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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고양이 방광 결석: 경피적 방광 결석 제거술(PCCL)

현대 수의학은 템빨이라는 말을 여러번 했는데, 이번 포스팅은 흔한 방광 결석 케이스이지만, “템”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수술에 관한 얘기입니다. 일반적인 방광 결석 수술 대신 내시경을 이용한 경피적 방광 결석 제거술(PCCL, Percutaneous Cystolithotomy)을 소개하는 글이죠. 내시경의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압도적인 장점이라면 최소 침습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작게 짼다는 얘기죠. 내시경 스콥(scope)이 들어갈 정도의 구멍만 있으면 되니, 일반적인 수술에 비해서 아무래도 절개 부위가 작아집니다. 절개 부위가 작아지니 환자의 통증도 줄어들고, 회복도 훨씬 더 빨라지죠. 이외에도 전통적인 방광절개술(cystotomy)에 비해 몇 가지 더 압도적인 장점이 있는데, 오늘동물병원에 내원한 케이스들을 토대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환자는 9살의 중성화한 수컷 치와와입니다. 몇 달 전부터 소변에서 피가 조금씩 나왔다 안 나왔다를 반복했다는 히스토리로 오늘동물병원을 찾았습니다. 하부 요로계(방광이나 요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를 했습니다. 초음파 사진은 이렇습니다.

뚜렷하게 여러개의 방광 결석이 있다는 게 초음파 검사에서 확인됐죠. 소변 검사를 했을 때, 뚜렷한 결정(crystal)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세균이 보이지는 않았고, 소변의 pH가 6.5 정도로, 결석의 모양이나 갯수를 함께 고려했을 때, 수술이 필요한 칼슘 옥살레이트(Calcium oxalate) 결석이라고 추측이 됐죠.

강아지나 고양이의 결석 성분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결석이 칼슘 옥살레이트나 스트루바이트 결석으로 귀결됩니다. 스트루바이트는 내과적으로 (처방 사료나 약을 이용해서) 녹일 수 있는 결석이라고 보고, 칼슘 옥살레이트는 물리적인 제거(보통은 수술)가 필요하다고 보죠. 이 경우는 칼슘 옥살레이트 가능성이 높았으니, 물리적인 제거가 필요했습니다. 실제 물리적인 제거에도 방법이 꽤나 여러가지가 있는데, 결석의 크기에 따라서 카테터를 요도로 밀어넣고 결석을 회수하는 방법(Catheter-assisted retrieval) 도 있고, 환자를 재워놓고 방광을 압박해서 결석이 요도로 빠져나올 수 있게 하는 방법(voiding urohydropropulsion)도 있습니다. 이렇게 수술을 하지 않고 결석을 제거하는 방법들은 결석을 완전하게 제거하지 못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어쨌든 환자에게 칼을 대지 않는다는 큰 장점이 있죠.

환자의 체중과 성별에 따라 이런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제거할 수 있는 결석의 크기는 다릅니다만, 대략 이런 가이드를 토대로 수술이 필요하냐 아니냐를 봅니다. (결석이 요도로 빠져나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 환자의 덩치가 클수록, 수컷보다는 암컷일수록 요도 직경이 커지니 더 큰 결석을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수컷

암컷

강아지

10kg이 넘어가면 5mm 정도까지도 가능하다는 얘기도 있지만, 보통 1-3mm가 한계

소형견은 5mm 정도, 대형견은 10mm까지도 가능

고양이

1mm 미만

5mm 미만

이 환자는 5kg 정도의 수컷 강아지였기 때문에 일단 요도를 이용해서 결석을 제거하는 건 불가능한 케이스였습니다. 비슷한 케이스를 하나 더 보죠. 두번째 환자는 4kg 정도의 중성화한 수컷 고양이였습니다. 역시나 방광 내에 칼슘 옥살레이트로 추측되는 결석들이 다수 확인됐는데, 방사선 사진을 보면 이렇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앞선 강아지 환자보다는 결석의 크기가 작지만, 요도의 직경이 훨씬 더 작은 수컷 고양이였기 때문에 역시나 요도를 통해 결석을 회수하기는 어려운 케이스였죠.

이런 환자들은 내시경이 없는 경우, 전통적인 방광절개술을 통해서 결석을 제거하게 됩니다. 배를 열고, 방광을 노출해서 충분히 방광을 절개하고, 그 안에 숟가락처럼 생긴 수술도구를 넣어서 결석을 제거하죠. 방광의 절개면을 충분히 크게 만든 경우엔, 눈으로 보면서 결석을 제거하게 되고, 절개면을 충분히 크게 하지 않은 경우에는 숟가락(?) 끝에 돌이 걸리는 (사각거리는) 느낌을 토대로 결석을 제거합니다.

PCCL은 조금 다릅니다. 먼저 배를 여는 것부터 절개면을 크게 만들지 않죠. 방광의 일부만 노출시키면 되기 때문에 암컷 중성화 수술을 하는 정도로만 작게(대략 1cm 정도) 쨉니다. 그리고 보통 소변으로 수술 부위 주변이 오염되는 걸 막고, 절개면을 벌리기 위해서 아래 사진과 같은 수술 도구를 이용합니다(Wound protector라고 하는 수술 도구입니다).

이렇게 하고 노출된 방광의 끝에 작은 칼집(stab inicison)을 낸 후, 복강경 수술할 때 쓰는 트로카를 방광 내에 삽입하죠. 내시경 스콥이 들어가는 통로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으로 방광 안쪽을 보면서 결석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바스켓이나 집게 같은 수술 도구를 이용해서 끄집어냅니다. 영상을 보면 이렇습니다.

자잘한 결석들을 다 꺼내면 최종적으로 방광과 근위 요도(=방광에 가까운 요도)까지 내시경으로 모두 확인하고, 결석이 남아있지 않다는 걸 직접 보고 수술을 마치죠. 최소 침습이니 방광을 절개한 부분과 피부를 절개한 부분 모두 절개면이 매우 작습니다.

수술을 잘하면 전통적인 방광절개술에서도 절개면을 PCCL과 마찬가지로 작게 만드는 경우가 있지만, 이럴 경우 방광 안쪽으로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합니다. 그러면 손 끝에 결석이 걸리는 감에 의존하는 수술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수술을 하면 아주 작은 1mm 미만의 결석을 남겨 놓게 되는 경우들이 있죠. PCCL은 그와 반대로 아주 작은 결석도 없어진 걸 눈으로 확인하고 나온다는 게 큰 차이 중 하나입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꽤 큰데, 그래서 강아지 고양이의 방광 결석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에 관한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 가이드라인을 보면 PCCL을 전통적인 방광절개술에 비해 더 우선시하라는 언급이 나옵니다.

최소침습을 권고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통증과 입원 기간을 줄인다는 장점도 있지만, 절개해둔 방광벽을 봉합할 때 사용하는 봉합사에 의한 결석의 재발 가능성이 (절개면이 작으면, 봉합사도 적게 쓰니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작게 쨀수록 결석의 재발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보는거죠.

실제 PCCL 내시경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내시경은 작은 걸 크게 확대해서 보여주곤 합니다. 영상 말미에 보이는 플라스틱 막대가 실제로는 요도에 꽂아놓은 6Fr(=2mm) 카테터인데, 그게 화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크게 보이죠. 그렇다보니 방광벽에 박힌 자잘한 모래알갱이 같은 결석까지 확인을 해서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광절개술은 이런 모래알 같은 결석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향후 결석의 재발이 PCCL에 비해서 더 높은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렇게 재발 아닌 재발을 pseudorecurrence(거짓재발..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불완전한 결석의 제거가 향후 재발이라며 확인되는 케이스)라고 하는데, 1993년도의 ACVIM 컨퍼런스 자료(Lulich ACVIM, 1993)를 보면, 전통적인 방광절개술을 한 강아지의 14%, 고양이의 20% 정도가 불완전하게 결석이 제거됐다는 데이터가 있죠.

PCCL을 통해 완전히 결석을 제거하면 이런 거짓재발 케이스를 줄일 수 있고, 동시에 봉합사에 의해 발생하는 결석의 재발률도 낮출 수 있습니다. 전문의에 따라서는 PCCL로 수술할 경우 5년 이내 재발률이 2-3% 정도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광절개술의 6개월 이내 재발률이 10%, 1년 이내 재발률이 35% 정도로 얘기되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결석 재발률도 낮고, 회복도 빠르고, 덜 아픈 수술이 가능해지는 셈입니다(ACVIM에서 전문의들이 로컬에 방광경 장비가 별로 없는 걸 알면서도 최소 침습을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PCCL 수술을 한 환자는 (첫번째와 두번째 환자 모두) 수술 당일 퇴원했습니다. 둘 다 결석 성분 검사에서는 예상했던 것처럼 칼슘 옥살레이트 결석으로 확인됐고요.

물론 이 수술이 장점만 있냐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결석의 크기가 절개면보다 큰 경우는 이 수술법을 적용하기 어렵고, 소모품과 장비가 있다보니 수술비가 전통적인 방광절개술에 비해서는 비쌉니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수준으로 비싸냐하면 그렇지는 않고, 향후 재발률을 낮춰서 재수술의 필요성을 줄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나름 합리적인 옵션 중 하나가 되죠. 수의사들이 따르고자 노력하는 ACVIM 가이드라인 기준이라면, (결석의 사이즈에 따라 다르지만) 전통적인 방광절개술보다 더 우선시 추천되어야 하는 수술 방법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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