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중앙백신에서 항원형 개수가 2개인 렙토스피라 단독 백신을 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부터인지 더이상 생산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더군요(홈페이지에서 제품소개가 사라졌습니다). 둘 중에 어떤 백신을 더 추천하냐하면 당연히 조금 더 많은 항원형을 예방해주는 조에티스의 렙토스피라 백신을 더 추천합니다. 항원형을 여러개 커버해주지 못하면, 다른 항원형의 렙토스피라에 감염되었을 때, 제대로 보호를 해주지 못하거나, 부분적인 면역반응만 나타나기 때문에 가능하면 최대한 많은 항원형을 포괄하는 4 serovar의 렙토 백신을 추천하는 거죠. (그래서 중앙백신의 렙토 단독 백신이 여전히 유통되는 것이 있다하더라도, 렙토 백신을 한다면 조에티스의 5종 종합 백신을 접종하는 게 낫습니다.)
문제는 조에티스사의 이 백신이 렙토스피라만 단독으로 예방해주는 백신이 아니라는 겁니다. 5종 종합백신은 이름 그대로 총 5가지를 예방해줍니다. 강아지의 파보 바이러스, 2형 아데노 바이러스, 홍역 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렙토스피라. 이렇게 총 5가지를 예방해주죠. 이 중에서 논코어 백신으로 구분이 되고, 다른 기관지염 백신을 통해서도 보강 접종이 가능한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파보, 아데노, 홍역 바이러스는 코어 백신으로 분류되나, 보강 접종 간격으로 3년이 추천됩니다.
헌데 앞서 가이드라인에 언급이 된 것처럼 렙토는 1년 간격 보강 접종을 권고하죠. 그럼 종합백신에 렙토가 하나 더 끼어들어갔다는 것만으로 한국에서 렙토스피라에 대한 항체를 강아지 일생에 걸쳐 유지하고자 한다면 1년에 한 번씩 DHPPL 접종을 해야된다는 얘기가 됩니다. 다른 것들은 3년에 한 번 해도 되는데, 렙토 때문에 1년에 한 번씩 접종을 해야하는 문제가 생기는 셈이죠.
렙토스피라 백신이 특별히 더 부작용이 심한 접종이냐 하면 그렇게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렙토스피라 백신이 특별히 더 부작용이 많다는 통계 같은 건 없으니까요. 하지만 렙토 백신은 면역증강제(adjuvant)가 들어있는 사독 백신(killed vaccine)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부작용 리스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길 하기도 하고, 렙토 단독 백신으로의 부작용과 다른 백신과 함께 섞인 종합백신으로의 부작용은 다른 수 밖에 없지 않냐는 얘길 하기도 하죠.
물론 이런 문제는 렙토스피라만 예방해주는 단독 백신이 있다면 쉽게 해결됩니다. 3년에 한 번 파보, 아데노, 홍역에 대한 예방 접종이 필요할 때는 5종 종합 백신을 맞고, 파보, 아데노, 홍역을 안 맞아도 되는 해에는 렙토 단독 백신으로 보강 접종을 하면 깔끔한 교통 정리가 가능하죠.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 한국에는 이런 백신 제품이 없습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렙토 백신을 얘기할 때, 한국적인 특수함이라는 말을 꺼낸 건 이런 백신이 외국에는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렙토 백신 자체를 판매하지 않는 베링거 인겔하임의 경우, 최근에 (부작용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면역증강제를 없앤) 렙토스피라 4가 단독백신을 출시했고, 한국에서는 종합백신으로만 렙토 백신을 판매는 조에티스는 미국에선 4가 렙토스피라 단독 백신을 함께 판매하고 있죠. (베링거도 신제품 외에 기존에 판매 중인 렙토 단독백신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출시를 안 하고 있습니다.) MSD도 4가 렙토스피라 단독백신이 있죠. 이런 제품들이 한국에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