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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흡입치료제, 어디까지 알고 있으신가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갑작스레 호흡이 힘들어지는 천식 환자들이 흡입치료제를 이용해서 무언가 빨아들이는 것 같은 모습을 연출한 걸 보게 될 때가 있습니다. 미국 드라마 <빅뱅이론>의 레너드가 갑작스레 흡입치료제를 사용한다든가, 넷플릭스의 <스위트홈>에서도 등장인물 중 한 명이 흡입치료제를 사용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흡입치료제는 약물을 바로 호흡기에 국소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동물도 예외는 아닙니다. 일전에 블로그에서 소개했던 적이 있는 고양이 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 혹은 강아지의 만성 기관지염에서도 흡입 치료제를 이용해 관리를 하곤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런 호흡기 치료제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먼저 국내에서 유통되는, 동물병원에서 사용하는 호흡기 흡입치료제에는 어떤 제품이 있는지를 살펴보면, 크게 2가지 약물이 있고, 총 3가지 제품이 있습니다. 약물은 기관지 확장제로 사용되는 살부타몰(알부테롤이라고도 합니다. 살부타몰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이름이고, 알부테롤은 똑같은 약을 두고 미국에서 쓰는 이름입니다)과 염증 컨트롤을 위해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인 플루티카손이 있습니다.

제품으로는 총 3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벤토린 에보할러라는 제품으로 살부타몰이 들어있는 제품, 두번째는 후릭소타이드 에보할러라는 제품으로 플루티카손이 들어있는 제품, 마지막으로는 세레타이드 에보할러라는 제품으로 살부타몰과 플루티카손이 모두 들어있는 제품이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사용하는 제품은 달라질 수 있지만, 여기서는 보통 일반적인 쓰임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벤토린과 세레타이드에 들어가는 살부타몰은 기관지 확장 효과를 갖습니다. 그래서 천식 같은 질환을 앓고 있어서 기관지가 좁아진 환자에게서는 꽤 유용하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기관지가 좁아져서 숨을 잘 쉬지 못하거나, 조금만 뛰어다녀도 쉽게 지치는 환자들 같은 경우에는 살부타몰을 쓰면 기관지가 확장되면서 임상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플루티카손 같은 경우는 스테로이드라 호흡기의 염증 관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사용해야 되는 약입니다. 만약 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을 앓고 있는데, 먹는 약이든 흡입치료제든 스테로이드가 처방이 되지 않았다면, 정말 필요한 약이 처방되지 않았다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벤토린 에보할러만 처방을 받고 있다면, 무언가 잘못된 처방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살부타몰의 경우는 기관지 확장 효과를 갖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역설적으로(paradoxically) 천식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살부타몰은 같은 성분에서도 이성질체가 혼합되어 있는(전문 용어로는 r-isomer와 s-isomer의 mixture라고 합니다) 약인데, 이 중에서 s-isomer가 건강한 고양이에서 호흡기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매일 적용하는 것이 추천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 장기적인 임상증상 관리를 위해서는 알부테롤이 포함되지 않는 후릭소타이드가 좀 더 추천되는 처방입니다. 세레타이드는 (좋든 싫든 플루티카손을 쓰려면 반강제로 살부타몰을 장기간 사용하게 만드니까) 보통 쓰게 되는 경우가 별로 없고, 벤토린 에보할러(알부테롤 단독 제제)의 경우에는 규칙적으로 사용하시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집에서 급할 때 쓰실 수 있게 처방이 나갑니다(약간은 상비약 개념이죠).

흡입치료제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없나요?

흡입치료제가 처음 수의학에서 각광을 받은 건 상대적으로 기관지에만 적용이 되니 먹는 약에 비해서 전신 부작용이 적을 거라는 예상 때문이었습니다. 고양이 천식 환자들 같은 경우,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리모델링 되는 것이 비가역적인(=돌이킬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리모델링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약을 먹고 임상 증상이 없어지더라도 천식이 한 번 진단되면, 평생 약을 먹는 것이 필요합니다. 평생 스테로이드를 먹어야 한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먹는 약이 부작용을 줄이면서 스테로이드의 이점만 누리고자 했던 게 흡입치료제죠.

하지만 실제로 흡입치료제가 전신 작용이 없냐하면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2005년 ACVIM(미국수의내과학회)에서 발표됐던 내용(유료 링크)을 보면, 흡입제로 플루티카손을 주는 경우에도 HPAA(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에 영향을 준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전신 작용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흡입치료제를 전신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으로만 생각하는 건 조금 곤란합니다. 당뇨가 병발해 있거나 하는 경우처럼 전신 스테로이드 사용이 다소 꺼려질 때는 먹는 약보다는 흡입치료제를 좀 더 선호합니다만, 이 경우에도 스테로이드의 원치 않는 영향을 환자가 받을 수 있다는 건 고려해야된다는 얘기죠.

때로는 흡입치료제 자체를 취급하지 않는 병원도 있고, 취급하는 경우에도 적절하지 못한 처방이 나가고 있는 경우를 볼 때가 있습니다. 보호자분들이 챙기셔야 하는 내용은 사실 아닙니다만, 우리 아이가 어떤 약을 쓰고 있는지는 한번쯤 살펴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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