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방법을 살펴보면, 1mg의 이뮤코텔을 피부에 주사해서 과민반응이 나타나지 않는지 확인하고, 그 이후엔 10mg의 이뮤코텔을 방광 내에 직접 주입하는 식으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사용했을 때 방광 종양의 재발을 막는 데 더 효과적이었다는 결론이 나오죠.
이걸 그대로 강아지와 고양이에 외삽할 수 있냐하면, 그건 조금 애매합니다. 이 논문을 그대로 동물에서 1대1로 따라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은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기 때문입니다. 경요도절제술(Transurethral resection)이라는 건데, 사람에서는 요도를 통해 기구를 삽입해서 종양을 제거하고, 이렇게 종양이 제거된 이후 이뮤코텔을 적용해서 재발을 막는 방식을 치료법으로 씁니다. 하지만 동물은 이렇게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강아지의 TCC는 외과적인 접근이 (종양의 생기는 부위 때문에) 어려운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어서 종양이 발생하면 외과적인 제거가 아니라 화학요법(항암치료)를 통해 종양을 관리하고자 합니다. 재발을 막는다는 개념이 아닌 거죠.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은 이렇게 방광 내에 약물을 주입해서 치료하는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방광 내에 약물을 주사하는 방법을 영어로는 intravesical therapy(방광내 치료)라고 합니다. 보통은 방광내에 BCG(결핵 예방접종의 그 BCG)를 주입해서 면역 반응을 유발해 종양을 공격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사용됩니다. 이런 intravesical therapy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종양이 표재성(superficial)으로 방광벽의 근육층까지 깊게 침습해있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어쨌든 이 때 조금 더 루틴하게 사용하는듯한 BCG 대신 이뮤코텔을 써볼 수 있다는 얘기죠.
강아지나 고양이도 사람과 똑같은 방법을 적용해볼 수는 없을까요? 앞서 말한 외과적 접근이 어렵다는 문제 외에 강아지 고양이의 TCC는 표재성인 경우가 거의 없이 방광 내벽의 근육층까지 깊게 침습해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말그대로 종양을 약물에 적셔야 하는데, 근육층에 깊이 침습한 동물의 TCC는 그렇게 적시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죠. (동물에서 intravesical therapy를 잘 사용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실제 사용 증례를 보면, 동물에서는 intravesical therapy가 아니라 방광 근처에 피하 주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사람에서의 사용례와는 완전히 다른 부분이라 일부 반응이 좋은 케이스가 있을 수는 있지만, 몇 안되는 케이스만으로 루틴하게 이걸 적용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방광암이 아닌 다른 종양은 어떨까요? 제조사에서는 다른 종양에서도 효과가 있다고 얘기하지만, 실제 사람에서 이뮤코텔이 방광암 이외의 종양에 에비던스 있게 적용되는 케이스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논문을 열심히 뒤져봤지만, 아직 방광 종양 이외에서는 이렇다할 근거가 없더군요. 제조사에서는 작용 기전이 체내의 암에 대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거니까 종양에 따라 기전만 잘 들어맞으면 예후를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하지만, 작용 기전이 환자의 치료 효과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고, 심지어 주사 후에 종양이 작아지는 경우조차도 이 약이 환자의 기대수명을 늘려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종양이 작아지는지와 환자가 오래 사는지는 조금 다른 얘기입니다). 동물에서는 애초에 이뮤코텔이 사용된 제대로된 케이스 리포트 논문조차 없기 때문에 다른 종양에서의 사용은 더욱이나 꺼려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세미나를 듣고 알게 된 건 강아지 고양이에게 주사했을 때 큰 부작용이 따로 없는듯 싶다는 점이었는데, 그렇다면 암 환자에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써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깐 했으나, 세미나를 통해 이 약이 상당히 비싼 약이라는 점도 알게 됐습니다. 황금으로 만든 지푸라기가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지푸라기라면 별로 잡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