Ibuprofen)

개: > 25mg/kg

고양이: > 10mg/kg

개: > 150-175mg/kg

고양이: 알려져있지 않으나, 개보다 2배 민감하다고 생각됨.

개: > 400mg/kg

고양이: 알려져 있지 않음.

멜록시캄(Meloxicam)

개: > 1mg/kg

고양이: 치료 용량 이상이면 가능

개: > 2mg/kg

고양이: > 치료 용량의 1.5배

나프록센(Naproxen)

개: > 5mg/kg

고양이: 어떤 용량이든 가능

개: > 10mg/kg

고양이: 알려져있지 않음.

개: >50mg/kg

다른 NSAIDs

개: 치료 용량의 4-5배

고양이: 개보다 2-5배 민감함

개: 치료 용량의 8-10배

고양이: 개보다 2-5배 민감함

보통 과량을 복용하는 모습을 보호자분이 직접 확인하셨다면, 최대한 빨리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데리고 오셔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구토 유발을 시켜서 먹은 것을 최대한 토해내게 하고, 위 안에 남아있을 수 있는 약물을 흡착시키기 위해서 활성탄 같은 것을 먹여서 약물이 체내에서 흡수되는 것을 막습니다.

과거에는 이렇게 최대한 약물이 흡수되지 않도록 제거를 한 후, 수액을 주고 위장관 보호제를 주면서 대증적인 치료(supportive care)를 했습니다. 초기에 관리가 잘 되는 환자의 경우에는 만성 신부전 같은 후유증 없이 회복이 될 수 있도록요.

최근에는 좀 더 새로운 치료법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아직 광범위한 임상 데이터가 쌓인 치료법은 아니지만, (약국에서 쉽게 처방전 없이 구할 수 있는)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을 과량 섭취한 경우에는 지방 수액(Lipid emulsion)을 투여해서 약물의 흡수를 방해하는 방법도 사용합니다.

JVECC(Journal of Veterinay Emergency and Critical Care, 수의 응급및 중환자 관리 저널)에 2015년 올라온 케이스 리포트JAAHA(Journal of the American Animal Hospital Association)에 2014년 올라온 케이스 리포트를 보면 이부프로펜과 나프록센 중독에서 lipid emulsion을 이용한 치료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방법들을 이용해서 치료한다 하더라도, 환자가 먹은 양이나 기저 질환의 여부 등에 따라서 치료 반응은 다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일찍 아이를 데려오셨다 하더라도 후유증으로 만성 신부전이 생길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런 케이스에서는 가능하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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