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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위내이물: 위절개 수술

이 포스팅은 강아지 환자의 수술 사진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피가 나는 상처를 잘 보지 못하시는 분들은 보지 말아주세요.

강아지 고양이들이 먹어도 되는 것과 먹으면 안되는 것을 알아서 구분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소화기 이물이 대표적입니다. 고양이들이 끈 이물 같은 걸 먹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고, 강아지들이 너무 큰 걸 먹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케이스는 심심치 않게 보게 되는 소화기 이물에 대한 얘기입니다.

환자는 이제 막 1살이 된 어린 푸들로 며칠 전부터 계속 구토를 한다는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근처 서울숲에 놀러갔다가 뭔가 줏어먹는 것을 보셨다는 히스토리가 있긴 했지만, 내원했을 당시 신체 검사 상에서는 특이사항이 확인되지 않았고, 활력도 양호했습니다. 이물에 대한 생각을 안했던 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단순한 급성 구토라고 보고, 항구토제를 비롯한 약들을 처방했습니다. 약 먹고 금방 좋아지길 기대했지만, 바로 다음날 보호자분께서 약을 먹고 난 이후에도 구토를 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항구토제를 먹고도 구토를 했다는 것은 조금 이상한 일인데, 거기에 토사물에서 터진 풍선을 보셨다고 하셔서, 바로 다시 내원하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영상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환자의 방사선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위의 유문부 쪽(화살표)이 크게 확장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엑스레이 사진에서는 뼈나 금속성의 이물은 확인이 어렵지 않게 되지만, 방사선이 투과되는 이물은 확인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방사선 사진을 볼 때는 이물이 의심되는 부분 앞쪽으로 음식물이나 공기가 내려가지 못해서 확장이 있지는 않은지 같은 것들을 살펴봅니다. 물론 금속성 이물이라면 확인이 좀 더 쉽습니다. 다른 케이스지만, 치간칫솔을 먹은 것으로 추측되는 환자의 방사선 사진을 보면, 이물이 방사선에서 뚜렷하게 확인이 됩니다.

어쨌든 케이스의 환자는 방사선에서 보이는 게 없지만, 확장된 위를 볼 때 이물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초음파 검사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초음파에서는 의심이 되는 위의 유문부 쪽을 유심히 살폈습니다. 환자의 초음파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 내에 다량의 액체가 저류되어 있는 것이 확인됐고, 의심됐던 위 유문부 쪽에서는 그림자가 진하게 지는 이물이 의심되는 소견(화살표와 동그라미)이 확인됐습니다. 평상시 이물을 먹는 습관이 있는 어린 강아지가 지속적인 구토를 하고, 영상 검사에서도 이물로 의심되는 음영이 확인된다면, 소화기 이물에 의한 위장관 폐색이라고 진단을 내리고 치료가 필요합니다. 물리적으로 폐색이 생기면, 항구토제 같은 약을 줘도 구토가 멈추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환자의 경우 임상증상과 검사 소견이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소화기 이물은 수의사들에게도 다소 진단이 까다로울 때가 있습니다. 이물이 있는 것이 확인된다 하더라도 폐색을 유발하는 이물이 아니라면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변으로 나오길 기다리면 됩니다. 그래서 소화기 이물에 의한 폐색을 진단할 때는 단순히 검사에만 의존하지는 않고, 환자의 임상증상과 히스토리, 검사 결과를 모두 종합해서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어쨌든 이렇게 소화기 이물로 진단이 나오면, 이물을 제거하기 위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가장 먼저 시도해볼 수 있는 건 구토 유발입니다(위에 소개해드린 치간칫솔 이물 케이스는 구토 유발로 이물을 꺼냈습니다).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고, 위에 이물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구토를 유발해서 환자가 직접 뱉어낼 수 있게 합니다. 물론 늘 그런 것은 아니고, 구토 유발을 하면 안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첫번째는 휘발성의 무언가를 먹었을 때로 이 경우에는 오연성 폐렴(토사물이 기도로 넘어가서 생기는 폐렴)의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구토 유발이 금기시됩니다. 두번째는 이미 구토를 잔뜩 하다가 온 환자입니다. 자발적인 구토에도 이물이 나오지 않은 케이스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구토 유발이 환자를 힘들게만 할 뿐 별 소득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날카로운 이물이 의심될 때입니다. 날카로운 이물은 구토 중에 식도에 상처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구토로 꺼내는 걸 금기시합니다.

이 환자는 이미 반복적인 구토를 하다가 온 환자였기 때문에 구토 유발을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위 내에 이물이 있는 것으로 의심됐던 상황이기에 가장 먼저 고려됐던 것은 위 내시경입니다. 위 내시경으로 이물을 꺼낼 수 있다면, 굳이 개복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 위 내시경은 상당히 좋은 옵션이 됩니다. 물론 위 내시경을 할 경우, 만약 위 내시경으로 이물이 회수가 되지 않았을 때의 플랜 B가 있어야 합니다. 플랜 B는 대부분 개복을 한 후, 위를 절개해서 이물을 직접 꺼내는 위 절개술이 되고요. 어쨌든 전신 마취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마취 전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마취 전 검사에서 대부분은 특이사항이 없었지만, 혈액가스 검사에서는 약간의 이상이 확인됐습니다.

검사 항목

결과

정상 범위

Cl

113 mmol/L

109 -122

K

▼ 3.1 mmol/L

3.5 – 5.8

Na

156 mmol/L

144 – 160

PCO2

46 mmHg

32 – 49

pH

▲ 7.43

7.31 – 7.42

AnGap

18 mmol/L

HCO3

28.3 mmol/L

20 – 29

TCO2

29.7 mmol/L

21 – 31

칼륨 수치와 혈액의 pH가 조금 높은 알칼리증이 확인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잦은 구토로 인한 것인데, 이런 것들은 가능하면 마취 전에 교정을 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구토는 환자에게서 탈수를 유발한다고 보기 때문에 수액을 줘서 탈수를 교정하고, 낮은 칼륨 수치 같은 것들도 교정을 진행합니다. 좀 더 안전하게 마취를 하기 위함입니다. 보통 1-2시간 정도는 수액 치료를 진행하고, 그 이후에 마취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환자를 안정화시킨 후, 언제쯤 수술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소화기 이물에 의한 폐색은 수의학에서 응급 환자로 분류됩니다. 시간을 끌수록 장이 괴사되거나, 환자의 상태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호자분의 사정이나 병원의 사정 때문에(응급 수술이 어려운 야간이라든가, 병원 진료 시간 끝날 때 내원한 환자라든가 하는 경우) 당장 수술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수술까지 얼마나 시간을 둘 수 있을지를 살펴본 논문이 있습니다. 2021년 Veterinary Surgery에 올라온 Maxwell의 논문입니다.

논문을 보면, 내원 시점을 기준으로 6시간 이전에 수술한 케이스와 6시간 이후에 수술한 케이스를 살펴봤을 때, 수술 시점이 예후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늦게 수술한 케이스에서 장 괴사나 장 천공이 더 많이 확인됐습니다. 그렇다보니 늦게 수술한 케이스들은 장 절개로 이물을 제거하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장을 완전히 절제한 후 장문합까지 필요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빨리 수술을 해주는 것이 밥도 더 빨리 먹기 시작하고, 퇴원도 더 빨랐습니다.

이 환자도 오늘동물병원 진료시간이 끝나갈 무렵 내원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해서 내원한지 2시간 정도 지나서 바로 수술을 진행했습니다(동물병원에서 초과 근무는 이럴 때 하게 됩니다). 소장 내 이물이 아니라 위내 이물이었기 때문에 장 괴사나 장 천공의 가능성은 낮았지만, 운 나쁘게 소장으로 내려가게 되어버리면 더 어렵고 힘든 수술이 되기 때문입니다.

보호자분과 상의 후, 이 환자에게 가장 먼저 진행한 것은 위 내시경입니다. 위 내에 이물이 있는 경우에는 위절개보다 위내시경이 덜 침습적인 치료 방법이기 때문에 내시경을 우선시합니다. 이 환자는 초음파 검사에서 이미 위 내에 음식물이 가득차 있어서 이물이 내시경에서 확인이 어려울 수 있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위 내시경으로 끝날 수 있다면, 가장 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에서 눈치채실 수 있었겠지만, 이 환자는 다른 음식물 때문에 내시경에서 이물을 확인하기가 어려웠고, 결국 보호자분께 말씀드린 후, 플랜 B인 위절개로 진행했습니다. 환자의 수술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술을 할 때는 위만 확인하지는 않고, 혹시 영상 검사에서 놓쳤을 수 있는 이물이 있지 않은지 알기 위해서 소화기 전반을 만져서 이물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합니다. 이 경우에는 위를 제외하면 이물이 없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항상 소화기 이물을 진단할 때면, 정확히 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물이 있고 폐색을 유발하는 것 같다는 정도만 알고 이물 제거를 진행하기 때문에, 의료진이 제일 궁금해하는 것은 무엇을 먹었을까입니다. 히스토리가 명확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 환자의 경우 정답은 은행이었습니다.

서울숲에 산책을 나갔다가 뭔가 줏어먹었던 게 은행을 껍질채 통채로 먹은 거였고, 환자가 소형견이다 보니, 은행이 위 유문부를 막고 폐색을 유발했던 것이었죠. 이렇게 답을 알고 초음파 사진을 보면, 은행이 초음파에서는 이렇게 보이는구나 싶습니다. 보통 조금 큰 아이들은 자두씨를 먹고 위내 이물로 내원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환자가 작으니까 은행으로도 막힌 게 아닌가 싶습니다. 껍질채 먹어서 소화가 되지 않고, 이물이 된 거죠.

어쨌든 환자는 증상이 사라지고, 혼자서 사료를 잘 먹는 것을 확인한 후 퇴원했습니다. 수술 후 2주차에 봉합을 제거하기 위해 내원했고, 집에서 별 문제 없이 잘 지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이렇게 이물을 먹는 습관이 있는 환자들은 큰 수술을 했다 하더라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속 이물을 줏어먹으려고 하기 때문에 보호자분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산책 시에 코를 땅에 박고 다니는 아이들은 항상 예의주시해서 지켜봐주셔야 하고, 집에서도 바닥에 무언가 떨어져있지 않도록 신경을 써주셔야 합니다. (보통 보호자분들이 강제로 바닥 청소를 깨끗이 하게 만드는 이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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