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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무균성 골수염

이번에 소개할 케이스는 일반적으로 보기 드문 희귀한 케이스입니다. 환자는 9개월령의 어린 고양이로 아직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암컷 고양이였습니다. 보호자분께서는 아이를 입양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평상시 집에서 잘 놀던 아이가 갑작스레 우측 앞다리를 절기 시작한다는 게 병원을 내원한 이유였습니다. 보호자분께서는 아이가 신나게 놀다가 다리를 다친 것 같다고 하셨고, 촉진 시 통증 반응을 보이진 않았지만, 일전에도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가 괜찮아졌던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방사선 촬영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환자의 방사선 사진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방사선 사진을 보면, 정상적인 좌측 앞다리와 비교했을 때, 파행을 보이는 우측 앞다리의 척골이 뼈가 부풀어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사진에서 화살표가 표시된 부분). 일반적으로 수의사들이 보게 되는 양상과는 매우 다르고, 방사선 사진만으로 진단을 내기에는 어려운 케이스였습니다. 보통 뼈가 부풀어오르는 경우 종양이나 염증을 고려하게 되는데, 염증이라기엔 갑작스레 생기는 게 이상했고, 다리쪽에 외상이 있었던 적도 없었습니다. 종양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종양이 생기기엔 나이가 많이 어렸고, 종양의 경우 뼈가 녹는듯한(osteolysis)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런 흔적을 방사선 상에서는 뚜렷하게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보호자분께 속시원한 답변을 드리지 못한 채, 첫 내원시에는 가능성 있는 질환에 대해 안내드리고, 통증이 있는 것을 고려해 진통제가 처방되었습니다. 진통제를 먹고 좋아지는지 지켜보고, 지속적으로 다리를 절면 조금 더 상위 진단 검사를 해보는 쪽으로 보호자분과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보호자분께서 환자를 데리고 다시 재내원을 하셨을 때, 환자는 진통제를 먹는 중에도 여전히 다리를 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때 보호자분께 말씀드렸던 건 확실한 진단을 위한 뼈 생검이었습니다. 중성화를 계획 중이신 상황이었기 때문에 중성화 수술을 할 때 뼈 생검을 같이 진행하는 쪽으로 추천을 드렸고, 보호자분께서도 명확한 진단을 원하셨던 상황이라 약들을 시험적으로 먹여보는 방법보다는 생검을 하시기로 결정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관절 질환의 문제이거나, 방사선 상에서 이미 명확한 종양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다리를 보존하면서 뼈만 생검하는 건 흔하게 하지는 않는 시술입니다. 오늘동물병원은 뼈 생검을 위한 수술 도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보호자분께 (다리를 자르지 않고) 병변 부위의 뼈만 채취해서 검사를 보내는 걸 추천드릴 수 있었습니다.

뼈 생검으로 채취한 샘플은 모두 2개였습니다. 하나는 조직 검사를 의뢰할 샘플이었고, 다른 하나는 세균과 곰팡이 배양 검사를 의뢰할 샘플이었습니다. 샘플을 채취한 이후의 환자의 방사선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외부 실험실에 의뢰된 배양 검사 결과와 조직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결과가 조금 더 빠르게 나온 건 배양 검사 결과입니다.

호기성 세균과 혐기성 세균 곰팡이 배양 검사 모두 아무것도 배양되지 않아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당장 항생제나 항진균제를 쓸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뒤이어 나온 조직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MICROSCOPIC DESCRIPTION:

Dissecting through the bony trabeculae is a low to rarely moderate number of lymphocytes, plasma cells with occasional eosinophils and histiocytes. Reactive bone proliferation is present and there is a locally extensive area of spindle cell proliferation associated with myxoid stroma. Spindled cells exhibit mild atypia. Significant mitotic activity is not observed.

MICROSCOPIC INTERPRETATION:

Osteomyelitis, lymphoplasmacytic, histiocytic and eosinophilic, low-grade to focally moderate, with mild spindle cell proliferation and reactive bone proliferation, please see comments

COMMENTS:

Mild to focally moderate pleocellular inflammatory changes are noted within the bone biopsy associated with mild reactive bone proliferation and a locally extensive area of spindle cell proliferation associated with myxoid stroma. Although mild atypia is present within the spindle cell population, given concurrent presence of inflammatory infiltrate and the young age of this patient, I strongly favor this spindle cell proliferation is within the realm of a reactive lesion/reactive fibroplasia likely associated with osteomyelitis. Bacterial culture and assessment for fungal organisms may be helpful in further assessing for an underlying infectious etiology contributing to this mild to moderate inflammation. If this does not fit with your clinical impression of the lesion, particularly if you have high clinical concerns of neoplasia, further biopsies from the atypical area may be indicated.

IDEXX 조직 검사 결과

길게 어려운 용어들이 쓰여져 있지만, 조직 검사 결과에서는 “Osteomyelitis”, 즉 골수염으로 진단이 나왔습니다. 골수염은 일반적으로 세균 감염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상당수가 외상에 의해 뼈에 세균이 감염되면서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 환자는 앞선 배양 검사 결과를 볼 때, 세균 감염이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고, 따라서 정확한 진단명은 무균성 골수염(sterile osteomyelitis)라고 볼 수 있습니다.

흔하지 않은 드문 케이스이기 때문에 치료 방향에 관해 관련 자료를 찾아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JFMS(고양이 수의학 저널)에서 2020년에 올라온 비슷한 케이스 리포트가 있었습니다.

비슷한 부위에 생긴 무균성 골수염이 이 케이스 리포트 이전에는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상당히 드문 질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케이스 리포트에서 얘기하는 치료 방법은 환자의 임상증상과 방사선 상의 모습이 개선을 보일 때까지 NSAID 계통의 약을 먹이는 것이었습니다. 이 케이스 리포트에 따라 오늘동물병원을 내원한 환자도 보호자분과 상의 후 약을 투약하기로 했습니다. 보호자분께서 정확하게 진단을 내고자하셨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항생제를 먹지 않아도 됐고, 예후가 어떤지, 치료 기간은 얼마나 걸릴지에 대해서 예측해볼 수 있었습니다. 케이스 리포트에서 소개된 환자의 방사선 사진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케이스 리포트 상으로는 치료 기간이 대략 7개월(216일) 정도가 걸렸습니다. 환자가 완전히 다리를 절지 않게 되기까지 그 정도 시간이 걸렸고, 오늘동물병원을 찾은 보호자분께도 꽤 긴 시간 동안 약을 먹어야 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본원을 찾은 환자는 그보다 짧은 시간만에 다리를 절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마 초기에 병변의 양상 자체가 케이스 리포트에 소개된 환자에 비해서 경미했고, 그래서 치료 기간도 단축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환자는 약 3개월만에 다리를 완전히 절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약을 먹으면서 방사선 상에서도 병변이 개선되는지 팔로우업을 진행했고,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저분하게 보이던 골수강 내가 깨끗해지고, 골수강과 바깥쪽 뼈의 경계가 명확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케이스든 정확한 진단과 진단에 맞는 적절한 치료는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그게 병원에서 하려는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필요한 진단 검사를 다 하지 못한 상태로 가진단으로 약을 처방하게 되기도 하고, 가능성 높은 질환을 고려해서 약을 처방하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케이스처럼 진단과 치료가 아주 깔끔하게 딱 떨어지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병원의 의료진도 뿌듯함을 느끼게 되고, 세계적으로 흔하지 않은 케이스를 진단해서 치료했다는 보람도 느끼게 됩니다. 보호자분도 정확한 진단과 예후에 대한 안내를 받으셨고, 결정적으로 환자가 다시 편하게 걷게 됐으니 만족하실 수 있고요. 어린 고양이라 앞으로 병원에 다시 올 일이 그리 많지는 않겠지만, 다시 병원에 오는 날까지 다리 아프지 않고, 신나게 우다다하면서 지낼 수 있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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