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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심장병 때문에 기침을 한다고요?

심장병을 앓고 있는 강아지 보호자분들 중에는 강아지가 기침을 해서 병원에 갔더니 심장병 때문에 기침을 하는 거라는 얘길 들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단순한 기침이라고 생각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셨다가, 심장병이라는 얘길 들으시고, 그 때부터 관리를 해주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의사들도 수의과대학을 다니면서부터 기침은 전통적으로 심인성 폐수종(=심장병 때문에 폐에 물이 차는 것)의 임상증상 중 하나라는 얘길 듣고, 심인성 폐수종이 아니라 하더라도 심장이 커지면 주기관지를 압박해서 기침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배웁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정말 심장이 커지면 강아지가 기침을 하는 걸까?’라는 주제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심장병이 기침을 유발한다는 전통적인 생각이 최근 수의학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 주제에 대해 잘 정리된 리뷰 논문이 있어서, 이 포스팅에서는 논문을 간단 요약해서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심장병 때문에 하는 기침(심인성 기침, Cardiac cough)가 뭔지 정확히 정의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살짝 얘기했듯, 심인성 기침은 2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폐에 물이 차서 하는 기침(심인성 폐수종으로 인한 기침)이고, 다른 하나는 폐에 물이 차지 않았는데도 심장병 때문에 하는 기침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심장이 커지면 기침을 하나요?

폐에 물이 차지 않았는데 하는 기침을 살펴보면, 보통 수의사들이 얘기하는 가정은 심장병 때문에 심장이 커지면서(좀 더 정확히는 좌심방이 커지면서) 주기관지를 압박하는 바람에 기침을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논문들을 보면, 단순히 좌심방 크기가 커지는 것만으로는 기침을 유발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즉, 심장병 하나만으로는 기침을 유발할 가능성이 낮고, 호흡기 문제가 함께 있는 경우에 심장병 때문에 기침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 최근의 수의학 경향입니다. 심장병에 잘 걸리는 노령의 소형견들은 호흡기 질환도 잘 걸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 때 원인을 심장병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호흡기 질환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노령의 소형견들은 기관 허탈, 만성 기관지염, 기관지연화증 같은 병들이 잘 생기는 경향이 있는데, 기침의 원인을 심장병으로만 생각하면 호흡기 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놓치게 될 수 있습니다.​

심장이 커져서 기침을 한다고 생각하고, 심장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 이뇨제를 쓰게 되는 경우도 문제가 됩니다. 폐에 물이 차지 않았기 때문에 이뇨제가 필요없는 환자인데, 이뇨제를 쓰게 되면 불필요하게 이뇨제 투약을 빨리 시작하게 되면서 나중에 정작 이뇨제가 필요해졌을 때, 신부전에 대한 리스크 때문에 이뇨제를 충분히 쓰지 못하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폐수종이 있는 경우에는 어떤가요?

폐수종의 경우도 기침을 유발하는지는 다소 애매합니다. 과거에는 폐에 물이 차면 기침을 유발한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물이 정말 많이 차서 상부호흡기까지 차야 기침을 한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폐수종을 진단하고자 할 때는 가장 민감한 지표로 (기침보다는) 호흡수를 측정하는 것을 더 추천합니다. 수면 중 호흡수(SRR, Sleeping Respiratory Rate)가 1분당 30회를 넘어가지는 않는지를 보는 것이 기침보다는 더 정확하게 폐수종을 감별해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심장약을 먹고 나서 기침이 줄었습니다

이뇨제를 먹고 나면 기침이 줄어드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약효가 있었으니 심장이 기침의 원인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뇨제의 경우, 단순히 폐에 찬 물을 빼주는 역할 말고도 약간의 소염효과와 기침 억제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뇨제를 먹고 나서 기침이 줄어드는 걸 보고 심장병이 원인이었다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호흡기에 문제가 있는 환자라도 이뇨제를 먹고 나면 기침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 이뇨제보다는 더 적절한 다른 약이 있기 때문에 이뇨제로 기침을 줄이려고 하는 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환자에게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수의사들이 심장병 환자에서 기침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기침이 폐수종의 임상증상이냐 아니냐가 이뇨제를 쓰느냐 마느냐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심장병에서 이뇨제는 폐수종이 있어야 사용합니다(조금 전문적으로 얘기하면 ACVIM Stage C 단계가 되어야 이뇨제를 씁니다). 기침을 폐수종의 임상 증상이라고 보면 이뇨제가 필요하지 않은 시기에 이뇨제를 쓰게 됩니다. 그렇게 조기에 이뇨제를 시작해서 3,4년씩 이뇨제를 먹게 되면 신장이 망가지게 되고, 신장이 망가지면 나중에 정작 고용량의 이뇨제가 필요한 심장병 말기가 되었을 때 환자에게 충분한 이뇨제를 줄 수 없게 됩니다.

​+)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키우시는 보호자분께서는 내원하셔서 간단한 상담만 받아보셔도 괜찮습니다. 오늘동물병원은 보호자분과 상의 후에 아이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치료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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