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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마취에 대한 오해와 진실

보호자분들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수의사들 또한 마취가 겁날 때가 있습니다. 어떤 경우엔 아는 게 좀 더 많으니까 겁을 내지 않지만, 또 다른 경우엔 잘 알기 때문에 더 겁이 날 때도 있죠. 사람과 달리 동물은 스케일링을 할 때조차 전신 마취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만큼 마취의 빈도가 많은 편이고, 그렇다고 사람만큼 안전하다고 말하기도 조금 어려운 게 동물의 마취입니다. 성공적인 마취는 언급되지 않지만, 실패한 마취는 빠지지 않고 언급되기 때문에 공포심이 더 커지는 효과도 있죠.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동물병원에서의 마취에 대한 보호자분들의 흔한 오해와 진실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고자 합니다.

마취는 위험하다?

마취가 완전히 안전하다고 하는 건 거짓말입니다만, 생각만큼 마취가 아주 위험한 건 또 아닙니다. 위험의 정도를 평가하는 건 사람에 따라 주관적일 수 있겠지만, 마취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대략적인 통계는 제시해볼 수가 있습니다. 2009년 The Veterinary Journal에 올라온 Dave Brodbelt의 논문을 예로 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환자의 마취 위험도를 평가할 때는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ASA(Americ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 미국 마취 학회) status라는 걸 정합니다. 사람에서는 1단계부터 6단계까지 구분이 되는데, ASA status 6단계는 뇌사 상태의 환자를 얘기하기 때문에 보통 동물에서는 5단계 정도까지만 얘기합니다. 쉽게 생각해서 1,2단계는 마취 위험부담이 그리 높지 않은 단계, 3,4단계는 마취 리스크가 높아지는 단계, 5단계는 수술 안하면 죽는 단계라고 봅니다. 임상 증상이 있는 심장병이 있거나, 관리 안되는 당뇨 환자들 같은 경우 3단계라고 보죠. (심장병이 있어도 임상증상이 없다면 2단계 정도로 봅니다)

논문에서는 ASA status에 따라 마취 중 사망률을 보여주고 있는데, 강아지와 고양이의 마취 중 사망률이 다릅니다.

강아지 (95% 신뢰 구간)

고양이 (95% 신뢰 구간)

건강한 편(ASA status 1-2)

0.05% (0.04 – 0.07%)

0.11% (0.09 – 0.14%)

아픈 편(ASA status 3-5)

1.33% (1.07 – 1.60%)

1.40% (1.12 – 1.68%)

전반적으로 강아지보다는 고양이의 마취 리스크가 조금 더 높은 편이고, 환자가 아픈 편이라면 강아지의 경우 75마리를 마취했을 때, 1마리 정도가 사망하고, 고양이의 경우 71마리를 마취했을 때 1마리 정도가 마취와 관련해서 사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사람에서는 이보다 마취 리스크가 더 낮은 편이니 동물의 마취 리스크가 사람보다 높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환자가 건강하다면 마취 중 사망률은 강아지의 경우 1,849마리 중 1마리, 고양이는 895마리 중 1마리에 불과합니다. 생각했던 것만큼 그렇게 무서운 확률은 아니라는 거죠. (물론 위험도를 평가하는 건 주관적이라 0.05%가 너무 높은 확률이라 생각된다면, 그 기준에선 마취가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의사들은 이런 마취 중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들을 하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의 수의사들은 마취 사고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취전문의들은 마취 중 사망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수의사의 경우엔 마취를 충분히 경험해보지 못한 수의사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마취 중 사망을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사람의 경우, 마취 중 사망률은 대략 10만명, 혹은 25만명 중 1명 정도로 낮은 편이라고 합니다.) 수의사든 보호자든 불필요한 마취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취가 갖는 어쩔 수 없는 리스크를 인정하되, 마취를 통해 얻는 베네핏이 확실하다면, 리스크/베네핏을 계산해서 마취를 진행하는 거죠.

마취 전 혈액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 부분은 참 논란이 많은 주제입니다. 간혹 마취 사고가 나면 마취 전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마취를 진행해서 환자가 사망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병원들이 마취 전 혈액 검사를 진행하고, 오늘동물병원도 마취 전 혈액 검사를 합니다만, 마취 전 혈액 검사를 반드시 해야하는가에 관한 근거는 다소 빈약합니다.

2008년 이런 질문을 했던 논문이 있습니다. Veterinary Anesthesia and Analgesia(수의마취통증학 저널)에 올라온 Michaele Alef의 논문으로 마취 전 검사가 마취와 관련된 무언가를 바꾼 게 있는지, 혹은 더 안전한 마취를 하는데 도움이 됐는지 질문해본 거죠.

이 논문에서는 전체 1537마리의 강아지 중 84.1%에서 사실은 검사가 불필요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마취 전 검사를 통해서 ASA status가 올라간 경우는 전체의 8% 정도이며, 마취 전 검사 결과 때문에 수술이 연기됐던 케이스는 전체의 0.8% 뿐이었다고 합니다. 마취 프로토콜이 바뀌었던 케이스는 전체의 0.2%(2마리) 뿐이었고요.

실제로 마취 전 스크리닝 검사가 반드시 필요한가에 대해서 연구한 논문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를 연구한 논문들은 대체적으로 마취 전 스크리닝 검사가 마취 중의 부작용(adverse event)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수의사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마취 전 혈액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을 substandard of care(=제대로된 케어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마취 전 스크리닝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냐고 질문한다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하긴 쉽지가 않은 거죠.

물론 대부분의 수의사들이 마취 전 검사를 합니다. 마취 전 검사를 통해서 몰랐던 신부전 같은 병들을 알게 되기도 하죠. 하지만 마취 전 검사를 통해서 몰랐던 병을 진단해내는 것과 이 병을 알게 되어서 마취제가 달라지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신부전이 있든 없든 마취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라 마취를 할 계획이고, 신부전이 있든 없든 동일한 마취제를 사용한다면, 마취 전 검사를 꼭 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봄직한 문제죠. (첨언하자면 신부전은 특정 마취제를 사용하면 안된다든가 하는 금기가 딱히 없는 병입니다.)

오히려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 수의사들조차 마취 전 검사를 반드시 하려고 하는 이유는 마취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될 소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의학적으로는 합리적인 판단이었을 수도 있지만, 마취 사고가 발생한다면, 결과론적으로는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책망받을 수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사회적 압박이 의학적 판단에 영향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됩니다만, 현실이 늘 교과서처럼 흘러가지는 않으니 일정 부분은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습니다.)

호흡 마취가 주사 마취보다 안전하다?

호흡 마취가 주사 마취보다 안전하다고 하는 사람은 마취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지 않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호흡 마취는 호흡 마취대로의 장점이, 주사 마취는 주사 마취대로의 장점이 있죠. 호흡 마취는 장시간의 마취에서 마취 심도 조절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취를 깨울 때도 마취기의 기화기를 끄면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죠. 반면 모든 호흡 마취제는 마취 중 저혈압을 유발하는 주범 중 하나입니다. 주사마취제와 호흡마취제 모두 심혈관계를 억압하는 부작용이 있지만, 호흡 마취제의 저혈압 유발 부작용은 그 중에서도 아주 유명하죠.

주사 마취제는 단기간의 술기에서 더 유리합니다. 마취 시간이 짧은 경우에는 주사 마취제가 오히려 더 안전한 마취제일 수 있습니다. 주사 마취제 또한 심혈관계 억압 부작용을 갖지만, 상대적으로 혈압 관리에 있어서는 호흡 마취보다 더 유리합니다. 그래서 호흡 마취를 하다가 마취 중 저혈압이 문제가 되면 (이런저런 것들을 모두 한 후에) 도저히 안되겠다 싶을 때 주사 마취로 전환해서 마취를 하기도 합니다(이렇게 주사로만 마취를 유지하는 걸 TIVA, Total Intravenous Anesthesia라고 합니다).

수술과 마취의 종류를 적당히 매칭하지 못하거나, 마취 중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게 위험한 거지, 주사 마취가 호흡 마취보다 더 위험한 게 아닙니다.

안전한 마취제와 안전하지 않은 마취제가 있다?

이건 정말 잘못된 믿음입니다. 안전한 마취제와 안전하지 않은 마취제보다는 환자에게 적합한 마취제와 아닌 마취제가 있다는 말이 조금 더 맞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마취제들이 있기는 합니다. 예를 들어 럼푼 같은 경우, 최근에는 같은 계통의 좀 더 깔끔한 메데토미딘 같은 약들이 더 선호되는 약입니다.

많은 동물병원에서 사용하는 케타민은 어떨까요? 케타민은 심장을 빨리 뛸 수 있게 하는 약이기 때문에 심장병이 있는 고양이(HCM 환자)에서는 사용이 추천되지 않습니다. 발작을 하는 환자에서는 뇌압을 증가시켜서 발작을 더 심하게 나타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을 피하려고 하죠. 하지만 케타민은 진통 효과가 있는 마취제 중 하나여서 잘 쓴다면 마취와 진통을 모두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저용량으로 사용해서 심혈관계 억압을 피하면서 진통 효과만 누리는 경우도 있죠.

안전하다는 이유로 많이 쓰는 프로포폴은 어떨까요? 프로포폴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마취 도입 후에 무호흡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보통은 별 부작용 없이 쓸 수 있지만, 마취 도입 후 무호흡이 관리되지 않는다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프로포폴조차도 마취제이기 때문에 일정부분 심혈관계 억압 효과는 감수가 필요합니다. (오늘동물병원에서도 프로포폴을 루틴하게 쓰기 때문에 굳이 프로포폴에 대한 변호를 덧붙이자면, 프로포폴을 쓰면 안되는 환자… 같은 건 사실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마취 리스크가 높은 신생아나 단두종에서도 루틴하게 사용하고, 제왕절개를 하는 환자에서조차 보편적으로 쓸 수 있는 약 중 하나입니다.)

마취제 중에 심혈관계 억압이 가장 적다는 에토미데이트의 경우도 부작용이 없는 건 아닙니다.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에서 나타나는 호흡억제조차 미미해서 완벽한 약처럼 보이지만, 부신 기능을 저하시켜서 부신피질기능저하증(=애디슨)이 있는 환자나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처방 받았던 환자에서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응급의들 같은 경우에는 심한 외상이 있거나, 패혈증이 있어서 부신피질 억압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에토미데이트를 일부러 피하기도 합니다. (사족이지만, 에토미데이트는 사람에서의 약물 남용 이슈 때문에 최근엔 동물병원으로 유통이 안되는 약 중 하나라서 어차피 동물병원에서는 못 쓰는 약입니다.)

보편적으로 안전한 마취제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다른 마취제가 안전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안전한 마취제조차 위험해질 수 있고, 위험하다고 오해받는 마취제도 제대로 쓰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마취의 안전은 약이 아니라 철저한 마취 모니터링과 마취의가 결정합니다.

체중이 적으면 마취를 못한다?

체중이 적어서 마취를 못하지는 않습니다. 수백그램 정도의 신생아도 마취를 하는 게 현대의 마취의학 기술이기 때문에 체중이 작다고 마취를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체중이 적으면 마취의 리스크가 조금 높아질 수 있죠. 체중이 작으면 체중대비 체표면적이 넓어지게 되는데, 그러면 아무래도 체중이 좀 더 나가는 환자에 비해서 열손실의 가능성이 높아져 마취 중 저체온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보니 체온 관리에 대해서 사이즈가 좀 더 큰 환자에 비해 신경을 많이 써야 하죠.

반대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는 어떨까요? 뚱냥이의 경우, 체중이 적은 것과 비슷하게 마취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체온 조절은 잘 될지 모르지만, 이 경우에는 마취 중에 숨 쉬는 걸 힘들어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살을 이겨내고 숨을 쉬어야 하는데, 마취로 인해 호흡 억압이 된 상태에서는 자기 살의 무게를 이겨내고 흉곽을 부풀리지 못해서 숨을 잘 쉬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뚱뚱한 환자들 같은 경우, 마취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경우, 살을 좀 빼고 하자는 얘기가 나오기도 하죠.

마취가 조금 더 위험한 품종이 있다?

이건 맞습니다. 특히 단두종들이 그렇습니다. 주둥이가 짧은 단두종(프렌치 불독, 퍼그, 시츄, 페키니즈 같은 품종들)은 BOAS(Brachycephalic Obstructive Airway Syndrome, 단두종 기도 폐색 증후군)의 소인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환자들은 마취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런 환자들은 상부호흡기나 기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어서 평상시에도 숨 쉬는 걸 힘들어하는데, 마취를 하면 조금 더 숨쉬는 걸 힘들어하죠. 숨을 제대로 못 쉬기 때문에 체온 조절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이런 환자들은 기도에 삽관을 한 상태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마취가 되지만, 삽관한 튜브를 제거하면, 평상시의 숨 못 쉬는 상태가 되면서 마취 각성 시 매우 위험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단두종 뿐만이 아니라 기도 허탈(tracheal collpase)이 심한 나이 많은 요키라든가, 마취 중 이유를 알 수 없게 고칼륨혈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는 그레이하운드(사이트하운드 품종은 마취제에 정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품종들은 아무래도 마취가 다른 품종에 비해서 조금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소형견에서 심장병이 있냐 없냐는 청진기만으로 쉽게 알 수 있어서 심장병 유무는 마취 전에 확인하게 되지만, 심장병이 호발하는 나이든 말티즈나, 어릴 때도 심장병이 생길 수 있는 킹찰스 스파니엘 같은 경우도 마취 리스크가 높다고 볼 수 있죠.

단기간 여러번 마취를 하는 건 위험하다?

반복적인 마취가 특별히 더 위험한 건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한 논문 자료는 거의 없는 편에 가까운데, 마취가 결국엔 약물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해하면, 반복적인 마취가 특별히 더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개별적인 마취 이벤트는 그 자체로 앞서 언급한 것 같은 일정 부분의 리스크를 갖지만, 반복적인 마취가 개별 마취에 비해 특별히 더 위험하려면 마취제가 체내에 축적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대의 마취제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두 대사되어 사라집니다. 필요한 경우, 반복적인 마취를 해야하는 경우가 있는데, 단기간의 반복적인 마취가 특별히 마취 리스크를 더 증가시키지는 않습니다.


“There are no safe anesthetic agents, there are no safe anesthetic procedures.

There are only safe anesthetists.”

Robert Smith, MD

의학계의 격언 중에는 “안전한 마취제나, 안전한 마취 프로토콜은 없다. 오직 안전한 마취의만 있을뿐이다.”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사람에서조차 마취의 리스크는 0이 되지 않기 때문에, 동물의 마취 또한 리스크가 완전히 0이 되는 일은 현재로선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수의사들은 최대한 마취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최근의 마취는 단순히 환자가 죽지 않는 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환자가 마취 후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하고, 마취로 인한 합병증을 줄이는데에도 신경을 씁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취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보면 수의사 입장에서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병원으로 온 문의전화 중에 스케일링을 하고 싶은데, 마취제를 보호자가 선택해도 되냐는 얘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전화를 주셨던 분이 마취에 대해 빠삭하게 잘 알고 있는 전문가였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마취에 대한 오해가 만들어낸 웃지못할 해프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제가 대학생 때, 충수염 수술을 받으면서 전신 마취를 했을 때, 무슨 마취제가 사용됐는지 알지 못합니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도 없고, 전문가가 하는 역할이 그걸 제가 몰라도 괜찮게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약이었는지 알면 재밌었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설사 알았다한들, 제가 의사에게 그 마취제 말고, 다른 마취제를 사용해달라고 얘기하진 못했겠죠. 마취에 대해서는 당연히 의사가 저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테니까요. 한편으론 동물병원에서 내 아이에게 들어가는 마취제가 뭔지 알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 무슨 약을 쓰는지 궁금할 수 있죠. 하지만 마취에 대한 오해가 쌓여서 특정 마취제를 피한다든가, 나아가서는 마취 방법이나 마취제마저 보호자가 정하려고 한다면, 정말 마취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건 그 시점부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마취에 대한 오해를 만들지 않고, 이미 쌓인 오해가 있다면, 푸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되고요.

+) 댓글로 동물병원 마취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 있다면, 질문을 남겨주세요. 유튜브처럼 라방은 못해도, 댓글로라도 질답을 할 수 있으면 재밌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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