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조금 자극적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한 말은 아니고, AMA(American Medical Association, 미국의사협회)에서 한 말입니다. AMA는 모발 검사가 사람에서 의료 사기에 가깝고, 실질적인 의미는 거의 없다고 말합니다. 동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얼마 전, 진료를 볼 때의 일입니다. 보호자분께서 아이의 모발 검사를 하셨다며, 결과지 판독을 부탁하셨습니다. 결과지에 어떤 미네랄이 부족한 걸로 나오는데, 뭘 어떻게 해줘야할지 수의사의 의견을 구하고자 하신거죠. 큰 의미가 있는 검사가 아니니, 무시하셔도 상관없다고 말씀드렸는데, 관련 내용을 블로그에 조금 더 자세히 써볼까 합니다. 모발 검사는 아이의 털만 뽑아서 병원을 통하지 않고, 보호자분이 의뢰하실 수 있는 검사다 보니, 별다른 수의학적 조언 없이 집에서 쉽게 검사 의뢰가 가능해서, 간혹 수의사 상담 없이 검사를 하고 결과지를 들고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 집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검사라는 게 이런 검사들의 마케팅 포인트이고, 고생스럽게 병원에 아이를 데려가도 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보호자분들께서는 꽤 혹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모발을 이용한 검사가 전혀 1도 의미가 없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람에서 모발을 이용해 무언가 검사를 한다는 얘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모발을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죠. 모발을 이용해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정보는 뭐가 있을까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정보로는 약물의 오남용 여부, 중금속 중독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마약을 했는지 알기 위해서 모발이나 소변을 검사한다는 얘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람에서 모발 검사는 그럴 때 사용합니다.
동물은 어떨까요? 우리 아이가 마약사범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면, 경찰서에 가는 대신 털을 뽑아서 검사를 해보는 게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마약을 할 일은 없을 것이고, 중금속 중독의 경우는 임상 증상이 동반이 되기 때문에 집에서 하셔야 하는 검사가 아니라 병원에 데리고 오셔야 하는 케이스입니다.
동물에서 모발 검사의 에비던스는 거의 없는 편이다보니, 실제 모발 검사가 좀 더 예전부터 이루어졌던 사람에서의 연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미국의사협회(AMA)에서 나오는 저널인 JAMA에는 관련 논문이 1985년부터 게재되어 있습니다. 건강한 2명의 십대 청소년 모발을 총 13곳의 실험실에 의뢰했는데, 거의 똑같은 샘플임에도 실험실마다 결과가 다 들쭉날쭉이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저자인 S Barrett은 당시 모발 검사가 비과학적이고, 경제적인 낭비이며, 불법일 수도 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1985년 이후, 모발 미네랄 검사는 유사과학 정도의 위치였습니다만, 시간이 지나고 검사 기술에 발전이 있지는 않았나를 확인하는 의미에서 2001년에 다시 한 번 관련 논문이 JAMA에서 나옵니다. Sharon Sedidel의 논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