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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알러지 검사, 꼭 필요한 걸까요?

강아지나 고양이가 만성적인 피부병 때문에 고생하신 경험이 있는 보호자분들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동물병원에서 기본 진료의 상당수가 그런 피부병이기도 하고요. 보통 계속해서 재발하는 피부병이 있는 경우, 수의사들은 아토피나 푸드 알러지를 얘기하곤 합니다. 기저질환으로 아토피나 피부병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뾰루지가 나고, 피부가 빨갛게 변한다는 얘기죠. 실제로 만성적인 피부병의 원인은 알러지 같은 기저질환 때문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럴 때 병원에서 아토피나 푸드 알러지를 확인하자면서 알러지 검사를 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보호자님이 인터넷에서 검색해보시고, 알러지 검사를 먼저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고요. 피를 조금 뽑아서 외부 실험실에 의뢰하는 알러지 검사는 정말 필요한 검사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답은 “아니요”에 가깝습니다.

​먼저, 직관적인 느낌과는 다르게 알러지 검사는 알러지를 진단하는 검사가 아닙니다. 푸드 알러지의 진단은 8주 동안의 식이 제한(8주 동안 다른 건 먹이지 않고, 저알러지 사료와 물만 먹이다가, 8주 후에 원래 먹던 사료를 먹여서 아이가 간지러워하는지 확인하는 검사)을 통해서 하고, 아토피의 경우는 다른 피부병이 아니라는 확신이 생기면, 그때서야 아토피일 거라고 얘기를 하게 됩니다(다른 질환이 배제되고 나서, 그렇다면 아토피라고 얘기하는 거죠). 즉, 푸드 알러지나 아토피 모두, 진단을 할 때 알러지 검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럼 도대체 필요도 없는 검사가 왜 생긴 걸까요?

​알러지 검사는 이미 진단된 아토피의 치료를 위해 생겼습니다. 푸드 알러지의 경우에는 알러지원(영어로 allergen이라고 합니다)을 먹이지 않는 것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아토피의 경우는 환경적인 요인에 알러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완전히 알러젠을 제거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아이들에게 알러젠을 조금씩 투여해서 궁극적으로는 알러지가 생기지 않게 하는 면역치료법(immunotherapy)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토피를 완치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기도 하죠. 이 때 어떤 알러젠을 아이에게 투여할지 특정하기 위해서 알러지 검사를 합니다. 피를 조금 뽑아서 검사를 하기도 하고, 피부에 여러가지 알러지 유발 물질들을 직접 주입해서 아이가 반응을 보이는 알러젠을 찾기도 합니다(이런 검사법을 IDST, Intradermal Skin test라고 합니다).

​면역치료법을 할 계획이 없는데, 알러지 검사를 하는 경우는 아이에게 해당되는 알러젠이 뭔지를 확인해서 그 알러젠을 피하자고 보호자님께 말씀 드리기 위해 검사를 합니다. 예를 들어, 집먼지진드기가 알러젠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가급적이면 아이가 침대에서 보호자님과 같이 자지 않도록 하고, 침구류나 패브릭 세탁을 철저히 하는 쪽으로 말씀을 드리는 거죠.

한국의 경우에는 면역치료법을 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면역치료법을 하려면 아이에게 해당되는 알러젠을 이용해서 만든 면역주사가 필요한데, 이 주사를 만드는 곳이 한국에는 없습니다. 면역치료법을 하기 위해서는 해외의 업체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는데, 한술 더떠서 아이의 혈액을 정해진 시간 내에 보내야 한다는 문제가 있어, 해외 업체를 이용하기도 쉽지가 않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보니 한국에서의 알러지 검사는 대부분 알러젠 회피를 위해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미 아토피로 진단이 된 상황에서 아토피약(사이클로스포린, 아포퀠, 사이토포인트 같은 약들)으로 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미 아이가 소양감이 확연히 줄어든 상태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보호자님이 추가 검사를 하실지 말지 선택을 하게 되는 검사이기도 하고요(해도되고, 안해도 되는 검사인 반면, 검사 비용은 다소 비싼 편입니다).​

알러지 검사의 또다른 단점은 검사 결과가 확정적이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알러지가 전혀 없는 아이에게서 피를 뽑아 검사를 보내봐도 알러지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알러지가 있는 아이의 검사 결과도 완전히 신뢰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디까지나 특정 알러젠에 알러지가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는 검사이기 때문에 비싼 검사 비용 대비 효용이 많이 떨어지는 검사죠.

​어떤 검사를 할 때는 왜 이런 검사를 하는지, 이 검사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보호자님께서 알고 계셔야합니다. 그래야 비싼 병원비를 불필요하게 쓰지 않을 수 있고, 아이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보호자님께서 이해하고 진단과 치료를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동물병원은 그런 부분을 최대한 보호자님께 자세히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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