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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악성 피부 비만세포종

고양이 비만세포종(MCT, Mast Cell Tumor)에 대해서는 몇 번 블로그에 썼던 적이 있습니다. 고양이의 비만세포종은 대부분이 양성 종양이라고 보기 때문에 수술만으로 치료가 종료가 되고, 그래서 블로그에 썼던 내용도 대부분은 수술에 관한 얘기였죠. ‘이렇게 제거했습니다 짜잔~’ 같은 내용들 말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고양이의 비만세포종이 악성인 케이스에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강아지에서 그랬던 것처럼 고양이 비만세포종이 있는 경우, 어떻게 체계적으로 접근하는지에 대한 얘기입니다.

환자는 12살의 코리안 숏헤어로 눈 옆에 비만세포종을 한 번 제거했었는데, 같은 위치에 비만세포종이 재발해서 내원했습니다. 이실직고하자면, 개원 초에 눈 옆에 비만세포종이 생겨서 제거했다고 포스팅을 했던 환자가 같은 위치에 비만세포종이 생겨서 다시 오늘동물병원을 찾은 케이스죠. 비만세포종 자체가 양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니, 재발에 대해서 성가실 뿐 크게 대수롭지는 않게 생각하셨던 보호자분이 조금은 종양이 커진 상태로 내원을 하셨습니다. 환자의 내원 당시 상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피부라기보다는 피부 아래에 있는 것처럼 보였고, 크기도 아슬아슬하게 2cm를 넘는 상태였죠. 고양이의 비만세포종은 대부분 양성 종양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재발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환자도 재발한 건 안타깝지만 다시 한 번 수술을 하기로 했죠. 얼굴 쪽에 생긴 꽤 커다란 종양인지라 마진을 충분히 갖지 않고 제거한다 하더라도 쉬운 수술일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어떻게 수술했는지 수술 사진을 보기 전에 고양이 비만세포종에 대한 대략적인 개념을 잡고 가면 조금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아지 비만세포종을 보면, 병에 대한 꽤나 체계적인 접근법이 있죠. 조직 검사를 보내서 등급(grading)을 나누고, 수술 마진이 클린하냐 아니냐를 보기도 하고, grading과 staing, 수술 마진을 종합해서 환자에게 추가적인 재수술이 필요한지, 항암 치료가 필요한지를 결정하고 거의 대부분의 케이스를 커버하는 치료 플랜들이 대략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고양이는 이런 게 딱히 없습니다. 고양이 피부에 생기는 종양 중 2번째로 많이 생기는 종양이라는데(1등은 기저세포종(basal cell tumor)), 어떤 진단과 치료 알고리즘 같은 게 없죠. 그래서 병원마다, 수의사마다 접근 방법이 아주 조금씩 달라지곤 합니다. 사실 그럼에도 크게 상관이 없는 건 대부분의 고양이 비만세포종이 양성 종양이라서 그렇습니다. 피부에 생기는 대부분의 비만세포종은 수술만으로 치료가 종료됩니다. 수술만으로도 3000일(대략 8년의 기간) “이상(=8년까지도 팔로우업해봤는데, 보통 그 이상 산다는 얘기)” 생존하기 때문에 피부에서 비만세포종이 발생해도 크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만세포종에 관해서 가장 잘 알려진 컨센서스 가이드라인이라면 2012년에 VCO(Veterinary and Comparative Oncology)에 올라온 유럽 컨센서스가 있는데, 여길 보면 고양이의 비만세포종이 (강아지에 비해) 얼마나 사소하게(?) 다루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죠.

참고문헌을 제외하고 총 23페이지의 컨센서스 가이드라인에서 고양이의 비만세포종에 대한 얘기는 딱 3페이지 뿐입니다(실제로 참고문헌 조금이랑 강아지 내용 살짝 겹치는 거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2 페이지). 실질적인 내용이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대략적인 컨센서스를 가이드로 하되, 약간은 오늘동물병원의 진료 스타일을 덧붙이는 쪽으로 설명해볼까 합니다.

고양이 비만세포종은 발생 위치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피부 비만세포종(Cutaneous Mast Cell Tumor)

  2. 비장/내장 비만세포종(Splenic/visceral Mast Cell Tumor)

  3. 소화기 비만세포종(Intestinal Mast Cell Tumor)

이 셋 중에서 피부에 생기는 비만세포종을 제외하고, 비장이나 소화기에 생기는 비만세포종은 거의 무조건 악성이라고 봅니다. 예후도 보통 안 좋은 편이고, 거의 대부분 수술을 필요로 하죠. 비장이나 소화기에 생기는 비만세포종은 케이스가 생기면 포스팅을 해보는 걸로 하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피부에 생기는 고양이 비만세포종에 한정지은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고양이의 피부 비만세포종은 다시 2가지 타입으로 구분합니다. 구분은 조직 검사를 통해서 할 수 있습니다.

  1. Mastocytic(비만세포성) 비만세포종

  2. Histiocytic(조직구성) 비만세포종

이 중에서 조직구성 비만세포종(Histiocytic cutaneous MCT)은 세포학 검사로 진단이 어렵고, 때로는 조직 검사로도 진단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죠. (대략 2살 가량의) 어린 샴 고양이에서 (드물게) 보게 되곤 하는데, 사실 수술하지 않고 그냥 둬도 빠르면 4개월, 길면 2년 정도 안에 그냥 자연스레 사라지기도 하는 양성 종양이기 때문에 진단이 잘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환자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될 소인이 있는 건 비만세포성 비만세포종(Mastocytic cutaneous MCT)입니다. 비만세포성 비만세포종은 다시 2가지 타입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Compact type (분화가 잘된 MCT, well-differentiated)

  2. Diffuse type (분화가 잘 안된 MCT, anaplastic/pleopmorphic)

고양이 피부 비만세포종의 대부분(대략 90%)는 분화가 잘된 compact type입니다.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경우가 많고, 얼굴이나 목 쪽에 많이 생기죠. 종종 여러개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양성 종양처럼 행동해서 전이가 되는 경우는 몹시 드뭅니다. 수술만 하면 사실상 치료가 종료되는 비만세포종이 여기에 해당하죠.

반면 분화가 잘 안된 diffuse type은 양성 종양처럼 행동하지 않고, 전이가 되기도 하고, 상당히 많은 수의 비만세포종이 피부 곳곳에 나타나곤 합니다. compact type에 비해서 더 빠르게 커지고, 소양감이나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도 더 높죠. 피부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피부 아래(=피하)에도 종양이 침습적으로 커지곤 합니다.

그러니까 고양이가 피부에 비만세포종이 생겼다면 높은 확률(compact type이거나, histiocytic MCT거나)로 양성 종양처럼 행동할테지만, 간혹 운이 나쁘면 diffuse type으로 조금 심각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바꿔 말하면, 이 포스팅에서 얘기하는 악성 비만세포종이란 diffuse type에 대한 얘기라는 거죠.


조금은 분류가 복잡해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구분은 조직 검사를 통해 하게 됩니다. 고양이 비만세포종이 수의사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건 이런 분류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죠. Diffuse type이라면 높은 확률로 악성 종양이겠거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compact type도 아주 낮은 확률로 전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직 검사만 철썩같이 믿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동물병원에서 비만세포종 수술을 하고 조직 검사에서 compact type이라고 진단을 받은 환자의 조직 검사 리포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MICROSCOPIC INTERPRETATION:

Mast cell tumor, mastocytic (compact) subtype

Mitotic count: 1

Angiolymphatic invasion: Not observed

Complete excision? Yes

Margins = 0.4mm, 1.7mm peripheral; 0.3mm deep

COMMENTS:

Mast cell tumors (MCT) account for approximately 20% of cutaneous neoplasms in the cat. While most feline cutaneous MCT present as solitary lesions, a multicentric presentation is not uncommon, with clusters of lesions in an anatomic region or more widespread cutaneous distribution. Most feline cutaneous MCT demonstrate benign behavior, regardless of histologic subtype. Complete excision is often curative. However, a proportion of cases (10-20%) behave aggressively, with local recurrence, development of additional cutaneous masses, and/or systemic metastasis. Variable rates have been reported for recurrence (up to 24%) and for systemic disease (up to 22%). Mitotic count is the best predictor of biological behavior, but there is a significant degree of overlap between benign and malignant feline cutaneous MCT. Feline cutaneous MCT with a mitotic count of 5 or more mitotic figures in ten high-powered fields (hpf) are more likely to demonstrate aggressive behavior.

IDEXX 조직 검사 결과

Mastocytic type 중에서도 subtype으로는 compact type이라고 기분좋은 얘기를 해주고서는 코멘트에 애매한 얘기를 하기 시작하죠. 대부분의 고양이 MCT는 조직학적으로 어떤 서브타입을 갖든 상관없이 양성 종양처럼 행동하지만, 일부(10-20%) 케이스는 악성종양처럼 공격적으로 행동해서 수술 이후에 재발을 하기도 하고, 다른 부위에 동일한 피부 종양이 생긴다든가, 전신적인 전이를 보인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덧붙여 언급하는 얘기가 고양이 비만세포종의 등급(grading)을 구분하는 논문에 대한 애기입니다. 2019년 Veterinary Pathology에 올라온 Sabattini의 논문입니다.

고양이는 강아지처럼 3단계로 종양의 등급(grade)을 구분하거나, 2단계로 구분하는 시스템이라는 게 마땅한 게 없는데, 2019년 Sabattini라는 수의사가 고양이 피부 비만세포종을 이런 기준으로 구분하면 어떻겠냐…라는 제안을 합니다(현재도 어떤 공식적인 grading system이 있다고 얘기하진 않고, 이런 것을 적용해보자는 얘기가 있는 정도죠.)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그래서인지 아이덱스에 조직 검사를 의뢰하면 이 논문에 대한 언급을 꼭 하더군요. 이 논문에서는 2 티어 시스템으로 고양이 피부 비만세포종에 등급을 매깁니다. High grade와 low grade로요. High grade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기준을 따르면, 조직 검사에서 유사분열상(mitotic figure, 얼마나 세포가 빨리 분열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이 5 이상면서, 동시에 3가지 기준 중에 2가지 이상을 충족하면 high grade라고 구분합니다. 3가지 기준은 이렇습니다.

  1. 종양이 직경이 1.5cm 이상.

  2. 핵의 모양이 불규칙한 경우.

  3. 핵소체가 뚜렷하면서 염색질이 덩어리진 경우.

이 셋 중에 2가지 이상이 충족되면서 mitotic index가 5 이상이면 high grade로 악성 종양처럼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거죠. low grade면서도 subtype은 diffuse인 MCT가 있었으니, 기존의 구분법이랑은 조금 다른 기준으로 분류를 하는 것이긴 합니다. 이 구분법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강아지처럼 high grade는 아무래도 전이나 재발의 가능성이 높으니 항암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추천될테고, low grade라면 수술만으로 완치(cure)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고양이 비만세포종이 대부분 양성종양처럼 행동한다고는 하지만, 악성종양일 수도 있다는데, 왜 종양 절제의 마진에 대한 얘기가 언급되지 않는지 의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강아지 같은 경우는 미니멈 2cm 마진을 두고, 종양의 바깥쪽가 깊은쪽 모두를 깊게 절제해야한다는 기준이 있죠. 고양이는 왜 이런 얘기를 잘 하지 않을까요?

고양이는 비만세포종이 양성이든 악성이든 마진이 재발률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양성 종양인 경우에 물론 마진을 깔끔하게 절제해낸다면 마음이 편안하겠지만, 마진이 지저분해서 피부에 종양이 조금 남았다고 하더라도 재발이 안되는 경우가 있고, 아주 깔끔하게 마진을 잘 확보한다 하더라도 재수가 없으면 비만세포종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더티 마진인 경우 재발률은 11% 정도, 클린 마진인 경우 재발률은 통계상으로 15% 정도입니다. 클린 마진이든 더티 마진이든 재발률이 큰 차이가 없다면 (일부러 더티 마진을 의도할 필요는 없겠지만) 굳이 크고 넓게 째서 수술을 어렵게 만들 필요는 없는 거죠.


대략적인 개념을 잡자고 해놓고, 얘기가 아주 복잡해진 것 같은데, 쉽게 얘기하자면 이렇습니다. 조직학적으로 구분을 하기는 하는데, 이게 예후를 아주 명확하게 알려주냐 하면 그렇지 않고, 마진도 재발률과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소화기나 비장에 생긴 비만세포종만 아니라면 대부분의 피부 비만세포종은 양성 종양처럼 행동합니다만, 어떤 종양이 악성 종양처럼 행동할지는 대략적인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을뿐 아무도 모릅니다. (참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게 그마저도 고양이스럽죠)

물론 종양이 (혹은 고양이가) 제멋대로라고 해서 진단과 치료도 제멋대로여서는 안됩니다. 유러피언 가이드라인을 보면 언제 악성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staging(전이 여부를 평가)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기준은 이렇습니다. (기준들 중 하나라도 충족이 되면 전이가 되지는 않았는지 staging을 해야합니다.)

  1. 비만세포종이 피부에 여러개 확인되는 경우(mutiple nodules)

  2. 복강 내에 만져지는 종양이 확인되는 경우(Palpable abdominal abnormalities)

  3. 조직학적으로 diffues/pleomorphic한 비만세포종인 경우

  4. 비장, 소화기, 전종격동에 비만세포종이 확인되는 경우

어떤 가이드라인은 아니지만, 오늘동물병원의 경우에는 여기에 2019년의 grade 구분 논문과 조합해서 한 가지 기준을 더 추가합니다. 종양의 직경이 1.5cm 이상인 경우에 전이가 있지 않은지 확인하려고 하죠. 고양이에서 피부 비만세포종이 확인되는 경우,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유러피언 컨센서스에서 얘기하는 비만세포종이 피부에 몇 개나 생겼는지, 종양의 직경이 얼마나 되는지 같은 것들이죠. 혹은 악성 종양처럼 행동하는 비만세포종이 같은 자리에서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걸 감안하면 이 케이스처럼 동일 위치에서의 재발을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부에 비만세포종이 5개 이상인 환자들은 보통 예후가 안 좋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조직 검사로 grade나 subtype을 확인하는 게 추천이 되죠.

이런 부분이 고양이 비만세포종의 어려운 부분입니다. 오늘동물병원 같은 경우는 고양이 비만세포종에서 보호자분의 비용 부담이 있는 경우, 세포학 검사(=FNA, 세침흡인검사)로 비만세포종이 확실시되면 조직 검사를 하지 않고 생략하는 때가 있습니다. 강아지라면 조직 검사로만 알 수 있는 grading이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조직 검사를 애초에 선택할 수 있는 옵션으로 두지 않죠. 하지만 고양이 비만세포종은 애초에 조직 검사로만 알 수 있는 수술 마진도 예후랑 큰 상관이 없고, 90% 정도의 피부 비만세포종이 양성 종양이기 때문에 ‘양성처럼’ 보이는(=피부에 하나만 발생했다든가, 사이즈가 작다든가, 딱히 간지러워하지 않는다든가) 비만세포종에서 조직 검사를 반드시 해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수의사 입장에서도 생길 때가 있습니다. 어떤 종양이든 제거할 때는 조직검사를 추천드리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조직 검사를 건너뛸 수 있는 옵션을 보호자분에게 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강아지의 피지선종(sebaceous adenoma) 같은 경우도 그렇죠. 조직 검사를 생략하는 게 교과서대로의 진료냐 하면, 당연히 교과서대로의 진료일리 없지만, 교과서 밖의 현실에서는 조직검사비가 때로 전체 수술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런 부분을 유러피언 컨센서스나 JFMS의 MCT 리뷰 논문은 명확하게 얘기해주지 않습니다. 그때그때 수의사의 재량과 보호자분의 지갑사정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거죠.


여기서부터는 고양이 환자의 수술 사진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피가 나는 상처를 잘 보지 못하시는 분들은 보지 말아주세요.

어쨌든 다시 케이스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비만세포종을 제거했던 자리에서 동일한 종양이 재발했는데, 심지어 종양의 크기가 1.5cm를 훌쩍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환자가 종양이 생긴 부분을 간지러워서 긁는다는 얘기도 있었죠. 환자를 괴롭게 하는 종양이었기 때문에 제거를 하되, 조직 검사를 의뢰해서 subtype이 어떻게 되는지, 종양의 grading이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수술 과정은 이렇습니다.


얼굴에 생긴 꽤 커다란 종양이고, 제거를 하고 나면 피부를 당겨서 봉합할 수도 없지만, 좌측 눈의 하안검(=아랫 눈꺼풀)을 제거해야했기 때문에 눈꺼풀을 만들어주는 성형 수술이 필요했죠. 사람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이런 경우 동물에서는 입술 일부를 옮겨서 눈꺼풀에 옮겨붙이는 수술(lip to lid flap이라고 합니다)을 할 수 있습니다. 입술은 털이 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털이 나서 각막을 찌르면 안되는 눈꺼풀을 만들어주고자 할 때 당겨쓰는 훌륭한 피판(flap)이 되곤 합니다. 환자의 경우는 이런식으로 윗입술을 옮겨서 하안검을 만들어주고, 내안각을 성형해줬습니다. 얘기만 듣고 수술 당시의 사진만 본다면, 나중에 얼굴이 아주 이상해지는 게 아닌가 싶지만, 실제 환자의 수술 후 붓기가 빠지고 봉합까지 제거된 이후(대략 수술하고 1달 후)의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술 전의 잘생긴 얼굴을 완전히 살릴 수는 없지만, 상상보다는 나쁘지 않게 미모가 살아나는 걸 볼 수 있죠. 어쨌든 수술 후에 제거한 비만세포종은 계획했던대로 조직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조직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INTERPRETATION:

Mast cell tumor, high-grade

Mitotic count: 13 per 2.4 mm2 (equivalent to ten 400x HPF).

Margins: Excision of this mass appears incomplete, with neoplastic cells extending to lateral and deep margins

Lymphatic/vascular invasion: Not observed

COMMENTS:

Mast cell tumors (MCT) account for approximately 20% of cutaneous neoplasms in the cat. While most feline cutaneous MCT present as solitary lesions, a multicentric presentation is not uncommon, with clusters of lesions in an anatomic region or more widespread cutaneous distribution.

Most feline cutaneous MCT demonstrate benign behavior, regardless of histologic subtype. Complete excision is often curative. However, a proportion of cases (10-20%) behave aggressively, with local recurrence, development of additional cutaneous masses, and/or systemic metastasis. Variable rates have been reported for recurrence (up to 24%) and for systemic disease (up to 22%). Mitotic count is the best predictor of biological behavior, but there is a significant degree of overlap between benign and malignant feline cutaneous MCT. Feline cutaneous MCT with a mitotic count of 5 or more mitotic figures in ten high-powered fields (hpf) are more likely to demonstrate aggressive behavior.

A recent study proposing a histologic grading scheme for feline cutaneous MCT grouped tumors into low and high grades (Sabattini 2019). High grade classification was based on a mitotic count of greater than 5 mitotic figures in ten hpf, and at least two of the following criteria: tumor diameter greater than 1.5 cm, irregular nuclear shape, and nucleolar prominence/chromatin clusters. In this study, high grade feline cutaneous MCT were associated with significantly reduced survival times, with a median survival time of 349 days (versus median not reached for low grade tumors). The tumor in this case is high grade according to this grading scheme.

(The histologic grading system for canine mast cell tumors is not used for feline mast cell tumors because it has been shown in various studies that it does not correlate with prognosis in cats.)

IDEXX 조직 검사 결과

Subtype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는 않지만, 2019년의 Sabattini 논문 기준으로 high grade라는 얘기가 나오죠. 이 환자의 비만세포종이 대부분의 비만세포종과 달리 악성 종양처럼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와 같습니다.


양성 종양처럼 행동하는 대부분의 비만세포종은 수술만으로 치료가 종료되지만, 이 케이스처럼 악성 종양으로 확인이 된 비만세포종은 수술만으로 치료가 종료되지 않습니다. 조금 더 엄밀하게는 애초에 수술이 추천되지 않습니다. 단독으로 하나만 커다랗게 있는 악성 비만세포종이 아니면 애초에 수술로 치료를 하기보다는 전신 약물(=chemotherapy)로 치료를 하죠. 이는 강아지와는 다른 점 중 하나입니다. 강아지에서는 high grade 비만세포종이더라도 수술로 완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면, 마진을 충분히 확보해서 수술로 제거를 하고 부가적으로 항암 치료(=adjuvant chemotherapy)를 하죠. 하지만 고양이는 애초에 수술을 하지 않고, 항암 치료를 권합니다. 고양이의 악성 비만세포종이 피부에 하나만 생기는 경우가 드물고, 다발성으로 여러개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악성으로 확인이 된 케이스거나, 혹은 조직 검사 전에 이미 악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케이스들은 앞서 언급했듯 staging을 합니다.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거죠. 이 환자의 경우 영상 검사에서 다른 장기에 전이가 의심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고양이는 강아지와 달리 buffy coat를 이용한 전이 평가를 하는데, 통상 비장이나 내부 장기에 MCT가 있는 경우 가끔 의미가 있을 수 있는 검사라 이 케이스에서는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항암 치료는 어떤 걸 추천할까요? 강아지에서는 빈블라스틴과 스테로이드를 이용해서 치료하거나, 토세라닙(=팔라디아)를 이용해서 항암 치료를 하라고 권고하지만, 고양이의 경우는 이런 데이터마저도 강아지만큼 탄탄하지 않습니다. 2012년 VCS(Veterinary Cancer Society) 컨퍼런스의 초록(유료 링크)을 보면 고양이에서는 빈블라스틴에 반응하는 케이스가 10% 미만이라는 얘기가 있어서, 빈블라스틴보다는 보통 로무스틴(=CCNU)이나 토세라닙을 조금 더 선호합니다. (엄밀한 의미에서는 한국에서 둘 다 구할 수 없는 약들이죠.)

어떤 약을 쓸 것인가는 보호자분과의 상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 환자의 경우는 팔라디아를 쓰기로 했습니다(둘다 구하기 힘든 약이지만, 아무래도 팔라디아쪽이 그나마 조금 더 수급이 낫습니다). 팔라디아는 원래 강아지의 비만세포종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약인데, 고양이에서도 효과적이라는 논문이 있습니다. 2016년 VCO(Veterinary and Comparative Oncology)에 올라온 논문2017년 JFMS(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에 올라온 논문이죠.

VCO에 올라온 논문은 고양이에게 팔라디아를 먹여봤더니,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케이스는 거의 없었다는 얘기이고, JFMS에 올라오 논문은 고양이에서 팔라디아가 비만세포종을 컨트롤하는데 효과적이었다는 내용입니다. JFMS 논문을 보면 대략 80%의 고양이가 팔라디아 투약으로 임상적인 이득을 봤다는 내용이 나오죠.

강아지든 고양이든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큰 약은 아니지만, 어쨌든 항암제이기 때문에 팔라디아를 먹이는 동안은 (개든 고양이든)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지 모니터링 검사를 합니다. 대부분의 부작용이 가벼운 소화기 부작용(구토나 설사, 식욕 부진)으로 나타나지만, 간혹 혈소판 감소증이나 호중구 감소증 같은 혈액에서의 문제가 나타나기도 하고, 간수치나 신장수치를 올라가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의사에 따라 모니터링 간격이 다를 수는 있지만, 보통 약을 시작한 첫 6주 동안은 조금 타이트하게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하고, 6주 이후부터는 6주에 한 번 정도는 반복적으로 검사를 해서 부작용 없이 약을 먹을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렇게 악성 비만세포종의 예후는 아무래도 양성에 비해서는 좋지 않은 편입니다. 보통 피부에 5개 이상의 비만세포종이 확인되는 경우 예후가 안 좋을 가능성이 높고(평균 기대 수명인 MST가 375일), 원거리 전이가 있으면 기대수명은 284일 정도로 더 짧아집니다. 양성처럼 확인되는 compact type의 비만세포종이 3000일 이상 생존(사실상 치료)하는 것과 차이가 있죠. Mitotic index가 5 이상인 경우도 예후가 안 좋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일선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 수의사의 입장에서 따라가야할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건 답답한 일입니다. 개별 환자에 따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해야되는 경우도 많이 생기고, 어떤 게 환자에게 최선일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아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특히 흔하게 접하지 않는 케이스라면 더욱 그렇죠. 이 환자 같은 경우는 플랩(=피판)을 이용한 수술(이런 걸 reconstructive surgery라고 합니다) 자체도 까다로웠지만, 수술 이후의 내과적인 관리까지 병행이 되어야 하니 수의사 입장에서는 해야하는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공부해야하는 것도 많죠. 비록 고양이는 2페이지 뿐이지만, 유러피언 컨센서스도 다시 보고, 새로 업데이트된 내용은 뭐가 있는지 확인해보기도 합니다.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을수록 수의사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걸 알고 있어야 환자에게 최선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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