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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고양이 비장 비만세포종

어쩌다보니 계속 비만세포종 얘기만 쓰는 것 같은데, 그만큼 고양이에서 비만세포종이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어서 이렇게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똑같은 비만세포종이지만, 고양이의 내부 장기에 생긴 케이스입니다. 보통 비장에 생기는 경우가 많아서 비장 비만세포종(splenic MCT)라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비장 외에도 생기는 경우가 있어서 내장 비만세포종(visceral MCT)라고도 하죠. 고양이의 비만세포종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합니다. 1) 피부 비만세포종, 2) 비장 비만세포종, 3) 소화기 비만세포종으로 구분하죠. 피부에 생기는 비만세포종은 양성과 악성 케이스를 모두 포스팅으로 다뤄본 적이 있으니, 이번에 비장 비만세포종을 다루고 나면, 소화기 비만세포종만 남을 것 같네요.

케이스를 살펴보면, 환자는 13살의 터키쉬 앙고라로 오늘동물병원을 다닌지는 꽤 오래됐습니다. 만성적인 구토가 있는 환자였는데, 장생검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만성적인 장병증(chronic enteropathy)이 있다고 보고, 식이 관리와 함께 IBD(염증성 장질환)이나, LGAL(=EATL type 2, 소화기 림프종)의 가능성을 보고 스테로이드를 장복하고 있는 환자였죠.

장기간 스테로이드 복용을 하고 있는 환자이고, 나이도 적지 않은 편이었기 때문에 건강검진 겸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나타나지는 않는지 정기 검진을 하는 날이었는데,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비장이 조금 이상하게 보이는 것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환자의 복부 초음파 사진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비장의 실질 자체의 텍스쳐는 크게 변한 게 없었지만, 길고 매끈해야할 비장의 중간 부분이 불룩하게 커져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간혹 비장에 이렇게 종양이 확인되면, (어떤 종양이든 상관없이) 간으로 전이가 되는 케이스들이 있어서, 간도 살펴봤지만, 간도 특이할만한 점은 없었습니다. 비장을 동영상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혈액 검사 상에서는 SDMA 수치가 15 정도로 초기 신부전이 확인되는 걸 제외하면 크게 문제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이렇게 고양이에게 비장 종양이 의심되면 가장 흔한 원인은 뭐가 있을까요? 비장이 커졌을 때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는 건 비만세포종입니다. 고양이 거대비장(splenomegaly) 케이스의 약 15% 정도를 차지하죠. 그 외에도 림프종이나, 다발성 골수종, 혈관육종 같은 것들이 좋지 않은 감별진단 목록으로 자리를 잡고 있고, 양성적인 것들로는 골수외조혈(extramedullary hematopoiesis)이나 혈종(hematoma) 같은 것들이 고려해봄직한 원인들입니다.

통상적으로 비장의 경우는 세침흡인검사(FNA)로는 진단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비장을 적출해서 조직 검사를 하는 걸 가장 추천하지만, 고양이에서 비장 비대의 원인으로 흔하게 꼽히는 비만세포종이나 림프종 같은 경우는 세침흡인검사로도 비교적 진단이 정확하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적출 수술 전에 세침 검사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강아지든 고양이든 비장 전반에 걸친 변화(diffuse type)가 확인되면 세침 검사가 의미있는 결과값을 줄 가능성이 높고, 국소적인 변화(nodular type)가 확인될 때는 세침 검사로는 무언가 알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 케이스는 실질의 변화는 거의 확인되지 않았고, 불룩하게 커진 부분만 확인이 되어 굳이 세침 흡인 검사(FNA)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세침 흡인 검사를 하지 않은 데에는 환자의 히스토리와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었는데, 장생검을 하지 않고, 스테로이드 반응성을 통해 소화기 침습성 질환(GI Infiltrative disease)을 가진단하고 관리를 하던 환자였기 때문에 개복의 기회가 있다면, 수술을 할 때, 장생검을 병행해서 소화기 질환에 대한 확정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또다른 이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흔히, 개복을 한 김에 겸사겸사…라고 하죠)

림프종이나 다발성 골수종 같은 혈액암을 제외한 비장 종양의 경우, 비장 전적출이 진단 외에도 치료적인 목적을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수술이 추천된다는 부분도 있습니다. 치료와 예후에 관해 살펴볼 때 한 번 더 얘기하겠지만, 비장 비만세포종이나 혈관육종 같은 종양들은 치료 수단으로 수술을 퍼스트 초이스로 사용하게 되는 종양입니다. 수술을 통해 진단과 치료를 모두 달성할 수 있다면, (겸사겸사 장 생검도 하고) 배를 여는 게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거죠.

어쨌든 나이가 좀 있기는 하지만, 수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들에 대해 보호자분과 상담이 이루어졌고, 환자는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환자의 수술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술은 사진에서 보다시피 총 3가지가 이루어졌습니다. 개복을 했을 때, 겸사겸사 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진행한 거죠. 평소 만성적인 소화기 증상이 있었던 환자이기 때문에 진단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장 생검을 했고, 개복의 주목적이었던 비장을 전적출했습니다. 만성적인 소화기 증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세동이염(Triaditis)으로 담관간염(cholangiohepatitis)이 함께 있는 경우가 있고, 담관간염이 아니더라도 비장 종양이 있는 환자들은 (비록 초음파에서는 간 실질에 특이사항이 없었지만) 간으로 종양이 전이된 케이스들이 있을 수 있어 간수치에 별 문제가 없고, 영상 검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되어도 간 생검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수술 비용은 검사 비용까지 포함되면서 조금 더 올라갑니다만, 환자의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보니, 고양이 비장을 적출할 때는 보호자분들께 간생검을 함께 하자고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수술을 통해 떼어낸 검체들은 조직 검사를 합니다. (검체가 여러개다 보니 조직검사 리포트도 길어지죠) 간의 경우엔 담관간염까지 고려해서 생검을 한 것이기 때문에 세균성 담관간염(neutrophilic cholangiohepatitis)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세균 배양 검사도 함께 진행합니다. (이 포스팅의 주제는 아니기에 결과만 슬쩍 얘기하자면, 간 조직의 배양 검사에서는 음성이 확인됐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세균성 담관간염은 이 검사를 통해서 배제할 수 있게 된 거죠.)

환자는 개복 수술 이후에 순조롭게 회복했고, 보호자분과 함께 조직 검사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기다림 끝에 받아본 조직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INTERPRETATION:

Site 1: Small intestine: Mild lymphoplasmacytic enteritis

Margins: Changes extend to the tissue margins

Site 2: Liver: Multifocal atypical round cell infiltrates, favor neoplasia (see comments)

Mitotic figures: 1 in 2.37 mm2 (10 HPF)

Margins: Changes extend to the tissue margin

Lymphovascular invasion: Round cells are present within the hepatic sinusoids, and it is unclear whether they also expand vessels within portal regions

Site 3: Spleen: Round cell neoplasia, favor mast cell tumor (see comments)

Mitotic figures: 12 in 2.37 mm2 (10 HPF)

Margins: Splenectomy

Lymphovascular invasion: Neoplasia within the splenic parenchyma is inherently associated with the vascular system, a specific lymphovascular invasion is not appreciated in the examined sections.

PRELIMINARY REPORT; pending special stains on sites 2 and 3; addendum to follow.

COMMENTS:

Site 1:

Histologic findings within the intestinal sections demonstrate mild, non-specific, chronic inflammation. Findings are consistent with a chronic enteropathy, but clinically ruling out other conditions may be warranted. There is no overt histologic evidence of neoplasia or an infectious etiology.

Chronic enteropathy is the preferred term for chronic, relapsing, or intermittent gastrointestinal disturbances (anorexia, vomiting, diarrhea, weight loss) lasting more than three weeks, when extra-intestinal disease, neoplasia, and active infection are ruled out. Chronic enteropathy includes food-responsive enteropathies, antibiotic-responsive enteropathies, and those that are classified as immunosuppressant-responsive enteropathy (idiopathic IBD). Some patients with chronic enteropathy respond favorably to probiotics, fecal transplants, and/or antibiotics, suggesting that an imbalance in the gastrointestinal microflora may be contributing to clinical signs (Dandrieux, 2019; Eissa, 2019; Makielski, 2019).

References: Dandrieux JRS et al. (2019), Aust Vet J. 97: 301-307; Eissa N et al. (2019), Res Vet Sci. 122:156-164; Makielski K et al. (2019), J Vet Intern Med. 33: 11– 22; Rudinsky AJ et al. (2018), JAVMA 253(5):570-578

Sites 2 and 3:

The splenic parenchyma is markedly expanded by a monomorphic round cell proliferation, consistent with round cell neoplasia. There is a similar, milder infiltrate multifocally within the liver, which is also favored to represent neoplasia. Based upon a vaguely granular quality to the cytoplasm in many of the proliferative round cells in both locations, mast cell tumor is somewhat favored in both sites. Special stains will be performed to more definitively identify mast cell granules, and an addendum will be provided when additional information is available. Depending upon the results of special stains, immunohistochemical testing may be recommended to further characterize the population. Any recommendations will be made in the addendum.

Interpretation of this diagnostically challenging case was performed in consultation with an additional board-certified anatomic pathologist.

HISTOPATHOLOGIC DESCRIPTION:

Site 1: Small intestine: Available for evaluation are 2 full-thickness sections of small intestine, of excellent quality and good orientation. Within one of the sections, there is mild infiltration of the lamina propria by plasma cells and lymphocytes. There is no appreciable villous stunting, epithelial injury, crypt distention, or increase in intraepithelial lymphocytes. Within the deep lamina propria and submucosa in one of the sections, there are frequent aggregates of lymphocytes (mucosa associated lymphoid tissue). The muscularis and serosa are histologically unremarkable.

Site 2: Liver: Multifocally expanding the liver parenchyma, within sinusoids and portal regions, suspected to be within vascular lumina in some regions, there are small to medium sized foci of relatively monomorphic population of round cells. The round cells have variably distinct borders, a moderate amount of eosinophilic to occasionally amphophilic/finely granular cytoplasm, and an irregularly round to oval nucleus. The cells are occasionally expanded by medium to large, clear cytoplasmic vacuoles Rarely, within the regions of these infiltrates, there are scant segmented leukocytes (favor myeloid precursors/extramedullary hematopoiesis).

Site 3: Spleen: Expanding the spleen and a generalized, multifocal to coalescing fashion, there is marked infiltration of a monomorphic round cell population. These round cells form sheets on the existing stroma, occasionally creating discrete nodules within the red pulp, and surrounding white pulp regions. Individual cells have variably distinct borders, moderate to occasionally abundant, vaguely granular amphophilic cytoplasm, and a round to oval nucleus, with finely to coarsely stippled chromatin and 1-3 small amphophilic nucleoli. There is moderately frequent expansion of the neoplastic population by clear cytoplasmic vacuoles. Anisocytosis and anisokaryosis are mild to moderate. The round cell infiltrates often surround foci of erythrocytes and serum (possible vascular lumina). Within white pulp regions, there are occasional germinal centers (hyperplasia)

IDEXX 조직 검사 결과

길게 알아듣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섞어가며 영어로 써놨지만,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소장은 림프구성 형질세포구성 장염(lymphoplasmacytic enteritis)라고 진단이 나왔고, 간과 비장은 원형세포성의 종양이 의심된다고 리포트가 나왔죠. 그리고 아주 고맙게도(?) 간과 비장의 진단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추가 비용 없이 다른 염색 검사를 더해 알려주겠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추가 염색 검사 이후에 한 번 더 받아보게 된 검사 결과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ADDENDUM; 6/6/2023 9:27 AM

SPECIAL STAIN RESULTS:

Site 2: Liver: Toluidine blue: The atypical round cell population is heavily laden with purple (metachromatic) cytoplasmic granules.

Site 3: Spleen: Giemsa and toluidine blue: The neoplastic round cell population is heavily laden with purple (metachromatic) cytoplasmic granules.

UPDATED INTERPRETATION:

Site 2: Liver: Multifocal mast cell tumor

Mitotic figures: 1 in 2.37 mm2 (10 HPF)

Margins: Changes extend to the tissue margin

Lymphovascular invasion: Round cells are present within the hepatic sinusoids, and it is unclear whether they also expand vessels within portal regions

Site 3: Spleen: Generalized (multifocal to coalescing) mast cell tumor

Mitotic figures: 12 in 2.37 mm2 (10 HPF)

Margins: Splenectomy

Lymphovascular invasion: Neoplasia within the splenic parenchyma is inherently associated with the vascular system, a specific lymphovascular invasion is not appreciated in the examined sections.

ADDITIONAL COMMENTS:

Special stains confirm an interpretation of mast cell tumor in both the splenic and liver sections. Mast cell tumors (MCT) are among the most common splenic neoplasms in cats, and are often indicative of disseminated systemic mast cell neoplasia. Feline patients with splenic mast cell tumors frequently have concurrent involvement of the liver, intestine, and/or regional lymph nodes. In one study, splenectomy (with or without chemotherapy) was associated with prolonged survival times in feline patients, with a median survival time of 856 days in patients treated with splenectomy compared to a median survival time of 342 days without splenectomy.

Mast cell neoplasia within the liver is almost always indicative of systemic mast cell neoplasia, and aggressive biological behavior is anticipated. Feline patients often have concurrent splenic mast cell tumors. The intestine, regional lymph nodes, and/or cutaneous sites may also be involved.

References: Evans BJ et al. (2018), Vet Comp Oncol 16(1):20-27; Meuten, ed. (2017), Tumors in Domestic Animals, 195-196; Meuten, ed. (2017), Tumors in Domestic Animals, 195-196

IDEXX에서 공짜로 해준 추가 염색 검사

(역시나 복잡한 영어지만) 톨루딘 블루와 김자 염색을 추가로 했을 때, 간과 비장에서 확인되는 원형세포성의 종양은 비만세포종으로 확인됐다는 추가 리포트입니다.

소화기의 경우 림프구성 형질세포구성 장염(lymphoplasmacytic enteritis)는 IBD의 조직학적인 진단명이니 환자는 장 생검을 통해 IBD가 확정진단 된 거고, 비장은 비만세포종, 그리고 간에는 비만세포종이 전이가 되어 있다는 얘기입니다. 비장 비만세포종은 어떻게 치료해야할까요? 간에 이미 전이가 되어 있는 게 확인됐으니 수술이 별 의미가 없었던 건 아닐까요? 그건 아닙니다.

2015년에 JAAHA에서 나온 논문을 보면 비장의 비만세포종 때문에 비장 전적출을 한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MST)은 대략 390일 정도였습니다. 이 논문의 내용을 보면 재밌는 내용이 나오는데, 비장 이외의 장기에 전이된 여부(림프절 제외)와는 상관없이 비장 적출만 하면 일단은 꽤 오래 산다는 점이었죠. 그래서 이 논문의 내용을 토대로 비장 비만세포종의 경우, 다른 장기의 전이 여부가 수술 전에 확인이 된다하더라도 비장을 적출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이 케이스의 환자도 간에 전이가 있긴했지만, 비장을 적출했으니, 수술을 한 의미가 있었던 셈이죠.)

이 논문은 고양이 비장 비만세포종의 치료와 예후에 관한 꽤 재미있는 점들을 많이 알려줍니다. 다른 장기의 전이 여부에 상관없이 비장 전적출이 기대수명을 늘려준다는 점도 그렇지만, 비장 비만세포종으로 진단이 난 환자들에서 항암 치료(adjuvant chemotherapy)가 도움이 되는가의 여부도 알려줍니다.

통상 피부에 생긴 악성 비만세포종과 비슷하게 항암 치료를 진행할 때는 빈블라스틴과 스테로이드, 혹은 토세라닙 같은 약들을 쓰게 되는데, 항암을 하든 하지 않든 평균 생존 기간을 늘려주지 않았습니다. 항암 치료와 관련해서는 비슷한 논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2016년에 VCO(Veterinary and Comparative Oncology)에 올라온 논문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치료 방법에 따라 비장 비만세포종이 있었던 고양이 64마리의 예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확인했습니다. A그룹은 비장적출만 하고, B 그룹은 비장적출을 한 후 항암치료까지 했고, C 그룹은 수술 없이 항암치료만, D 그룹은 그냥 호스피스 케어(supportive care)만 했죠. 비장 적출이 기대수명을 늘려준다는 얘길 했었으니, 아무래도 수술을 한 A그룹과 B그룹이 오래 살았다고 예상해볼 수 있는데, 실제로 그랬습니다. 항암 치료만 하거나,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고, 호스피스 케어만 한 환자들은 오래 살지 못했죠. 약물 관리만 한 C와 D 그룹은 1년을 채 살지 못했습니다. 비장 적출을 한 A와 B 그룹은 2년을 넘게 사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여기서도 항암을 한 B 그룹과 하지 않은 A 그룹 사이에는 예후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럼 비장 적출 이후의 항암 치료가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인가…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그건 또 아닐 수도 있는 게 앞서 언급한 2015년 논문에서는 항암 치료를 하고, 항암 치료에 약물 반응이 있었던 환자들은 수술만 한 케이스들에 비해서 더 오래 살았습니다. (아마 현대 수의학의 한계가 아닐까 싶은데), 분명 악성 종양이고, 항암 치료에 반응을 하는 경우들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비장 비만세포종을 치료할 때 정확히 어떤 항암제가 가장 효과적인지 적합한 프로토콜을 찾지 못한게 아닐까 싶다는 얘기가 논문에 있죠.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항암 치료를 할지말지의 여부를 보호자분의 결정에 맡기게 됩니다. 항암 치료가 환자와 잘 맞으면 기대 수명을 늘려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기대 수명에는 별 차이가 없을 거라고 말씀을 드리죠. 이 환자의 경우, 함께 검사를 의뢰했던 소장의 장생검 결과가 IBD로 진단이 났기 때문에 어차피 소화기 관련 증상을 컨트롤하고, IBD 관리를 위해서 스테로이드 투약이 필요했던 환자였습니다. 비만세포종에서라면 스테로이드도 항암치료제로 사용되니, 약을 아예 안 쓴다고 보긴 어려운 케이스였죠. 문제는 빈블라스틴이나 팔라디아 같은 약을 추가할 것인가의 여부였는데, 이 케이스의 보호자분께서는 관련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들으시고, 스테로이드 이외의 다른 항암제를 추가하지는 않으시기로 했습니다. 기대 수명을 늘려준다는 데이터가 확실하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런 결정 또한 환자를 위해서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보호자분의 의료비를 줄이되,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피해서 환자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삶의 질(QoL)을 올려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반대의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더 오래 살 수도 있는 확률을 고려한 결정이니 합리적입니다.)


이 케이스가 주는 교훈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영상 검사가 만능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모든 검사는 일정 부분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데, 일전에 강아지 비만세포종에서도 CT 검사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얘기했던 것처럼, 이 케이스의 경우에도 복부 초음파 검사가 비만세포종의 간 전이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전이가 있어도 초음파에서 정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얘기죠. 그래서 고양이 비장 비만세포종의 경우에는 영상 검사에서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수술할 때 간 생검을 함께 하는 게 추천됩니다. 만약 수술 전에 세침 흡인 검사를 한다면, 가능하면 간도 함께 해서 사전에 전이 평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죠.

또 하나는 보통 이런 병에 걸리는 고양이들이 나이가 많은 노령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수술을 피하는 게 늘 능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술 전에 진단이 나기보다는 수술 후에 조직 검사로 진단이 나는 경우가 많은 비장 종양 케이스들은 상당히 많은 케이스가 수술을 하지 않고, 모니터링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 비장 비대의 흔한 원인 중 하나가 비만세포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술이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해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개복 수술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죠. 수술을 하지 않은 케이스와 한 케이스의 예후는 앞서 얘기했듯이, 수술을 한 고양이들이 거의 2.5배(각각 856일과 342일의 평균 수명) 정도를 더 오래 삽니다. 이 환자의 경우는 13살 정도의 노령묘였지만, 보호자분께서 마취와 수술을 겁내지 않고 빠르게 결단을 내려주신 덕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었죠.

고양이 비만세포종은 피부 비만세포종이 그랬던 것처럼 딱 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항암을 해야하느냐 아니냐가 수의학적인 판단보다는 보호자분의 가치 판단에 따라 달라지죠. 수의사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악성 종양이니까, 항암을 해야될 것 같다는 압박감이 있지만, 데이터를 보면 이걸 마냥 하자고 권하기도 힘듭니다. 여전히 수의사들이 고양이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부분이 많다고 해야할까요. 잘 아는 부분은 수술을 해야된다는 것이고, 잘 모르는 부분은 항암을 해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관한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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