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소개해드릴 케이스는 고양이 방광 결석 케이스입니다. 방광 결석이 있으면 거의 대부분 수술을 한다고 알고 있으신 경우가 많은데, 이 케이스는 수술 없이 사료로 결석을 녹인 케이스에 해당합니다. 사료만 바꾸고, 결석을 없앴으니, 다이나믹하고 흥미로운 케이스는 아닙니다만 수술을 하지 않고 결석을 녹이는 케이스를 소개해볼까 싶어 포스팅을 하기로 했습니다.
환자는 5살의 브리티쉬 숏헤어 고양이로 하부 요로계 질환이 아니라 비만세포종과 턱 여드름(통칭 턱드름) 때문에 내원을 했습니다. 비만세포종 수술 전에 마취전 검사로 소변 검사(방광 천자)를 진행하려다가 초음파 상에서 방광 내에 결석이 있는 것이 우연히 발견됐습니다. 임상 증상은 없었지만, 꽤 크기가 큰 결석이 있었기 때문에 요침사 검사를 진행해서 결석의 성분을 추측해보기로 했습니다. 환자의 처음 초음파 사진과 요침사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소변의 pH는 6으로 산성을 띄고 있었습니다. 소변이 산성이기는 했지만, 저런 요결정을 확인하게 된다면, 환자의 결석이 스트루바이트 결석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트루바이트 결석은 보통 알칼리뇨에서 잘 생깁니다) 현재 임상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호자분과 상의 후 스트루바이트 결석 가능성이 높으니 식이를 변경해서 결석을 녹이는 치료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스트루바이트 결석은 개와 고양이에서 모두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개와 고양이의 스트루바이트 결석에 있어 큰 차이점은 개의 경우 스트루바이트가 세균 감염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고양이는 세균 감염 없이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개에서 생기는 스트루바이트 결석은 감염해 의한 스트루바이트(infection-induced struvite)라고 하고, 고양이에서 생기는 스트루바이트를 무균성 스트루바이트(sterile struvite)라고 합니다. 무균성 스트루바이트는 보통 어린 고양이에서 잘 생깁니다.
개에서 생기는 감염에 의한 스트루바이트와 달리 고양이에서 생기는 무균성 스트루바이트는 식이만 바꾸면 녹일 수가 있습니다. 힐스에서 나오는 s/d나 c/d, 혹은 로얄캐닌에서 나오는 유리나리 S/O 같은 처방식을 먹으면 소변이 산성으로 변하고, 음수량이 늘면서 결석이 녹습니다. 평균적으로 다 녹는데 8주 정도가 걸리고, (이 케이스는 그렇지 않았지만) 임상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식이 변경 후 2-4일 정도만 지나도 임상증상이 사라집니다.
이 환자는 힐스 c/d를 먹이기로 했습니다. 사료를 변경하고 11일 정도 지났을 때, (비만세포종 수술 봉합 제거 겸) 처방식이 변경 후 소변의 pH가 충분히 잘 내려갔는지 확인하기 위한 소변 검사를 진행했고, 당시의 결과는 pH 6에 소변 비중 1.028로 만족스러운 결과였습니다. 소변이 산성으로 변하면 스트루바이트 결석이 녹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비중이 낮아졌다는 얘기는 물을 충분히 마셔서, 방광 내에서 결정 성분이 포화되지 않는 상태로 있다는 뜻과 같습니다. 11일이 지난 후 환자의 방광 초음파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냥 봐도 결석의 사이즈가 많이 작아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결석 사이즈가 상당히 작아진 상태였기 때문에 예정된 2달을 다 채우지 않고, 식이를 유지한 상태로 1달 반 정도가 되고, 다시 한 번 초음파를 봤고, 1달 반 후에는 아래 사진에 보는 것처럼 결석이 완전히 사라진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외과적인 접근법 없이 이렇게 결석을 녹이게 되면 보호자분도 편하고, 수의사도 편하지만, 무엇보다 아이가 가장 편합니다. 사료만 잘 먹어준다면 수술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처방식을 먹지 않는 경우에도 보조제를 이용해 소변의 산도를 바꾸는 방법이 있어, 스트루바이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면 수술은 (정말 결석이 어마어마하게 크지 않은 이상) 거의 하지 않습니다.
강아지 스트루바이트 결석의 경우,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결석이 다 녹고 세균도 없어지면 굳이 처방식을 유지할 필요는 없지만, 고양이는 그런 케이스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스트루바이트 결석을 다 녹인 이후라도 평생 결석 처방식을 유지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다른 강아지의 방광 결석 수술 케이스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결석의 치료는 2016년 ACVIM 컨센서스 가이드라인이 기준이 됩니다. 가이드라인에서 추천하는 1.1은 “스트루바이트 결석은 내과적으로 녹여야 한다.”입니다. 이 케이스는 다행히 권고 사항에 맞춰서 아주 잘 치료가 된 것 같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