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은 쉬운 케이스만 소개를 했는데, 이번엔 조금 어려운 케이스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일반적으로 흔하게 보게 되는 경우는 아니고, 수의사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잘 낫지 않고 재발하는 비뇨기계 감염에 대한 케이스를 오늘동물병원에서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소개하는 포스팅입니다. 단순한 신우신염 치료에 대해서는 이전에 다른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적이 있는데, 이번 케이스는 계속 재발하는 신우신염을 어떻게 치료하는가에 대한 얘기입니다. 단순한 요로계 감염을 uncomplicated UTI라고 하고, 계속 재발하고 안 낫는 요로계 감염을 complicated UTI(urinary tract infection)이라고 하는데, complicated UTI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환자는 10살의 샴 고양이로, 성별은 중성화한 암컷입니다. 보호자분 댁이 오늘동물병원과 거리가 꽤 멀었는데, 집 근처 병원에서 반복적인 신우신염(신장에 세균 감염되는 병) 치료를 받았다는 히스토리가 있었죠. 항생제 치료를 하고 좋아지면, 잠깐 괜찮다가 금방 다시 감염이 재발해서, 재발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는 얘길 보호자분께서 하셨습니다. 가장 최근에 입원했을 때는 항생제 선택을 위해 소변 배양 검사를 했는데, 세균이 대부분의 항생제에 내성이 떠서, 앞으로 어떻게 치료 해야하느냐를 상담하기 위해 보호자분께서 오늘동물병원을 찾아오셨습니다.
이전 병원에서 진료봤던 기록을 보면, 24년 2월, 3월, 5월, 7월 순으로 반복적인 염증수치(fSAA) 상승과 신장 수치 상승이 있었습니다(오늘동물병원에 처음 오셨던 게 24년 7월). 신우신염이 문제가 되기 전부터 만성 장병증(chronic enteropathy) 때문에 구토와 설사가 있었다는 기왕력도 있었죠. 반복된 신우신염 때문에 내원했지만, 만성 신부전도 기저질환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였습니다.
이전 병원의 진료 기록을 보면, 영상 검사에서 좌측 신장이 위축되어 있고, 좌측 신장과 좌측 요관에 결석이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오늘동물병원을 오기 전 환자의 혈액 수치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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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24년 4월 |
24년 5월 |
24년 7월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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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 |
▲ 33.2 mg/dl |
31.3 |
▲ 40.9 |
17.6 – 3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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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 |
▲ 2.14 mg/dl |
▲ 2.18 |
▲ 2.58 |
0.8 –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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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S |
5.9 mg/dl |
4.3 |
3.8 |
2.6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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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AA |
▲ 114.6 ug/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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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6 |
0 – 5 |
신장 수치도 그렇고, fSAA 수치도 그렇고 올라갔다가 치료 받으면 조금 떨어지고, 항생제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보였죠. 지속적으로 오르는 신장 수치 때문에 집에서 피하수액도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오늘동물병원을 보호자분이 찾아주셨을 때는 바로 전날까지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 있던 상태였고, 항생제 감수성 검사 결과에 맞춰서 T/S(Trimethoprim/Sulfamethoxazole)라는 항생제를 처방받아 먹이시는 상태였습니다. 환자의 소변 배양 검사 결과는 이렇습니다.
5월에 확인됐던 Proteus mirabilis라는 세균이 치료 후에 없어졌던 걸로 보였는데(중간에 배양 음성 결과를 한 번 받았었음), 7월 검사에서 똑같이 한 번 더 확인이 됐습니다. 5월 결과와 7월 결과 모두 거의 대부분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으로 확인됐죠. 7월의 항생제 감수성 검사 결과를 보면 쓸 수 있는 항생제가 거의 없습니다. S(sensitive)로 뜨는 항생제 중에 클로람페니콜이나 네오마이신은 먹는 약이나 주사제가 없고, 아미노글라이코사이드 계통에 속하는 아미카신, 겐타마이신, 토브라마이신은 신장에 독성을 보일 수 있는 약들이기 때문에 만성 신부전이 있는 신우신염 환자에서 사용하기는 몹시 부담스럽습니다. 그럼 남는 약은 T/S(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와 메로페넴 뿐이죠. 이 중에 메로페넴은 주사제밖에 없으니, 먹는 약으로 투약이 가능한 T/S를 처방받아 먹고 있었던 거죠.
세균성 질환에서 다양한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균들은 때론 환자를 죽게 만듭니다. 세균이 문제라는 걸 알지만, 효과적인 약이 없어서 치료를 못하게 되죠. 이 환자의 경우엔 아직 써볼만한 항생제들이 한두개 남아있었지만, 몇 안 남은 항생제에 세균이 내성을 갖는 순간 환자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환자는 여차하면 신우신염 때문에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오늘동물병원을 찾은 거였죠.
치료에 있어 이 환자의 문제는 크게 2가지였습니다. 첫번째는 항생제를 투약했다가 중단하면서 재발 여부를 확인해보기에는 항생제 내성이 겁이 난다는 거였습니다. 예를 들어 T/S를 주다가 환자가 좋아져서 항생제를 중단했는데, 다시 재발한다면, 그 때의 세균에서도 T/S나 다른 항생제가 감수성을 가지고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거죠. 만약 T/S를 줘서 좋아졌는데, 여태 그랬던 것처럼 다시 재발을 했고, 재발했을 때 거의 모든 항생제에 내성이 뜨면 환자는 사망하게 됩니다. 이미 반복적인 항생제 투약으로 신우신염을 여러번 치료했다가 재발을 한 환자였고, 가장 최근의 감수성 검사 결과를 보면, 아마 이번이 거의 마지막 치료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상태였죠. 고양이는 목숨이 9개라는데, 이미 8개 정도를 쓰고 온 상태였달까요.
두번째 문제는 도대체 왜 계속 재발을 하느냐는 거였습니다. 신우신염이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원인을 해결해주지 못하면, 이전에 했던 치료와 달라지는 부분이 없고, 똑같이 잠깐 좋아졌다가 다시 나빠지는 일을 반복하게 될 상황이었습니다. 이렇게 재발하는 요로계 감염을 복잡 요로감염(complicated UTI)라고 하는데, complicated UTI가 생기는 원인을 파악해서 없애줘야했죠.
첫번째 문제는 단 한 번의 시도로 두번째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공적인 치료를 해낸다면 큰 상관이 없으니, (단 한 번의 치료 기회를 성공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는 차치해두고) 두번째 문제에 집중해보도록 하죠.
이 환자의 5월 배양 검사와 7월 배양 검사를 보면 똑같이 Proteus mirabilis라는 세균이 확인됩니다. 이 환자의 신우신염 재발 문제는 이 세균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 환자처럼 동일한 세균이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것을 기존의 감염이 재발(relapsing of persistent infection)한다고 말합니다. 요로계 감염의 재발은 크게 2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하는데, 재발을 할 때마다 새로운 세균이 배양되는 경우가 있고, 재발을 할 때 계속 똑같은 세균이 배양되는 경우가 있죠. 이 환자는 후자에 속하는 겁니다.
이렇게 동일한 세균이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경우는 기존의 항생제 치료에 세균이 완전히 사멸하지 않고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다시 나타나게 되는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세균이 항생제가 잘 닿지 않는 신장이나 방광 조직의 깊숙한 어딘가에 있다가 항생제를 중단하면 다시 증식하기 시작하는 거죠. 어떤 경우에는 물리적인 문제 때문에 세균을 잘 죽이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환자처럼 요관에 결석이 있어서, 부분적인 요관 폐색(partial obstruction)이 있는 경우에는 세균이 더 잘 안 죽기도 하죠. 이 환자에서 신우신염이 지속적으로 재발할만한 요인을 꼽아보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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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조직의 깊숙한 곳에 세균이 사멸하지 않고 남아있다가 항생제를 중단하면 다시 증식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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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신장과 요관에 있는 결석이 세균이 숨을 만한 집으로 작용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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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요관의 결석이 부분적인 요관 폐색을 유발해서 세균 사멸을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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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신부전 때문에 신장이 세균에 대한 충분한 방어 기능을 못하는 경우.
이런 요인들을 떠올리는 중에 가장 처음 해결해보자 싶었던 건 결석입니다. 결석은 complicated UTI에서 감염을 잘 안 낫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인 중에 하나입니다. 결석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이 환자에게 감염된 세균이 Proteus mirabilis라는 것입니다. Proteus mirabilis는 Urease를 만드는 세균으로 이 세균이 감염되어 있는 환자들은 스트루바이트 결석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양이의 상부 요로계에 생기는 결석은 대부분 칼슘 옥살레이트 결석이지만, 혹시나 신장과 요관의 결석이 스트루바이트라면 환자의 사료를 결석 처방식으로 바꾸고, 사료로 결석을 녹이면서, 결석이 녹는 내내 항생제를 투약해서 재발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 거죠. 결석이 정말 스트루바이트가 맞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시도를 해볼만한 가치는 있어 보였습니다. 통상적인 칼슘 옥살레이트 결석이라면 결석을 없애기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수술을 당장 할 게 아니라면 (그게 낮은 가능성이라도) 스트루바이트 결석일거란 가정을 하고 내과적인 치료를 우선시해보는 거죠. (특히 스트루바이트 결석은 세균의 집 역할을 하기로 유명한 결석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일단 감수성이 있는 항생제를 환자에게 투약하면서 사료를 결석 처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식이 관리와 항생제 투약을 병행하면서 시간이 지나고 결석이 사라지기를 보기로 한 거죠. 결석이 사라진다면 스트루바이트일 수 있다는 가정이 맞은 거고, 결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처음의 가정이 틀린 것이니 치료 방향을 다시 생각해야했습니다. 항생제와 식이를 변경하고, 4주차에 한 번, 8주차에 한 번 초음파 검사로 요관 결석을 모니터링했습니다.
초음파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환자의 결석이 Proteus mirabilis에 의해 생성된 스트루바이트가 아닐까… 하는 가정은 꽝이었죠. 결석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처음 위치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치료 과정 중에 환자의 상태가 매우 좋아졌다는 점입니다. 꾸준한 항생제 투약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신우신염 상태를 해소했기 때문이었겠지만, 식욕도 나쁘지 않고, 조금 높게 확인됐던 신장 수치도 정상 범위 내로 들어왔죠. 신장 수치 때문에 하던 피하수액을 끊을 수 있었고, 피하수액 없이도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됐습니다.
이렇게 처음의 가정이 틀린 것으로 확인됐으니, 결석은 아무래도 칼슘 옥살레이트겠거니 싶었습니다. 이러면 환자에게는 2가지 옵션이 남습니다. 그동안 투약하던 항생제를 중단하고 다시 재발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과, 결석 문제를 외과적으로 해결해주는 방법이 있었죠. 좌측 요관과 신장에 결석이 있었던 상황이고, 좌측 신장은 이미 위축되어서 거의 기능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됐기 때문에 이 경우 외과적인 접근법으로는 요관과 신장을 통째로 제거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만성 신부전이 심해서 우측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않는다면 좌측 신장을 제거하는 건 고려해볼 수 없는 옵션이겠지만, 다행히 피하수액 없이도 우측 신장이 그럭저럭 충분한 기능을 해준다는 걸 혈액 검사를 통해서 알 수 있었죠. 신장은 어쨌든 둘 중 하나가 제 기능을 해주면 신장 수치가 올라가지 않는데, 이 환자의 혈액 검사에서 신장 수치는 정상 범위 내에 있었으니까요.
환자에게 남은 2가지 옵션 중에 첫번째 옵션(항생제를 중단하고 재발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해보는 옵션)은 세균이 이미 여러가지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다는 점 때문에 추천되는 옵션은 아니었습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환자에게는 단 한 번의 치료 기회가 남았을지도 모르는데, 그 단 한 번의 기회에 환자의 목숨을 베팅하는 옵션이었으니까요. 운이 좋다면 수술 없이 치료가 될 수도 있겠지만, 운이 나쁘다면 두번째 기회는 환자에게 없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수술을 피하고자 하는 건 보호자나 수의사 모두 똑같은 마음이지만, 결국 보호자분이 선택하신 건 2번째 옵션인 수술이었습니다. 문제가 신장이니 신장을 없앤다는 다소 극단적인 치료였지만, 우측 신장이 잘 기능해주기만 하면, 좌측 신장에서 계속 감염을 재발하게 만드는 요인들을 한 번에 없애버릴 수 있는 치료이기도 했습니다. 신장 조직의 깊숙한 곳에 세균이 있다면, 그것도 수술이 없애줄 것이고, 결석도 수술하면서 없어질테니 결석에 의한 재발 가능성도 사라지는 옵션이었죠. 그래서 환자는 신장 적출술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제거한 신장과 요관의 결석은 각각 조직 검사와 결석 성분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신장과 결석의 배양 검사도 의뢰했어야 하는데, 비용 문제를 고려해 (신장은 조직 검사에서 무언가를 알려줄거라고 믿고) 결석에 대한 배양 검사만 진행했습니다. 좌측 신장을 적출한 이후 신장 수치가 크게 올라가지 않는지도 확인했습니다. 다행히 예상이 맞아서 우측 신장만 남은 상태에서도 신장 수치가 올라가지는 않더군요.
환자의 신장 조직 검사 결과는 이렇습니다.
INTERPRETATION:
Kidney: Interstitial nephritis, chronic, multifocal, mild to moderate with tubular degeneration, glomerular sclerosis, lymphoid nodular hyperplasia, loss of collecting ducts, and small foci of pyogranulomatous inflammation
COMMENTS:
The lesion seen in the kidney indicates that it was likely end-stage. There was inflammation present but it was less severe than is typically associated with an active focus of pyelonephritis. While there were still a few small regions of pyogranulomatous inflammation, I did not see obvious evidence of an ongoing bacterial infection. Cats can develop chronic urinary tract disease and it is often a multifactorial process is often has recurrent bacterial infections in conjunction with crystals or stones. Due to the amount of damage to the kidney, renal compromise was an expected clinical outcome.
HISTOPATHOLOGIC DESCRIPTION:
Kidney: The kidney has decreased numbers of tubules and many of the tubules have moderate to severe expansion of the cytoplasm by lipid vacuoles. Frequent tubules contain small amounts of protein or green-brown pigment in their lumens. There are areas of irregularity along the capsular surface with small regions of fibrosis between the capsule and cortex. Small to medium-sized lymphoid nodules and interstitial lymphocytic aggregates are scattered throughout the kidney and account for less than 5% of the parenchyma. Scattered glomeruli are sclerotic. The cortex has increased cellularity with mild to moderate numbers of mixed leukocytes. Towards the renal pelvis within the connective tissue are rare small foci of suppurative to pyogranulomatous inflammation. These are associated with fibrosis and dropout of collecting ducts. Scattered collecting ducts are mildly to moderately dilated and contain small groups of leukocytes, which are predominantly macrophages
PATHOLOGIST:
Seth P. Harris, DVM, PhD
Diplomate, American College of Veterinary Pathologists
IDEXX 조직 검사 결과
이미 신장이 신장 기능을 손상한 말기 단계(end-stage)에 있다는 얘길 합니다. 신우신염이 현재 진행중인 상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화농성육아종성 염증이 있는 부분들이 보인다고 얘기하죠. 조직 검사 상에서 실제 세균이 확인되지는 않았다는 게 아쉽지만, 항생제를 투약하던 중에 항생제 중단 없이 수술을 진행했으니, 그럴 수 있을 법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결석 성분 검사 결과는 어떨까요? 예상대로 칼슘 옥살레이트 결석이었을까요?
Color: IVORY
Number: 1
Shape: IRREGULAR
Surface: ROUGH
Size: 1X1X1
Stone Interior: 100% Calcium phosphate (Carbonate apatite)
Shell: None detected
Nidus (Core): None detected
IDEXX 결석 성분 검사 결과
결석 성분은 칼슘 옥살레이트 결석이 아닌 칼슘 포스페이트 결석으로 확인이 됩니다. 칼슘 포스페이트 결석은 흔하게 보게 되는 결석은 아닙니다. 강아지나 고양이에서 생기는 결석의 대부분은 칼슘 옥살레이트 아니면 스트루바이트인데, 조금 보기 드문 결석이 확인된 거죠. 칼슘 포스페이트 결석은 칼슘 옥살레이트와 스트루바이트를 적당히 섞어 놓은 특징을 갖는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칼슘 옥살레이트가 체내의 칼슘 농도나 체질이나 식이에 의해 생기는 결석이라면 스트루바이트는 감염에 의해 생길 수 있는 결석이죠. Proteus mirabilis가 있으니 스트루바이트가 생길만한 요인이 있는 상황에서 칼슘 옥살레이트가 흔하게 생기는 상부 요로계에 생긴 결석이니 칼슘 옥살레이트와 스트루바이트를 섞어놓은 칼슘 포스페이트 결석이 생긴 겁니다(고양이에서는 몹시 희귀한 결석입니다). 이 결석은 내과적으로는 녹일 수 없는 결석이라고 보는데, 그래서 식이 변경과 항생제 투약에도 녹지 않았던 것이고,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수술로 제거하길 잘한 셈이 된거죠.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배양 검사를 위해 의뢰한 결석에서는 세균이 배양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조직 검사에서도 세균이 바로 보인 건 아니고요. 모든 결석을 의뢰한 게 아니고, 신장의 배양 검사를 진행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음성으로 나온 결석 배양 검사가 환자에게 항생제만으로 세균이 다 없어졌다고 볼만한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처음의 가정(신장이나 결석에 세균이 있을 수 있다)을 검사 결과로 확인하지 못한 건 조금 아쉬운 일이죠. (그게 환자의 치료 방향을 크게 바꾸지는 않았겠지만요.)
수술 이후 환자는 항생제를 중단했고, 수술 부위 봉합사를 제거하고, 수술 후에도 안정적으로 잘 유지가 되는지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했습니다. 혈액 검사에서는 염증이 의심되지도 않고, 신장 수치도 양호했습니다만, 소변 검사에서 이상한 점이 확인됐습니다.
화살표로 표시된 곳을 보면, 소변 내에 세균이 있는 것이 확인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달 간 항생제를 투약하고, 수술까지 했는데 소변에서 세균이 다시 확인이 되는 거죠. 재진 때 임상 증상이 두드러지는 상태는 아니었으나, 보이지 않아야 할 세균이 보인다는 건 단 한 번의 치료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치료가 실패했다는 얘기일 수 있었죠. 수의사도 보호자분도 좌절스러운 상황이었으나, 일단 배양 검사를 의뢰해보기로 했습니다. 배양 검사 결과는 이렇습니다.
대부분의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균으로 확인되지만, 균이 바뀐 걸 알 수 있습니다. 신우신염으로 고생했을 때는 Proteus mirabilis가 원인균이었는데, 이번에 소변에서 배양된 세균은 Enterococcus faecium인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러면 앞서 얘기한 동일 세균의 재감염(relapsing of persistent infection)이 아니라 다른 세균의 재감염(reinfection)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다재내성균으로 확인되지만, 신우신염 상태가 아니고, 이 세균에 의해 환자가 방광염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세균이 있다 하더라도 이걸 굳이 치료하지는 않습니다. 최근의 수의학 경향은 무증상의 세균뇨는 치료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니까요.
다만 Enterococcus faecium이 (Proteus mirabilis도 그렇지만) 소화기에 상재하는 균이고, 이 환자가 신우신염 이전에 만성 장병증(아마도 IBD)을 오랜 기간 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유산균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라 보고, 유산균제 복용을 추천드렸습니다. 일단 현재로선 환자를 괴롭혔던 Proteus mirabilis에 의한 신우신염은 완치가 됐다고 볼 수 있었던 거죠. 앞으로도 요로계 감염이 환자를 괴롭히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재발 여부도 조금 더 긴 기간을 두고 살펴야겠지만, 당장은 해피 엔딩이 된 겁니다.
포스팅에 다 적지는 못했지만, 이 환자는 신우신염 외에도 기저 질환인 신부전(우측 신장도 초기 신부전 상태입니다)이 있었고, 만성 장병증, 왜인지 모를 간수치 상승 같은 것들이 있어서, 사실 신장 적출을 하면서 간생검도 하고, 담즙 배양도 했습니다. 요로계 감염이 만성 장병증에서 시작한 게 아닌가 의심되는 상황이나, 면역억압을 유발해서 요로계 감염을 악화시킬 수 있는 스테로이드 투약을 섣불리 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내과적인 관리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꽤나 복잡하게 얽혀있는 환자죠.
신우신염에 대한 것만 한정지어 보더라도, 그저 S가 뜨는 항생제를 쓰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Proteus mirabilis가 결석의 생성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세균인지 이해해야하고, 복잡 요로감염에서 어떤 요인들이 치료를 안되게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내과적인 접근으로 항생제의 선택과 투약 기간에만 신경을 쓸 게 아니라 외과적인 방법으로 감염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하죠. Relapse와 reinfection을 구분하고, 요로계 감염에서 치료를 해야할 때와 하지 않아도 괜찮은 때를 알아야 합니다. 치료 과정 중에 뭔가 하나 어긋나면 치료가 실패하거나, 산으로 가기 좋은 케이스라 진료를 보면서도 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어떤 항생제를 투약해야하는지 상담받으러 오셨다가, 갑자기 신장 적출까지 가게 된 케이스라 보호자분께서도 진료를 따라오는게 쉽지 않으셨을텐데, 다행히 진료 내용을 잘 이해해주셨고, 적극적으로 아이를 치료해주신 덕분에 주어진 한 번의 기회를 잘 살릴 수 있었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