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고양이의 정맥 라인 잡기, 스탠다드를 따라서.
그깟 라인 하나 잡는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이렇게 여러번 글을 쓰게 될까 싶었습니다. 라인 잡을 때 쓰는 테이프를 가지고 포스팅을 했던 적도 있고, 어떤 색의 카테터로 라인을 잡아야 하나를 가지고 포스팅을 했던 적도 있죠. 어쩌면 인턴 때보다 원장이 된 지금이 라인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조금 더 스탠다드한 […]

개와 고양이에 상관없이 많은 병원이 기초 접종이 끝나고 나면, 항체가 검사를 권합니다. 예방 접종을 하고 항체가 잘 생성됐는지 알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유입니다. 혹은 앞선 포스팅에서 얘기했듯이 보강 접종 간격을 늘리는 대신 항체가 검사를 해서 항체가 잘 나오면 보강 접종을 내년에 해도 된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한 번 검사 하는데 5~7만원이 드는 항체가 검사를 꼭 해야할까요?
항체가(Antibody titer) 검사에 대한 알아보기 전에 항체가 검사 결과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항체가 검사란 자연적인 노출이든, 백신에 의한 노출이든 병원체에 노출이 된 이후 항체가 생겼는지를 평가하는 검사입니다. 항체가 검사는 결과에서 양성이 뜨거나, 점수가 높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실제 병원체로부터 보호가 되는지 아닌지는 명확하게 알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병원체의 종류에 따라 항체가 검사 결과는 신뢰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에서 범백 항체가 검사는 결과가 양성이라면, 범백 바이러스로부터 잘 보호가 된다는 얘기이지만, 음성이 뜬다 하더라도 보호가 안 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범백 항체가 검사에서 음성이 뜨면 보호가 잘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항체가 검사가 면역이 잘 형성됐느냐를 애매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항체가 검사를 꼭 해야하는가는 논란이 있습니다. 병원에 따라 5~7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백신을 한 번 더 하는 게 오히려 항체가 검사보다 더 저렴할 수 있다보니, 항체가 검사를 하기보다는 그냥 백신을 한 번 더 주사하는 게 보호자분 입장에서는 오히려 나은 선택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검사를 하는 키트나 실험실에 따라서 검사 방법이 다양해서 일정한 비교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백신 가이드라인에서는 항체가 검사에 대해서 어떤 얘기를 할까요? 당연한 얘기지만, WSAVA(세계소동물수의사협회)와 AAHA(미국동물병원협회), AAFP(미국고양이수의사회)는 백신 가이드라인을 통해 항체가 검사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은지 권고사항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개에서의 얘기를 보면, AAHA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병원체로부터) 보호가 잘 되고 있는지 판단하는 목적으로 항체가 검사를 하는 것은 오직 홍역, 파보, 간염 바이러스에 한해서만 적합하다.
Antibody testing for the purposes of determining protection from infection is valid only for CDV, CPV, CAV
2017 AAHA Canine Vaccination Guidelines
바꿔 말하면, 홍역, 파보, 간염은 항체가 검사에서 양성이 뜨면 적절하게 잘 보호가 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여태 일반적으로 하던 것처럼 간염과 파보, 홍역은 항체가 검사를 앞으로도 꼭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AAHA는 다음과 같은 말도 덧붙입니다.
이전에 예방접종을 맞았던 강아지는… 보강 접종을 하지 않거나 자연적으로 병원체에 노출이 되지 않는 경우 검사에서 “음성”이 뜰 수도 있다. (…) 만약 병원체에 노출이 되는 경우, 면역 “기억”은 빠르게 알고 있는 반응을 보인다.
A dog that has previously been vaccinated… may have a “negative” test result after several years if revaccination or natural exposure has not occurred. (…) If challenged, immune “memory” is like to result in a rapid, anamnestic (boosting) respone at the time of exposure”
2017 AAHA Canine Vaccination Guidelines
즉, 항체가 검사에서 음성이 뜨면,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보호가 잘 안된다는 얘기이거나, 검사 결과랑은 상관없이 보호가 잘 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문적인 얘기지만, 항체가 검사가 알려주는 체액성 면역은 두드러지지 않는데, 실제 필요한 세포성 면역은 잘 생성된 경우에 그럴 수 있습니다.
고양이의 경우는 어떨까요? AAFP(미국고양이수의사회)의 얘기를 들어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는 범백 바이러스에 항체가 양성인 경우 면역이 있다고 볼 수 있다. (…) 반면, 허피스 바이러스와 칼리시 바이러스의 혈청 항체가 검사는 보호 면역이 잘 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
In general, cats having a positive antibody titer against FPV are immune. (…) By contrast, serum antibody titers for FHV-1 and FCV may not necessarily correlate well with protective immunity.
2013 AAFP Feline Vaccination Advisory Panel Report
쉽게 설명하면, 범백은 항체가 검사를 믿을만 하지만, 허피스나 칼리시 바이러스는 항체가 검사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쯤되면 그래서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가 궁금해집니다. 다행히 가이드라인에서는 어떻게 하라고 딱 정해줍니다.
조언가 패널들은 보호가 잘되고 있는지 알기 위해 항체가 검사를 하기보다는 재접종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The Advisor Panel recommends employing defined revaccination intervals rather than measuring antibody titers to assure protection.
2013 AAFP Feline Vaccination Advisory Panel Report
항체가 검사를 의무적으로 하기보다는 항체가 잘 생성됐는지 찝찝한 상태라면, 차라리 그냥 백신을 한 번 더 주사해주라는 얘기입니다. 항체가 검사는 논란이 있는 반면, 백신을 한 번 더 접종하는 것은 항체가 검사를 하는 것보다 비용적인 면에서 더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외부 의뢰 검사를 이용해 좀 더 다양한 백신에 대한 항체가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어떤 백신에서 항체가 검사가 의미가 있는지를 분명히 얘기합니다. 그 외의 항체가 검사는 의미가 크게 없다고 얘기하기도 하고요.
항체가 검사를 하지 않는다면, 불필요하게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면서 피를 뽑지 않아도 되고, 보호자분께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드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신 가이드라인은 분명하게 불필요한 검사를 가급적이면 하지 않는 쪽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오늘동물병원은 그래서 항체가 검사를 의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보호자님께서 불안해 하시며, 항체가 검사를 했으면 한다고 얘기하신다면, 물론 검사를 진행합니다. 검사를 진행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항체가 검사를 원하신다고 얘기하시면, 왜 항체가 검사가 의미가 크지 않은지에 대한 얘기를 먼저 상담합니다. 병원에서 검사를 하나 더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보호자님께서 가장 최선의 수의학에 대한 조언을 들으시고, 수의사가 전해주는 정보에 기반해서 가장 올바른 판단을 내리실 수 있게 돕는 것이니까요.
그깟 라인 하나 잡는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이렇게 여러번 글을 쓰게 될까 싶었습니다. 라인 잡을 때 쓰는 테이프를 가지고 포스팅을 했던 적도 있고, 어떤 색의 카테터로 라인을 잡아야 하나를 가지고 포스팅을 했던 적도 있죠. 어쩌면 인턴 때보다 원장이 된 지금이 라인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조금 더 스탠다드한 […]
요즘엔 가정집에 강아지 고양이들을 위해 산소방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있어서, 산소가 필요한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해주는 개념이 보호자분들께도 많이 익숙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병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산소를 보충해주는지, 오늘동물병원은 어떤 방법을 쓰는지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휴일을 맞아, 케이스 포스팅을 좀 해볼까해서 강아지 고양이의 심인성 폐수종에 대한 얘길 쓰고 있었는데, 산소 공급에 대한 얘기가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
동물병원은 꽤 다양한 테이프를 사용하는 곳입니다. 털이 잔뜩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게 적당히 잘 붙으면서도, 피부가 약한 아이들에게서 떼어낼 때 자극이 크게 남지 않는, 하지만 고정력은 단단한 테이프를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테이프들을 용도에 맞게 다양하게 쓰게 되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오늘동물병원에서 어떤 테이프를 쓰는지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당연하겠지만, 교과서에서 어떤 테이프를 쓰라고 얘기해주지도 않고, 정답이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