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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독시사이클린 항생제 때문에 식도협착이 생긴다고요?

독시사이클린은 동물병원에서 루틴하게 쓰는 항생제로 고양이에서도 클라미디아나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이 있는 경우, 퍼스트 초이스로 사용하는 약입니다. 보통 호흡기 질환이나 결막염이 있는 경우 자주 처방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독시사이클린을 먹고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간혹 이 약을 먹고 나면 식도염이 발생하면서 심한 경우 식도 협착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독시사이클린이 처방될 때는 항상 약을 먹고 나서 물을 충분히 먹여주시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식도 협착과 독시사이클린에 관한 조금 옛날 논문을 살펴볼까 합니다.

살펴볼 논문은 2004년 JFMS(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고양이 수의학 저널)에 올라온 “독시사이클린 치료와 관련된 고양이의 식도 협착“이라는 논문입니다.

독시사이클린은 테트라사이클린 계통의 항생제로 사람에서도 식도 궤양이나 식도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항생제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이런 독시사이클린의 부작용이 고양이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케이스 리포트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논문은 그런 케이스를 다루고 있는 논문입니다. 고양이가 독시사이클린을 먹다가 식도에서 약이 정체가 되면(혹은 걸리면), 그 위치에서 약이 녹으면서 산도가 높은 용액이 만들어집니다. 이 산성 용액이 식도를 자극하게 되면 식도염이 생기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식도염이 치료되는 과정에, 치료된 자리에 흡사 흉터 같은 섬유조직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섬유 조직들로 인해 식도가 붙어버리면 협착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협착이 생기면 식도에서 음식물이 잘 넘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사료를 먹은 걸 그대로 게워내게(regurgitation) 됩니다. 식도염이 생기면 쩝쩝거리는 증상을 보이거나, 구토를 하는 경우도 있고요. 협착이 일단 발생하면 약만으로는 치료를 할 수가 없고, 식도에서 부푸는 풍선 같은 기구(ballon dilation feeding tube)를 이용해 협착된 부분을 벌려줘야하기 때문에 아이도 힘들고, 보호자분도 고생하게 됩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 독시사이클린을 먹고 나면 반드시 물을 5-6ml 정도 줘야 하고, 물을 강제로 주기 어렵다면 습식캔 같은 것을 먹여서 식도에 약이 붙어있지 않게 막아줘야 합니다. 혹은 독시사이클린을 먹은 적이 있는데, 아이가 침을 흘린다거나 쩝쩝대는 식도염 증상을 보인다면, 빨리 병원에 내원해 식도염을 치료해서 협착까지 가지 않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오늘동물병원은 이런 독시사이클린의 부작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보호자분이 걱정을 덜하실 수 있도록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독시사이클린과는 다른 독시사이클린을 씁니다.

독시사이클린은 이름 뒤에 붙는 작용기에 따라서 독시사이클린 하이클레이트(Doxycycline hyclate)와 독시사이클린 모노하이드레이트(Doxycycline monohydate)로 구분을 합니다. 동물에서의 연구는 아니지만, 1988년 사람에서의 연구(Lanza 1988)를 보면 독시사이클린 하이클레이트는 독시사이클린 모노하이드레이트에 비해서 녹았을 때 좀 더 산도가 높은 용액을 만들어낸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하이클레이트가 pH 2.0-3.0 정도라면, 모노하이드레이트는 pH 5.0-6.5 정도로 산도가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또한 타블렛이나 캡슐로 만들어진 약보다 현탁액으로 만들어진 약이 식도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적습니다.

상당수의 동물병원이 고양이에서 식도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좀 더 높은 독시사이클린 하이클레이트를 사용하지만, 오늘동물병원은 이런 점을 고려해 독시사이클린 모노하이드레이트를 사용합니다. 디테일한 부분이고, 상담 시에 보호자분들께 말씀드리게 되는 내용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약물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라면 (모노하이드레이트의 약값이 하이클레이트보다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당연히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현탁액을 처방할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한국에는 독시사이클린 현탁액이 없습니다.)

오늘동물병원에는 이렇게 자랑하고 싶은, 보호자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은 사소한 디테일들이 많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이들을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고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도입하고, 사용합니다. 예전에 포스팅했던 주사기나 필터와 관련된 얘기라든가, 작용기까지 구분해서 쓰는 이런 약에 대한 얘기가 그렇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더 많은 디테일들을 알려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 혹시나 강아지 얘기를 궁금해하실 보호자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개에서 독시사이클린으로 인한 식도염이나 식도협착은 극히 드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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