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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건강검진, 어떤 검사를 해야하나요?

동물병원에서 아이의 건강검진을 해보신 보호자님은 동물병원에서 수많은 검사항목과 검사 비용에 질려보신 경험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건강검진은 병원에 따라 검사 항목도 다르고, 비용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고 싶은 보호자님들은 돈이 많이 들더라도 조금 더 비싼 곳에 가서 검사를 하시기도 합니다. 항목이 하나라도 더 많으면 좀 더 많은 병들을 미리 진단해서 더 빨리 관리할 수 있겠지…라는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검진에 대해서라면 수의사들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건강검진이라고 하면, 혈액검사(혈구검사, 전해질 검사, 생화학 검사)와 영상 검사(방사선 검사, 초음파 검사)를 기본으로 하고, 어떤 병원들은 여기에 심장 관련 검사인 proBNP 검사나, 췌장염 관련 검사인 cPL 검사, 염증 관련 검사인 CRP 검사, 안과 관련 검사인 안압 검사나 눈물량 검사 같은 것들까지 건강 검진에 넣기도 합니다. 혈전 관련 검사인 D-dimer 같은 검사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검사를 하는 수의사들도 이 모든 검사가 다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건강검진의 목적은 조기에 진단해서 관리했을 때, 아이가 훨씬 더 오래 살 수 있는 병들(예를 들면 신부전 같은 병이 있습니다.)을 일찍 진단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검사들이 정말 다 필요한 걸까요? 오늘동물병원은 무조건 많은 검사를 하기보다는 적기에 필요한 검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어떤 검사들을 하는 것이 좋은지 알려주는 기준이 있습니다. AAHA(미국동물병원협회)에서 2019년 제시한 “AAHA Canine Life Stage Guidelines(개의 생애주기에 관한 가이드라인)“은 나이에 따라 질병의 조기 진단을 위해서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얘기해줍니다.

생애주기정의나이
Puppy(강아지)태어나서 급속 성장기가 끝날 때까지6-9개월령까지(품종과 크기에 따라 다름)
Young Adult(어린 성견)급속 성장기가 끝난 시점부터 신체적 사회적 성숙이 끝날 때까지3-4살까지
Mature Adult(성숙한 성견)성숙이 끝난 시점부터 생애 마지막 25%의 시기 전까지(소형견의 경우) 대략 11살까지
Senior(노령견)생의 마지막 25%(소형견의 경우) 대략 11살부터 죽을 때까지
End of Life(삶의 마지막)죽기 전 시기어떤 병이 있느냐에 따라 다름.

AAHA는 (품종과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생애주기를 위 표와 같이 구분합니다. 덩치가 큰 아이들은 아무래도 덩치가 작은 소형견에 비해서 수명이 조금 짧은 편이다보니, 노령견이 되는 시기도 좀 더 빠르지만, 일반적으로 15년 정도를 사는 소형견의 경우는 11살이 생애 75%를 보낸 성견과 노령견을 구분하는 때라고 보실 수 있습니다. AAHA는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서 철저한 신체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체온, 심박수, 호흡수를 기록하고 살이 찌진 않았는지, 근육량이 부족하진 않은지를 기록합니다. 예방 접종은 정기적으로 하는지, 심장사상충과 진드기 예방은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문진과 신체 검사 상의 내용을 토대로 환자에 따라 필요한 검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신체 검사와는 별개로 AAHA는 반드시 해야하는 검사(MDB, Minimum Database)가 있다고 권고합니다. 사람이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할 때, 20대 청년과 80대 노인이 항목이 다른 것처럼, 강아지들도 나이에 따라서 반드시 해야하는 검사 항목이 다릅니다. 이를 간략하게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검사Puppy(6-9개월령까지)Young Adult(3-4살까지)Mature Adult(11살까지)Senior(11살 이상)
기생충 확인을 위한 분변 검사O(원칙적으로는 1살 이전에 4번 검사)구충을 잘했는지의 여부와 생활 스타일에 따라서 1년에 1-4번 검사
진드기 매개성 질병(4Dx 키트 검사)XO(1년에 1번)
심장사상충 검사(4Dx 키트 검사에 포함)XO(1년에 1번)
CBC(혈구 검사)XO(4살 이전에 한 번만 검사해서 건강할 때의 수치로 기록해둠)O(1년에 1번)O(6개월에서 1년에 1번)
생화학 검사(전해질 검사 포함)XO(4살 이전에 한 번만 검사해서 건강할 때의 수치로 기록해둠)O(1년에 1번, 환자에 다라 6개월에 1번 필요할 수 있음)O(6개월에서 1년에 1번)
소변 검사XO(4살 이전에 한 번만 검사해서 건강할 때의 수치로 기록해둠)O(1년에 1번)O(6개월에서 1년에 1번)
영상 검사(방사선, 초음파)X대형견에서 관절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진행문진과 신체검사에서 특이사항이 확인되지 않으면 진행하지 않음.문진과 신체검사에서 특이사항이 확인되지 않으면 진행하지 않음.
ECG(심전도 검사)XX문진과 신체검사에서 특이사항이 확인되지 않으면 진행하지 않음.문진과 신체검사에서 특이사항이 확인되지 않으면 진행하지 않음.

이렇게 보면, 딱 필요한 검사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개에서 심장 관련 검사인 proBNP 검사는 신체검사에서 심장에 이상한 소리(심잡음)가 들리진 않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필요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심장에 문제가 있다면, proBNP 검사보다는 심장 초음파 검사가 더 추천됩니다), 신부전 조기 진단 지표인 SDMA 검사는 하는 게 나쁘다고 보긴 어렵지만, SDMA 단독으로 신부전을 진단하기보다는 보통 소변 검사와 묶어서 보기 때문에 소변 검사 결과를 토대로 추가 검사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혈전 검사인 D-dimer 검사는 민감도(병이 있는 아이가 정말 병이 있다고 얘기해주는 확률)가 36%인 검사로 건강검진 때 보기엔 부적절한 검사입니다. CRP도 급성기 염증 수치로 아픈 아이들에서 보는 검사이고, 특별한 임상 증상이 없는 건강한 아이들에서는 꼭 필요한 검사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흔히 많이 보는 갑상선 호르몬 수치(Total T4)도 개의 경우, 나이가 많아지면서 정상치가 점점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서, 루틴하게 Total T4를 보는 것은 불필요하게 추가 검사(fT4, cTSH)를 진행하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갑상선 저하증과 관련된 임상 증상이 없는 아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검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방사선이나 초음파 검사가 필수 검사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이 의아한 보호자님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신체 검사나 문진 상에서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당연히 영상 검사까지 진행한 것이 맞습니다. 앞서 얘기했듯, 청진을 했는데 심잡음이 들린다든가, 촉진을 했는데 배 속에서 무언가 덩어리 같은 게 만져진다든가, 기침을 자주하는 아이라든가 하면 건강 검진 시에 영상 검사까지 함께 진행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AAHA는 건강 검진에서 영상검사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비록 매우 한정된 데이타만이 존재하지만, 개에서 임상 증상이 없는 질병들을 찾아내는 데 있어서 영상 검사의 역할을 평가한 연구들은 영상 검사를 필수 검사(minimum database)의 표준 항목으로 넣는 것을 추천하기에는 충분한 증거들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

Although very limited data exist, studies evaluating imaging modalities for detection of occult disease in dogs have not provided enough evidence to recommend imaging as a standard component of the minimum database.

2019 AAHA Canine Life Stage Guidelines

어떤 검사를 하고, 어떤 검사를 하지 않아야 하는지는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건 수의사의 문진과 신체 검사, 그리고 보호자님과의 협의 끝에 결정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검사 항목을 정할 때, 어떤 기준은 필요하고, 그 기준은 적어도 명확한 근거가 필요합니다. 수의사 한 명의 판단이 근거가 될 수는 없고, 다수의 전문의들 의견과 다양한 논문 근거들은 그 때 훌륭한 가이드라인이 됩니다. 사람이 병원에 갔을 때, 병원에 따라 건강 검진 항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처럼, 강아지들도 병원에 따라서 건강 검진 항목이 크게 달라져서는 안됩니다. 오늘동물병원은 꼭 필요한 검사로 아이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질병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언제나 최신 수의학 지식들을 토대로 보호자님께 최선의 조언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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