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우 약물로 도달할 수 있는 혈중 최고 농도가 MIC를 훨씬 더 많이 웃돌수록 더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은 항생제라는 얘기고, 그렇다보니 Cmax/MIC 값이 2배 가량 높은 아미카신이 치료 효과를 담보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MIC/breakpoint로는 어떤 항생제가 훨씬 더 감수성이 좋은지를 판단한다면, Cmax/MIC는 어떤 항생제가 환자에게서 조금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거죠.
Cmax는 약전이나, 약의 설명서를 보면 나오지만, MIC는 MIC법(=dilution test)으로 검사한 랩에서만 알려줍니다. 랩에서 검사 방법으로 디스크 확산법을 선택했다면, 억제 반경만 알려줄뿐 Cmax와 연관지을 수 있는 MIC는 알 수가 없죠.
그런 의미에서 임상가 관점에서 조금 더 유용한 정보를 준다 싶은 건 아무래도 디스크 확산법보다는 MIC법입니다. 팝애니랩은 그런 MIC법으로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해주죠.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지를 보면, MIC는 항생제 옆에 적혀 있습니다만, Breakpoint를 알려줄까요? MIC만 적혀 있을뿐 breakpoint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습니다. 이 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의사가 MIC/breakpoint를 계산하고 싶다면, (저처럼) 직접 CLSI에서 breakpoint 레퍼런스가 있는 PDF를 80달러 정도 주고 구입해서 하나하나 비교해봐야하죠. 왜 랩들이 breakpoint를 잘 알려주지 않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약을 처방할 때 중요한 정보가 되는 부분이라 이걸 적어주는 랩은 당연히 플러스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걸 일일이 알기 위해서 242페이지짜리 CLSI 레퍼런스를 뒤지는 건 임상가 입장에서는 너무 비생산적인 일입니다.
Breakpoint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얘기는 S, I, R을 적어준 게 사람의 breakpoint 기준인지, 동물의 breakpoint 기준인지(혹은 더 세분화해서는 강아지의 breakpoint 기준인지, 고양이의 breakpoint 기준인지) 알지 못한다는 얘기와 같습니다.
또한 팝애니랩이 항생제를 나열하는 방식을 보면, 아주 심각한 문제를 하나 알 수 있습니다. 항생제를 어떻게 나열하느냐는 랩마다 방식이 다릅니다만, 이런 곳에서 랩의 정책과 검사의 퀄리티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팝애니랩은 S가 뜬 항생제를 우선순위에 두되, MIC의 절대값이 낮은 항생제부터 줄을 세워줍니다. 개인적으로 이건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감수성 검사를 평가하고자 할 때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이고, 오히려 수의사에겐 함정에 가까운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MIC는 breakpoint를 알고 MIC/breakpoint 값을 토대로 감수성이 “더”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해야하고, 서로 다른 항생제 사이에서 MIC의 절대값 비교는 두 항생제 사이의 우열을 가늠해주지 않습니다. 이 결과지에서는 MIC 0.12의 프라도플록사신 밑에 MIC 0.25인 에리스로마이신을 나열해서 흡사 감수성이 뜬 항생제 중에서도 프라도플록사신이 에리스로마이신보다 더 효과적인 항생제인 것처럼 보이게 나열했는데, 수의사가 별 생각 없이 이 순서를 토대로 앞쪽에 줄세워진 항생제를 선택하면, 실제 임상적으로는 좋지 않은 치료 결과를 얻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나열해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일은 랩이 MIC 판독의 의미를 임상적인 관점에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까지 들게 하죠.)
팝애니랩의 다른 케이스 검사 결과를 보면 이 랩의 결과 보고 방식에 대해서 조금 더 재밌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 오늘동물병원에서 올렸던 MRSP(Methicillin resistant Staphylococcus pseudintermedius) 케이스는 팝애니랩에서 배양 검사를 했었는데, 그 때 결과를 옮겨보면 이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