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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고양이의 링웜, 집안 청소는 어떻게 하나요?

강아지 고양이의 피부사상균(속칭 링웜)은 드물지 않게 보게 되는 병입니다. 특히 어린 고양이에서 감염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전에 동물병원에서 어떻게 피부사상균을 진단하고 치료하는가에 대한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환자의 격리와 집안 청소입니다. 보통 병원에서 ‘전염될 수 있으니까, 집안 청소 깨끗이 해주세요’ 정도로 안내가 되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청소해야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인지, 어떻게해야 환경에서 피부사상균을 없앨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설명이 대충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어떻게 해야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는지, 살균소독제는 어떤 제품을 쓰는 것이 좋은지 알아볼까 합니다.

피부사상균의 곰팡이 포자는 환경에서는 혼자서 살아남거나, 증식하지 않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피부사상균은 케라틴에서 살기 때문에 피부의 세포나 털에서 삽니다. 그래서 환경에서 동물의 털이나 각질을 제거하면, 곰팡이 포자도 제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환경 소독(environmental decontamination)은 최대한 털과 각질을 제거하고, 남아있는 포자들을 살균소독제를 이용해 제거하는 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감염된 환자가 격리되어 있다면, 그 곳만 깨끗하게 치우면 되기 때문에 청소도 훨씬 쉬워집니다. 화장실처럼 청소가 간편한 장소에 격리를 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어린 동물들은 화장실에 격리시키면 밤새 울거나, 행동학적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동물을 격리시켜뒀을 때는 장난감 같은 것을 줘서 사회화가 잘 안되거나, 행동학적 문제가 유발되는 것을 막아야하는데, 이 때 주는 장난감은 (털이나 각질이 붙기 어려운) 플라스틱이어야 합니다. 환자에게 깔아주는 담요 같은 것들은 매일 세탁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털과 각질을 제거하기

털과 각질을 제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 부분은 진공 청소기를 이용합니다. 진공 청소기로 최대한 동물의 털과 각질을 제거하고, 청소가 끝나고나면 청소기의 먼지통에 모인 털과 먼지들은 장갑을 끼고 바로 버립니다. 집에 진공 청소기가 없다면, 정전기 청소포 같은 것을 이용해서 바닥이나 가구에 있는 털과 먼지를 깨끗하게 제거합니다. (빗자루는 완전히 털을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안됩니다)

옷이나 담요 같은 패브릭류는 털을 제거하기 위해서 세탁을 합니다. 세탁 시 물 온도는 크게 상관이 없고, 세제의 종류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가능하다면 강아지 고양이가 쓰는 것들과 강아지 고양이에게 노출되지 않은 것들을 따로 세탁하는 것이 조금 더 추천됩니다. 털을 제거하는 게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세탁기를 너무 꽉 채워서 돌리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충분히 안에서 세탁물이 돌아가야 털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탁기와 건조기를 사용하고 나면, 살균소독제를 이용해서 세탁기와 건조기 안을 한 번 청소해주는 게 좋습니다.

침대나 쇼파처럼 세탁기를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돌돌이 테이프 같은 것으로 최대한 털과 각질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합니다.

소독하기

락스를 1:10 혹은 1:32 정도로 희석해서 사용하면 피부사상균 같은 곰팡이류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이고요.) 락스가 가구나 집을 상하게 할 게 걱정된다면 다른 살균소독제를 사용해도 됩니다. 미국에서는 AHP(Accerlerated Hydrogen Peroxide) 같은 소독약을 쓰지만, 국내에서는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신 랑세스사에서 나오는 버콘(Potassium peroxymonosulfate) 같은 소독약을 대신해서 쓸 수 있습니다. Trichophyton에 효과적이라고 하는 살균소독제를 쓰면 됩니다. 가정에서 많이 쓰는 유한크로록스 같은 살균세정 티슈도 소독 효과를 겸할 수 있습니다.

살균소독제를 쓸 때 중요한 건 어떤 살균소독제를 쓰느냐만큼이나 소독제를 뿌려둔 후 충분한 접촉 시간을 둬야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AHP나 버콘 같은 경우 10분 이상 표면에 접촉해야 곰팡이 포자를 없앨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살균소독제를 적용하자마자 바로 닦아내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잔류할 수 있게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양이 캣타워나 감염된 환자가 쓰던 방석, 천 넥카라 같은 것들은 세탁을 하기보다는 버리는 것이 낫습니다(완전히 소독이 가능하지 않은 것들은 버리는 것이 낫습니다). 대신할 새 제품은 환자가 완전히 치료된 이후에 구입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얼마나 자주 청소해야하나요?

2019년 Veterinary Dermatology에서는 이렇게 청소를 했을 때, 몇 번이나 해야 효과적으로 피부사상균 포자를 없앨 수 있는지 확인해본 논문이 올라왔습니다. 10년의 기간 동안 70곳의 집을 확인해봤는데, 이런 방식으로 청소하는 경우, 환자가 완전히 다 낫고 난 이후면 깨끗하게 한 번 정도만 청소해도 절반 정도는 완전히 곰팡이 포자를 없앨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 절반의 집은 2-3번 정도 반복 청소했을 때 깨끗해졌습니다. (딱 한 곳의 집은 안타깝게도 완전히 깨끗해지지 않았습니다.)

환자가 감염 중인 상태에서는 보통 일주일에 2번 정도는 집안 청소와 살균소독을 할 것을 권장합니다. 다만 환자가 격리된 공간에 있는 환자의 털은 가능하면 매일 치워야합니다.

언제 청소를 그만해도 괜찮은가요?

청소와 살균소독은 피부사상균 치료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치료 기간 중에는 지속적으로 환경 소독을 해주셔야 하고, 환자가 완전히 치료가 끝났다고 판단이 되면 그 때는 청소를 평소대로 하시면 됩니다.

엄밀히 말해서 환경에서 다시 재감염이 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뭅니다. 하지만 환경에 있는 포자로부터 감염이 되는 것을 완전히 논외로 생각할 수는 없기 때문에 청소와 소독은 피부사상균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한국의 경우, 실내에서 카펫을 쓰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카펫 청소까지는 안 해도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집에서 러그를 쓴다면 러그는 동일하게 진공청소기로 털을 제거하고, 세탁을 돌려야 합니다) 미국처럼 바닥에서 카펫을 쓰는 경우에는 진공청소기 뿐만 아니라 스팀 클리닝까지 해야되는 경우가 많아서 일이 더 많아집니다. 완전히 깨끗하게 소독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고요.

한국의 경우, 아파트에서 사는 보호자분들이 많다보니, 아이를 완전히 격리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밤새 울면 이웃에게도 피해가 가기 때문입니다). 격리가 안되다보니 청소 범위가 더 넓어져서 피부사상균 치료의 중요한 한 부분 중 하나인 청소가 간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청소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안내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요. 이 포스팅이 링웜 때문에 고생하는 보호자분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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