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고양이의 정맥 라인 잡기, 스탠다드를 따라서.
그깟 라인 하나 잡는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이렇게 여러번 글을 쓰게 될까 싶었습니다. 라인 잡을 때 쓰는 테이프를 가지고 포스팅을 했던 적도 있고, 어떤 색의 카테터로 라인을 잡아야 하나를 가지고 포스팅을 했던 적도 있죠. 어쩌면 인턴 때보다 원장이 된 지금이 라인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조금 더 스탠다드한 […]

진료를 봤던 환자 중에 밤새 허공에 대고 쉬지 않고 짖는 바람에 보호자분을 곤란하게 했던 강아지가 있습니다. 아파트에 사는 아이였는데, 보호자분은 밤새 아이가 크게 짖어 이웃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아이와 함께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차 안에서 같이 밤을 보낸적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함께 살기 시작해서 1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했는데 밤에 잠도 자지 않고 짖는 바람에 아이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진료실에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보호자분이 눈물을 흘리시는 동안에도 아이는 계속해서 짖고 있었고요.
사람도 그렇지만, 반려동물의 치매(인지 장애, Cognitive Dysfunction)는 오래도록 함께 해온 보호자분과 아이 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이렇다할 치료 방법도 없고, 사람과 달리 정말 아이가 인지장애인지 알아차리기도 쉽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인지장애는 동물병원에서 잠깐의 검사로 수의사가 진단을 하기보다는 아이와 함께 생활을 하는 보호자님이 진단하는 병입니다. 인지장애와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는 뇌질환이나 다른 노령성 질환이 아니라는 것은 동물병원에서 검사가 필요하지만, 인지장애의 증상이 아이에게 있는지 여부는 보호자분만 대답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려동물에게 인지 장애가 있다는 것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면, 완치는 어렵지만, 병의 진행을 늦추는 관리가 가능합니다. 11살에서 16살 사이의 강아지를 살펴본 한 논문에 따르면, 11-2살의 강아지 중 28%, 15-16살의 강아지 중 68%가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인지 장애 증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또 다른 논문에서는 9살 이상의 강아지 325마리를 살펴봤을 때 22.5% 정도에서 인지 장애가 확인됐다고 하고요. 하지만 동물병원에서 인지 장애가 진단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실제 인지 장애가 의심되는 환자는 전체의 14.2%였는데, 동물병원에서 인지 장애로 관리되고 있는 케이스는 1.9%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지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크게 5가지 증상을 나타냅니다.
1) 방향 감각 상실(Disorientation)
2) 사람이나 다른 동물과의 상호 작용 변화(Altered Interactions with people or other pets)
3) 수면 주기 변화(Altered Sleep-wake cycles)
4) 배변/배뇨 실수(House soiling)
5) 활동량 변화(Altered acitivity levels)
인지장애를 확진하는 방법은 사후에 뇌를 조직 검사하는 방법 뿐입니다. 그래서 살아있을 때 인지 장애를 진단하는 방법은, 인지장애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는 다른 병들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보호자분에게 인지장애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해서 아이가 정말 인지장애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개의 경우 MRI에서 시상간교(interthalamic adhesion)가 5mm 미만으로 좁아지는 것을 확인해서 진단을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MRI에서 뇌가 위축되어 있는 것(brain atrophy)을 보게 되기도 합니다.
임상증상을 토대로 아이에게 인지장애가 의심된다면 간단한 설문을 해보실 수 있습니다. CADES(Canine Dementia Scale)이라는 설문을 해서 총점을 계산해 인지장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입니다. (설문 첨부파일)
CADES의 설문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각 항목에 대해서 반려동물의 행동 변화 빈도수를 토대로 점수를 매겨보시면 됩니다.
– 0점: 한번도 그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음.
– 2점: 지난 6개월 동안 질문에 해당하는 모습을 보인적이 최소 1번 이상 있었음.
– 3점: 지난 1개월 동안 질문에 해당하는 모습을 보인적이 최소 1번 이상 있었음.
– 4점: 지난 1개월 동안 질문에 해당하는 모습을 2-4번 정도 보였음.
– 5점: 지난 1주일 동안 질문에 해당하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수차례 보임.
해당하는 점수를 확인하시고, 총점을 계산해주세요.
A. 방향감각
| 질문 문항 | 점수 |
| 1. 실외나 실내의 익숙한 공간에서 방향감각 상실. | |
| 2. 실외나 실내의 익숙한 공간에서 익숙한 사람이나 동물을 인지하지 못함. | |
| 3. 익숙한 물건(의자, 쓰레기통 같은 것들)에 비정상적으로 반응. | |
| 4. 목적없이 계속해서 하루종일 쉬지않고 움직임. | |
| 5. 이전에 배웠던 행동을 수행하는 능력이 떨어짐. | |
| 총점 A (0 – 25) |
B. 수면주기
| 질문 문항 | 점수 |
| 1. 밤에 비정상적인 행동을 함(집안을 서성이거나, 짖거나, 쉬지않고 돌아다님). | |
| 2. 수면시간이 들쭉날쭉함. 평상시 많이 자던 반려견이 불면증을 보이거나, 잠을 거의 안 자는 반려견이 갑자기 잠을 많이 잠. | |
| 총점 B (점수합계 x 2) |
C. 사회적 행동
| 질문 문항 | 점수 |
| 1. 사람과의 관계나 다른 동물과의 관계에서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임. | |
| 2. 혼자있을 때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임. | |
| 3. 평소와 다르게 사람의 지시를 잘 따르지 못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이 떨어짐. | |
| 4. 예민해져서 화를 냄. | |
| 5. 공격성을 나타냄. | |
| 총점 C (0 – 25) |
D. 배변과 배뇨
| 질문 문항 | 점수 |
| 1. 집에서 아무곳에나 배변/배뇨를 함. | |
| 2. 반려견이 자신의 집이나 잠자는 곳에서 배변/배뇨를 함. | |
| 3. 배변/배뇨를 할 때 반려견이 평소에 보이던 행동과는 다른 행동을 함. | |
| 4. 산책을 다녀온 후 실내에서 배변/배뇨를 함. | |
| 5. 평소와는 다른 위치(잔디밭, 콘크리트 위 등)에 배변/배뇨를 함. | |
| 총점 D (0 – 25) |
각 총점을 더한 합을 계산해주세요. 총점을 모두 더한 값을 기준으로 인지 장애의 임상단계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 0-7점: 정상적인 노화
– 8-23점: 가벼운 정도의 인지 장애
– 24-44점: 중간 정도의 인지 장애
– 45-95점: 심한 정도의 인지 장애
CADES를 기준으로 인지 장애가 의심된다면, 동물병원에서 인지 장애와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만약 인지 장애로 진단되면 관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인지 장애의 치료는 셀레길린이라고 하는 약을 이용합니다. 인지 장애를 완치해주는 약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지장애가 점점 악화된다는 점을 감안해서 진행 속도를 늦춰줄 수 있는 약입니다. 약물 치료 외에도 식이와 보조제를 병행하게 됩니다. 노령 반려동물을 위해 나온 처방식을 먹이기도 하고, 항산화제가 들어있는 보조제를 먹이기도 합니다. 간보조제로 많이 알고 있는 SAMe가 들어간 보조제도 인지 장애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데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인지장애인지 의심이 된다면 CADES를 해보시고, 동물병원에서 상담을 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오래도록 함께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동물병원에서 최선을 다해 도와드릴 것입니다.
참고 자료
– Aging and Behavior: Canine and Feline Cognitive Dysfunction – Western Veterinary Conference 2013
그깟 라인 하나 잡는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이렇게 여러번 글을 쓰게 될까 싶었습니다. 라인 잡을 때 쓰는 테이프를 가지고 포스팅을 했던 적도 있고, 어떤 색의 카테터로 라인을 잡아야 하나를 가지고 포스팅을 했던 적도 있죠. 어쩌면 인턴 때보다 원장이 된 지금이 라인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조금 더 스탠다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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