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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마취 스케일링? 아이를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2022년에 이런 포스팅을 해야한다는 건 몹시 슬픈 일입니다만, 여전히 무마취 스케일링을 하는 병원이 있고, 마취를 피하고자 그런 병원에 아이를 데리고 가시는 분들이 있어 무마취 스케일링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무마취 스케일링(NAD, Non-anesthetic dentistry)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건 한국만의 일은 아닙니다. 강아지 고양이의 치과 치료는 비협조적인 환자들 때문에 전신 마취를 필요로 하고, 마취에 대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무마취로 스케일링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론만 말하면, 그 어떤 단체도 무마취 스케일링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무마취 스케일링을 하는 병원들이 있습니다만, 의료과실(medical malpractice)에 가까운 시술을 한다고까지 얘기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치과 치료이다 보니 AVDC(미국수의치과학회)의 얘기부터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VDC는 성명(position statement)를 통해서 무마취 스케일링을 해서는 안된다고 분명하게 얘기합니다.

AVDC는 무마취 스케일링(Anesthesia-Free Dentistry)를 비전문가가 하는 치과 스케일링(Non-Professional Dental Scaling, NPDS)라고 얘기합니다. 무마취 스케일링을 반대하는 이유를 명확히 적시하고 있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치석은 치아의 표면에 단단하게 붙어있어서, 제거를 하려면 초음파 스케일러나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해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환자가 조금이라도 머리를 움직이면, 날카로운 도구에 환자가 다칠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스케일링을 하는 사람이 환자에게 물릴 수도 있습니다.

  2. 프로페셔널한 치아 스케일링은 잇몸 라인을 기준으로 잇몸 라인의 위쪽과 아래쪽을 모두 스케일링 한 후, 폴리싱을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잇몸 안쪽(gingival pocket)을 스케일링해주는 것입니다. 사람이라면 마취 없이도 성공적으로 이 부분을 스케일링할 수 있지만, 강아지나 고양이에서는 마취 없이 이 공간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눈에 보이는 부분에서만 치석을 제거하는 것은 환자의 건강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치아가 깨끗해졌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부분의 치석만 제거하는 순전히 외양만 개선시켜줄 뿐입니다.

  3. 기관 튜브를 이용한 호흡 마취는 3가지 중요한 이점이 있습니다. 환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치과 치료에서 환자가 협조할 수 있게 해주고, 검사나 치료에 의한 통증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않게 해줍니다. 그리고 물을 사용하는 치과 치료에서 물이 기도나 폐로 넘어가지 않게 막아줍니다.

  4. 완벽한 구강 검사는 프로페셔널 치아 스케일링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만, 마취가 되지 않은 환자에서는 이 과정이 불가능합니다. 혀와 맞닿은 치아의 안쪽은 마취 없이 검사를 할 수 없고, 환자가 불편해하는 병이 있는 부분은 놓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단요약하자면, 위험하고, 제대로 치과 치료를 해주지도 못한다는 겁니다. 그냥 치과 치료를 했다는 느낌만 주는거죠.

이 얘길 AVDC만 하는 건 아닙니다. AAHA(미국동물병원협회)도 똑같은 얘기를 합니다. AAHA는 2019년 Dental Care Guideline에서 무마취 스케일링에 대한 얘기를 명확하게 합니다.

무마취 스케일링(NAD)를 하면 보호자분들 입장에서, 환자가 보정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통증도 관리가 되면서, 구강 질환이 정확하게 진단되고 치료될 거라는 잘못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있죠. 하지만 실제로 무마취 스케일링을 하는 환자들은 구강 질환이 치료되지 않은 채 더 오랜 기간을 버티게 되고, 결과적으로 질환이 진행되면서 더 많은 의료비와 더 많은 통증을 보호자와 환자에게 부담하게 된다는 얘기를 합니다. AVDC, AAHA 뿐만 아니라 AVMA(미국수의학협회) 또한 무마취 스케일링을 해서는 안된다고 얘기합니다.

최근에는 COHAT(Complete Oral Health Assessment and Treatment)이라는 개념으로, 단순히 스케일링만 하는 게 아니라, 전신 마취를 했을 때 스케일링도 하고, 치과 방사선도 찍고, 치료가 필요한 이빨은 치료까지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무마취 상태에서는 치과 방사선을 찍는 것도 불가능하죠. 실제로 무마취 스케일링을 했다는 환자들은 겉으로 보기엔 치아가 깨끗해보이는데, 마취를 하고 방사선을 찍어보면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병변이 확인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적어도 동물 치과 치료에 있어서는, 마취를 안 하니까, 아이가 더 안전할 거라는 건 착각입니다. 많은 동물병원들에서 무마취로 스케일링을 하지 않는 건 무마취를 하는 게 힘들거나, 무마취로는 스케일링을 못해서가 아니라 그게 standard of care에서 한참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일부 주에서는 무마취 스케일링이 의료 과실로 취급되어 불법의 소인까지 있다고 합니다) 무마취로 스케일링을 하는 병원은 좀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 아니라 마취에 대한 보호자분들의 공포감을 이용해 잘못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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