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오늘동물병원을 찾은 환자는 14살의 담낭점액종 환자입니다. 담낭점액종은 담낭 내에 있는 담즙이 젤리처럼 고형화되면서 흡사 종양처럼 딱딱해지는 병으로 실제 종양은 아니지만, 종양 같다고해서 점액”종”이라고 합니다. 임상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서, 병원에 다른 이유로 왔다가 우연치 않게 발견이 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도 다른 이유로 병원에 왔다가 담낭점액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물론 담낭점액종이 모두 임상 증상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담낭점액종이 있는 환자는 무기력증, 구토, 식욕 부진 등의 임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담낭점액종이 있는 환자들에게 혈액 검사를 해보면 간수치가 올라가 있는 경우들이 꽤 있습니다. 이 환자도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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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2020/06/24) |
결과 (2021/02/03)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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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KP |
108 U/L |
▲ 293 U/L |
14 -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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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
▲ 183 U/L |
▲ 447 U/L |
12 – 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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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T |
1 U/L |
3 U/L |
0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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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IL |
0.4 mg/dl |
0.4 mg/dl |
0 – 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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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 |
7.3 g/dl |
7.6 g/dl |
5.7 – 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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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L |
▲ 306 mg/dl |
▲ 301 mg/dl |
65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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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G |
▲ 369 |
▲ 375 |
10 – 100 |
약 7개월 정도의 텀을 두고 간수치 중 ALKP 수치와 ALT 수치가 꽤 많이 올라간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간수치 증가의 원인을 찾기 위해 복부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고, 복부 초음파에서 다음과 같은 사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담낭 벽에 중력에 의해 아래로 가라앉지 않는 무언가가 지저분하게 들러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교과서에서는 키위의 과육과 비슷한 모양이라고 하는데, (이 케이스의 경우는 그런 아주 이쁜 키위 모양은 아닙니다만) 상당히 전형적인 담낭점액종의 초음파 소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담낭점액종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유전적인 소인으로 코카 스파니엘이나 미니어쳐 슈나우저에서 잘 생기기도 하고, 쿠싱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같은 호르몬 질환이 있을 때도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고지혈증이 있을 때도 담낭점액종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이 됩니다. 이 환자는 슈나우저였고, 슈나우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특발성 고지혈증을 관리 중인 환자였는데, 이렇게 담낭점액종이 진행이 됐습니다. (혈액 수치를 보면 고지혈증을 나타내는 콜레스테롤 수치와 중성지방(TRIG) 수치가 높은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담낭점액종이 진단되면, 치료는 내과적인 치료와 외과적인 치료를 모두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방치하면 담낭 파열로 치사율이 아주 높아지기 때문에 치료나 모니터링이 추천됩니다. 쉽게 생각해서 뱃속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보호자분들께서 일반적으로 좀 더 선호하시는 치료는 약물을 이용한 내과적 치료이지만, 담낭점액종에서 내과적 치료는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아 수의사들 사이에서도 담낭점액종을 내과적으로 접근하는 게 맞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임상 증상이 없고, 담낭 파열 상태가 아니라고 한다면 내과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는데, 보통 4-8주 정도 담즙 배출을 원활하게 해주는 약물을 사용합니다.
내과적 치료에서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보통 담낭점액종이 있으면 조금 더 추천이 되는 건 수술입니다. 담낭점액종이 발견되면 바로 수술을 해야하는지, 조금 더 지켜볼 여지가 있는지도 수의사에 따라 추천되는 것이 다릅니다. 뱃속에 시한폭탄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바로 수술을 하는 것이 조금 더 추천되지만, 나이가 아주 많은 무증상의 담낭점액종 환자는 내과적인 관리를 하면서 정기적인 초음파 모니터링을 보호자분에게 옵션으로 드리기도 합니다. 나이가 어린 무증상 환자라면 마취나 수술에 대한 리스크가 그리 높지 않고, 나이가 들어 담낭이 파열될 가능성이 높으니 수술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씀드리고요. 물론 이미 담낭이 터졌거나, 황달이 나타난다면 응급 수술이 필요합니다.
이 환자의 경우는 당일에 다른 문제(유선종양이 있었습니다)로 마취를 할 계획이었고, 보호자분과 상의 후, 유선종양과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번에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제거한 담낭은 절개해서 정말 안에 점액이 젤리처럼 굳어있는지 확인합니다. 동영상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영상에서 담낭 내에 점액이 굳어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담낭을 제거할 때는 담낭배양검사와 간 조직 검사를 같이 의뢰하곤 합니다. 담낭 내에서 세균이 확인되는 경우가 있고, 그럴 경우 수술 후에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환자는 보호자분과 상의 후 육안상 특별하게 문제가 없다면 간 조직 검사는 하지 않고, 배양 검사만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배양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환자는 총 3일간 진통처치를 받으면서 입원 관리를 했고, 이후 특별한 문제 없이 회복해서 퇴원했습니다.
최근 JSAP(Journal of Small Animal Practice)에 나온 논문을 보면, 담낭점액종 환자 중, 선택적인(elective) 담낭적출술을 한 환자와 어쩔 수 없이(non-elective) 수술을 한 환자 사이에서 술후 합병증과 사망률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택적인 수술을 한 환자의 경우는 총 31마리 중 2마리(6%)가 사망했고, 응급 수술을 해야했던 환자는 90마리 중에 21마리(23%)가 사망했습니다. 수술 후 합병증의 경우는 사소한 합병증까지 포함해서 양쪽 모두 대략 50%(선택적인 수술을 한 환자는 52%, 응급 수술을 한 환자는 50%) 정도에서 확인됐습니다. 다만 선택적인 수술을 한 환자들은 대부분이 경증의 합병증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런 논문을 보게 되면 (상식적으로도 당연하지만) 응급 상황이 아닐 때, 선택적으로 담낭적출을 하는 것이 좀 더 환자를 위해서 안전한 선택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개별 환자에 따라서 가장 적합한 치료(혹은 모니터링) 수단을 결정해야하겠지만, 담낭점액종 자체가 진단보다도 “언제” 수술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기 때문에 이런 근거들은 보호자분들이 결정을 내리실 때도 도움이 됩니다. 담낭적출술 자체가 작은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