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우 흔하게 보지만, 수의사의 경험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해서 치료가 조금씩 달라지는 게 심인성 폐수종의 관리 아닐까 싶습니다. 똑같은 심인성 폐수종이더라도 폐에 얼마나 침윤이 심하게 됐냐에 따라서(=물이 얼마나 찼냐에 따라서) 치료 방법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고, 수의사의 선호, 혹은 어떤 이론적인 베이스에 가중치를 두느냐에 따라서 치료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합니다. 케이스 소개 포스팅이기 때문에 오늘동물병원은 어떻게 치료하는 것을 선호하는지, 왜 그런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한 얘길 해볼까 합니다. (짧게 가자면, 이뇨제 줬더니 좋아졌어요 짜잔~! 같은 글을 쓸 수 있겠지만, 조금 많이 길게, 상세하게 써보도록 하죠)
먼저 심인성 폐수종이 뭔지를 알아야합니다. 심인성(=cardiogenic)이란 심장에 의해 발생한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폐수종(pulmonary edema, 폐부종이라고도 합니다)은 폐에 물(fluid)이 과도하게 차는 것을 얘기합니다. 있는 그대로 보자면, 심장 때문에 폐에 물이 과도하게 차는 병을 심인성 폐수종(cardiogenic pulmonary edema, CPE)이라고 하는 거죠.
강아지에서 흔한 심장병인 MMVD(Myxomatous Mitral Valve Disease)와 고양이에서 흔한 심장병인 HCM(Hypertrophic Cardiomyopathy)은 둘 다 좌심부전(왼쪽 심장에서 문제가 발생)을 유발하는 심장병입니다. 이해를 조금 돕기 위해서 강아지의 MMVD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구분선으로 표시한 부분은 폐수종이 왜 생기는가에 관한 이론적인 이야기라 복잡한게 귀찮으면 스킵하셔도 좋습니다).
강아지의 MMVD는 좌심방(Left atrium)과 좌심실(left ventricle) 사이에서 혈액이 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역류하지 않도록 열렸다 닫혔다하는 이첨판(mitral valve)에 변성이 생기는 병을 얘기합니다. 이첨판에 변성이 생기면 심장이 수축할 때마다 일정량의 혈액이 좌심방 쪽으로 역류하게 되죠. 간단하게 보자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100mL의 혈액이 좌심실에서 대동맥을 통해 전신으로 뿜어져야 하는데, 이첨판에서 생긴 역류 때문에 100mL 중에 5mL 정도가 좌심방으로 흘러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면 좌심실에서 전신으로 뿜어져나가는 혈액은 95mL이 될테고, 5mL은 좌심방으로 역류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겁니다. 그럼 몸은 어딘가에서 혈액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몸 전체에 100mL의 혈액이 순환해야하는데, 95mL만 순환하고 있다고 인지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혈액량을 늘리는 쪽으로 보상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몸이 갈증을 조금 더 느끼게 되고, 소변량을 줄이면서 체액량을 더 늘려서 몸 전체를 돌아다니는 혈액량이 100mL이 되도록 보상하는거죠. 이렇게 되면 좌심방으로 역류하는 5mL의 혈액은 몸에서는 없는 혈액 취급을 당합니다. 몸이 인지하기로는 100mL의 혈액이 있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몸 전체에 105mL의 혈액이 있는 게 되어버리죠. 몸 전체로는 보상이 잘 이루어진 셈이지만, 실제로 심장은 105mL의 혈액을 담을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 커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심장의 이완했을 때의 압력(이완기압)이 증가하게 됩니다. (여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은 조금 다르지만, 고양이의 HCM도 심장의 이완기압이 증가하면서 좌심방이 커지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장기간 지속되다가 어느 순간 심장이 늘어난 혈액량을 더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오면(=더이상 커질 수 없는 순간이 오면), 보상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심장이 커져야 이완기압을 다시 떨어뜨려줄 수 있는데, 심장이 더이상 커질 수 없으니, 보상이 안되어 이완기압은 지속적으로 커지게 되고, 심장이 이완기일 때는 이첨판이 열려있고, 폐정맥과 좌심방 사이에서도 혈액 흐름을 막는 것이 없기 때문에 좌심실의 압력, 좌심방의 압력, 폐정맥의 압력이 동일해지게 됩니다. 이렇게 폐정맥의 압력이 높아지면 폐의 모세혈관에서는 정수압이라고 하는 게 증가하게 되는데, 이게 증가하면 폐 모세혈관의 혈액에서 체액(fluid)이 간질액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렇게 빠져나가는 fluid의 양이 많아지게 되는 상황을 폐수종(pulmonary edema)이라고 하죠. (여기까지가 복잡하고 재미없는 병태생리학 이야기)
이런 과정을 거쳐 폐에 물이 차는 것이다 보니 심인성 폐수종 환자들은 강아지든 고양이든 심장이 커져 있는 모습을 거의 대부분 보게 됩니다. 예외적으로 심장이 커지지 않고도 폐수종이 올 수 있는 건삭 파열이라는 케이스가 있긴한데, 보통은 심장이 거의 대부분 커져 있죠. 이뇨제를 주된 치료약으로 쓰는 이유도 결과적으로는 체내의 혈액량이 너무 많은 게 문제가 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뇨제로 오줌을 싸게 만들어서 체액량을 줄일 수 있다면, 심장에서 이완기압을 줄이는 것이 가능해지고, 이완기압이 줄어든다는 얘기는 폐정맥의 압력도 줄어든다는 얘기이니 간질액으로 빠져나갔던 fluid가 다시 혈관 내로 들어가면서 폐에 찬 물이 빠지는 거죠.
이런 배경지식을 대충이나마 머리에 담아 둔 상태로 케이스를 살펴보겠습니다. 환자는 8살의 중성화한 암컷 말티즈로 아이가 평상시와 달리 호흡이 조금 빨라 보여서, 보호자분께서 오늘동물병원을 찾아주셨습니다. 실제로 병원에 내원했을 때는 숨을 쉬는게 아주 불편해보이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인 경우보다 조금 빠르게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나이가 어리지 않은 말티즈가 호흡이 빠르다면, 수의사들이 제일 먼저 생각하는 건 심인성 폐수종입니다. 그래서 이 환자도 제일 먼저 한 것은 청진이었습니다. 청진은 이첨판에서 혈액의 역류가 있는지를 알려주는데, 혈액의 역류가 있다면, 심장병이 있다는 얘기이니 심인성 폐수종의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엔, 청진을 해보니 심잡음이 아주 선명하게 들리더군요. 실제 호흡이 빨라진 게 폐수종 때문인지 아닌지는 이 시점에서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심잡음이 들리는데 환자의 호흡이 빠르다면, 폐수종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폐수종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추천드리는 검사가 흉부 방사선 촬영입니다. 이 환자의 흉부 방사선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경미하긴 하지만, 폐의 우측 후엽 쪽으로 폐침윤(=폐가 약간 하얘 보이는 부분)이 확인됐고, 심잡음(심장에서 혈액이 역류하는 소리)이 뚜렷한 환자인데, 방사선 상에서도 심장이 커진게 확인이 됐으니 아주 높은 확률로 심인성 폐수종 때문에 호흡이 빨라졌다고 진단이 가능했죠.
이 환자는 그렇지 않았지만, 간혹 애매한 케이스들도 있습니다. 폐침윤이 뚜렷한데, 심잡음이 들리지 않는 케이스들도 있죠. 이런 경우는 (역시나 예외적인 케이스가 일부 있지만 보통은) NCPE(비심인성 폐수종, Non-cardiogenic Pulmonary Edema)라고해서 치료 방법이 달라집니다. 혹은 폐침윤이 있는데, 심잡음이 미약하고, 심비대가 뚜렷하지 않아서 이게 심장 때문에 물이 찬 게 맞는지 애매한 케이스들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추가적인 검사(보통 심장 초음파)를 통해 심장 때문에 생긴 문제인지 가능성을 확인해보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뇨제를 주사해보고 개선이 되는지를 평가해서 심인성 폐수종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런 케이스에서 제일 먼저 하게 되는 건 산소 공급입니다. 폐수종 상태에서는 폐가 산소 교환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니 호흡 곤란이 생기는데, 흡입하는 산소의 농도(FiO2, Fraction of inspired oxygen)를 높여서 좀 더 편하게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게 필요하죠. 저산소증 상태가 지속되면 이뇨제를 써서 물을 빼준다 하더라도 그 시간을 버티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산소 공급은 폐수종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산소를 공급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얼마 전에 소개했던 것처럼 오늘동물병원은 산소 후드나 산소 케이지를 이용해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걸 선호합니다. 이렇게 산소를 주면 똑같이 폐에 물이 찬 상태라도 숨쉬는 걸 조금 더 편안해하죠.
폐에 물이 찬 상황에서 어떻게 치료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보통 해야하는 일들이 명확하고, 이미 사람에서의 치료 방법들을 그대로 외삽하는지라 논문 근거들은 탄탄하지 않지만(LOE low), 그건 너무 당연하고 오래된 치료 방법들이라 논문을 쓰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다만 오랜 경험에 의한 치료 방법들이 많다보니, 수의사에 따라 적용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죠.
강아지에서는 ACVIM의 MMVD 컨센서스 가이드라인, 고양이에서는 ACVIM의 고양이 심근병증 가이드라인이 폐수종일 때 어떤 치료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기준점이 됩니다.
강아지든 고양이든 급성의 심인성 폐수종에서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약은 이뇨제입니다. 애초에 심인성 폐수종 자체가 체액량이 많아지면서 심장의 이완기압이 증가하는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체액량을 줄여주는 치료가 필수입니다. 강아지와 고양이에서 사용하는 이뇨제의 양은 다르지만(보통 고양이에서 사용량이 조금 더 적은 편입니다), 심인성 폐수종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뇨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강아지든 고양이든 똑같지만) 신장 수치가 높은 경우(=질소혈증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뇨제 치료가 필요하다고 얘기하죠. 어떻게 이뇨제를 줄 것인가는 수의사의 경험에 크게 의존합니다. 폐에 물이 찬 정도, 이뇨제를 줬을 때 환자의 호흡이 개선되는 정도, 혹은 환자의 신장 수치에 따라서 이뇨제를 조금 긴 간격으로 저용량을 주기도 하고, CRI(Constant Rate Infusion, 지속적으로 주사를 주입하는 것)로 이뇨제를 끊임없이 수액처럼 주기도 하죠.
케이스의 환자는 방사선 상에서 폐침윤이 심한 환자는 아니었고, 이뇨제를 1시간 텀으로 줬습니다. 보통 이뇨제를 주는 방법은 근육 주사로 주는 경우가 있고, 정맥 라인을 잡아서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환자의 경우는 정맥 라인을 잡아서 줬습니다. 정맥 카테터를 잡으려다가 환자가 흥분해서 넘어갈 것 같을 때는 근육 주사로 먼저 주고, 환자의 호흡수가 일단 개선이 된 후, 정맥 라인을 잡는 걸 시도합니다. 이 환자는 그 정도로 폐에 물이 많이 차지 않았고, 환자도 꽤나 협조적이었습니다.
보통 이렇게 처음부터 정맥 라인을 잡을 수 있는 환자들은 정맥 라인을 잡으면서 채혈을 하고, 채혈한 혈액으로 혈액 검사를 합니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심장약을 먹어야 하는 환자이고, 폐수종을 해소하기 위해 단시간에 고용량의 이뇨제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이니, 신장수치라든가 전해질 수치 같은 것들의 베이스라인을 알기 위함이죠. 이 환자의 혈액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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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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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 |
3 g/dl |
2.3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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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KP |
▲ 843 U/L |
23 -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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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
69 U/L |
10 – 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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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 |
19 mg/dl |
7 –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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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
11.1 mg/dl |
7.9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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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L |
189 mg/dl |
110 – 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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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 |
0.7 mg/dl |
0.5 –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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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T |
0 U/L |
0 –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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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 |
4.4 g/dl |
2.5 – 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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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U |
109 mg/dl |
74 – 1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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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S |
3.8 mg/dl |
2.5 – 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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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IL |
0.3 mg/dl |
0 – 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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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 |
7.5 g/dl |
5.2 – 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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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MA |
▲ 15 ug/dL |
0 – 14 |
ALKP 수치는 노령견에서도 공포성 간병변(vacuolar hepatopathy) 같은 양성적인 질환에 의해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 당장 심각하게 볼 건 아니지만, SDMA 수치가 경미하게 올라가 있는 건 그리 좋은 신호가 아닙니다. 앞으로 평생 이뇨제를 먹으며 살아야 하는 환자인데, 신장이 잘 버텨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니까요. 이런 환자의 경우, 이뇨제를 조금 더 보수적으로 주게 됩니다. 공격적으로 이뇨제를 쓰게 되면 신장수치가 크게 올라가면서 호흡 상태는 개선이 되지만, 식욕 부진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급성 심인성 폐수종 환자는 응급 환자로 구분되기 때문에 혈액가스검사도 진행했습니다. 어드밴스드하게 간다면, 동맥혈을 채혈해서 산소 분압을 확인하고, 환자가 저산소증이 심하다 판단되면 인공 환기(벤틸레이션)을 하기도 하지만, 아주 심한 수준이 아니라면 보통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습니다. 동맥혈 채혈 자체가 통증이 있어서 환자를 흥분시킬 요인이 있다는 게 제한점이기도 하고요. 이 환자의 경우, 방사선 상에서도 폐침윤이 아주 심하지는 않았고, 정맥혈을 이용해 혈액가스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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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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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 |
116 mmol/L |
109 – 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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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4.2 mmol/L |
3.5 – 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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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 |
156 mmol/L |
144 -1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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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O2 |
39 mmHg |
32 – 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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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 |
▲ 7.46 |
7.31 – 7.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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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ap |
19 mmo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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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O3 |
25.6 mmol/L |
20 –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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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O2 |
26.8 mmol/L |
21 – 31 |
pH가 경미하게 높아져 있지만, 큰 문제가 되는 수준은 아니고, 이뇨제가 들어갈 경우, 칼륨 수치가 떨어질 수 있는데, 베이스라인으로 본 칼륨 수치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뇨제를 줘서 칼륨이 좀 떨어진다 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죠.)
이런식으로 베이스라인을 잡고, 이뇨제를 메인 치료제로 쓴다는 건 어디나 다 비슷비슷하지만, 심인성 폐수종에서 고려해볼 수 있는 다른 치료법들은 어떨까요?
먼저 이뇨제보다 우선시되는 치료가 하나 있습니다. 이건 고양이에 한정된 경우인데, 고양이의 경우 심인성 폐수종이 오면, 강아지처럼 폐에 침윤이 생기는게 아니라 흉수로 차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좌측 심장에 문제가 생겨서 폐수종이 오는 경우, 강아지의 경우 흉수가 차게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만, 고양이의 경우 (림프액의 배출 경로 때문이라는 썰이 있는데) 흉수가 차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이뇨제를 주면 흉수가 빠지게 되지만, 가급적 신장에 주는 부담을 덜기 위해, 직접 뽑아낼 수 있는 흉수는 흉수 천자를 통해서 제거하는 것이 이뇨제에 우선합니다.
사진에 있는 고양이는 흉수가 많이 찬 게 확인이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흉수 천자를 통해 흉수를 최대한 뽑아내고, 그 후에 천자를 통해 제거하지 못한 것들을 이뇨제를 이용해 빼냅니다. 사진에 있는 환자의 경우 흉수 천자를 했을 때, 방사선 사진이 아래 사진처럼 변했습니다.
메인이 되는 것은 이처럼 이뇨제(혹은 흉수 천자)가 되지만, 이 외에 선택적으로 적용하게 되는 다른 치료들도 있습니다. 강아지의 경우 먼저, 강심제인 피모벤단을 주사 혹은 먹는 약으로 줄 수 있고, 환자가 호흡 곤란 때문에 흥분하고, 이 흥분이 다시 호흡 곤란을 악화시킨다고 판단되면 부토파놀 같은 진정제를 주기도 합니다. 혹은 이뇨제나 피모벤단에 반응성이 떨어진다 판단되면 도부타민 같은 또다른 강심제를 CRI(연속적으로 주사하는 것) 하기도 하죠. 이걸로도 안되는 최악의 환자들은 전신의 혈관 저항(=혈압)을 줄이기 위해서 혈관 확장제인 하이드랄라진이나 니트로프루사이드 같은 약을 쓰기도 합니다.
가이드라인에서 언급이 되기는 하지만, 최근에 사용을 잘 안하는 약으로는 에날라프릴이나 베나제프릴 같은 ACE inhibitor나 니트로글리세린 패치 같은 것들도 있습니다. (이런 약을 쓰는 것이 잘못된 건 아니지만, 에비던스가 탄탄하지 않아서 잘 안 쓰는 추세인듯 싶습니다.)
고양이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이뇨제를 메인으로 하되, 환자의 진정을 위해 부토파놀 같은 진정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강아지와는 달리 강심제인 피모벤단이나 도부타민은 사용을 잘 안하게 되는데, 보통 저혈압이 있어서 심박출량(cardiac output)이 떨어진 상태라 판단될 때 정도에 피모벤단이나 도부타민을 사용합니다. 피모벤단의 경우 고양이에서의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고, 도부타민의 경우 고양이에서 신경독성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 개에 비해 루틴하게 사용하지 않습니다. 니트로글리세린 패치 같은 경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에비던스가 있어서, 오히려 추천하지 않는다고 가이드라인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ACEI도 고양이에서는 급성 심인성 폐수종에서 사용하지 않는 것을 추천하고요. (고양이는 상대적으로 강아지보다 하지 말라고 하는 게 조금 더 많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의 심장병과 관련해서 보호자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 중 하나는, 아직 폐수종이 오지 않은 환자의 경우, 이뇨제를 선제적으로 먹여서 폐수종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입니다. 수의사들도 이 질문을 고민합니다. 폐수종이라는 건 응급이고, 여차하면 폐수종 때문에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보니 선제적으로 이뇨제를 줘서 폐수종이 안 오게 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거죠. 이렇게 이뇨제를 주는 걸 pre-emptive하게 이뇨제(=pre-emptive diuretic therapy)를 쓴다고 얘기합니다. 이런 접근법은 실제 이렇게 하는게 환자의 기대 수명을 늘려주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기도 하고, 탈수를 유발해서 신장 수치를 올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수명을 줄일 가능성도 있어 추천하지 않습니다. 심장 초음파에서 심장 상태가 안좋다 하더라도, 비교적 근시일 내에 폐수종이 올 수 있다 정도를 예측할 뿐, 심장 초음파가 폐수종 여부를 진단해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폐수종이 언젠가 올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면서도 그냥 지켜만 보라는 얘기냐…는 질문이 나올 법한데, 그 질문의 정답은 “그렇다”입니다. 심장초음파 검사 상에서 폐수종이 올 가능성이 높다면, 지속적으로 수면 중 호흡수를 모니터링해서 아이가 폐수종 상태가 되지 않는지를 매일 모니터링하게 됩니다. 그래서 폐수종이 온 초기에 빠르게 병원을 찾을 수 있다면, 긴 입원 시간을 겪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폐수종 상태를 해결하고, B2단계에서 C 단계로 넘어갈 수 있죠.
실제 여기서 소개된 환자의 경우, 입원은 하지 않았습니다. 원내에서 3시간 정도 산소 치료와 1시간 텀의 이뇨제 처치를 받고 먹는 약을 받아서 퇴원을 했고, 그 이후부터는 통원으로 다시 폐수종이 오지 않게 심장병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폐수종이 항상 사경을 헤매는 2-3일의 입원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진료를 보면, 심장 초음파 상에서 당장이라도 물이 찰 것처럼 보이는 환자가 무증상인 상태로 1년을 넘게 지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환자를 선제적으로 pre-emptive하게 이뇨제를 준다면, 환자의 기대 수명을 깎아먹는 일이 될 수 있죠. 폐수종은 무서운 응급 상황이지만, 환자가 심장병이 있다는 걸 미리 알고, 호흡수 모니터링을 면밀하게 하면서 폐수종이 올 거라는 것에 준비가 된 상황이라면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도 있는 병입니다.
다시 환자의 얘기로 돌아가자면, 환자는 어렵지 않게 집에 다시 돌아갔고, 집에서 심장약을 먹으면서 며칠 후에 다시 내원했습니다. 보호자분께서 호흡수가 30회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하셨지만, 혹시나 이뇨제 투약 후에도 폐수종 상태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방사선 촬영을 다시 했고, 재진 시 환자의 흉부 방사선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폐수종이 해소된 게 확인됐기 때문에 이 때는 혈액 검사도 한 번 더 합니다. 이뇨제 투약 이후, 신장 수치가 너무 많이 올라가지는 않았는지, 이뇨제 때문에 칼륨 수치가 떨어지지 않았는지 확인을 하죠. 환자의 혈액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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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항목 |
결과 |
3일 후 검사 결과 |
정상 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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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 |
19 mg/dl |
20 |
7 –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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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 |
0.7 mg/dl |
0.6 |
0.5 – 1.8 |
|
PHOS |
3.8 mg/dl |
4.6 |
2.5 – 6.8 |
|
K |
4.2 mmol/L |
3.6 |
3.5 – 5.8 |
특별하게 별 문제 없이 식욕도 나쁘지 않겠구나를 예상할 수 있죠. 칼륨 수치 같은 경우 너무 많이 떨어지면, 칼륨 보충제를 이용해서 보충을 해주곤 하는데, 그럴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이고요.
물론 이렇게 폐수종 이벤트를 스무스하게 잘 넘겼다 하더라도, 앞으로 꾸준히 심장약 투약이 필요하고, ACVIM C단계가 된 환자이기 때문에 기대수명도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 고비를 넘기고 나면 갑작스레 황망스럽게 아이를 잃기보다는 보호자분과 조금 더 오랜 시간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