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눈은 눈물을 배출하기 좋은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코에 가까운 눈의 내측면(=내안각)을 보면 눈물언덕(lacrimal caruncle)이라고 하는 구조물이 있고, 윗눈꺼풀과 아랫눈꺼풀에는 각각 눈물소관(lacrimal canaliculi)이 열리는 눈물구멍(lacrimal punctae)이 있습니다. 정상이라면 눈물은 이 구멍을 통해 빨려들어가서 두 눈물소관을 통해 교차지점인 눈물낭(lacrimal sac)에 도달하고, 눈물낭에서부터 눈물은 코눈물관(Nasolacrimal duct)을 통해 코와 목쪽으로 눈물이 배출되죠. (그래서 사람도 눈물을 많이 흘리면 눈물만 나는게 아니라 코를 훌쩍거리게 되는 겁니다.)
이 경로의 어딘가에 문제가 생기면 눈물이 코와 목쪽으로 빠져나가질 못하고 눈 바깥으로 넘쳐 흐르게 됩니다. 눈물은 일종의 물이니까 흐르기 좋은 곳으로 흐르게 되고, 그게 보통 눈물 자국이 생기는 눈과 코 사이가 되는 거죠.
이 경로에 가장 흔하게 생기는 문제는 보통은 선천적인 해부학적 구조의 문제입니다. 푸들이나 비숑, 치와와, 단두종에서 자주 보게되는 문제로 소형견들의 상당수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런 품종들은 눈이 들어가 있는 안와(orbit)가 얕아서 상대적으로 큰 대형견들에 비해 눈과 눈꺼풀 사이에 공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 공간에 눈물을 머금고 있다가 눈물구멍으로 눈물이 배출되어야 하는데, 머금어지질 못하고 그냥 밖으로 흘러나와 버리는 거죠. 이런 문제는 교정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그렇게 태어나도록 품종 개량을 한 것이기 때문에 그냥 품종 개량에 따른 해부학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상당수의 소형견들이 눈이 커서 귀여운 반면, 안와가 얕아서 이 공간이 좁습니다. 말티즈, 빠삐용, 포메라니안 같은 경우도 여기에 속하죠.
때로는 교정이 가능한 문제 때문에 눈물 배출 경로가 막히기도 합니다. 안검내반(entropion)으로 눈물이 빠져나가야할 구멍이 막힌다든가 하는 경우가 그렇죠. 이런 경우에는 외과적으로 교정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눈을 자극하는 문제와 배출 경로의 문제가 겹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츄처럼 단두종인데, 적당히 털도 긴 품종들이 그렇죠. 시츄는 눈이 약간은 튀어나와 있어서 안검과 안구 사이의 공간이 좁은 편인데, 그렇다보니 안그래도 눈물이 눈 밖으로 흘러나오기 좋은데, 거기에 주둥이가 짧아서 코쪽의 털이 눈을 자극하기도 좋은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자극 때문에 눈물량도 많아지게 되죠(시츄의 눈을 보면 내안각쪽의 흰자위에 이런 자극 때문에 색소침착이 생긴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다 이 털은 눈에서 만들어진 눈물이 눈물구멍이 아니라 털을 타고 곧장 눈 바깥쪽으로 흘러가게 하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다른 품종에 비해서 눈물자국이 생길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셈이죠.
이 외에 눈물언덕(lacrimal caruncle)에 털이 길게 나는 경우 역시나 눈물 구멍을 우회하는 배출로를 만들어버리면서 눈물 자국이 생기는 품종도 있고, 내안각쪽이 약간은 삼각형 모양으로 눈물이 빠져나가기 너무 좋게 생겨서 눈물 자국이 생기는 코카 스파니엘 같은 품종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구조적인 문제에 의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