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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사상충 예방약, 1년 내내 해야하나요?

어쩌다보니 블로그에 있는 내용들이 어떤 검사는 안 해도 된다, 이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같은 내용들이 대부분인 것 같은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병원마다, 수의사마다 하는 얘기가 다른 심장사상충 예방… 이거 꼭 해야하는 걸까요? 보호자분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어떤 병원에서 여름철에만 하면 된다고 들었다 말씀하시기도 하고, 보호자분들 사이에서는 (특히 고양이들의 경우) 실내 생활만 하면 딱히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상충 예방약이 독하다… 등등의 말씀들을 하시곤 합니다. 정말 그런걸까요?

이런 질문들에 답을 알려주는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심장사상충과 관련된 곳 중 가장 권위가 있는 곳은 AHS(American Heartworm Society, 미국 심장사상충 학회)입니다. AHS는 3년에 한 번씩 심장사상충 관련 학회를 열고, 주기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내서 심장사상충을 예방하고, 진단, 치료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알려줍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예방과 관련된 부분에 관해 AHS가 어떻게 얘기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려 합니다.

먼저 강아지의 얘기입니다. 강아지의 심장사상충 가이드라인은 심장사상충 예방에 관해서 명확하게 얘기를 합니다. 1년 내내 연중 예방을 해야한다고요.

한국은 심장사상충이 있는 나라고,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 나온 가이드라인이지만) 심장사상충 예방이 중요합니다.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생후 8주령부터는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적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한 번만 심장사상충 예방을 건너뛰어도 그 사이에 감염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이런 얘길 하는 건 AHS 뿐만 아니라 FDA(미국식품의약국)도 있고요. 심장사상충이 모기에 물려서 감염된다는 걸 고려해, 모기가 많은 계절에는 모기 기피제 같은 걸 추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겨울철에는 심장사상충 예방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분들의 경우, 겨울철에는 모기가 없으니까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겁니다. 하지만 언제부터 모기가 없는지 칼같이 나누기 어렵다는 점이나, 심장사상충 예방약이 심장사상충 이외에도 다른 기생충(내부 기생충, 제품에 따라서는 외부기생충까지)을 구충해준다는 점 때문에 AHS는 연중 매달 예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고양이는 어떨까요? 도심에 사는 고양이의 경우, 대부분 실외에 나가지 않고, 실내 생활만 한다는 점 때문에 심장사상충 예방을 하지 않으시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뭐라고 할까요? 고양이 심장사상충 가이드라인은 강아지와는 다른 고양이 심장사상충 감염의 특성 때문에 별도로 나와있습니다.

가이드라인에서 예방에 관한 항목을 보면, 완전히 모기를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실내 생활을 하는 “indoor” 고양이들도 감염 리스크가 있다고 얘기합니다.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고양이의 25% 정도가 실제로 실내 생활을 하는 고양이였다는 논문 근거도 있고요. 1년 내내 예방을 추천하는 AHS는 연중 예방의 장점으로 다음과 같은 점들을 뽑습니다. 1) 심장사상충 예방약이 흔한 소화기 기생충과 (제품에 따라서는) 외부기생충에 대한 구충을 겸한다는 점, 2) 굳이 복잡하게 계절을 고려하지 않고 적용하는 경우, 컴플라이언스가 늘어난다는 점, 3) 깜박하고 심장사상충 예방을 놓쳐서 사상충 유충에 감염이 됐을 때의 안전망이 된다는 점(예방약은 유충을 없애주는 약이기도 합니다). 고양이 심장사상충은 감염이 되면 강아지와 다르게 마땅한 치료약이 없습니다. 고양이 심장사상충 치료에 사용되는 Thiacetarsamide라는 약은 주사 후 이틀쯤 됐을 때 심한 폐수종을 유발할 수 있고, 사상충이 죽으면서 생기는 사체(debri)들이 면역반응을 유발해서 치료를 받은 고양이가 급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AHS는 고양이 심장사상충 성충 감염의 치료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그냥 감염된 상태로 사는 거죠) 그렇다보니 예방이 최선이고요.

어쨌든 이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AHS는 고양이에서도 개와 마찬가지로 1년 내내 연중 예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럼 이 약들이 독한 약이어서 매달 사용하면 환자에게 해가 되는 건 아닐까요? 심장사상충 예방에 사용되는 약들은 Macrocyclic lactones이라는 계통으로 구분되는 약들입니다. 아이버멕틴, 밀베마이신, 목시덱틴, 셀라멕틴 같은 약들이죠. AHS에서는 이 약들의 동물에서 사용하는 약들 중 가장 안전한 약이라고 얘기합니다.

어쨌든 약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고, 특정 제품으로 인해 털빠짐이나 소화기 증상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다른 제품을 쓰면 그만입니다. 사상충 예방을 포기하고 아이를 감염 리스크에 노출시킬 정도는 아닌거죠.

심장사상충 예방약은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가장 자주, 많이 쓰게 되는 약이지만, 약에 대한 오해가 많은듯 싶습니다. 대부분은 틀린 정보인 경우가 많은데, 그런 잘못된 얘기들 때문에 소중한 반려동물이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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