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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마다 다른 혈액 검사 장비, 우리 아이의 신부전은 몇 기인가요?

“동물병원마다 다른 혈액 검사 장비, 우리 아이의 신부전은 몇 기인가요?”라는 제목은 동물병원을 이곳저곳 많이 다녀보신 보호자분이나, 다양한 혈액 검사 장비들을 경험해본 수의사들 정도나 관심을 보일법한 제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 동물병원을 다녀보면, 모든 동물병원들이 똑같은 혈액 검사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고, 똑같은 환자라도 장비에 따라 혈액 검사 수치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걸 경험하게 됩니다. 수의사들 같은 경우라면, 이 병원 저 병원에서 근무를 해보면서 특정 혈액 검사 장비에 대한 선호가 생기기도 하죠. 이번 포스팅은 실제 혈액 검사 장비들이 결과값에 어느 정도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지, 이걸 실제 임상에서 장비의 오차를 환자에게 적용한다면 어떤 식으로 고려해야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가끔 저를 아는 수의사들이 오늘동물병원 블로그는 수의사들한테 더 재밌는 블로그라는 얘길할 때가 있는데, 이번 포스팅은 제가 생각하기에도 확실히 수의사들에게 재밌는 포스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꿔 얘기하면, 배경 지식 없이 이해하기엔 몹시 어렵다는 얘기죠. (수의학 고오오오급 과정이라, 애매하게 받으들이면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수 수 있어, 사실 보호자분들이 알 필요가 있는 내용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동물병원의 경우 모든 혈액 검사 장비를 미국 IDEXX사의 장비를 사용합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혈액 검사 장비 중 하나이고, 그러다보니 검사 장비의 정확성이나 신뢰도에 대해 논문 자료들도 꽤 많은 편이죠. 오늘동물병원처럼 IDEXX사의 장비를 사용하는 병원도 꽤 많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많은 장비 중 하나가 후지(Fuji) 장비입니다. 한국에서는 후지 장비라고 얘기하지만, 미국에서는 똑같은 기계를 헤스카(Heska) 장비라고 하죠(이것도 전세계적으로 많이 쓰는 장비입니다). 여기에 Skyla라는 회사의 VB1이나 Abaxis의 벳스캔, 삼성 PT10V 같은 장비들도 있죠.

재밌는 건 이 장비들이 똑같은 혈액으로 검사를 해도 조금씩 다른 값을 알려준다는 겁니다. 신부전을 예로 들어보면, 똑같은 환자에게서 똑같은 시기에 뽑은 혈액으로 검사를 해도 장비마다 조금씩 다른 값을 알려줍니다. 간혹 보호자분들이 “혈액 장비마다 정상 범위가 달라요”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실제로 이 장비들의 결과값은 조금씩 다른 값을 보여줍니다. 수의사들도 이런 걸 모르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문도 있죠. 혈액 장비가 이렇게 조금씩 다른 값을 뽑아주는 것을 혈액 검사 장비의 bias라고 얘기합니다. 2014년에 올라온 JFMS(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논문은 이런 부분을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논문에서는 IDEXX사의 장비와 Heska(후지) 장비, Abaxis 장비를 비교합니다. 기준이 되는 레퍼런스 랩과 세 가지 장비의 결과값을 비교했을 때, 세 장비 모두 어느정도는 bias를 보여준다는 얘길 합니다. Proportional bias를 보여준다고 얘기하는데, propotional bias란 기준값과 비교했을 때 일정 비율 이상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이런 proportional bias 때문에 다른 장비로 측정한 혈액 검사 결과를 1대 1로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길하죠.

이런 장비의 bias에 대한 얘기는 하루이틀 이야기가 아니고, 사실 꽤 오래전부터 여러 텍스트에서 언급됐던 이야기입니다(논문도 앞서 언급한 것 외에 상당히 많은 논문이 있습니다.) 이런 장비의 bias가 실제 진료를 볼 때는 큰 의미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진료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오늘동물병원에서 IDEXX 장비를 쓰는 이유 중 하나인데) Heska 장비의 경우 total bilirubin 수치의 bias가 심한 경향이 있습니다. Total bilirubin 수치의 경우, 간수치 중 하나인데, 간에 손상을 입었다 아니다를 떠나서 간의 기능을 평가하는 수치(어렵게 얘기하면 이런걸 간의 functional marker라고 합니다)인데, 이게 장비의 bias 때문에 튀어버리면 간 기능에 대해 수의사가 완전히 잘못된 평가를 할 수 있죠.

간이 아니라 제목에 언급된 신부전이라면 어떨까요? 말기 신부전이라면 큰 의미가 있진 않을 겁니다. 이미 크레아티닌 수치와 BUN 수치가 많이 올라가 있고, 환자가 안 좋은 상태라는 건 혈액 장비에 상관없이 알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초기 신부전이라면 조금 얘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IRIS(International Renal Interest Society)의 staging 기준을 한 번 보죠.

건강검진을 온 어떤 고양이에서 소변 비중이 정상보다 낮았고, 혈액 검사를 했는데, A 장비에서는 크레아티닌 1.8mg/dL, B 장비에서는 1.4mg/dL, C 장비에서는 2.4mg/dL가 나왔다면, 이 환자의 신부전은 몇 기인 걸까요? A 장비 기준으로는 2기일테고, B 장비 기준이라면 1기, C 장비 기준이라면 2기 말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동일한 환자라는 걸 생각하면, 어떤 혈액 검사로 검사를 했느냐에 따라서 환자의 신부전 기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혈액 검사 장비의 bias란 이런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보호자분들 입장에서는 그럼 제일 정확한 혈액 검사 장비를 쓰는 병원을 어디일까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겠지만, 사실 그런 건 없습니다. 모든 장비는 각각의 수치에 대해서 일정 부분은 bias를 가지고 있죠. 그렇다고 혈액 검사 장비를 믿을 수 없다는 얘기냐 하면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각각의 혈액 검사 장비들은 bias가 있을지는 몰라도 재현성(동일한 검사를 했을 때, 비슷한 검사 결과를 뽑아주는 것)은 좋은 편이라 똑같은 혈액 검사 장비로 반복 검사를 한다면, 환자의 경향성이나 상태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명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병원을 너무 자주 옮겨다니면서 이 장비 저 장비로 혈액 검사를 했다면, 각각의 결과지는 어차피 일대일 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혈액 검사 장비를 만드는 회사들도 자신들의 장비가 bias가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래서 혈액 검사 장비들마다 정상 범위(reference interval)가 다르죠. 어느 정도 비율에 따른 차이(proportional bias)가 있으니, 상식적으로는 정상 범위도 똑같이 proportional하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만약 A라는 장비가 B라는 장비보다 20% 정도 수치를 더 높게 뽑아내는 경향이 있다면, A라는 장비의 정상 범위가 B보다는 20% 더 높겠거니…라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게 수의학의 비극입니다.

사람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Harmonization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혈액 검사를 하든, 부산에서 혈액 검사를 하든 정상 범위가 항상 동일하도록 만든 거죠. 그래서 환자가 어느 병원을 가서 검사를 하든 장비나 병원에 상관없이 일대일 비교가 가능하도록 하는 개념이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은 아직 이런 게 없습니다.

그럼 동물병원들은 여태 야바위 하듯이 혈액 검사를 했다는 얘기냐…하면 그런 건 아닙니다. 이게 어쩔 수 없는 현재 기술의 한계라는 얘기에 가깝죠. 이런 기술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 수의사들은 어떤 수치를 비교할 때는 동일 장비로 한 결과값을 비교할 때만 의미를 둔다든가 하는 노력을 합니다. (수의사가 조금 예민하게 굴면, 다른 병원에서 한 검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똑같은 검사임에도 다시 한 번 검사를 하자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호자분의 비용 부담은 늘지만, 혈액 검사 장비가 다르니, 이전 검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자기 병원의 혈액 검사 장비로 검사를 하고자 하는 거죠.)


구분선을 둔 것은 여기까지가 보호자분들에게 어느 정도 의미가 있을 법한 내용이고, 이 밑으로는 아주, 매우, 몹시, 대단히 학구적인 내용이 되기 때문입니다.

수의사가 혈액 검사 결과를 올바르게 해석한다는 것은, 쉽게는 동일 장비로 한 결과값을 비교하는 노력 정도에서 그칠 수도 있지만, 조금 더 헤비하게 가자면 그 이상의 노력을 한다는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혈액 검사 수치가 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 그 부분이 어쩔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달라지는 부분까지 감안해서 진료를 보는 거죠. (오늘동물병원처럼 어떤 체계를 가지고 하는 경우도 있고, 수의사에 따라서는 오랜 임상 경험을 통해 감으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혈액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장비 하나 뿐일까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혈액 검사 결과에 변동을 줄 수 있는 것을 biological variation이라고 합니다. 이런 variation은 혈액 검사 장비에 의한 것(CVA)이 있는가 하면, 환자와 환자 사이의 개체 간의 차이(CVG), 아침과 저녁이 다른 환자 자신의 차이(CVI)가 있습니다. 물 많이 마시고 측정했을 때와 굶다가 측정했을 때 BUN 값이 다른 것처럼 환자의 혈액 수치는 하루에도 여러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걸 환자 자신의 차이(CVI)라고 하죠. 모든 개체는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옆집에서 키우는 나비라는 고양이와 제가 키우는 계피라는 고양이의 차이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크레아티닌 수치 같은 경우, 근육량이 많으면 신장이 건강하다 하더라도 기본값 자체가 근육량이 적은 고양이에 비해 높다는 점이 환자와 환자 사이의 개체 간의 차이라고 할 수 있죠.

여기에 검사 전에 채혈은 얼마나 잘됐는지, 채혈하고 검사를 진행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등등에 따라서 검사 결과는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이런 걸 pre-analytic variation이라고 하는데, 여기까지 가면 너무 복잡해지니까, 앞서 언급한 얘기만 하도록 하죠.)

이런 것들을 정리한 논문이 2020년 JVIM(Joru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에 올라온 Flatland의 논문입니다.

혈액 검사 장비가 알려주는 정상 범위는 population reference interval이라고 합니다. IDEXX 장비를 예로 들자면, 크레아티닌 수치의 정상 범위가 0.8부터 2.4까지라고 할 때, 건강한 고양이의 크레아티닌 수치가 95% 확률로 0.8부터 2.4 내에 들어간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사실 중요한 건 고양이라는 종이 아닐 수 있죠. 더 중요한 건 “우리집 계피”라는 고양이가 갖는 크레아티닌의 정상 범위는 어떠한가입니다. 이런 걸 individual reference interval이라고 합니다.

‘그런 걸 어떻게 알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임상병리학자들은 그런 걸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입니다. Homeostatic set point(HSP, 항상성 기준점)이라는 걸 알면 개별 환자의 정상 범위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항상성 기준점을 알고자 하면, 건강할 때의 혈액 수치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보죠.

9살 고양이가 건강 검진을 왔는데 크레아티닌 수치가 1.8mg/dL라면 이 환자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올라간 걸까요, 아닌 걸까요? 아이덱스 장비 기준으로 정상 범위가 0.8부터 2.4 이내이니, 장비 기준으로는 정상인 환자입니다. 하지만 이 환자의 항상성 기준점을 고려하면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전 4년 간의 건강검진에서 이 환자의 혈액 수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 2011년 크레아티닌 1.3mg/dL

  • 2012년 크레아티닌 1.2mg/dL

  • 2013년 크레아티닌 1.4mg/dL

  • 2014년 크레아티닌 1.2mg/dL

평균 1.2(정확히는 1.275)mg/dL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여기서 reference change value(RCV%)라는 값을 알면 이 환자의 개별 정상 범위(individual reference value)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계산이 복잡하니 생략을 하고 보면, 계산된 이 환자의 개별 정상 범위는 0.9부터 1.7mg/dL가 됩니다. (계산 방법은 앞서 언급한 JVIM 논문에 나옵니다.)

올해의 검사에서 1.8mg/dL가 나왔으니, 실제 이 환자는 population reference interval(=장비의 정상 범위) 기준으로는 건강한 고양이지만, individual reference interval 기준으로는 신장 수치가 올라간 환자가 됩니다. 크레아티닌 수치가 장비가 뽑아주는 정상 범위 이내에 있으니 안심할 게 아니라, 신장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추가적인 검사도 하고, 앞으로는 평상시보다 더 면밀한 모니터링을 해야된다는 얘기가 되죠.


SDMA는 어떨까요? (SDMA가 뭔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SDMA는 신부전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부전 조기 진단 지표 같은 검사입니다.) SDMA는 biologic variation이 큰 검사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크레아티닌 수치보다는 평가가 좀 더 까다롭죠. 예를 들어 SDMA 수치가 18ug/dL인 환자가 있다고 해보죠. SDMA의 정상 범위는 0부터 14까지입니다.

이 환자의 이전 5년 간의 SDMA 수치는 14, 12, 17, 11, 12입니다. 그러면 이 환자의 homeostatic set point는 이 값을 평균 낸 13.2입니다. 이를 토대로 이 환자의 개별 정상 범위를 구해보면, 이 환자의 정상 범위는 6부터 21까지가 됩니다(SDMA의 biologic variation이 크기 때문에 reference change value(RCV%)가 커져서 이런 범위가 나옵니다.)

그럼 이 환자는 population reference interval 기준으로는 신부전이라고 볼 수 있지만, inidividual reference interval 기준으로는 정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바꿔 얘기하자면, 장비 기준으로는 신부전이지만, 환자 기준으로는 신부전이 아닐 수 있다는 거죠. (물론 SDMA만으로 신부전을 평가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어떤 환자가 SDMA 수치만 지속적으로 장비 정상 범위보다 높게 나오는데, 신부전을 뜻하는 다른 것들(=요비중이라든가 신장의 구조적인 이상)이 없다면, individual reference interval 기준으로 신부전이 아니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는 거죠.)


혈액 검사를 했을 때, 항상 variation이 있을 수 있다는 걸 고려하면 검사 장비가 알려준 결과값을 절대값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어떤 범위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크레아티닌 수치가 2.2라면 절대값인 2.2mg/dL가 아니라 95% 정도의 확률로 이 환자가 1.7부터 2.6 사이의 크레아티닌 값을 갖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죠. 이런 걸 계산하기 필요한 것이 dispersion(한국말로는 분산)이라는 것입니다. 역시나 JVIM 논문에 dispersion을 계산하는 방법이 있는데, 장비의 차이(CVA)와 개별 환자의 차이(CVI), 검사의 반복 횟수를 토대로 계산을 합니다.

복잡한 계산법을 차치하고 본다면 이렇듯 혈액 검사 장비의 결과값을 절대값이 아닌 범위로 받아들인다면, 환자를 바라보는 눈이 조금 달라지게 됩니다. IRIS에서 정하는 신부전의 분류 기준은 절대값을 토대로 평가를 합니다. 크레아티닌 수치가 2.4mg/dL인 고양이가 있다면, 그 환자는 신부전 2기라고 평가를 하죠. 하지만 IRIS는 혈액 검사 장비에 따라서 bias가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개별 환자에 따른 variation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하지 않은 가이드라인을 냅니다. JVIM 논문에서는 이런 한계를 고려해 IRIS 가이드라인을 이렇게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Stage 1

Stage 2

Stage 3

Stage 4

< 1.6

1.6 to 2.8

2.9 to 5.0

> 5.0

1.3 to 1.9

1.3 to 1.9

2.2 to 3.4

3.9 to 6.1

3.0 to 6.1

3.9 to 6.1

1.6은 dispersion을 고려할 때 95% 확률로 1.3부터 1.9까지의 값을 갖는다는 얘기이니, 가이드라인을 조금 gray zone이 많도록 바꿀 수 있다는 거죠. 이걸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바꾸면 이렇습니다. 앞서 언급한 복잡한 내용을 제껴버리고, 이것만 이해해도 좋습니다. (신부전을 진단받은 내 고양이의 크레아티닌 수치를 대입해보면, 얘가 정말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지를 감안해볼 수 있으니까요.)

신부전 1기

신부전 1-2기

사이

신부전 2기

신부전 2-3기

사이

신부전 3기

신부전 3-4기

사이

신부전 4기

< 1.3

1.3 to 1.8

1.9 to 2.2

2.3 to 3.4

3.5 to 3.8

3.9 to 6.1

> 6.1

신부전이라는 질병은 일종의 스펙트럼이기 때문에 항상 흑백으로 갈리지 않습니다. 그걸 감안하고, 혈액 검사 장비의 bias와 개별 환자의 차이까지 고려하면 이런 식으로 신부전의 기수를 구분할 수 있다는 거죠. 이런 걸 경험적으로, 혹은 공부해서 아시는 선생님들은 정확히 딱 몇 기라고 얘기하기보다는 2기에서 3기 넘어가는 중이에요… 라는 식으로 얘기하시죠. (잘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경험적으로 단회 검사의 크레아티닌 수치가 환자의 상태를 완전히 말해주지 못한다는 걸 아셔서 두리뭉실하게 얘기해주시는 겁니다.)

덧붙이자면 SDMA도 이런식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다만 SDMA는 dispersion이 매우 높아서 크레아티닌에 비해 기수를 구분할 때는 중요성이 조금 떨어집니다.

Stage 1

Stage 2

Stage 3

Stage 4

< 18

18 to 25

26 to 38

> 38

11 to 25

11 to 25

15 to 36

15 to 36

23 to 53

23 to 53

겹치는 부위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걸 알 수 있죠. SDMA만 단독으로 보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만약 SDMA만 단독으로 24라면, 그 환자는 1기일 수도, 2기일수도, 3기일수도, 4기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수의사들은 어떤 검사만을 단독으로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지 않습니다. 신부전을 진단하고자 할 때는 항상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 영상 검사를 종합적으로 보고 환자 상태를 평가하기 때문에, 장비의 오차 범위 이상의 것들을 보호자분들께 말씀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보호자분들 입장에서는 사실 이런 내용까지 알아가면서 아이를 관리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애초에 이 포스팅을 하려던 이유는 병원마다 장비에 따라 정상 범위가 다르다는 내용이 보호자분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내용이라, 수의사들은 이렇게까지 본다… 정도를 알려드리려고 했던 건데, 쓰고 보니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라 굳이 이렇게까지 쓸 필요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그냥 한 눈으로 보고 반대쪽 눈으로 흘리셔도 되는 포스팅이긴 합니다.)

Disclosure) 포스팅의 예시는 JVIM 논문의 저자 중 한 명인 Randolph Baral의 강의 예시를 그대로 따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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