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함량을 제한하고, 인 함량을 제한한 신장 처방식을 먹은 환자들이 일반 식이를 한 환자들에 비해서 더 오래 살았다는 내용입니다. 일반 식이를 먹인 환자들의 평균 생존 기간(median survival time)이 264일이었던 반면, 신장 처방식을 먹인 환자들은 평균 633일을 살았습니다. 대략 2.4배 정도를 더 오래 산 것이죠.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신장 처방식을 먹인 환자는 신부전으로 인해 2차적으로 발생하는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고, 만성 신부전 환자들에서 갑작스럽게 신장 수치(CRE, BUN)가 올라가는 uremic crisis가 발생할 가능성도 낮아집니다. 대부분의 신장 처방식이 칼륨 함량을 높여놓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부전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저칼륨혈증을 막아주는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신부전의 진행속도를 느리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오메가3 지방산과 항산화제 같은 것들도 충분하게 포함되어 있어, 신장 손상을 늦추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특히 Uremic crisis는 신부전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인데, 처방식은 uremic crisis가 발생할 가능성을 낮춥니다. 갑작스럽게 신장 수치가 올라가서 밥을 먹지 않게 되면 수치를 떨어뜨리게 위해서 수액 치료가 필수적이다보니, uremic crisis는 많은 경우 입원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2006년 JAVMA에 올라온 Sheri J. Ross의 논문을 보면, 신장 처방식을 먹은 고양이는 일반 식이를 먹은 고양이에 비해 26%나 더 많이 uremic crisis를 겪었습니다. (신장 처방식을 먹은 환자들은 약 2년 반 동안 진행된 논문의 실험 기간 동안 한 마리도 죽지 않은 반면, 일반 식이를 먹은 그룹에서는 22%의 고양이가 사망했고요.) 바꿔 말하면, 처방식을 먹이면 오래 사는 것뿐만 아니라 (입원할 가능성이 줄어드니) 병원비도 줄어든다는 얘기가 됩니다.
신장 처방식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는 단백질 함량을 줄이는 것이지만, 무작정 단백질 함량이 낮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단백질 함량을 낮추면서 고품질의 단백질을 환자에게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품질의 단백질이란 생체 이용률이 높고, 필수 아미노산이 충분히 들어가 있는 단백질을 얘기합니다. 예를 들어, 육류의 단백질은 콩 같은 곡물의 단백질보다 생체 이용률이 더 높습니다. 이런 정보들을 토대로 함량 자체는 적지만, 고품질의 단백질을 환자가 섭취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신부전 진료를 보면, 보호자분께서 신부전 처방식에 의문을 표하시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만, 기호성 때문에 환자가 사료를 잘 먹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시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보호자분들께서는 환자의 식욕이 떨어지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거라고 인지하시게 되고, 결국에는 환자가 밥을 잘 먹지 않는 것이 보호자분들의 고민거리가 됩니다. 처음에는 기호성을 높이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들을 해보게 되지만, 결국에는 포기하고 처방식 대신 잘 먹는 일반식이로 전환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해는 하면서도 수의사들은 가능하면 그래도 처방식을 포기하시지 말라고 말씀드리게 됩니다.
앞서 언급했던 2006년 Sheri J. Ross의 논문과 2014년 Hanzlicek의 논문, 2015년 Fritsch의 논문을 보면,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신장 처방식으로 전환하려고 노력하면 90% 이상의 강아지와 고양이가 결국엔 처방식을 먹게 됩니다. 기존에 먹던 사료에 조금씩 섞어서 주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처방식의 양을 조금씩 늘려주는 식으로 환자가 적응할 시간을 주는 노력도 필요하고, 특정 브랜드의 신장 처방식 기호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면 다른 브랜드의 처방시을 시도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혹은 단백질을 제한하려는 노력을 하는 거니까, 사료 위에 토핑처럼 단 맛이 나는거나, 기름진 것을 올려 줄 수도 있습니다. 설탕이나 시럽, 버터처럼 환자의 기호성에 따라 처방식을 더 맛있게 먹게 해주는 거죠. 단백질 함량이 적은 간식을 하루 먹어야 하는 열량의 10% 미만으로 사료와 함께 섞어주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래도 안 먹는다면, 식욕촉진제 같은 약물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