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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상 심장병 환자에서 선제적으로 이뇨제 사용하기?

무증상 심장병 환자에서 이뇨제를 먹여도 괜찮은가에 대해서는 여러 번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적이 있습니다만, 최근 거의 맥락이 같은 비슷한 질문이 세 번이나 댓글로 들어와서 별도의 포스팅으로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볼까 합니다. 질문을 주신 분 중에는 이제 임상을 배워가는 중인 수의사 선생님들도 있으셔서, 대답을 조금 헤비하게 해볼 생각이기 때문에 약간은 수의사용 컨텐츠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이 부분이 궁금한 보호자분들에게도 (결론만 봐도 괜찮지만) 흥미로운 얘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심장병이 있을 때 폐수종이 오는 건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비슷한 부분이라 강아지 고양이 모두 동일하게 적용해볼 수 있는 얘기지만, 설명의 편의를 위해 (논문이 좀 더 많은) 강아지를 위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배경 지식으로 심장병에 대한 ACVIM Stage 구분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심장병과 관련된 ACVIM 가이드라인에서는 폐수종이 오지 않은 Stage B2의 무증상 심장병 환자에서는 이뇨제를 사용하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이드라인에서 얘기를 해줬음에도 통상 보호자와 수의사 모두가 (컨센서스는 알겠다 쳐도) 2가지 질문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첫번째 질문은 Stage B2에서 이뇨제를 선제적으로 썼을 때, 폐수종의 발병을 늦춰서 환자가 더 오래사는 게 아니냐는 질문입니다. 폐수종이 온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이뇨제를 먹이고 있다는 케이스들이 다들 여기에 해당하죠. 폐수종이 올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뇨제를 미리 먹이지 않고, 폐수종을 오게 두느냐라는 얘기입니다.

두번째 질문은 초기의 경미한 폐수종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으니, 심장 초음파를 토대로 B2인줄 알았던 아이가 C라는 진단을 받고 이뇨제를 먹게 되는 케이스에 대한 얘기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심장 초음파 단독 검사로 Stage를 구분할 수 있냐는 거죠. 폐수종 때문에 입원한 적은 없지만, 심장 초음파에서 심장이 매우 크고, 복잡한 지표들(LA:Ao ratio, E peak, E/IVRT, E/E’ 같은 것들)이 안좋게 나오니, 무증상이지만 병원에서 이뇨제를 처방한 케이스들입니다. 두번째 질문은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심장 초음파를 토대로 치료 반응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이뇨제 용량을 조절할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두 질문은 결국은 거의 비슷한 근거들을 토대로 그럼에도 이뇨제를 먹이면 안된다는 반박을 할 수 있습니다만, 약간은 다른 면도 있기 때문에 구분지어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질문: Stage B2에서 선제적으로 이뇨제를 처방해서 폐수종 오는 걸 늦추면 안되나요?

심인성 폐수종이란 기본적으로 체액의 양이 과다해지는 문제에서 시작합니다(수의사라면 volume overload라는 말이 익숙할 겁니다). 그래서 이뇨제를 줘서 체액의 양을 줄인다면, 폐수종이 오는 걸 늦출 수 있다는 게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폐수종이 발생하기 전인 Stage B2에서 이뇨제를 준다면 폐수종이 늦게 올 수는 있겠죠. 일반적으로 이뇨제는 폐수종이 오고 나서 준다는 게 통념이기 때문에 정말 이뇨제 투약이 폐수종의 발생을 늦춰주는지를 확인해본 논문은 없습니다만, 이론적으로 그렇습니다. 문제는 이게 환자의 기대수명을 늘릴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이뇨제는 기본적으로 체액의 양을 줄여서 폐수종이 오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심장병 자체를 해결해주는 약은 아닙니다. 이뇨제는 심장병을 좋아지게 만들거나, 심장병을 완치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뇨제를 일찍 먹든 먹지 않든 기대 수명에는 큰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높죠. 예를 들어 무증상인데, 심장이 꽤나 큰 강아지 심장병(MMVD) 환자가 있다고 해봅시다. 이 환자가 언젠가는 폐수종을 겪을 것 같으니 수의사가 미리 선제적으로 폐수종이 오지 않도록 이뇨제를 썼다고 하면, 이 환자는 더 오래 살게 될까요? 이 환자는 높은 확률로 둘 중 하나 때문에 사망할 겁니다. MMVD라는 병 자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나빠지는 병이니, 이뇨제 용량이 부족해지는 순간이 와서 폐수종이 발생하고 사망(=Stage D)하든가, 이뇨제 때문에 발생한 신부전에 의해 밥을 안 먹어서 사망하게 될 겁니다. 둘 사이에 뭐가 먼저 올지는 알 수 없지만, 이뇨제가 심장 자체를 좋아지게 해주지 않으니, 이뇨제의 선제적인 처방이 환자의 기대 수명에는 (최종적인 사망 이유가 폐수종이든, 신부전이든)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걸 이렇게도 얘기해볼 수 있습니다. 이뇨제를 먹이든 먹이지 않든, 심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빠질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환자가 심장 때문에 사망한다면, 기대 수명은 이뇨제를 언제 먹였느냐와 상관없이 동일할 겁니다. 반면, 신장이 나빠지는 건 조금 얘기가 다른데, 심장이 나빠지는 게 어쩔 수 없는 병 때문에 의한 사망이라면 이뇨제를 먹고 신장이 나빠져서 사망하는 건 약에 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병 때문에 죽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약 때문에 죽는 건 문제가 있죠. Stage B2 환자들 중에는 B2인 상태로 이뇨제 없이 3-4년을 사는 경우도 있는데, 만약 이런 환자에서 이뇨제를 선제적으로 처방했다면, 통상 3-4년 이뇨제를 먹었을 때 신장이 정상이기 쉽지 않으니, 환자의 기대수명을 줄이는 일이 됩니다.

그래도 폐수종이 오는 걸 막을 수 있으니 좋은 부분이 분명히 있지 않냐고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렇게 선제적으로 이뇨제를 먹은 환자가 죽을 때까지 평생 폐수종이 안 올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선제적으로 이뇨제를 처방했을 때 반드시 발생하게 되는 2가지 경우를 생각해보죠. 하나는 Stage B2에서 선제적으로 이뇨제를 쓰고, 용량을 변경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초기 용량으로 이뇨제를 처방하고, 용량 변경 없이 계속 먹이는 경우죠. 이 환자가 정말 심장이 안 좋아서 언젠간 폐수종이 왔을 환자라고 하면, 죽을 때까지 동일한 용량으로는 관리가 안될 겁니다. 심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빠질테니, 이뇨제 용량이 부족해지는 순간이 올테고, 그 순간이 결국에는 환자가 폐수종이 오게 되는 순간이 됩니다. 결과적으로는 이뇨제를 선제적으로 처방했는데, 폐수종이 오는 걸 막지 못한 것입니다(조금 지연시켰을 수는 있겠네요).

두번째 경우는 Stage B2에서 선제적으로 이뇨제를 쓰고, 용량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관리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라면 나빠지는 심장을 보면서 이뇨제를 점진적으로 증량해가는 거니까, 폐수종을 아예 오지 않게 예방하는 게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심장이 나빠지는지는 뭘 보고 알까요? 통상적으로 심장초음파를 주기적으로 보면서 심장이 나빠지는 걸 확인한다고들 하더군요. 심장초음파에서 무언가 안 좋아지면, 그걸 보고 이뇨제 용량을 증량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거죠. 언뜻 합리적인 방법처럼 들립니다. 실제로 댓글의 질문도 그랬습니다. 심장 초음파에서 보는 지표들을 토대로 이뇨제 투약 여부나, 이뇨제 용량을 결정하는데,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두번째 주제로 넘어가게 합니다.

두번째 질문: 심장초음파를 토대로 Stage B와 C를 구분하고, 이뇨제 용량을 조절할 수 있나요?

Stage C는 폐수종이 온 상태를 얘기하니, 이 질문은 심장초음파를 이용해서 폐수종을 진단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과 같습니다. 심장초음파에는 폐수종이 심장 때문인지 아닌지를 알려주는(=심인성 폐수종의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게 해주는) 지표들이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B2인줄 알았던 환자가 사실은 심장 초음파를 보니까 C였다든가 하는 얘길 듣고 이뇨제를 시작하는 케이스이죠.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도 그럴듯하지 않다는 것을 (늘 그렇듯) 논문으로 얘기해보죠. 살펴볼 논문은 2011년 JAVMA에 올라온 “MMVD나 DCM에 의한 폐수종 환자에서 치료에 따른 호흡수, proBNP, 심장 초음파 검사의 변화“라는 논문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환자를 총 다섯가지 그룹으로 구분합니다. MMVD 3그룹, DCM 2그룹으로 구분하는데, 조금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DCM 그룹을 제껴버리고 MMVD 3 그룹만 살펴보도록 하죠. 논문은 이 환자들이 처음 내원했을 때와 환자의 상태에 맞춰서 치료한 이후 2주차가 됐을 때 이런저런 검사를 해서 치료 이후에 검사 항목들이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를 봅니다(쉽게 생각해서 치료로 개선을 보이는 지표가 뭔지를 본 거죠). 심장초음파에 한정지은 얘기를 하자면, 심장약을 먹고 나서 심장 초음파 지표들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얼마나 좋아지는지) 본 겁니다.

그룹 1은 MMVD가 있는데 무증상인 Stage B의 환자, 그룹 2는 MMVD 때문에 폐수종이 왔는데, 치료가 잘되어서 2주차에는 폐수종이 해소된 환자, 그룹 3은 MMVD 때문에 폐수종이 왔는데, 치료가 잘 안되어서 2주차에도 여전히 폐수종 상태인 환자입니다. 이 3 그룹이 약물 치료에 따라 검사 지표들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무증상의 Stage B2 환자(Group 1)들은 딱히 달라질만한게 없었을테고, 실제로 수치를 봐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내원 첫 날 폐수종이 있었고, 2주차에 폐수종이 해소된 Group 2의 Stage C 폐수종 환자들은 어떨까요? 임상적으로도 폐수종이 개선됐으니, 심장 초음파 지표도 좋아졌어야 하지 않을까요? 심장 초음파에서 폐수종을 확인하는데 가장 민감한 지표라는 E:IVRT를 보면, 오히려 3.43이었던게 3.59로 증가한 걸 볼 수 있습니다. 폐수종이 해소됐지만, 좌심방 사이즈(LA:Ao ratio)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죠. 이걸 그래프로 보면 이렇습니다.

역시나 폐수종 상태인지를 알려줄 수 있다는 E/E'(E:Ea Lat)는 그래프 H(그룹 2의 변화)를 봤을 때 들쭉날쭉인 걸 알 수 있죠. 어떤 경우에는 폐수종이 해소됐는데 오히려 심장초음파 상에서 E/E’은 더 올라간 걸 볼 수 있습니다. 사족이지만 proBNP도 그렇습니다. proBNP 수치를 반복 측정하면서 심장병이 좋아졌는지 본다는 게 허상이라는 건 그래프 E를 보면 분명해집니다(그래서 오늘동물병원은 proBNP를 모니터링하지 않습니다). 그룹 2에서는 이뇨제를 써서 폐수종을 해소해줬는데, proBNP는 크게 차이가 없거나 약간 떨어지는, 혹은 조금 올라가는 들쑥날쑥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고양이는 심잡음으로는 심장병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그래도 proBNP가 쓸모가 전혀 없지 않지만, 강아지에서는 진단에서도, 모니터링에서도 거의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일 민감한 지표라는 E:IVRT 같은 경우는 그래프에서는 표시가 안되어 있는데, 표를 보면 E:IVRT 같은 경우는 오히려 폐수종이 해소된 이후에 올라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지표를 토대로 치료 반응을 보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기죠. 바꿔 말하면, 이런 지표를 토대로 이뇨제를 주고 치료 반응이 있는지 아닌지, 약을 증량해야 되는지 감량해야되는지 평가하면 안된다는 얘기와 같습니다.

다른 논문을 하나 더 보죠. 2020년 JVIM에 올라온 논문입니다. 심장초음파에서 보는 지표들을 토대로 MMVD의 심각도(severity)를 평가하고자 하는 논문이죠.

이 논문은 심장 초음파를 통해 알 수 있는 지표 4가지를 토대로 환자에게 점수를 매깁니다. LA:Ao ratio, LVIDDn, FS(%) E peak velocity를 각각 측정해서 이를 토대로 점수를 매깁니다. 그래서 MMVD가 얼마나 심각한지 평가하고자 하는 거죠.

심장 초음파에서 측정한 이런 지표들을 토대로 이뇨제를 처방하고자 한다면, 이 점수의 심각도와 폐수종이 발생한 환자 사이에 매우 정확하고 엄밀한 상관 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몇 점 이상이면 무조건 이뇨제 처방이라든가 하는 게 가능해야하죠. 실제로 그런지는 논문의 데이터를 보면 됩니다.

ACVIM Stage를 기준으로 보면 심비대가 없는 B1 환자 중에 231마리는 심장 초음파 상에서 심하지 않은 모습(mild)을 보여줬고, 51마리는 약간은 병이 진행된듯한 모습(moderate), 6마리는 B1 임에도 아주 상태가 좋지 않은(severe)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는 B2에서도 비슷합니다. B2는 아무래도 심비대가 있는 환자들이기 때문에 평균 점수가 B1보다는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폐수종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음에도 8마리는 mild, 57마리는 moderate, 45마리는 severe한 모습을 보여줬죠.

실제 논문은 이런 점수를 토대로 이뇨제를 선제적으로 처방해야한다는 얘길 하는 게 아니라, 이런 점수를 매겼을 때, 점수가 높은 환자가 (ACVIM Stage와는 별개로) 오래 살지 못하더라…는 얘길 합니다. 심장 초음파가 환자의 예후 평가를 위한 수단 중 하나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다 싶죠.


어떤 데이터를 보든, 심장 초음파가 이뇨제 용량 조절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폐수종 임상 증상이 사라진 환자에서 지표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고, 폐수종과 상관없이 지표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폐수종은 clinical syndrome(임상 증상을 토대로 판단하는 질환)이라는 얘길 합니다. 임상 증상이 없으면 폐수종이 아니라는 얘기죠. 실제로 폐수종을 진단하고, 폐수종의 개선을 평가하는 가장 민감한 지표는 환자의 호흡수입니다. 심장 초음파는 임상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이 환자가 심장 때문에 폐수종이 생긴 건지, 아님 다른 이유 때문에 폐수종이 발생한 건지를 구분할 때 도움을 줍니다. 심장 초음파 단독으로는 폐수종을 진단할 수도, 폐수종의 개선 여부를 모니터링 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이전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심장 초음파를 토대로 이뇨제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심장 초음파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이전의 포스팅과도 같은 맥락의 얘기입니다. 애초에 Stage B2와 C를 구분하는 건 심장 초음파 단독으로는 불가능한 얘기인데, 이를 토대로 심장이 안 좋으니까 이뇨제를 처방해야 한다는 건 말이 안되는 얘기입니다. ACVIM 가이드라인은 명확하게 폐수종이 발생했을 때 이뇨제를 처방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조금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심장초음파만 보고 이뇨제를 처방한다는 얘긴, 심장이 안 좋아 보이는 건 심장 초음파를 보니까 알겠는데, 집에 가서 폐수종 차면 응급 상황이니까, 환자에게 도움이 될지 안될지 몰라도, 일단 응급 전화를 받고 싶지 않다는 수의사의 자기 고백에 가깝죠.

어떤 약을 처방하고, 2주 후에 다시 심장 초음파를 보자는 얘기나, 약을 바꾸고 심장 초음파를 봤더니 약이 효과가 있다고 하는 얘기, 심장 초음파를 토대로 이뇨제를 증량하자고 하는 경우… 모두가 현대 수의학의 에비던스와는 반대되는 얘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환자에겐 당연히 아무런 의미가 없는 얘기고, 보호자분의 지갑 사정에는 오히려 해가 되는 얘기에 가깝습니다. 혹여라도 B2 환자에서 심장 초음파를 토대로 이뇨제를 처방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뇨제 약값도 약값이지만, 이뇨제를 먹으니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도 해야할테고, 중간중간 이뇨제 반응 평가한다면 심장 초음파까지 볼테니, 의료비는 더욱 많이 들겠죠.

결론

그냥 외워도 됩니다. 심장 환자에서 폐수종을 겪은 적이 없는데, 이뇨제를 먹이고 있다면, 무언가 잘못됐다는 얘기입니다. “아이가 폐수종(혹은 울혈성 심부전)은 없었는데”로 시작하는 무언가의 이유로 이뇨제를 먹이고 있다면, 그 환자는 이뇨제를 먹을 필요가 없는 환자일 가능성이 몹시, 매우, 아주 많이 높습니다. 여기에는 (제가 알기로는 심장과 관련해서는 거의 99% 확률로) 예외가 없습니다.

폐수종이 임상 증상을 반드시 동반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걸 감안하면, 보호자가 모르는 심장병 ACVIM Stage C 환자란 없습니다. 그게 환자의 호흡수가 되었든, 기침이 되었든, 환자의 실신이 되었든 무언가 폐수종과 관련한 임상 증상을 보호자가 보고 느꼈어야 폐수종입니다. 가끔은 미묘하게 환자의 수면 중 호흡수(SRR)가 조금 빨라진 것에서 임상 증상을 느꼈을 수도 있고, 혹은 어쩐지 기침을 많이 하고 숨 쉬는 게 아주 많이 불편해하는 것에서 임상 증상을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게 전혀 없었는데 병원에서 E:IVRT든, LA:Ao ratio든, E peak velocity든 무언가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용어를 토대로 이뇨제를 먹여야 한다고 얘기했다면, 아마 환자는 이뇨제가 필요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을 주신 분께서 “선제적인 이뇨제 처방과 관련된 선생님의 생각이 어떤지 궁금하다”고 물어보셨는데, 이건 제 생각이 아니라 수의학의 전통적인 컨센서스입니다. CHF(울혈성 심부전 = 폐수종)가 확인되어야만 이뇨제를 먹인다는 것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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