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자연스러운 상황이라기보다는 마취를 시켜둔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LVOTO를 유발하고, 마바캄텐을 주사해서 심장초음파 상에서 개선이 있는지 보는 실험이었는데, 실제로 고양이에서도 LVOTO를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더라는 얘길 합니다. 꽤나 고무적이죠. 사람에서의 효과, 실제 FDA에서 허가를 내줬다는 점, 고양이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드디어 고양이 HCM에도 획기적인 신약이 생기는 건가하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장기간(거의 30년 정도)HCM에는 이렇다할 새로운 치료제가 없었기에 신약이 나온다는 건 모두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뉴스입니다. 실제로 일부 동물병원에서 마바캄텐을 처방한다는 얘길 들으시고 물어보시는 (정말 발빠른) 보호자분들이 있으십니다만, 안타깝지만 아직 마바캄텐을 수의 임상에서 루틴하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고양이에서 효과가 있다는 건 알지만, 어느 정도의 용량으로 적용을 해야하는지, 먹는 약도 주사제와 동일한 용량을 써도 되는지, 고양이에서도 안전한 약인지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현재 고양이에서 마바캄텐을 투약한 논문은 정맥 주사제를 이용했고, 먹는 약을 사용해 본 논문은 없습니다. 사람에서와 달리 동물에서는 아직 검증된 약이 아니라는 거죠.
두번째는 이 약이 구하기 쉽지 않은 약이라는 점입니다. 현재 마바캄텐은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에서 독점적으로 만들어지는 약으로 국내에서 아직 식약처의 허가를 받지 못한 약입니다. FDA가 승인한 미국에서는 마바캄텐을 구할 수 있지만, 의사가 캠지오스(=마바캄텐)을 처방하고자 하면, 의사 또한 MyCAMZYOS Patient Support Program에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그냥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이 아니라는 거죠). 약을 어떻게 처방받을 수 있다고 해도 현재 2.5mg짜리 캠지오스 30캡슐이 7,756달러(한화 약 1,040만원)로 가격이 무시무시한 수준입니다.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마바캄텐은 실제 처방용이 아니라 연구용으로 만들어지는 원료 같은 것이라 환자에게 루틴하게 먹이기에도 찝찝함이 있죠.
세번째는 이 약이 실제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심근에 직접 작용하고, 논문을 보면 약리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약리작용이 있다는 얘기가 실제 HCM 고양이들의 삶의 질을 올려주고 더 오래 살게 해준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마바캄텐은 사람에서 LVOTO가 있는 경우, 이를 완화시켜주는 작용을 하는데, 사람과 고양이의 HCM에서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가, 고양이는 LVOTO의 유무가 병의 예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람은 폐쇄성 HCM인 경우, 예후가 더 불량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고양이는 폐쇄성 HCM이라고 해서 예후가 더 나쁘지는 않다고 알려져 있죠. 애초에 LVOTO 자체가 고양이에서는 예후 인자가 아닌데, 마바캄텐이 고양이에서 얼마나 이점이 있을까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마바캄텐은 LVOTO와 상관없이 이완능을 개선시켜준다는 얘기가 있으니, 이점이 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긴 합니다.)
신약의 가능성은 늘 치료하는 수의사와 환자를 케어하는 보호자 모두를 설레게 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써보고 싶고, 효과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죠. 하지만 마바캄텐은 아직 그런 약이 아닙니다. 현재 마바캄텐을 고양이에게 투약하는 건 임상 실험에 가깝다는 얘기죠. 가까운 미래에 마바캄텐이 고양이 HCM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기대수명을 늘려줄 수 있다는 뉴스가 나오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지만, 아직까지는 미래가 기대되는 신약 정도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