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 내 옆에 있을 것만 같은 강아지도 나이가 들고, 때론 암이라는 진단을 받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강아지 방광 종양 중에서 악명 높은 TCC(이행상피세포암종)에 대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오늘동물병원을 찾은 환자는 타원에서 쿠싱과 아토피를 관리 중에 거리 때문에 병원을 옮기게 된 환자였습니다. 평상시 오줌을 방울방울 흘리고 다니는 증상이 있었고, 처음에는 쿠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음다뇨(물을 많이 마시고, 오줌을 많이 싸는 증상) 때문에 오줌을 흘리는 게 아닌가 의심이 됐습니다. 혹은 쿠싱을 앓고 있는 환자들 중에서는 세균성 방광염이 병발한 경우가 많아서 그 부분에 대해서 보호자분과 상의 후 관련된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쿠싱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ACTH 자극 검사라는 쿠싱 모니터링 검사를 진행했고, 방광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복부 초음파 검사를 했습니다. 이 때 환자의 방광에서 비정상적인 모습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초음파에서 보이는 것처럼 방광삼각부에 비정상적인 종괴가 확인되는 경우, 영상으로는 TCC의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보통 방광염으로 인한 폴립이나 증식성 변화는 방광의 앞쪽(apical)에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종양이 확인되면 소변 검사를 통해서 세포 검사까지 진행하게 됩니다. TCC가 의심되는 환자에서는 방광에서 소변을 뽑을 때 방광천자를 하지 않고, 카테터를 이용해서 소변을 뽑게 됩니다. TCC일 경우, 천자시 들어가는 주사 바늘을 따라 종양이 전이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카테터를 이용해 뽑은 환자의 소변 세포 검사 사진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세포학 검사에서는 악성의 기준(malignancy criteria)을 몇 가지나 충족하는지 보게 되는데, 이 환자의 경우 세포학 검사만으로 TCC라고 확진을 하기에는 다소 애매했습니다. 악성 기준을 일부 충족시키는 세포들이 확인되기는 하지만, 염증이 있는 경우에도 악성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 환자에서는 소변 배양 검사와 함께 종양 지표 검사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방광 종양에서 종양 지표 검사로 국내에서 많이 하는 검사는 V-BTA라는 검사입니다. BTA는 Bladder Tumor Antigen의 약자로 TCC가 있는 환자에서 볼 수 있는 검사입니다. 방광 종양이 의심되는 경우 많이 하는 검사지만, 혈뇨를 보거나 단백뇨가 있는 경우 위양성이 뜨는 경우가 많아 신뢰도가 높은 검사는 아닙니다. TCC 환자의 대부분이 혈뇨랑 단백뇨가 있다는 걸 감안하면, 썩 좋은 검사라고 하긴 어려운 거죠.
그래서 이 환자는 V-BTA 대신 다른 검사를 했습니다. CADET-BRAF라는 검사로 미국에서 TCC를 진단하기 위해 최근에 하기 시작한 검사인데, 한국에서는 오늘동물병원이 최초로 CADET-BRAF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CADET-BRAF 검사는 TCC가 있을 경우, 종양 세포의 BRAF mutation이 검출되는지 확인하는 검사로 위양성이 없어서, 양성이 뜨면 조직 검사 없이도 TCC라는 것을 확진할 수 있습니다.
소변 배양 검사 결과에서는 음성이 나와서, 환자가 세균성 방광염을 앓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결과를 알 수 있었고, CADET-BRAF 검사에서는 양성이 나와서 방광에서 보였던 이상한 종괴가 TCC라는 것을 확진할 수 있었습니다. TCC는 보통 수술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화학요법(chemotherapy)을 이용해 항암 치료를 하기 때문에 확진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진단 검사 덕에 TCC 확진을 비침습적인 방법을 이용해 좀 더 확실하게 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암의 치료는 크게 3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수술적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이고, 두번째는 화학요법을 이용해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 세번째는 방사선 치료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종양의 종류에 따라서 각각 적합한 치료 방법이 달라지는데, TCC의 경우 요관이 개구하는 방광 삼각 부위에 종양이 생긴 경우,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케이스는 드물고, 방사선 치료의 경우도 주변의 정상 방광 조직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추천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TCC는 화학요법을 우선으로 하게 됩니다. 이 때 사용하게 되는 약이 피록시캄이라는 약과 미토산트론이라는 항암주사입니다.
피록시캄은 NSAID 계통의 약물로 항암 효과가 있는 것이 발견된 것이라 투약에 크게 주의할 점이 없지만, 미토산트론은 세포독성을 갖는 항암주사이기 때문에 주사를 한 이후에는 환자에게서 나오는 대변이나 소변을 치울 때 주의가 필요하고, 주사제로 인해서 골수억압이 생기지는 않는지,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지 면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항암주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예후가 좋은 병은 결코 아니지만, 이 환자의 보호자분께서는 아이를 위해 항암치료까지 진행하시기로 결정하셨고, 항암을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은 필수입니다. TCC는 보통 암에서 확진을 내주는 조직 검사를 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CADET-BRAF 같은 진단 검사가 매우 중요합니다. 진단이 애매한 상태로 부작용이 있는 항암 주사를 할 수는 없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