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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고양이 잠복고환

똑같은 중성화 수술이기는 하지만, 오늘은 일반적인 경우와는 조금 다른 중성화 수술, 잠복고환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원래 정상적인 고환은 태어날 때 복강 내 신장 아래쪽에(난소가 있는 곳과 비슷) 위치해있다가 성장하면서 조금씩 하강하면서 샅굴(inguinal canal)이라는 곳을 통해 복강 밖으로 나오게 되고, 피부 아래쪽에서도 조금씩 내려와 음낭 안에 위치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개체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생후 2-4개월 내에 완료되게 되는데, 고환이 제대로 내려오지 않는 것을 잠복고환(cryptorchidism)이라고 얘기합니다. 양쪽의 고환 중에 한쪽만 내려오지 않은 환자도 있고, 양쪽 모두 내려오지 않은 환자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땅콩이 2개가 이쁘게 있어야 하는데,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환자의) 좌측에만 고환이 음낭 안에 하강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털이 길거나, 아이가 어려서 잘 안 보이는 경우라면, 만져서 확인하게 되고, 정상적인 경우라면 땅콩이 2개가 있어야 하는데, 잠복고환 환자에서는 땅콩이 하나만 만져지는 걸 느낄 수 있죠.

일전에 수컷의 중성화는 암컷의 중성화와 달리 중성화를 하느냐 마느냐가 환자의 건강문제보다는 보호자분의 의지에 조금 더 달려있다는 얘길 한 적이 있는데, 잠복고환이라면 얘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잠복 고환이 있는 환자들은 정상적인 개체에 비해서 고환 염전(testicular torsion)이 생길 가능성도 높고, 고환 종양의 경우도 정상에 비해 9-13배 정도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어서, 5살 이전에 수술을 통해 고환을 제거하는 중성화 수술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드물게 잠복고환이 있어도, 새끼를 보고 싶은 마음에 수술을 하지 않거나, 고환을 인위적으로 음낭까지 끌어내리는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AVMA(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 미국수의학협회)는 잠복고환이 유전적인 결함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 번식시키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AVMA의 윤리 강령에서는 이런 수술을 비윤리적이라고 얘기합니다.

어쨌든 잠복고환은 중성화 수술을 하면 되니, 치료 자체가 어렵지는 않습니다만, 환자에 따라 잠복고환의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서 수술 방법은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 소개할 환자는 6개월령의 진도로 오늘동물병원에서 예방 접종을 끝내고 중성화 수술을 할 계획이었는데 음낭을 만져보니 고환이 한쪽밖에 만져지지 않았습니다. 잠복고환이라는 걸 알 수 있었죠.

이렇게 잠복고환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정상적으로 내려오지 못한 고환이 신장 아래에서부터 음낭 사이 고환의 하강 경로 어딘가에 있다는 걸 추측할 수 있지만, 그게 복강 안에 있는지, 샅굴에 걸쳐있는지, 샅굴을 지나 음낭 앞쪽의 피부 아래에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보통 샅굴에 걸쳐 있거나, 피부 아래에 있는 경우에는 촉진으로 만져서 알 수 있습니다. 만져서 위치가 특정지어 지면 초음파 검사를 이용해 고환이 맞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만약 피부 아래에서 만져지지 않으면 복강 내에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런 경우에도 초음파를 이용해 복강 안에 고환이 있는지 위치를 확인합니다. 이 환자의 경우는 피부 아래에서는 만져지는 게 없었고, 복부 초음파 검사를 했습니다. 초음파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환은 초음파 상에서 특징적으로 가운데 긴 선이 있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로 고환인지 아닌지 확인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고환의 격벽(septum)이 초음파에서 진한 하얀색 라인으로 보입니다) 이 환자는 초음파 검사로 복강 내에 고환이 있다는 게 확인됐고, 이런 경우에는 잠복 고환을 제거하기 위해서 개복 수술이 필요합니다. 정상적으로 하강한 고환은 일반적인 중성화 수술을 하듯 진행하기 때문에 절개면이 2개가 되죠. 환자의 수술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복을 하고 눈으로 직접 고환을 찾아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정관을 걸어서 당기는 식으로 잠복 고환을 견인하기 때문에 생각만큼 절개면이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환자가 음낭이나 음낭 앞쪽에 절개면을 하나만 갖는 걸 생각하면 복강 잠복은 어쨌든 몸에 수술 상처가 2곳이 생기는 거죠.)

이 환자처럼 복강 내에 있는 잠복 고환이 아니라 피부 아래에 있는 잠복 고환은 수술이 좀 더 간단합니다. 수술 부위가 2개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잠복 고환 바로 위에서 피부를 절개해서 제거를 하면 되니까요. 아래 사진은 다른 환자의 사진으로 고양이 환자인데, 피부 아래 쪽에서 잠복 고환이 확인됐고, 피부 바로 위에서 절개를 해 잠복 고환을 제거했습니다.

수술 후에는 일반적인 중성화 수술과 관리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회복도 일반적인 중성화 수술을 한 환자들과 거의 동일합니다. 잠복고환은 보통 편측으로 오는 경우가 좀 더 흔하고, 보통 우측이 정상적으로 내려오지 않는 경우가 좀 더 많습니다. 양측 잠복 고환이든, 편측 잠복고환이든, 복강 내에 있든, 피부 아래에 있든, 모든 잠복 고환은 수술이 추천됩니다. 사실 그게 이 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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