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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륨 보충제의 디테일, 어떤 걸 먹여야 할까요?

오늘동물병원은 보조제를 잘 권하지 않는 편이지만, 보호자분이 물어보시기 전에 먼저 보조제를 권할 때도 있긴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저칼륨혈증(칼륨 수치가 낮게 나오는 경우를 얘기합니다)이 있는 환자에서 칼륨 보충제를 권하는 경우입니다. 강아지 고양이에서 저칼륨혈증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경우가 신부전입니다. 칼륨은 먹어서 보충하고, 대변과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신부전 환자들은 먹는 양은 줄어드는 반면, 신부전 때문에 다음/다뇨(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는 증상)가 나타나면서 소변량이 많아지다보니 쉽게 저칼륨혈증 상태에 처하곤 합니다. (신장을 통해 칼륨이 배출되는 건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그래서 오줌을 많이 싸는 신부전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저칼륨혈증이 나타나지만, 요도 폐색 때문에 배뇨를 못 하는 환자들은 고칼륨혈증이 나타납니다.)

이렇게 저칼륨혈증이 있으면 보통 근육에 문제가 생깁니다.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다보니 머리를 푹 숙이고 있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서있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렇게 저칼륨혈증이 있으면 치료는 상당히 심플한데, 배출량 자체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보니, 보충량(=먹이는 양)을 늘려버리는 식으로 관리하게 됩니다. (병원에서는 혈관으로 들어가는 수액에 KCl을 첨가해서 더 직접적으로 보충을 해주고요) 이 때 병원에서 추천하게 되는 것이 칼륨 보충제입니다.

국내에서 유명한 제품으로는 베토퀴놀에서 나오는 레날 K나, 벳플러스에서 나오는 카미녹스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신부전 환자를 케어하는 보호자분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보조제입니다. 보통 이런 제품들을 보조제로 환자에게 급여하면 칼륨 수치가 정상화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단순히 칼륨만 보충하는 것이 아닌, 칼륨 보충제의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바로 작용기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칼륨 보충제는 크게 2가지로, 포타슘 글루코네이트(Potassium gluconate)와 포타슘 시트레이트(Potassium citrate)가 있습니다. 둘 다 앞에 포타슘(=칼륨)이 붙어있으니, 칼륨을 보충해준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데, 뒤에 붙어 있는 작용기가 달라, 약간은 서로 다른 작용을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흔히 제품화되어 보조제로 판매되는 것들(레날 K나 카미녹스)은 포타슘 글루코네이트를 주성분으로 합니다. 포타슘 시트레이트의 경우엔 미국에서 보조제로 판매되는 것이 있긴 하지만 국내에는 보조제로 판매되지는 않고, 처방약으로만 구할 수가 있습니다. (포타슘 시트레이트가 칼슘 옥살레이트 결석의 재발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약이다 보니 미국의 보조제도 칼륨 보충제보다는 결석 생성 예방 보조제의 느낌으로 크랜베리 추출물과 함께 섞여 있는 제품을 팝니다)

포타슘 글루코네이트와 포타슘 시트레이트 둘 중에 어떤 보조제가 더 좋을까요? 똑같은 저칼륨혈증이라도 어떤 칼륨 보충제가 더 적합한가는 대사성 산증이나 알칼리증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포타슘 시트레이트 같은 경우는 체내의 ph를 올리는 알칼리화제(alkalinzing agent)입니다. 글루코네이트는 그런 작용이 없고요.

그렇다보니 신부전이 있는 환자들은 포타슘 글루코네이트보다는 포타슘 시트레이트가 좀 더 나은 선택입니다. 신부전 환자들은 신장이 pH를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쉽게 대사성 산증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이 경우 포타슘 시트레이트를 보충하면 산증 상태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고, 저칼륨혈증도 함께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포타슘 글루코네이트보다는 포타슘 시트레이트가 더 낫습니다. 실제로 신부전 관리의 스탠다드를 제시하는 IRIS에서는 대사성 산증이 있는 경우, 산증을 개선시키기 위해 포타슘 시트레이트를 사용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대사성 산증이 있느냐 없느냐는 병원에서의 혈액가스 검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만, 수치 상으로 확인되는 대사성 산증이 없다 하더라도 신부전에서는 미약하게나마 산증이 동반된다고 간주하고, 포타슘 시트레이트가 좀 더 추천되곤 합니다. 처방약이다보니 포타슘 시트레이트를 먹이려면 수의사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만, 보조제보다는 처방약이 더 나은 선택이니, 보조제 하나를 끊고 대신 처방약을 먹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반대로 포타슘 시트레이트보다는 글루코네이트가 더 나은 칼륨 보충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 중에는 폐수종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뇨제를 먹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환자들도 쉽게 저칼륨혈증 상태에 빠지곤 합니다. 이뇨제로 처방되는 푸로세마이드나 토르세마이드가 소변 배출량을 증가시키면서 칼륨도 함께 소실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자들은 이뇨제를 끊을 수 없기 때문에 역시나 칼륨 섭취량을 늘리는 식으로 저칼륨혈증을 해결해줍니다.

신부전의 경우와는 다른 게 심장병 환자들은 이뇨제 때문에 생기는 저칼륨혈증이고, 이뇨제의 부작용 중에 하나는 칼륨 배출량만 늘리는 게 아니라 수소 이온의 배출량도 늘려서 산증이 아니라 알칼리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알칼리증이 심각하게 나타나는 경우는 드뭅니다만, 이런 심장병 환자들은 산증보다는 알칼리증의 리스크가 더 높은 환자들이기 때문에 칼륨 보충제를 줄 때, 포타슘 시트레이트보다는 알카리화 효과가 없는 글루코네이트를 더 선호하게 됩니다. 그래서 레날 K나 카미녹스 같은 것들을 먹이시라고 말씀드리는 거죠.

오늘동물병원의 경우, 아이에 상태에 따라 둘 중에 좀 더 적합한 칼륨 보충제를 추천드립니다. 신부전이라고 무조건 포타슘 시트레이트를 먹이는 건 아닙니다. 신부전 1기나 2기에서 대사성 산증에 대한 우려가 적고, 별도의 처방약이 없는 경우에는 포타슘 글루코네이트로도 저칼륨혈증을 관리합니다. (신부전 3,4기에서 이미 다른 약을 먹고 있는 환자들에게 포타슘 시트레이트를 추가하는 건, 약 양이 조금 늘어나는 것 뿐이지만, 다른 약이 없는 신부전 1,2기 환자들은 칼륨 수치 하나 때문에 없던 약이 생기는 거니까, 보호자분의 환자 관리 편의성이나 비용 부담을 생각해서 이렇게 합니다)

저칼륨혈증에만 집중하느라 산증과 알칼리증에 대한 고려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어쨌든 디테일하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것을 아이에게 주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까지도 고려가 필요합니다. 보호자분들이 알기 어려운 내용이기 때문에 당연히 병원에서 먼저 신경을 써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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