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포스팅에서 살펴볼 케이스는 최근들어 부쩍 할 일이 없어진 수술이지만, 여전히 몇몇 경우에서는 추천이 될 수 있는 신장적출술에 대한 내용입니다. 환자는 일전에 방광 결석을 수술한 적이 있어서, 방광 결석이 재발하지 않았는지 정기 모니터링을 위해서 병원에 내원했습니다. 방광 내에 결석이 확인되지는 않았는데, 좌측 신장 한쪽의 신우(신장에서 소변이 모이는 부분)가 크게 확장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초음파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결석 병력이 있는 환자였기 때문에 신장에서 만들어진 결석이 요관을 따라 내려오다가 방광까지 가지 못하고 어딘가에 걸려서 요관 폐색을 유발한 게 아닌가 추측해볼 수 있었습니다. 초음파 검사와 방사선 검사에서 요관을 막고 있는 결석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요관 확장이 뚜렷하게 확인됐고, 이미 폐색이 있는 것이 명확했습니다.
결석이든, 혹은 다른 이유든 이렇게 요관 폐색으로 인해 신장에서 소변이 내려가지 못하는 걸 수신증(Hydronephrosis)이라고 합니다. 진단은 그리 어렵지 않은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초음파로 진단하게 됩니다. 수신증이 확인됐을 때는 치료 옵션으로 몇가지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완전 폐색이 아니라면(=수신증이 확인됐지만, 부분적인 폐색이라면), 그냥 무시하기도 했습니다만, 그냥 무시하는 경우 시간이 지나면 점진적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요즘엔 요관 폐색이 확인되면 무시하지 않고 치료를 권합니다. 내과적 치료 방법과 외과적 치료 방법이 있는데, 내과적으로는 수액과 이뇨제, 요관 확장제를 이용합니다.
만약 요관을 막고 있는게 3-4mm 정도의 큰 결석이라면 내과적으로 개통이 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보통은 1mm만 되어도 내과 치료에는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과 관리보다는 수술적인 개입을 추천합니다. 또한 급성 신부전으로 소변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는 환자도 내과 관리의 대상이 아닙니다. 신장이 수신증 상태로 오래 있을수록 신장 기능이 비가역적으로 소실되기 때문에 내과 관리는, 설사 진행한다 하더라도 48-72시간 이상은 하지 않습니다.
개에서의 논문이기는 하지만, 건강한 개에서 요관을 묶었다가 다시 풀어주는 실험을 했을 때, 요관 폐색이 해소되고, 신장이 정상 기능으로 돌아오기까지 5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한 가지 재밌는 정보는 얼마나 폐색 상태로 오래 있었느냐가 신장 기능 회복에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 요관 폐색이 7일 이상 지속되면 신장 기능의 35%가 영구적으로 손상됩니다.
– 요관 폐색이 14일 이상 지속되면 신장 기능의 54%가 영구적으로 손상됩니다.
– 요관 폐색이 40일 이상 지속되면 신장 기능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수신증이 있을 때 생각해야 하는 건 가능한 회복할 수 있는 신장 기능을 되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엔 수신증이 있으면 가장 먼저 SUB 수술을 추천합니다. SUB는 Subcutaneous Ureteral Bypass의 약자로, 신장과 방광을 있는 인공적인 관(bypass)를 장착해서 막힌 요관을 우회해 신장에서 방광으로 소변이 흐르게 해주는 수술입니다. 일단 개통성이 다시 확보되면 수신증이 해소되면서 신장 기능이 돌아오기 때문에 요관 폐색을 확인하면 가장 먼저 추천되는 수술법입니다. (내과적 치료는 보통 성공률이 좋지 않습니다)
오늘동물병원을 내원한 케이스도 SUB 수술이 일차적으로 고려됐으나, 폐색이 된 상태로 꽤 오래 지난 것으로 추측된다는 점, SUB 수술의 비싼 수술 비용, 초음파 영상에서 신장의 실질이 거의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호자분과 상담 후 문제가 되는 신장을 적출하기로 했습니다.
이 케이스의 경우, 영상에서 실질이 거의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장기간의 폐색이라고 보고, 신장 기능이 돌아올 가능성이 낮다고 보아 보호자분과 상담 후, 신장적출을 진행하게 됐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최근에는 영상에서의 소견을 토대로 SUB 이후의 예후를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후행 연구이기는 하지만, 올해 5월에 나온 JFMS의 논문을 보면, 수술 전의 신장 수치나, 신우 확장의 정도, 실질이 얼마나 남았는지의 여부 같은 요인들이 수술 후의 예후와는 큰 상관이 없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수신증이 확인되면, 신장을 살릴 수 있을지 없을지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최대한 빨리 수술을 해서 신장을 살리려는 노력을 하는 게 낫다는 얘기죠.
앞서 말했듯, 안타깝지만 이 케이스에서는 SUB를 진행하지는 못했습니다. 문제가 되는 좌측 신장을 적출하고, 우측 신장 기능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쪽으로 치료가 결정됐습니다. 다행히 우측 신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해서 신장수치나 전해질 수치에는 별 문제가 없었고, 마취 리스크도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수술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장적출을 할 때는 항상 요관까지 함께 적출을 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그래서 신장과 요관을 다 적출한다는 뜻으로 Ureteronephrectomy(신장요관적출술)라고 합니다. 요관을 남겨두면, 방광에서 요관을 타고 소변이 고이면서, 일종의 물주머니(게실) 같은 것을 만들면서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있어서, 가능한 방광에 바짝 붙여서 요관을 제거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사진을 보면 확인할 수 있지만, 적출한 신장은 텅텅 비어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환자는 수술이 끝나고 별 문제 없이 회복을 했고, 수술 다음날 퇴원했습니다. 수술 후 2주차가 됐을 때, 수술 부위를 확인하면서 소변 검사를 함께 진행했고, 소변 검사 상에서 비중이 떨어진다든가 하는 문제가 확인되지 않아, 정기적으로 신장 기능 평가만 하기로 했습니다.
피부 봉합을 피부 안쪽에서 모두 녹는 봉합사로 진행해서 별도의 봉합 제거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한쪽 신장을 제거하고 한쪽 신장만으로 사는 경우, 상대적으로 신장이 2개인 경우에 비해서 신부전에 취약해집니다. 남아있는 신장이 하나 뿐이기 때문에 이 신장이 망가지면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특히나 이 환자처럼 결석 때문에 요관 폐색이 온 케이스는 반대쪽 요관에서도 같이 일이 일어나지 않게 신경써서 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동물에서는 해당 연구가 없지만, 사람에서는 신장 이식을 위해서 한쪽 신장을 제거한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양쪽 신장이 다 있는 사람과 사망률이 크게 다르지 않더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관리만 잘 되면 한쪽 신장으로도 별 문제 없이 오래 살 수 있다고도 볼 수 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