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오늘동물병원을 찾아주신 보호자님은 16살 고양이의 건강검진을 위해 아이를 데리고 오셨습니다. 매년 6개월에 한 번 정도 아이를 위해 매번 건강검진을 해주셨고, 이번에는 아직 마지막으로 건강검진을 한지 6개월이 되지 않았지만, 아이가 최근 들어 체중이 빠지는 것 같아서 3개월만에 건강검진을 다시 한 번 하기로 하고 오셨습니다.
이전에 다니시던 동물병원에서는 아이가 나이가 있어 신부전 가능성이 높으니, 신장 처방식을 먹이라는 얘길 들으셨고, 작년 10월에 했던 혈액 검사에서 간수치가 조금 높으니 간보조제를 먹이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받으셨습니다. 그 이후 간보조제를 먹이면서 6개월 후인 올해 4월에 혈액 검사를 한 번 더 하셨지만, 간수치는 여전히 조금 높은 상태로 유지가 되었습니다. 당시 타원에서 했던 혈액 검사 결과 중 간수치와 관련된 부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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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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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Bilirubin |
0.22 mg/dl |
0.00 –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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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 |
108 U/L |
9 – 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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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T |
< 5 U/L |
0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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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
▲225 U/L |
13 – 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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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 |
3.0 g/L |
2.2 – 4.1 |
고양이의 경우 개와는 달리 간수치에 해당하는 ALT의 반감기(혈중에서 농도가 절반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가 짧기 때문에 ALT가 높아져있다면, 강아지처럼 단순히 간 보조제만 먹으면서 수치 개선 여부를 지켜보는 게 아니라, 왜 높아졌는가에 대해 적극적인 진단 검사가 필요합니다. 몇가지 가능성이 있었지만, 환자의 임상증상이 체중 감소와 주 1회 정도의 구토를 제외하면, (깨작거리면서 먹는다고 하셨지만) 식욕이 없는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간보다는 다른 문제 때문에 간수치가 올라간 것이 아닐까 의심이 되었습니다.
16살의 노령묘에서 뚜렷한 임상 증상 없이 ALT 수치가 올라갔다면, 생각할 수 있는 감별진단 목록 중에 하나가 갑상선기능항진증입니다. 갑상선에서 대사와 관련된 갑상선 호르몬을 과하게 분비하는 이 병은 노령묘에서 간수치를 상승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질환이고,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한 병이기 때문에 AAFP(미국고양이수의사회)는 노령묘의 건강 검진 시에 갑상선 호르몬인 T4 수치를 꼭 확인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에는 간수치가 높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필수 항목이 아니라 하더라도 T4 수치를 확인했겠지만요.
보호자님께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의심된다고 말씀드린 후 건강검진을 진행했고, 아이의 혈액 검사 결과(생화학 검사 수치)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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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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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 |
3.3 g/dL |
2.3 – 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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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KP |
▲123 U/L |
14 – 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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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
▲232 U/L |
12 – 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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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 |
27 mg/dL |
16 – 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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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
11 mg/dL |
7.8 – 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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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L |
198 mg/dL |
65 –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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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 |
0.9 mg/dL |
0.8 –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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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T |
0 U/L |
0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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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 |
4.6 g/dL |
2.8 – 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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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U |
109 mg/dL |
71- 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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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S |
4.4 mg/dL |
3.1 – 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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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IL |
0.4 mg/dL |
0 – 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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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 |
7.8 g/dL |
5.7 – 8.9 |
혈액 검사 장비가 달라 정상 범위도 조금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4월 검사에서는 높게 나오지 않았던 간수치(ALKP)도 높게 나오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1대 1 비교는 어렵지만, ALT 수치도 아주 조금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갑상선 호르몬 수치는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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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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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T4 |
▲9.2 ug/dl |
0.8 – 4.7 |
예상했던대로 갑상선 호르몬 수치는 정상 범위보다 높았습니다. 이러면 Total T4 수치만으로도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고 진단이 가능합니다. 수치가 애매한 경우(정상범위 내에 있지만, 정상 상한에 가까운 경우)에는 free T4 수치를 같이 보거나, T3 suppression test 같은 추가 검사를 진행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간수치가 높아진 건 갑상선기능항진증 때문이니, 아이가 먹어야 하는 건 간보조제가 아니라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치료하는 메티마졸이라는 호르몬약입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치료에는 크게 4가지 방법(약물 치료, 수술, Radioiodine therapy, 식이요법)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러가지 한계와 치료 방법의 장단을 고려해서 보통 약물 치료를 가장 선호합니다.
이 환자의 경우도 보호자님과 상의 후에 메티마졸 치료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치료약으로 쓰는 메티마졸은 효과적이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약이기 때문에 약을 먹이면서 갑상선 호르몬 수치와 간수치, 신장 수치, CBC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특히 신장수치의 경우 중요하게 봐야하는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환자들은 몸의 대사가 항진되면서 신장의 사구체여과율(GFR)이라고 하는 것이 올라가서 신부전이 있어도, 신부전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약을 먹기 시작하면 그동안 갑상선기능항진증에 가려져있던 신부전이 드러나면서 아이가 신장수치가 엄청나게 올라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약을 먹고 신장 수치가 나빠질지 아닐지 약을 먹기 전에 미리 예측하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약을 먹기 시작한 초기에는 임상증상과 함께 혈액 검사가 필수적입니다.
이 때 신장수치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쓰는 지표가 SDMA입니다. 신장의 기능을 평가할 때 쓰는 지표로는 크레아티닌(CRE) 수치와 SDMA가 있지만, 갑상선기능항진증에서는 크레아티닌보다는 SDMA로 신장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 좀 더 추천될 수 있습니다. 크레아티닌의 경우 신장의 기능 외에도 근육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수치인 반면, SDMA는 근육량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환자들은 체중이 빠지고, 근육량이 줄어들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크레아티닌 수치는 신장의 정확한 상태를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환자들이 치료를 시작하면 근육량이 늘어나면서 크레아티닌 수치도 같이 높아지는데, 그 때 가려져 있던 신부전이 드러나면서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아지는건지, 근육량이 늘어나면서 높아지는건지 평가가 애매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환자의 경우도 그래서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SDMA 수치를 먼저 확인했습니다. 약을 먹고 난 이후의 SDMA 수치와 비교하기 위함이고, 혹시나 이미 높은 상태라면 약 먹고 난 후에 질소혈증(CRE와 BUN 수치가 둘 다 크게 높아지는 것)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미리 보호자님께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오늘동물병원은 원내에서 SDMA 검사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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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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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MA |
9 ug/dL |
0 – 14 |
다행히 SDMA 검사 수치가 첫날은 높지 않게 나왔습니다만, 약을 먹고 난 후에 올라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일에 소변 검사와 혈압 검사를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이가 많이 예민해져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소변 검사와 혈압 검사는 약을 먹고 2주 후에 보기로 보호자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고혈압이 임상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혈압의 모니터링이 필수적입니다. 메티마졸을 먹고도 고혈압이 나타나면, 혈압약을 추가로 먹어야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야합니다.
2주 후, 보호자님께서 모니터링 검사를 위해 다시 한 번 아이를 데리고 내원하셨고, 메티마졸을 먹은 이후 수치 변화가 어떻게 됐는지 확인했습니다. 혈구 검사(CBC)에서는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왔고, 생화학 검사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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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초진 시 결과 |
메티마졸 투약 2주 후 결과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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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 |
3.3 g/dL |
3.1 g/dL |
2.3 – 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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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KP |
▲123 U/L |
65 U/L |
14 – 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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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
▲232 U/L |
35 U/L |
12 – 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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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 |
27 mg/dL |
36 mg/dL |
16 – 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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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 |
0.9 mg/dL |
1.4 mg/dL |
0.8 –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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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T |
0 U/L |
0 U/L |
0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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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S |
4.4 mg/dL |
4 mg/dL |
3.1 – 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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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IL |
0.4 mg/dL |
0.3 mg/dL |
0 – 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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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MA |
9 ug/dL |
13 ug/dL |
0 – 14 |
2주 전에는 높았던 ALT와 ALKP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행히 신장 수치(CRE, SDMA)도 정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신장수치의 경우는 크레아티닌과 SDMA 모두 정상 범위 내라 하더라도 상승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환자가 노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날은 혈압도 측정했는데,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150mmHg 정도로 고혈압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고혈압의 경계(boarderline)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병원에서 아이가 흥분한 상태였다는 걸 고려하면 아이가 고혈압일 가능성은 낮았습니다)
2주차에 본 갑상선 호르몬 수치(Total T4)는 많이 낮아져서 목표치인 2.7 근방(정상 범위의 중간값 정도를 목표로 합니다)보다도 더 낮아졌는데, 약으로 인한 의인성 갑상선기능저하증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날은 약 용량을 오히려 줄였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기능항진증만큼이나 나쁠 수 있기 때문에 메티마졸 용량을 잘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식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진단된 후에는 아이에게 맞는 약물 용량을 조절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메티마졸로 인한 부작용은 보통 투약 시작 후 3개월 이내에 나타나기 때문에 첫 3개월 동안은 2-3주 간격으로 병원을 오고가며 혈액수치를 모니터링합니다. 3개월 동안 별 문제없이 메티마졸을 먹게 되면, 그 이후에는 모니터링 간격을 늘립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9살이 넘은 고양이의 6% 정도에서 발견된다고 합니다. 고양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호르몬 질환이고, 보통 노령에서 갑상선기능항진증만 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관리만 잘 된다면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인한 합병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한 병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