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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강아지가 얼마나 먹어야 위험할까요?

이제는 강아지가 초콜릿을 먹으면 안된다는 것은 보호자분들 사이에서 거의 상식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초콜릿을 훔쳐 먹는 경우, 먹은지 얼마되지 않아 병원을 찾으시는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초콜릿에 들어있는 메틸잔틴계의 카페인과 테오브로민이 과량 섭취 시, 개에서 독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초콜릿은 강아지에게 위험합니다. 보통 초콜릿을 먹었다는 사실 자체에 놀라시는 경우가 많은데, 도대체 얼마나 먹어야 독성을 보이는 걸까요? 이런 것을 계산해주는 ‘초콜릿 독성 계산기(유료 링크)‘가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어려운 얘기를 하기보다는 시중에서 파는 초콜릿을 가지고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한 번 살펴봤습니다.

한국에서는 가장 많이 키우는 소형견을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대략 3kg 정도의 말티즈라고 보고 계산하겠습니다. (제가 키우는 강아지가 3kg입니다.)

3kg짜리 강아지가 가나 초콜릿을 먹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가나 초콜릿은 코코아 매스 19%의 밀크 초콜릿이고, 사이즈가 작은 제품의 경우 1개의 무게가 34g입니다. 초콜릿 독성 계산기를 돌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토와 설사를 할 가능성이 높고, 심하면 심박수가 빨라지면서 부정맥이 나타나기 직전까지도 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kg 정도 되는 조금 큰 강아지라면 역시나 구토나 설사는 나타날 수 있지만, 조금 더 안심을 할 수 있을테고, 7-8kg 정도의 시츄라면 별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나 초콜릿이 아니더라도 시중에 있는 밀크 초콜릿이 대부분 여기에 속합니다. 크런키나 허쉬 초콜릿, 키세스, 미니쉘, M&M 같은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상당수의 초콜릿이 이 정도 카카오 함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카카오 함량에 따라 초콜릿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성분 30% 이상인 일반 초콜릿, 카카오 성분 20% 이상이면서 우유 성분을 포함한 밀크 초콜릿, 카카오 매스 없이, 카카오 버터 성분이 20% 이상 들어간 화이트 초콜릿으로 구분됩니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하는 초콜릿은 상당수가 밀크 초콜릿입니다. 페레로로쉐 같은 경우는 전체의 30%가 밀크초콜릿이고, 개당 13g이니, 밀크초콜릿은 3.9g 정도 들어있습니다. 가나초콜릿이랑 비교한다면 얼추 10개 정도는 먹어야 가나초콜릿 하나를 다 먹은 것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많이 먹어야 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카카오 함량이 높은 경우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드림카카오 같은 제품은 카카오 함량이 매우 높습니다. 드림카카오는 각각 카카오 함량의 56, 72, 82%짜리를 판매하고 있는데, 한 통에 86g 정도가 들어있으니 이를 토대로 3kg짜리 강아지가 한 통을 다 먹었을 때의 독성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 통을 다 먹으면 죽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1/4통 정도만 먹었다면 어떨까요?

역시나 사망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발작과 몸을 떠는 증상(진전)을 보이면서 부정맥도 나타나고,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죠. (응급 치료를 해도 예후가 안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초콜릿이 아닌 수제 초콜릿의 경우에도 카카오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아, 카카오 함량이 높은 초콜릿을 아이가 먹었다면 가까운 병원에 최대한 빠르게 내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은 초콜릿을 먹고 얼마만에 내원을 한 건지, 구토를 이미 하고 왔는지에 따라 처치가 달라지지만, 보통 위험한 양을 먹었다고 생각되면 구토를 유발시켜서 먹은 초콜릿을 뱉어내게 합니다. 과거에는 강아지에서 구토를 유발할 땐 과산화수소를 먹였지만, 최근에는 과산화수소를 먹이지 않고, 트라넥삼산이라는 주사제를 이용해서 구토를 유발합니다. 과산화수소의 경우 위 점막에 자극을 줘서 위장관 출혈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어 도리어 과산화수소 자체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6년 응급수의학 저널(JVECC)을 보면 과산화수소가 위장관 점막에 손상을 과하게 입힌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고양이가 초콜릿을 먹을 일은 많지 않지만, 고양이에서도 구토를 유발할 때는 과산화수소 사용을 권고하지 않습니다. 2017년에 나온 응급수의학 저널 논문을 보면 고양이에서 과산화수소로 구토를 유발한 경우 자극으로 인한 위염이 발생할 리스크가 높고, 논문에서 케이스로 보고한 고양이는 과산화수소로 인한 위궤양이 낫지 않아 결국 안락사까지 하게 됐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초콜릿에서 시작해서 구토 유발을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최근 논문까지 살펴보게 됐습니다만… 어느 정도의 초콜릿을 먹어야 위험한가에 대한 대략적인 감은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체중 대비 얼마나 먹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형견이라면 상대적으로 초콜릿을 먹었을 때의 리스크는 줄어듭니다. 물론 소량이더라도 카카오 함량이 높은 걸 먹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고요.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면, 마음 편하게 최대한 빨리 병원에 데리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초콜릿 섭취 후 4시간 이내에 병원을 찾아야 구토 유발이 의미가 있습니다. 4시간이 지나면 이미 어느정도는 흡수가 됐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이 초콜릿 근처에도 못가게 막아주시는 것이고요 🙂


업데이트) 오늘동물병원 블로그를 찾는 보호자분들이 직접 계산해보실 수 있도록 체중과 먹은 양을 입력하면 치료가 필요한지 알려주는 계산기를 만들어뒀습니다. “응급내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바로 최대한 빨리 가까운 병원으로 내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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