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한 병들은 어지간하면 한 번씩 포스팅으로 다룬지라, 이번에는 조금 흔하지 않은 질환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고양이의 다발성 골수종(multiple myeloma, 혹은 조금 더 포괄적인 용어로 myeloma-related disorder라는 용어도 씁니다)에 대한 얘기입니다. 강아지에서도 흔하게 보게 되는 종양은 아니지만, 고양이에서는 그보다 더 흔하게 보기 어려운 질환이라 아무래도 케이스 자체를 경험할 일이 많지 않습니다. 강아지의 경우 전체 악성 종양 케이스의 1% 정도를 다발성 골수종이 차지하는 반면, 고양이의 경우는 문헌에 따라 숫자는 조금씩 다르지만, 악성 종양 케이스의 대략 0.003-0.1% 정도가 다발성 골수종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이렇다할 관련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죠. 이 포스팅에서 소개할 고양이의 보호자분도 인터넷에 관련 자료가 그리 많지 않아서 어떤 병인지 찾아보는 게 어려웠다고 하시더군요. 강아지와 고양이에서 진단과 치료가 조금씩 비슷하면서도 약간은 다른 부분이 있는데, 이 포스팅에서는 고양이에 대한 얘기를 한 번 해보려 합니다.
환자는 10살의 코리안 숏헤어, 중성화한 수컷으로 건강 검진을 위해 오늘동물병원에 내원했습니다. 한때 11kg까지 나가던 뚱냥이였는데, 건강 검진을 한 날에는 7.5kg까지 체중을 감량한 상태였죠. 평소와 달리 딱히 이상한 점이 있는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루틴한 건강검진을 진행했고, 이상한 점은 혈액 검사에서 발견됐죠. 환자의 혈액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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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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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 |
2.7 g/dl |
2.3 -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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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KP |
36 U/L |
14 -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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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
78 U/L |
12 – 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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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 |
▼ 15 mg/dl |
16 – 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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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
9.1 mg/dl |
7.8 – 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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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L |
118 mg/dl |
65 –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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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 |
1.5 mg/dl |
0.8 –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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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T |
0 U/L |
0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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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 |
> 9.3 g/dl |
2.8 – 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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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U |
174 mg/dl |
74 – 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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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S |
4.5 mg/dl |
3.1 – 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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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IL |
0.3 mg/dl |
0 – 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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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 |
> 12 g/dl |
5.7 – 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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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 |
158 mmol/L |
150 -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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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4 mmol/L |
3.5 – 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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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 |
117 mmol/L |
112 – 129 |
다른 부분은 특이사항이 없었는데, 글로불린 수치가 엄청나게 높아지면서 측정이 안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글로불린은 만성적인 염증이 있을 때 올라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고양이들이 치아 상태가 좋지 않거나 하는 경우 건강 검진에서 심심치않게 고글로불린혈증을 볼 수 있습니다만, 장비의 측정 범위 이상으로 높아진 건 무언가 조금 더 심각한 게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 높아지면 아무래도 염증에 의한 변화보다는 종양에 의한 변화를 고려하게 되죠. 특히 고민하게 되는 종양으로는 다발성 골수종이나 림프종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 어딘가에 종양이 있지는 않은지 영상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환자의 방사선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사선 사진만 봤을 때는 특별히 크게 이상한 점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복부 초음파는 어떨까요? 복부 초음파에서는 이상한 점이 확인됐습니다. 비장에서 종양이 확인됐는데, 환자의 비장 초음파 사진은 이렇습니다.
하나가 아닌 여러개의 결절성(nodular) 종양들이 확인되는 걸 볼 수 있죠. 강아지라면 이렇게 비장에서 결절성 종양이 확인될 때 세침 검사(FNA)가 별 의미가 없겠지만, 고양이라면 조금 얘기가 다릅니다. 고양이에서는 비장의 병변이 미만성(diffuse)이 아니라 하더라도 세침 검사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리스크가 큰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강아지처럼 비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바로 하기보다는 세침 검사를 우선시하죠.
이쯤에서 고양이와 강아지의 다발성 골수종의 차이에 대한 얘기를 하나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다발성 “골수”종이라는 병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병은 보통 골수에서 종양 세포가 발생하게 됩니다. 골수(=뼈 안쪽의 부드러운 공간)에서 형질세포(plasma cell)가 과하게 많아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혈액암이죠. 뼈 안쪽에서 종양이 생기는 거니 뼈가 녹는 병변(osteolysis lesion)이 확인되는 경우도 있고, 뼈가 녹으면서 환자가 통증을 심하게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양이의 다발성 골수종은 조금 특이한 게 골수 이외의 장소에서 종양 세포가 발생하곤 합니다. 이는 2006년 JVIM 논문에서 확인되는데, 고양이는 골수 이외의 장소(extramedullary)에서 형질세포가 과다하게 많아지는 경우가 많더라는 얘길 합니다.
골수 이외의 대표적인 장소라면, 피부나 비장, 간 같은 장기들이 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글로불린 수치가 높아져서 몹시 찝찝한 가운데, 비장에 종양이 있는 상황이니, 다발성 골수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추가적인 검사들을 해볼 필요가 있었던 거죠. 환자의 비장 세침 검사 결과(=세포학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INTERPRETATION:
Consistent with plasma cell neoplasia; please see comment
COMMENTS:
The sample is predominated by round cells which are interpreted as a neoplastic population of plasma cells. Classifying proliferative disorders of plasma cells in the cat can be difficult. Feline myeloma related disorders (MRD; a term that is being used in recent literature) derive from the neoplastic transformation of a plasma cell or an immunoglobulin secreting B-lymphocyte precursor; classification schemes include the following diagnostic categories: myeloma (intramedullary or combined intra- and extramedullary), cutaneous extramedullary plasmacytoma (skin and subcutis involvement), noncutaneous extramedullary plasmacytoma (abdominal organ involvement such as liver, spleen, abdominal lymph nodes, intestine and/or kidneys), solitary plasmacytoma of bone and immunoglobulin secreting lymphoma.
In this case, the cytologic findings are consistent with plasma cell neoplasia involving the spleen. Plasma cell neoplasia in cats can be primary in the spleen or the spleen can be involved in multifocal disease. Multiple myeloma is a clinical rather than a cytologic diagnosis, since the distribution of lesions and additional clinicopathologic findings (such as hyperglobulinemia with monoclonal gammopathy and Bence Jones proteinuria) are necessary for the diagnosis. As indicated above, this type of plasma cell neoplasia in cats is often referred to as myeloma-related disorders, since some cats do not have bone marrow involvement by the neoplasia and cats may not have lytic bone lesions. The cytologic findings should be correlated to the clinical impression and additional clinicopathologic data.
Vail, DM. Myeloma-Related Disorders. In: Small Animal Clinical Oncology, Winthrow, S., MacEwen, E.G. (eds.), 5th edition, Saunders Elsevier, 2013, pp 665-678.
CYTOPATHOLOGIC DESCRIPTION:
2 smears (1 increased stained) from a splenic nodule are examined. Smears are moderately to highly cellular with many intact cells; a proportion of the cells are densely arranged or condensed within the background matrix, impeding their evaluation. There are rare dense cell aggregates suggestive of splenic stroma. Of the identifiable cells, there are moderate to high numbers of a population of round cells consistent with plasma cells occurring individually and in variably sized aggregates; the cells amenable to evaluation exhibit mild to occasionally moderate to very rarely marked pleomorphism; bi- and multinucleate cells are occasionally seen. Low numbers of small lymphocytes and rare macrophages are seen. The background is serosanguineous with disrupted cells and cellular debris.
IDEXX 세포학 검사 결과
비장에서 형질세포종(plasma cell tumor)이 확인된다는 얘기를 하죠. 고양이의 형질세포종은 별 거 아니라 걍 제거를 하는 데에서 끝나는 것부터 이 케이스처럼 혈액암에 해당하는 것까지 꽤 다양한 분류가 있는데, 그래서 단순히 종양에서 형질 세포가 확인됐다는 것에서 진단이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검사를 하게 됩니다. (세포학 판독문을 보면, 다발성 골수종의 진단은 세포학만으로 하는 건 아니고, 임상적인 진단을 하는 병이라고 얘기하는 게 그래서입니다.) 특히나 이 케이스처럼 글로불린이 높으면 더욱 그렇죠. 그럼 다발성 골수종을 임상적으로 어떻게 진단해야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강아지의 경우,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총 4가지 조건이 있는데, 이 중에서 둘 이상의 조건이 충족되면 다발성 골수종이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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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에서 형질세포가 다수 확인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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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용해 병변(osteolytic bone lesion)이 확인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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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청이나 소변에서 monoclonal gammopathy가 확인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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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전기 영동 검사나 heat precipitation 검사에서 Bence-Jones proteiuria가 확인되는 경우
강아지에서의 기준이라 고양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부분이 있어, 고양이는 몇 가지 다르게 생각해야할 부분이 있는데, 하나는 앞서 말했듯 고양이의 경우, 골수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형질세포종이 확인되는 경우를 다발성 골수종 진단에서 중요하게 살펴봐야합니다(골수의 경우도, 강아지보다는 형질세포가 더 많이 확인되어야 한다는 차이가 있죠).
사람에서의 기준을 조금 외삽하자면, 2022년 업데이트된 사람의 다발성 골수종 진단 기준은 골수에서 10% 이상의 형질 세포가 확인되거나(or) 조직 검사로 확인된 형질세포종(plasmacytoma)가 있고, 거기에 추가적으로 형질세포에 의해 생길 수 있는 myeloma defining events(=쉽게 생각해서 다발성 골수종이 유발하게 되는 문제)가 있는 경우를 진단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고양이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는 거죠.
이 환자의 경우, 비장에서 형질세포종이 확인됐으니, 나머지 3가지 진단 기준 중에 하나가 충족되는지를 확인해보면 됐습니다. 골용해 병변은 방사선 검사에서 딱히 의심되는 부분이 없었고, 글로불린 수치가 높았으니, monoclonal gammopathy가 있지 않은지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소변에서 벤스 존스 단백질(Bence-Jones protein)이 확인되지 않는지도 검사가 필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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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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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ce Jones Protein Screen |
negative |
검사 결과 벤스 존스 단백질은 음성으로 확인됐습니다. 혈청 전기영동 검사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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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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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Protein |
▲ 12.2 g/dl |
6.3 – 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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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in (EPH) |
4.01 g/dL |
2.40 – 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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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ulin (EPH) |
▲ 8.2 g/dL |
3.0 – 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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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in: Globulin Ratio (EPH) |
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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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1 Globulin |
▼ 0.07 g/dL |
0.10 – 0.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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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2 Globulin |
0.82 g/dL |
0.40 – 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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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a-1 Globulin |
0.49 g/dL |
0.20 – 0.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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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a-2 Globulin |
0.62 g/dL |
0.20 – 0.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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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ma Globulin |
▲ 6.19 g/dL |
0.60 – 1.90 |
조금 직관적으로 보기 좋게 그림으로 보면, gamma globulin이 크게 스파이크를 찍으면서 나타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혈청 전기영동 검사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병리학자의 친절한 코멘트가 있습니다.
INTERPRETATION:
There is a marked, narrow monoclonal peak in the gamma fraction (monoclonal gammopathy). Monoclonal gammopathies may be due to multiple myeloma, lymphosarcoma, (infrequently) feline infectious peritonitis, lymphoplasmacytic enteritis, or be present as a benign monoclonal gammopathy. Monoclonal gammopathies are often associated with bleeding tendencies (thrombopathy). Additional tests may include examination of urine for Bence-jones proteinuria, flow cytometry of blood (if there is a peripheral lymphocytosis), bone marrow aspiration cytology or core marrow biopsy (if there are peripheral cytopenias); lymph node, splenic or hepatic cytology or biopsy (depending on evidence for possible extramedullary neoplastic infiltrates); and/or, bone survey radiographs (especially including axial skeleton; evidence of bone lysis is more common in canines than felines).
IDEXX 혈청 전기영동 검사 결과 리포트
영어로 복잡하게 구구절절 쓰여져 있지만, 이 케이스처럼 monoclonal gammopathy를 보이는 경우, 고려할 수 있는 질환들이 몇 가지 있고, 다른 검사 결과들과 조합해서 최종 진단을 내면 된다고 쓰여져 있죠.
여기까지 결과가 나오면 이 환자의 경우 총 4가지의 진단 기준 중에 2가지를 충족하는 게 되니 최종적으로는 Myeloma-related disorder, 그 중에서도 다발성 골수종(multiple myeloma)라고 확정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는 무증상인 상황에서 운좋게 건강 검진 중에 병을 발견했지만, 실제 다발성 골수종 환자의 상당수는 임상 증상이 있는 상황에서 진단이 됩니다. 다발성 골수종 환자들은 병의 양상에 따라 다양한 임상 증상을 가질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무기력함이나 식욕부진, 구토, 설사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부터 단백뇨로 인한 신부전, 뼈 통증으로 인한 파행 같은 증상까지 폭넓은 증상을 보게 됩니다. 골수에 퍼져 있는 양상이 아니라 척수 쪽에서 덩어리를 진 종양이 확인되면 다리가 마비되거나, 보행실조 증상 같은 걸 보게 되기도 하죠.
고양이와 강아지가 똑같은 병이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서 진단의 기준이 달라지는 부분도 있지만, 다발성 골수종의 경우에는 치료도 조금 달라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혈액암이기 때문에 통상 약물을 이용한 항암 치료(chemotherapy)를 최우선적인 치료 방법으로 삼습니다. 강아지의 경우는 멜팔란(Melphalan)이라는 약과 스테로이드를 이용해 관리하지만, 고양이의 경우는 멜팔란의 골수 억압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보통 멜팔란보다는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나 클로람부실이라는 항암제를 퍼스트 초이스로 조금 더 선호합니다.
고양이의 다발성 골수종에서 어떤 항암제를 더 선호하느냐에 관한 이야기는 2015년 JAAHA에서 퍼블리쉬된 논문에 나와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고양이의 경우, 강아지와 똑같이 멜팔란을 퍼스트 초이스 항암 약물로 사용했을 때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꽤 많다더라 하는 얘길 합니다. 표로 정리한 걸 보면 이렇죠.
다발성 골수종 자체가 고양이에서는 드문 질환이다보니 케이스의 수(n수) 자체가 적은 편이지만, 멜팔란을 투약한 7마리 중에 6마리가 Grade 3 이상의 호중구감소증(neutropenia)를 겪은 걸 볼 수 있습니다. Grade 3의 호중구감소증이면 호중구의 갯수가 1,000개/uL 미만이라는 얘기니 약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죠. 반면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나 클로람부실은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걸 알 수 있죠.
조금 더 최근에 나온 데이터로는 올해 3월에 퍼블리쉬된 JVIM 논문도 있습니다. JVIM 논문에서는 총 50 케이스의 다발성 골수종 고양이를 두고 병의 특징이 어땠는지, 치료에 대한 반응이 어땠는지를 살펴봤죠. 이 논문에서도 각각의 약물에 대한 부작용 발생 빈도를 적어놓고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 살펴본 케이스를 봐도 멜팔란의 경우, 골수 억압(호중구가 감소하는 모습이 가장 특징적)이 심하게 나타나는 걸 볼 수 있죠.
부작용이 적다 하더라도 효과가 없다면 당연히 쓸 수 없겠지만, 다행히 다발성 골수종에서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나 클로람부실의 효능이 멜팔란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각각의 항암제에 대한 반응률(response rate)를 보면, 멜팔란이 88%,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가 91%, 클로람부실이 100%로 확인되죠(클로람부실은 n수가 작다는 함정이 있긴 합니다). 전반적으로 반응률 자체는 세가지 약물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 부작용 때문에 고양이는 멜팔란을 퍼스트 초이스로 사용하려 하지 않는 겁니다.
이 케이스의 환자는 보호자분과 상의 끝에 클로람부실로 항암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약물 반응이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여전히 치료 중인 상황이기는 하지만, 항암 치료 후 글로불린의 수치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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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치료 시작 전 결과 |
투약 후 2주차 |
투약 후 4주차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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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 |
▲ 8.2 g/dl |
▲ 6.3 |
▲ 6.1 |
2.8 – 5.1 |
다행히 항암 약물에 의한 부작용은 딱히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항암제에 의한 골수 억압 부작용을 가장 민감하게 확인하는 호중구 수치를 보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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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치료 시작 전 결과 |
투약 후 2주차 |
투약 후 4주차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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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 |
2.45 |
3.52 |
6.83 |
2.3 – 10.29 |
글로불린 수치도 조금 더 떨어져주고, 이렇게만 앞으로 계속 유지가 된다면 너무 좋은 일이겠죠. 다만 (포스팅을 쓰고 있는 현 시점에서) 조금 걱정이 되는 건 클로람부실의 수급 문제가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 같은 나라에서 약이 없다는 건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만, 현재 클로람부실은 공급 부족 문제로 2025년 3월까지 국내에 유통이 잘 안될 거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 소개한 케이스 외에도 어쩌다보니 다발성 골수종 고양이가 병원에 한 마리 더 있는데, 그 환자 같은 경우는 클로람부실의 약물 수급 문제 때문에 보호자분과 상의 후,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를 치료제로 쓰기로 했습니다. 어느 쪽을 퍼스트 초이스로 사용하든, 퍼스트 초이스 약물에 환자가 반응이 떨어지면 rescue therapy로 다른 약물을 처방해야 될 수 있는데, 쓸 수 있는 약 하나가 구하기 어렵다는 건 (클로람부실이 이외에도 다양한 고양이 질환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다발성 골수종이 고양이와 강아지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점 중 하나는 예후입니다. 강아지에서 다발성 골수종은 결국 언젠가는 재발하고 컨트롤이 되지 않는 때가 오긴 하지만, 꽤 오랜 기간 관리가 가능한 암입니다. 강아지 다발성 골수종의 평균 생존 기간(Mean survival time, MST)은 텍스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540일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1.5년 정도를 산다는 얘기니, 암이라는 걸 감안하면 일반적인 만성 질환과 생존 기간이 그리 다르지 않죠. 하지만 같은 다발성 골수종이라도 고양이의 경우는 강아지보다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항암 치료를 하지 않거나, 스테로이드만 투약하는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은 대략 42일 정도로 매우 짧은 편이고, 항암 치료를 하는 경우에도 137일 정도로 길다고 하긴 어려운 시간입니다. 논문에 따라서는 고양이 다발성 골수종의 평존 생존 기간을 315일로 조금 더 길게 말하기도 하니 비관만 할 건 아니지만, 강아지와 비교한다면 다발성 골수종은 고양이에게 유독 더 가혹한 병이랄까요.
포스팅의 환자는 병을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한지 이제 대략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아직까진 잘 버텨주고 있지만, 아무래도 예후가 불량하다는 통계가 있으니 마음 졸이면서 재진을 기다리게 됩니다. 가능하면 앞으로 오랜 시간 잘 버텨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