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베니아는 세포벡신(cefovecin)이라는 세팔로스포린 계통의 항생제로 1회 주사만 하면, 효과가 2주 동안 지속됩니다. 집에서 별도의 투약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보호자분이 약을 까먹고 먹이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 수 있고, 약 먹이는 게 힘든 환자(대부분의 고양이와 사납고 예민한 강아지)들에게는 별도로 무언가를 할 필요가 없으니 꽤 유용할 때가 있는 약입니다.
하지만 컨베니아가 좋은 약이라는 약 소개를 하려는 건 아니고, 이 약이 정말 필요한 경우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최근의 수의학 트렌드 중에는 Antibiotic Stewardship(항생제 스튜어드쉽)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항생제 스튜어드쉽은 항생제를 처방하는 수의사가 항생제를 사용할 때, 효과는 유지하면서 원하지 않는 항생제 내성의 발생을 줄이고, 동시에 경제적인 이익도 가져 오게 하는 전략과 태도를 뜻합니다. 쉽게 생각해서 항생제를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해서 내성이 생기지 않게 하고, 의료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죠.
과거에는 항생제를 가능한 길게 처방하는 것이 추천됐습니다. 예를 들어 피부 감염의 경우에는 3-4주 정도 항생제를 사용하고, 피부병이 완전히 사라진 이후에도 1주일 정도는 항생제를 유지하는 걸 추천했죠. 그래야 한다는 근거 같은 게 명확하지는 않았는데, 교과서에서 그렇게 추천을 했습니다. A라는 교과서를 보면, B라는 교과서를 레퍼런스 삼아 항생제를 길게 처방하라고 권고하고, B라는 교과서를 보면, A에서 항생제를 길게 처방하라고 했다면서 레퍼런스 돌려막기를 했죠. 그래서 전세계 대부분의 수의사들이 항생제를 처방하는 데에 별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서 항생제 스튜어드쉽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수의학에서도 항생제 사용을 가급적 줄이자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명확한 에비던스가 있는 경우도 있고, 사람에서의 연구 내용을 외삽한 경우도 있지만, 항생제 사용기간을 단축시키는 쪽으로 트렌드가 변한 거죠.
앞서 예시로 들었던 피부병의 경우, 과거에는 피부병이면 감염이든 감염이 아니든 일단 항생제를 깔고 갔지만, 최근에는 표층성 농피증으로 단순히 뾰루지처럼 생긴 세균성 피부병의 경우에는 내복약(혹은 주사제)로 전신 항생제 투약을 추천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