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아지에서 간혹 보게되는 갑상선기능저하증(=갑기저)은 개인적으로 진단이 전부인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단이 정확하면 치료는 그리 어렵지가 않은 병이죠. 하지만 내분비 질환 중에서 진단이 가장 까다롭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 병이기도 합니다. 이전에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아닌데,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타원에서 진단을 받고 약을 먹었던 환자에 대해서 썼던 적이 있는데, 갑상선 호르몬은 환자가 다른 질환이 있으면 갑상선과 상관없이 저하증처럼 낮게 나오는 경우가 흔해서, 실제 이런 오진 케이스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병이죠.
케이스로 소개할 환자는 7살의 중성화한 암컷 진도 믹스견으로 어디가 아파서 오늘동물병원을 찾은 것은 아니고, 치석 때문에 치과 치료를 해주고자 보호자분께서 아이를 데리고 내원하셨습니다. 3년 전쯤에도 중성화 수술을 하기 위해 오늘동물병원에 왔던 적이 있는데, 당시 22kg 정도 나가던 체중이 오랜만에 만나니, 26kg 정도로 꽤나 투실해져 있었죠.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지내던 아이라 특이하게도 최근에 독사에 물렸었다는 히스토리가 있었는데, 다행히 항독소 주사를 맞고 좋아졌고, 현재는 물렸던 상처도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였죠.
치과 치료를 하기 전에 간단하게 마취전 검사를 진행했는데, CBC(전혈구검사)에서 특이사항이 확인됐습니다. CBC 결과를 보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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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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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 |
5.82 M/uL |
5.65 – 8.87 |
|
Hct |
▼ 33.3 % |
37.3 – 61.7 |
|
Hgb |
▼ 11.5 g/dL |
13.1 – 20.5 |
|
MCV |
▼ 57.2 fL |
61.6 – 7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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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H |
▼ 19.8 pg |
21.2 – 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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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C |
45.4 K/uL |
10 –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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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
8.05 K/uL |
5.05 – 16.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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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 |
4.56 K/uL |
2.95 – 11.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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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M |
2.53 K/uL |
1.05 – 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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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 |
0.44 K/uL |
0.16 – 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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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 |
0.5 K /uL |
0.06 – 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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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O |
0.02 K/uL |
0 – 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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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T |
385 K/uL |
148 – 484 |
간수치나 신장수치 같은 다른 수치 상의 문제가 특별히 없는 환자였는데, 왜인지 모르지만, 경미한 빈혈(=Hct 수치가 정상보다 낮음)이 있었죠. 3년 전 중성화를 했을 때(=건강할 때)의 Hct 수치가 52.5% 정도였던 걸 감안하면, 정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모습이었습니다. 환자는 대략 2-3주 전쯤에 독사에 물려서 고생했던 적이 있었고, 당시 검사했던 타원 자료를 확인했을 때는 빈혈이 있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독사 때문에 아팠던 기간동안 경미하게 빈혈이 생겼다가 회복하는 중인가 싶었죠.
독사가 있는 동네에서 사는 아이였기 때문에 혹시나 진드기 매개 질환 같은 감염성 요인에 의한 빈혈이 아닌가 싶어, PCR 검사로 감염성 요인을 확인했는데, 검사 상에서는 감염성 요인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왜인지 모를 경미한 비재생성 빈혈(=Hct 낮고, RETIC이 정상)이 있었죠.
보호자분과 상의 후, 경미한 빈혈이 확인되기는 하나, 갑작스레 나타날만한 요인이 뱀 물림 사고 말고는 없어서, 회복 중이 맞는건지 시간이 지나고 다시 재검해보기로 했습니다. 1주일이 지나고 다시 빈혈 수치를 확인했을 때 환자의 검사 결과는 크게 차이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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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1주일 후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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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 |
5.82 M/uL |
5.73 |
5.65 – 8.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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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t |
▼ 33.3 % |
▼ 33 |
37.3 – 61.7 |
|
Hgb |
▼ 11.5 g/dL |
▼ 11.5 |
13.1 –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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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V |
▼ 57.2 fL |
▼ 57.6 |
61.6 – 73.5 |
|
MCH |
▼ 19.8 pg |
▼ 20.1 |
21.2 – 25.9 |
|
RETIC |
45.4 K/uL |
54.4 |
10 – 110 |
환자에게 임상 증상이 있을만한 빈혈 수치는 아니었기에, 이 당시엔 보호자분께서 당장 추가 검사를 하기보다는 조금 더 지켜보면서 모니터링을 하는 쪽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지내다가 다른 문제(목에 생긴 침샘종) 때문에 한 번 더 혈액 검사를 하게 될 일이 있었습니다. 빈혈은 여전히 Hct 33.4% 정도로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이 날은 생화학 검사에서 특이한 점이 확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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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정상 범위 |
|
ALB |
2.7 g/dL |
2.3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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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KP |
53 U/L |
23 – 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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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
▲ 138 U/L |
10 – 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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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 |
18 mg/dL |
7 –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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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
11.2 mg/dL |
7.9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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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L |
▲ 445 mg/dL |
110 – 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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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G |
▲ > 375 mg/dL |
10 –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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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 |
1.2 mg/dL |
0.5 –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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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T |
3 U/L |
0 –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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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 |
▲ 5.2 g/dL |
2.5 – 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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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S |
6 mg/dL |
2.5 – 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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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IL |
0.5 mg/dL |
0 – 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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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 |
7.9 g/dL |
5.2 – 8.2 |
침샘종 수술을 위한 마취 때문에 금식을 하고 온 환자였는데, 고지혈증(콜레스테롤 수치와 Triglyceride 수치가 높게 나옴)이 있는 게 확인이 됐죠. 심하지는 않지만, 경미한 간 수치(ALT) 상승도 확인이 됐습니다. 환자의 상태에 이전과 다른 차이가 있다거나 하지는 않았죠. 그냥 무기력하게 있는 경우가 많다는 보호자분의 말씀이 있었지만, 워낙 얌전한 아이라 딱히 병이라고 생각될 정도는 아니였달까요.
이렇게 고지혈증이 있으면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되는 감별진단 목록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가장 먼저 식후 고지혈증(밥먹고 생기는 고지혈증)은 아닌가를 확인하게 되는데, 이 날은 마취 때문에 금식을 하고 왔던 상황이었으니, 식후 고지혈증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식후 고지혈증이 아니라면 강아지에서 고려할 수 있는 감별 진단 목록은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1) 췌장염, 2) 당뇨, 3) 갑상선기능저하증, 4) 쿠싱.
췌장염은 임상 증상이 일치하지 않았고, 당뇨는 혈당이 정상이었으니 배제가 됩니다. 쿠싱이라기엔 쿠싱과 관련한 임상증상이 없는 것에 가까웠고요. 그러면 갑상선기능저하증 정도가 남는데, 마침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경미하게 간수치를 올라가게 한다거나, 비재생성 빈혈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환자처럼 살이 찌고, 무기력해지는 게 임상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요. 그래서 보호자분과 상의 후, 갑상선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 환자의 갑상선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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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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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T4 |
▼ 0.7 ug/dL |
1.0 – 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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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T4 by ED (pmol/L) |
▼ 2.6 pmol/L |
9.0 – 4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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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H |
▲ 1.10 ng/mL |
0.05 – 0.42 |
Total T4가 낮고, Free T4가 낮고, TSH가 높은 전형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이었죠. 경미한 빈혈이 나타났던 것도, 무기력하게 매일 잠만 자는 것도, 딱히 먹는 게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살이 찌는 것도 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이었던 겁니다.
여기까지가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진단인 셈인데,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진단에 있어서는 몇 가지 유의해야할 점이 있습니다. 첫번째 유의해야할 점은 먼저 갑상선 검사를 하기 전에 임상증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내분비내과 전문의들이 강아지 갑상선 기능 평가에서 하지 말라고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루틴하게 증상이 없는 강아지에서 갑상선 호르몬 검사를 하는 것입니다. Total T4 같은 갑상선 호르몬 검사는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의심이 되는 혈액검사 상의 변화나 임상 증상이 있을 때만 하라고 얘기하죠. 강아지는 나이가 들면 노화에 의해 자연스레 total T4 수치가 정상적으로 낮아지기도 한다는 얘기가 있어(=정상범위 자체가 이동) 무증상 환자에서 루틴하게 total T4 검사를 하는 걸 추천하지 않습니다.
표를 보면, 10살 즈음부터 갑작스레 total T4가 정상적으로도 뚝 떨어지는 걸 볼 수 있죠. 그래서 일단 증상이 없으면 호르몬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이 우선적으로 유의해야할 점이 됩니다. 불필요하게 무증상 환자에서 검사했다가 total T4가 낮게 나온 걸 보게 되면(정상 범위를 나이에 따라 조절해주는 검사 장비나 랩은 없습니다), 역시나 불필요하게 추가적인 갑상선 호르몬 검사로 이어지거나, 불필요한 약 처방이 이루어질 수 있으니까요.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임상 증상은 무엇이 있을까요? 갑상선 호르몬은 대사 기능에 작용하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다양한 임상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서, 늘 똑같은 증상을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대략 이런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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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체중 증가: 갑기저 환자의 45% 정도에서 나타남.
-
무기력증: 전체의 20%(텍스트에 따라서는 전체의 76%에서 나타난다고도 함)
-
피부 증상: 60-80%
-
탈모: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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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성 피부염: 22%
-
-
피부와 대사성 문제과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70%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심한 경우, 신경계 증상을 유발할 수 있지만, 갑상선기능저하증에 의한 신경계 증상은 상대적으로 다른 증상에 비해 매우 드문 편입니다. 혹은 거대식도를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유발한다는 얘기도 있죠. 갑상선기능저하증 임상증상의 재밌는 점은 대사 기능을 저하시키는 병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에 수의사들이 집착하게 된다는 겁니다. 거의 모든 안 좋은 증상의 기저 질환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뽑게 되는 함정에 빠지기 좋다는 것이죠.
그래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할 때는 임상증상만을 토대로 평가하지는 않고, 이 케이스처럼 혈액학적인 변화가 같이 동반되는지를 함께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미한 비재생성 빈혈이 있지는 않은지, 고지혈증이 나타나지는 않는지 같은 것들을 보는 거죠.
첫번째 함정을 잘 피해서 실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갑상선 검사를 하게 되면, 두번째는 어떤 검사를 볼 것인가에 대한 함정(?)을 피해야 합니다. 먼저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의심되는데, 조금 애매하다 싶으면 제일 먼저 total T4만 단독으로 보게 됩니다. total T4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기 좋은 검사(=민감도가 높은 검사)입니다. total T4의 장점은 상당수의 병원에서 원내 검사가 가능하다는 점이죠. 이 환자의 경우도 랩으로 검사를 의뢰하기 전에 원내에서 total T4를 확인했고, 원내 검사에서 정상보다 낮은 total T4 수치를 확인했습니다.
랩으로 보낼 때는 가능하면 free T4를 equilibrium dialysis(ED) 방식으로 검사해주는 곳으로 의뢰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equilibrium dialysis로 free T4를 검사해준다고 명시하고 있는 곳은 IDEXX가 유일한데, 검사 방식에 따라 진단이 달라질 수도 있는 부분이 있어, 오늘동물병원의 경우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진단하고자 free T4를 검사할 때는 반드시 ED 방식을 선택합니다. 2020년 equilibrium dialysis와 다른 방식으로 free T4를 검사한 걸 비교한 논문을 보면, 검사 방식에 따라 이 둘을 일대일 비교할 수 없고, immunoassay 방식을 사용한 검사의 경우 total T4에 추가적인 정보값을 더해주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진단이 어려워지는 건 진단을 하고자 할 때, total T4와 free T4, cTSH를 조합해서 갑기저일 가능성을 보게 되는건데, 이게 이론처럼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게 한 가지 이유이고, 또 다른 이유로는 non-thyroidal illness(NTI)라고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아닌데, 다른 질환에 의해서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갑상선기능저하증”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게 또 다른 이유입니다.
NTI가 있는 경우, 통상 total T4 수치가 낮게 나오기 때문에 이 경우 free T4나 cTSH를 토대로 정말 갑상선기능저하증인지, NTI인지를 감별하게 됩니다만, free T4를 equilibrium dialysis 방식으로 검사하지 않으면 free T4가 알려주는 추가적인 정보값이 퇴색된다는 얘기를 논문에서 하죠. ED 방식으로 검사를 하는 것은 RIA(radioimmunoassay) 방식으로 하는 검사에 비해서 비용이 비싸지만, 진단을 하고자 할 때는(=평생 약을 먹느냐 아니냐를 결정하고자 할 때는) ED 방식이 더 추천됩니다.
어쨌든 이렇게 검사 방법까지 잘 선택을 했다면, 이제 검사 결과에 대한 판독의 문제가 남습니다. 일전에 다른 포스팅에서 썼던 표를 그대로 다시 한 번 옮겨보자면, total T4, free T4, cTSH의 진단적인 가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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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T4 |
Free T4 |
cTSH |
T4+cTSH |
fT4+cT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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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도 |
95% |
98% |
70% |
65% |
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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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도 |
80% |
93% |
90% |
99% |
98% |
민감도가 높으면 갑기저가 아니라는 걸 알기 좋고, 특이도가 높으면 갑기저라는 걸 확진하기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갑기저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기 좋은 검사로 total T4를 꼽았는데, total T4의 민감도는 95%입니다. 100%에서 민감도를 빼면 위음성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 수 있는데, total T4의 위음성률은 5%라는 얘기이니, 음성으로 나오면 이 결과값이 틀릴 가능성이 5%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겸사겸사 원내 검사도 가능하니) 갑기저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기 좋은 검사죠. 반면 특이도는 80%로 위양성률이 20%나 된다는 얘기입니다. 수치가 낮게 나와서 갑기저 같더라도, 갑기저가 아닐 가능성이 20%나 된다는 얘기죠.
이런 식으로 따져보면, total T4와 free T4, cTSH 모두 각각의 한계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단을 하고자 할 때는 total T4와 TSH를 조합하거나, free T4와 TSH를 조합해서 특이도를 올리는 식의 방식을 선택합니다. total T4가 낮고 cTSH가 높은 환자는 99% 가능성으로 갑기저일 것이고, fT4가 낮으면서 cTSH가 높은 환자는 98% 가능성으로 갑기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케이스의 환자는 total T4가 낮고, free T4도 낮고, cTSH는 높은 아주 전형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검사 수치를 보여주기 때문에 고민의 여지가 별로 없었지만, 간혹 임상증상과 혈액검사 상의 변화가 누가봐도 갑기저인 것 같은데 결과가 아주 애매하게 나오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사실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진단할 때 가장 어려운 케이스가 되죠. 예컨대 total T4도 낮고, free T4도 낮은데, cTSH는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들이 대표적입니다. TSH는 (이론적으로는 높게 나오는 게 맞음에도) 갑기저 환자에서 대략 30%의 경우 정상으로 확인되는데, 이런 케이스라면 이걸 갑기저라고 봐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한 NTI(non-thyroidal illness, 갑상선 이외의 다른 질환)이 겹친 경우는 해석이 더 복잡해집니다. 몸이 어딘가 안좋으면 갑상선 호르몬 검사는 흡사 갑기저처럼 나오게 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걸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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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tal T4 |
Free T4 |
cTSH |
|
경증(mild)의 NTI |
8% |
8% |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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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도(moderate)의 NTI |
28% |
17% |
6% |
|
심한(severe) NTI |
60% |
44% |
8% |
NTI가 심한 경우(=갑상선 이외의 다른 조금 심각한 질환이 있는 경우)엔 total T4는 60% 정도에서 낮게 나오고, free T4도 44% 정도는 낮게 나온다는 얘기입니다. 다행히 cTSH까지 높게 나오는 경우는 8% 뿐이지만, 운나쁘게 NTI를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착각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죠. (이런 수치 때문에 NTI가 있는 환자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할 때는 TSH가 높게 나오는지를 반드시 확인합니다. TSH가 정상이면 NTI에 의해 total T4와 free T4 수치가 낮아졌을 수 있다고 판단하죠)
이런 민감도와 특이도에 관련된 부분이나 NTI와 관련된 내용들은 수의학에서 갑기저를 가장 과대진단(overdiagnosed) 되는 병으로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가장 과소진단(underdiagnosed) 되는 병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진단만 깔끔하게 잘 이루어진다면, 치료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레보싸이록신(제품명 씬지로이드)라는 합성 갑상선 호르몬 제제를 먹이죠. 갑상선 호르몬이 몸에서 나오지 않으니, 외부에서 약으로 보충해준다는 개념입니다. 모니터링을 할 때는 레보싸이록신을 먹이면서 total T4 수치를 봅니다. 치료를 시작하고 4~8주 정도가 지났을 때, 갑기저에 의한 임상 증상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개선됐는지, total T4 수치는 적당한 수준에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 케이스의 경우 4주차에 검사를 했는데, 체중이 많이 빠진 게 확인됐고, 혈액 수치 상으로 문제가 됐던 부분도 개선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무기력해보이던 환자가 훨씬 활력을 띄는 모습도 보였고요(보호자분께서는 환자가 활력이 너무 좋아져서 아이가 갑자기 감당이 잘 안된다고 하실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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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레보싸이록신 투약 4주차 |
정상 범위 |
|
ALT |
▲ 138 U/L |
101 |
10 – 125 |
|
CHOL |
▲ 445 mg/dL |
145 |
110 – 320 |
|
TRIG |
▲ > 375 mg/dL |
83 |
10 – 100 |
빈혈 수치도 개선을 보였습니다.
|
검사 항목 |
투약 전 |
레보싸이록신 투약 4주차 |
정상 범위 |
|
RBC |
5.73 |
8.19 |
5.65 – 8.87 |
|
Hct |
▼ 33 |
47 |
37.3 – 61.7 |
|
Hgb |
▼ 11.5 |
15.2 |
13.1 – 20.5 |
|
MCV |
▼ 57.6 |
▼ 57.4 |
61.6 – 73.5 |
|
MCH |
▼ 20.1 |
▼ 18.6 |
21.2 – 25.9 |
|
RETIC |
54.4 |
▲ 124.5 |
10 – 110 |
다만 4주차에 환자의 total T4 수치는 과하게 높게 나왔는데, 초기 투약 용량이 과하다는 판단이 들어 4주차 이후부터는 투약 용량을 감량했습니다. 감량 이후 4주가 지나고 한 번 더 total T4 수치를 재검했고, 이 때는 나쁘지 않은 수치가 나왔습니다(보통 정상 범위의 상한에 가까운 값이나, 상한보다 조금 높은 값을 가장 이상적인 유지 농도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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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투약 4주차 |
투약 8주차(감량 후) |
정상 범위 |
|
Total T4 |
▼ 0.7 ug/dL |
▲ 9.2 |
▲ 4.4 |
1.0 – 4.0 |
갑상선기능저하증 때문에 쪘던 살은 레보싸이록신 투약 이후 빠지기 시작했고, 병원에서도 환자의 텐션 자체가 달라진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치료보다는 진단이 까다로운 병이고, 정확하게 진단만 이루어진다면 치료를 통해 환자가 개선되는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보게 되는 병이기도 합니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하지만, 관리만 잘된다면 치명적인 병은 아니고, 약값도 (쿠싱약이랑 다르게) 그리 비싸지 않죠. 하지만 첫단추가 잘못 끼워진다면, 불필요한 갑상선 호르몬약을 평생 먹어야 하기 때문에 수의사들도 첫단추를 잘 끼우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는 병이기도 합니다. 첫단추를 잘 끼우기 위해서는 환자가 갑상선기능저하증일거라는 임상증상과 혈액 검사를 통한 의심, 진단 검사 방식에 대한 집착, 검사 결과의 판독 모두를 수의사가 잘 해야만 하는 병이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