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식욕 부진으로 오늘동물병원을 찾은 고양이의 이야기입니다. 내원한 고양이는 16살이 넘는 묘르신으로 평소 밥을 잘 안 먹었는데, 이틀 정도 밥을 아예 먹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보통 나이든 고양이가 식욕이 없는 상태로 내원하면 수의사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신부전입니다. 혈액 검사를 비롯한 MDB(Minimum Database)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보호자분과 상의 후에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혈액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검사 항목

결과

정상 범위

TP

8.5 g/dL

5.7 – 8.9

ALB

3.4 g/dL

2.3 – 3.9

Ca

10.4 mg/dL

7.8 – 11.3

CRE

10.9 mg/dL

0.8 – 2.4

BUN

187 mg/dL

16 – 36

PHOS

13.1 mg/dL

3.1 – 7.5

ALT

307 U/L

12 – 130

GGT

0 U/L

0 – 4

ALKP

20 U/L

14 – 111

Total bilirubin

0.5 mg/dL

0 – 0.9

Total Cholesterol

128 mg/dL

65 – 225

GLU

113 mg/dL

71- 159

Total T4

1.4 ug/dL

0.8 – 4.7

fPL

Normal

fPL 키트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 췌장염일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었고, 다른 수치들은 괜찮았는데, 신장 수치(CRE, BUN, PHOS)가 아주 높아져 있었습니다. 특히 크레아티닌(CRE) 수치는 10.9로 예후가 아주 안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일반적인 신부전과 달랐던 점 중에 하나는 간수치인 ALT 수치가 올라가 있다는 점이이었는데, 식욕 부진이 있었던 고양이의 경우 지방간이 오는 경우 (보통은 ALKP가 올라가지만) 초기 지방간에서 간혹 ALT 수치만 올라가는 경우가 있어 걱정이 됐습니다. 다행히 초음파 상에서는 지방간이라고 보기 다소 애매했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신부전과 지방간을 모두 관리해야하는 상황일 수도 있었습니다.

보통 저런 식으로 신장 수치가 올라가게 되는 걸 질소혈증(azotemia)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질소혈증의 원인은 크게 3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신장의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신성(Renal) 질소혈증입니다. 신부전이 있어서 신장 기능 자체가 떨어진 게 이유가 되어 질소혈증이 나타나는 걸 얘기합니다. 그 다음엔 신전성(Pre-renal) 질소혈증이 있습니다. 신장 이전의 문제 때문에 질소혈증이 발생하는 것인데,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탈수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신후성(Post-renal) 질소혈증이 있습니다. 신장 이후의 문제 때문에 질소혈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요도 폐색 등의 이유로 배뇨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질소혈증의 원인이 신장 때문인지, 신장 이전 혹은 이후의 문제 때문인지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소변 검사가 필요합니다. 소변의 비중을 알아야하기 때문입니다. 이 환자의 소변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검사 항목

결과

정상 범위

Urobilinogen

negative

Bilirubin

negative

Glucose

negative

Leukocytes

+3 positive

Protein

+1 positive

USG

1.015

> 1.035

Blood

negative

Ketone

negative

pH

5

이 환자의 소변 비중(USG, Urine Specific Gravity)은 1.015가 나왔습니다. 신장이 건강한 고양이의 소변 비중은 1.035 이상이 나옵니다.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소변을 농축하는 능력을 잃게 되면 비중은 낮아집니다. 즉, 소변 비중을 볼 때 이 환자의 질소혈증은 신장의 문제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물론 늘 칼같이 이렇게 구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이 환자의 경우에는 피부가 탄력성을 잃고, 눈이 퀭하게 들어가고, 보호자분이 알고 있는 평소 체중보다 살이 더 빠진 상태였는데, 이를 토대로 환자의 탈수가 굉장히 심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비중이 1.035 미만이기 때문에 분명 신부전으로 인해 신장 수치가 올라간 부분이 있지만, 탈수 때문에 신전선 질소혈증도 함께 겹쳐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합니다. 단순히 신장의 문제만으로 크레아티닌 수치가 10.5까지 올라갔다면 신장 기능이 그만큼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예후는 굉장히 불량할 수 밖에 없지만, 탈수 때문에 올라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면 (탈수는 수액으로 교정이 가능하니까) 예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호자분께 아이 상태에 관한 설명을 자세히 드리고, 아이는 입원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아래 표는 3일 간의 입원 치료 기간 동안 문제가 있던 부분의 혈액 수치 변화입니다.

검사 항목

입원 첫날

입원 둘째날

입원 셋째날

정상 범위

CRE

10.9 mg/dL

4.2 mg/dL

3 mg/dL

0.8 – 2.4

BUN

187 mg/dL

82 mg/dL

39 mg/dL

16 – 36

PHOS

13.1 mg/dL

3.7 mg/dL

2.9 mg/dL

3.1 – 7.5

ALT

307 U/L

178 U/L

128 U/L

12 – 130

입원 첫날부터 둘째날 사이에 탈수가 교정되면서 CRE와 BUN 수치가 드라마틱하게 개선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환자는 둘째날부터 혼자서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둘째날에는 환자의 탈수가 개선됐기 때문에 수액이 들어가는 속도를 줄였고, 셋째날에는 거의 정상 범위에 가깝게 신장 수치가 개선됐습니다. 걱정했던 간수치도 정상 범위내로 들어왔고요.

이렇게 심한 질소혈증 상태가 개선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통원 치료를 하게 됩니다. 신부전은 단계를 구분하는 것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데 상당히 중요하고, 단백뇨와 고혈압이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서 하위 단계를 구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단백뇨나 고혈압이 있다면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 환자는 첫날에 소변 스틱 상에서 단백뇨가 있다고 떴기 때문에, 단백뇨를 정량화된 수치로 보여주는 UPC 검사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검사 항목

결과

정상 범위

UPC

0.13

< 0.4

이렇듯 소변 스틱(딥스틱)과 UPC는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신부전 환자는 UPC 검사를 통해 단백뇨가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합니다. UPC는 반복적인 검사가 필요하지만, 당장은 단백뇨가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혈압은 어땠을까요? 첫날 내원 시 혈압은 110mmHg였습니다. 고혈압은 160mmHg 이상이라고 정의하기 때문에 고혈압이 걱정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첫날의 경우에는 탈수가 아주 심한 상태였기 때문에 퇴원 이후 일주일이 지나고 혈압은 한 번 더 측정하게 됩니다. 일주일 후의 혈압은 158mmHg 정도였는데, 158 정도면 고혈압과 정상혈압의 사이에 있다고 보고 반복적인 검사로 혈압이 고혈압인지 아닌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보통 병원에 내원한 고양이들은 흥분해서 혈압이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당장 혈압과 관련된 치료를 하지는 않습니다)

퇴원 후 일주일째에 다시 한 번 내원한 환자는 신장수치를 한 번 더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검사 항목

입원 첫날

입원 둘째날

입원 셋째날

퇴원 후 일주일째

정상 범위

CRE

10.9 mg/dL

4.2 mg/dL

3 mg/dL

3.7 mg/dL

0.8 – 2.4

BUN

187 mg/dL

82 mg/dL

39 mg/dL

41 mg/dL

16 – 36

PHOS

13.1 mg/dL

3.7 mg/dL

2.9 mg/dL

4.5 mg/dL

3.1 – 7.5

ALT

307 U/L

178 U/L

128 U/L

48 U/L

12 – 130

크레아티닌 수치가 퇴원했던 날에 비해서 다시 올라간 걸 볼 수 있습니다. 보통 병원에서 수액을 맞는 동안은 최저치를 찍지만, 이렇게 집에 가서 일상적인 생활을 하다 보면 다시 수치가 올라갑니다. 신부전의 단계는 “수화가 잘 된 상태”에서 크레아티닌 수치를 측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퇴원 후 일주일째의 크레아티닌 수치는 환자의 신부전 단계를 구분하는 기준이 됩니다.

IRIS(국제신장학회)의 분류 기준에 따르면 3.7은 IRIS Stage 3에 속합니다. 하위 분류(substaging)은 앞서 언급했듯, 단백뇨가 없고(non-proteinuria), 고혈압이 아닌(normotensive) 상태로 분류를 하게 되고요. (물론 단백뇨와 혈압은 반복적인 재검사가 필요합니다.)

따로 신장기능과 관련한 약을 먹을 필요는 없는 상태지만, 신부전 3기부터는 신장 기능을 보존하는 치료보다는 신부전으로 인한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게 관리하는 치료를 합니다. 물론 신장 기능이 더 급격하게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환자는 신장 처방식을 추천받고, 신장 처방식 위주의 식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신부전 3기에서 나타날 수 있는 빈혈 등의 합병증은 이 케이스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이외의 처방은 하지 않았습니다.

보호자분께서 걱정하셨던 것은 신장 처방식은 아이가 잘 먹는 편이지만, 먹는 양이 부족한 것 같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신부전 환자들은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먹느냐도 중요합니다. 삶의 질과도 연관이 되는 부분인데, 신부전 환자들에서 식욕이 떨어지는 건 흔한 일입니다. 그래서 퇴원 후 일주일째에 환자는 식욕촉진제를 처방받았습니다. 고양이 신부전 환자에서의 식욕촉진제 처방은 뚜렷한 근거가 있습니다. 2013년에 나온 유명한 논문으로 만성 신부전을 앓고 있는 고양이에서 머타자핀을 정해진 용량으로 이틀에 한 번 주면 식욕을 늘리고, 구토를 줄인다는 내용입니다.

앞으로 이 환자가 해야할 것들은 많습니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서 빈혈이 오지는 않는지 확인도 해야하고, 신장 수치가 너무 올라가게 되면 피하수액을 집에서 하거나, 식도관을 장착해서 하루 필요한 열량과 수분량을 보충해줘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단백뇨와 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단백뇨와 고혈압도 모니터링해야하고요. 이런 과정들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지만, 오늘동물병원은 보호자분과 함께 아이가 오래도록 늘 함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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