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인성 폐수종이란 기본적으로 체액의 양이 과다해지는 문제에서 시작합니다(수의사라면 volume overload라는 말이 익숙할 겁니다). 그래서 이뇨제를 줘서 체액의 양을 줄인다면, 폐수종이 오는 걸 늦출 수 있다는 게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폐수종이 발생하기 전인 Stage B2에서 이뇨제를 준다면 폐수종이 늦게 올 수는 있겠죠. 일반적으로 이뇨제는 폐수종이 오고 나서 준다는 게 통념이기 때문에 정말 이뇨제 투약이 폐수종의 발생을 늦춰주는지를 확인해본 논문은 없습니다만, 이론적으로 그렇습니다. 문제는 이게 환자의 기대수명을 늘릴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이뇨제는 기본적으로 체액의 양을 줄여서 폐수종이 오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심장병 자체를 해결해주는 약은 아닙니다. 이뇨제는 심장병을 좋아지게 만들거나, 심장병을 완치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뇨제를 일찍 먹든 먹지 않든 기대 수명에는 큰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높죠. 예를 들어 무증상인데, 심장이 꽤나 큰 강아지 심장병(MMVD) 환자가 있다고 해봅시다. 이 환자가 언젠가는 폐수종을 겪을 것 같으니 수의사가 미리 선제적으로 폐수종이 오지 않도록 이뇨제를 썼다고 하면, 이 환자는 더 오래 살게 될까요? 이 환자는 높은 확률로 둘 중 하나 때문에 사망할 겁니다. MMVD라는 병 자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나빠지는 병이니, 이뇨제 용량이 부족해지는 순간이 와서 폐수종이 발생하고 사망(=Stage D)하든가, 이뇨제 때문에 발생한 신부전에 의해 밥을 안 먹어서 사망하게 될 겁니다. 둘 사이에 뭐가 먼저 올지는 알 수 없지만, 이뇨제가 심장 자체를 좋아지게 해주지 않으니, 이뇨제의 선제적인 처방이 환자의 기대 수명에는 (최종적인 사망 이유가 폐수종이든, 신부전이든)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걸 이렇게도 얘기해볼 수 있습니다. 이뇨제를 먹이든 먹이지 않든, 심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빠질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환자가 심장 때문에 사망한다면, 기대 수명은 이뇨제를 언제 먹였느냐와 상관없이 동일할 겁니다. 반면, 신장이 나빠지는 건 조금 얘기가 다른데, 심장이 나빠지는 게 어쩔 수 없는 병 때문에 의한 사망이라면 이뇨제를 먹고 신장이 나빠져서 사망하는 건 약에 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병 때문에 죽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약 때문에 죽는 건 문제가 있죠. Stage B2 환자들 중에는 B2인 상태로 이뇨제 없이 3-4년을 사는 경우도 있는데, 만약 이런 환자에서 이뇨제를 선제적으로 처방했다면, 통상 3-4년 이뇨제를 먹었을 때 신장이 정상이기 쉽지 않으니, 환자의 기대수명을 줄이는 일이 됩니다.
그래도 폐수종이 오는 걸 막을 수 있으니 좋은 부분이 분명히 있지 않냐고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렇게 선제적으로 이뇨제를 먹은 환자가 죽을 때까지 평생 폐수종이 안 올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선제적으로 이뇨제를 처방했을 때 반드시 발생하게 되는 2가지 경우를 생각해보죠. 하나는 Stage B2에서 선제적으로 이뇨제를 쓰고, 용량을 변경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초기 용량으로 이뇨제를 처방하고, 용량 변경 없이 계속 먹이는 경우죠. 이 환자가 정말 심장이 안 좋아서 언젠간 폐수종이 왔을 환자라고 하면, 죽을 때까지 동일한 용량으로는 관리가 안될 겁니다. 심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빠질테니, 이뇨제 용량이 부족해지는 순간이 올테고, 그 순간이 결국에는 환자가 폐수종이 오게 되는 순간이 됩니다. 결과적으로는 이뇨제를 선제적으로 처방했는데, 폐수종이 오는 걸 막지 못한 것입니다(조금 지연시켰을 수는 있겠네요).
두번째 경우는 Stage B2에서 선제적으로 이뇨제를 쓰고, 용량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관리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라면 나빠지는 심장을 보면서 이뇨제를 점진적으로 증량해가는 거니까, 폐수종을 아예 오지 않게 예방하는 게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심장이 나빠지는지는 뭘 보고 알까요? 통상적으로 심장초음파를 주기적으로 보면서 심장이 나빠지는 걸 확인한다고들 하더군요. 심장초음파에서 무언가 안 좋아지면, 그걸 보고 이뇨제 용량을 증량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거죠. 언뜻 합리적인 방법처럼 들립니다. 실제로 댓글의 질문도 그랬습니다. 심장 초음파에서 보는 지표들을 토대로 이뇨제 투약 여부나, 이뇨제 용량을 결정하는데,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두번째 주제로 넘어가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